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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02 16:12:44
Name 모모스2013
Subject [일반] 똥, 설사 이야기
IBS 와 IBD
설사가 심한 병으로 IBS ( Irritable Bowel Syndrome ) 와 IBD ( Inflammatory Bowel Disease ) 가 있습니다.
IBS ( Irritable Bowel Syndrome ) 가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번역되니까 많이 아시는 질환이죠. 불편하겠지만 이 정도는 뭐 애교수준의 설사입니다. 그리고 악질적인 질환인 IBD ( Inflammatory Bowel Disease) 는 크게 UC ( Ulcerative Colitis ) 와 그 유명한 CD (Crohn's Disease), 즉 크론병으로 분류됩니다. IBD는 일반 설사병을 뛰어 넘어 설사 뿐만 아니라 장내 염증과 궤양을 발생시키는지라 매우 위험한 질환입니다. 지난 번 소개를 드린 것처럼 자가면역 질환으로 의심되며 돼지구충 등으로 치료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질환이죠. IBD는 치료 방법으로 적당한 것이 별로 없고 약물 요법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며 심한 경우 장폐색이 와서 염증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술한다고 해도 후에 다른 부위에서 재발하기도 하구요. 아주 악질적인 질환입니다. IBD에 비하면 IBS는 양반입니다.  

대장균
이건 설사는 아니지만 똥하고 관련이 있어서...식료품 위생검사할 때 대장균이 얼마 검출되었네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대장균은 우리 장내에 살다가 똥과 함께 밖으로 나옵니다. 대장균은 심하게 독성을 가진 균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우리 몸에 딱히 해를 입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그 음식이 "똥물" 에 접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조리하는 사람들이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잘 안 씻었을 경우, 화장실과 가까운 곳에서 조리되었을 경우, 가축이나 사람의 분료가 혼입되거나 접촉된 식자재를 사용했을 경우에 대장균이 검출되므로 이를 가지고 간접적으로 위생정도를 평가하는 겁니다. 똥물이요 똥물... 대장균 자체는 악성으로 변이되기 전에는 그리 유독한 경우가 드물지만 항문과 요도가 근접해 있어서 (그래서 휴지를 사용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대장균이 방광으로 침입한 경우 방광염 등의 요로감염을 일으킵니다. 대장균은 quinolone계 항생제에 쉽게 제거되어 방광염과 요로감염에 주로 Ciprofloxacin 등이 많이 쓰입니다.  특히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요도의 길이도 짧아 쉽게 대장균이 방광으로 침입합니다. 대장균에 의한 방광염 환자는 거의 여성입니다.( 95%)

비만치료제
Orlistat는 비만치료제로 사용되며 상품명이 그 유명한 제니칼입니다. 지방의 재흡수를 막아 살을 빼는 약입니다. 이 약을 먹으면 설사를 합니다. 아니 설사보다는 팬티에 기름변이 묻혀나오죠. 우리 몸에서 일정 양의 지방질은 다른 지방질의 흡수를 돕기 위해 담즙산과 함께 소장과  간을 순환하고 있는데 이를  Entero-Hepatic Circulation 이라고 합니다.  "장-간 순환" 정도로 번역되겠네요. Orlistat는 장내에서 Lipase 라는 효소 기능을 저해해서 이렇게 순환하는 지방의 재흡수를 막아 지방질 즉 기름을 변이나 설사로 나오게 합니다.. 기름진 식사 후 지방의 흡수를 막을 뿐더러 그와 관계 없이도 장-간 순환하는 지방질 소모시키는 약입니다. 물론 오래 먹으면 우리 몸이 적응하죠. 기름변 설사...기분 나쁘겠어요.

콜레라 ( Cholera )  https://pgr21.com/?b=8&n=64943
콜레라는 과거 극심한 설사 유발시켜 많은 사람을 죽인 무서운 유행성 질병입니다. 물론 현재에도 많은 저개발국에서 이 콜레라로 고통 받고 있구요. 원인은 콜레라 비브리오균 때문입니다. 마치 쉼표처럼 생겨 비브리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다만 바이러스나 기생충에 비해 콜레라는 세균성 질환이기 때문에 항생제로 치료하기 수월한 편입니다. 콜레레균은 소장에 붙어서 장의 세포들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고 수분과 염분을 상실하게 하는 독소 ( Cholera toxin ) 를 분비합니다. 이로 인해 심한 설사 (정말 심한 설사, 하루에 20리터 정도) 를 하게 되고 탈수로 파랗게 피부색이 변하면서 사망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무서운 질환이지만 현대 의료체계가 확립되어있는 선진국에서는 사망자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온성 음료를 투여하거나 우리 몸과 등장액인 링거액을 정맥 투여해서 우리 몸 수분을 유지시켜 급격한 쇼크를 막고 항생제를 투여해 콜레라균을 죽이는 게 일반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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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
16/08/02 16:17
수정 아이콘
기름변이면 왠지 치질있는 사람한테 좋겠는데...?
모모스2013
16/08/09 23:51
수정 아이콘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약값이 비싸요.
Outstanding
16/08/02 16:17
수정 아이콘
다이어리/어!
16/08/02 16:18
수정 아이콘
왠지 이 글에 전문적인 내용과 재미있는 내용을 담은 양질의 댓글이 쏟아질 거 같은 생각은
PGR하는사람 모두의 생각이겠지요?
모모스2013
16/08/09 23:49
수정 아이콘
생각과 달리 히트를 치지 못한 글이네요. 망했어요.
flowater
16/08/02 16:19
수정 아이콘
똥글에는 추천!!
모모스2013
16/08/09 23:50
수정 아이콘
피지알의 정체성에 가까운 글이겠죠? 요즘 날이 선 글들이 많아 기분전환해보시라고 작성한 글입니다.
16/08/02 16:20
수정 아이콘
똥글이라 추천했습니다
모모스2013
16/08/09 23:51
수정 아이콘
똥글 추천 감사합니다.
-안군-
16/08/02 16:21
수정 아이콘
뭔가 PGR의 정체성을 되새김과 동시에, 똥으로 PGR을 정화하는 듯한 글입니다. 게다가 전문성까지!!
모모스2013
16/08/09 23:51
수정 아이콘
피지알의 정체성을 위해
16/08/02 16:23
수정 아이콘
읽고나니 평온해졌습니다.
모모스2013
16/08/09 23:52
수정 아이콘
그러셨다니 보람을 느끼네요.
강동원
16/08/02 16:24
수정 아이콘
똥글이네 똥글이야.
세인트
16/08/02 16:25
수정 아이콘
PGR에 어울리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똥글은 역시 추천이죠.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몇 주 전에 장염 같은 것에 걸려서 엄청 고생을 하였습니다.
장염 같은 것이라고 한 것은,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났는데
(저녁에 상한 음식을 둔함+버리기 아까움 의 결합으로 그냥 먹었습죠. 아내가 나중에 '냄새만 맡아도 완전히 간 건데 왜 먹었냐' 며 구박을...)
그날 밤에 약간의 설사 말고는 배가 엄청 아프지도 않고 설사도 거의 나지 않았는데
정말 미칠듯한 고열이 계속 발생했거든요.
40도까지 치솟고 병원에 가서 해열제를 맞아도 1~2시간 뒤면 다시 39도~40도까지 치솟고...
덕분에 목요일 저녁에 처음 증상이 시작했는데
금요일날 억지로 버티다가 퇴근하자마자 다시 병원을 찾았다가 입원조치되고 화요일까지도 미칠듯한 고열의 반복이었습니다.
다행히 완전금식+지속적인 항생제 해열제 치료로 안정화되기 시작해서 수요일날 퇴원했는데 (이미 회사는 병가처리 ㅠㅠ)
그때 의사선생님께서도 [단순 장염으로 이렇게 염증 수치가 치솟고 고열이 안 잡히는 건 처음이다 우리도 원인을 찾고 있다]
라고 하셨거든요. 회사 눈치도 보이고 해서 열 내려서 억지로 퇴원했는데 이후에는 조심하니 나아진 것 같기는 한데
나중에 병원에 물어봐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그래도 염증 수치나 열이 안정화되서 괜찮다고 하더군요.
(여담으로 입원 중에 월요일쯤에는 소화기/일반외과 선생님 두 분이 번갈아 오셔서
'해외에 갔다온 적 있느냐, 축산물과 직접 접촉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시기도...)

뭐 지금은 다 나은 것 같아서 넘어가긴 했는데, 장염으로 그렇게 염증 수치가 치솟고
(CT 엑스레이 피검사 조직검사 별 걸 다 했는데 당시 의사선생님 말로는 염증 수치가 일반적인 장염 증세의 15배 이상 치솟았다고...)
고열이 심각하게 오래 가는 경우도 있는지요?
모모스2013
16/08/09 23:53
수정 아이콘
전문의와 좀 더 상의해보세요.
아침바람
16/08/02 16:36
수정 아이콘
저는 가끔 .. 설사를 하면 그날 먹은 음식의 칼로리 섭취는 어떻게 되는건가 하는게 궁금합니다.

어제 아들하고 오버워치 4판하고 어지럽고 울렁거리기 시작하더니 밤에 일한번 치뤘는데.. 중간에 아들하고
둘이 피자 한반을 해치웠거든요.
그후에 일을 치룬건데 이럴때...(?) 피자를 먹음으로서 섭취할뻔 한 칼로리는 사라져서 이득(!)이 되는건가 해서요.
티타늄
16/08/04 00:12
수정 아이콘
저도 이게궁금했어요
모모스2013
16/08/09 23:55
수정 아이콘
정상적으로 먹었을 때보다 생체이용률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보통 투여한 양에 대비 흡수된 양을 생체이용률이라하는데 그 환경에 따라 변합니다.
tannenbaum
16/08/02 16:49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정체성을 찾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품위가 느껴지니 더욱 좋군요.
모모스2013
16/08/09 23:56
수정 아이콘
요즘 과열된 글들이 많아서...정체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고 열심히 써보았습니다.
Goldberg
16/08/02 17:00
수정 아이콘
똥글에는 추천!!(2)
모모스2013
16/08/09 23:56
수정 아이콘
똥글 추천 감사합니다.
16/08/02 17:02
수정 아이콘
선추천입니다.
모모스2013
16/08/09 23: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CoMbI COLa
16/08/02 19:04
수정 아이콘
비만 치료제는 제가 많이 먹어봤습니다. 살 빼려고요....;;
저게 똥을 쌀 때 2가지 패턴으로 나오는데, 기름기가 좀 적은 날은 평소의 덩어리인데 기름기가 있어서 아주 매끈하게 나옵니다. 뿌직이 아니라 쑹~풍 정도의 느낌으로요. 그리고 기름기가 과하면 본문에 나온 것처럼 설사와 비슷하게 나옵니다. 어느쪽이든 사실 쾌변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특히 저는 설사는 자주 해도 변비는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문제는 뒤처리입니다. 이게 기름기가 항문에 그대로 묻기 때문에 휴지로 닦아도 특유의 미끈한 느낌이 상당히 남아 있습니다. 비데를 써서 건조시키면 좀 낫습니다만 이게 물로 기름을 닦는게 쉬운 일이 아니니 제대로 닦인건지 아니면 기름+잔변 채로 말린건지 참 찝찝합니다.
모모스2013
16/08/09 23:58
수정 아이콘
실제 사용자의 리얼한 사용기네요.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많은 분들이 잘 이해하실 것 같아요. 다들 상상해보실 것 같네요.
실론티매니아
16/08/02 22:52
수정 아이콘
모처럼 마음이 정화되는 좋은 글이네요
제 추천은요..

전 아침 쾌변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날 몸 밖으로 빼내는 녀석의 상태를 보고 그날의 컨디션을 측정합니다
전날 먹은 음식이 쾌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저와 안맞는다고 판단하고 잘 안먹습니다
이렇게 지내다보니 저랑 잘 맞는 음식위주로 먹게되고 쾌변이 생활화 되네요
모모스2013
16/08/09 23:59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댓글을 보니 마음이 정화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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