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 트레이닝이란 전기 근육 자극 운동법 (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Traning)을 말합니다.
대충 이런 그림인데,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학창시절 태권도장을 다녔던 이후로 운동은 담을 쌓고 지냈습니다. 그나마 몸을 좀 움직였다고 하는 것도 군대 시절 이야기. 이미 숨쉬기운동 외에 격한 운동을 한 횟수가 손가락으로 꼽는 세월을 보낸 지도 10년이 훌쩍 넘어가는 상황. 제 주변, 직장에서는 개인 PT를 받는 동료도 있고, 알아서 헬스클럽을 등록해서 잘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아니면 저처럼 운동과는 담 쌓은 채 지내는 사람들도 많았지요.
별다른 계기는 없었습니다. 그냥, 너무 몸이 약해진 것 같고, 팔다리는 말랐는데 배만 볼록 튀어나와 가고, 몸무게는 점점 증가해 70kg에 육박해 가고. (제 키는 175 정도 됩니다.) 나도 운동이란 걸 좀 해볼까..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 검색을 하다 EMS 트레이닝 이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몸에 전류를 흘려보내며 하는 운동법.. 무중력 상태인 우주 비행사들을 위해 나사에서 개발한 운동... 최초 1회 무료체험... 이런 상투적인 광고 문구 중에서 무엇보다 저를 자극한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하루 20분 운동으로 8시간 효과!"
아니, 그게 가능한가? 아무리 보아도 약팔이 멘트인데.. 하면서도 호기심에 한번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리, 팔, 몸통에 수트? 밴드? 같은 것을 두르고 전선을 연결한 뒤 EMS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딱 10분만에 저는 땀으로 샤워를 한 채 나뒹굴게 되었습니다. (..)
제가 이해하고 있는 EMS트레이닝의 원리를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간단합니다. 전기자극을 통해 근육을 강제로 무리하게 하는 것입니다. 보통 상황에서 팔굽혀펴기 15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EMS 상황에서는 3개도 힘듭니다. (그래서 팔굽혀펴기를 할 때는 트레이너에게 무릎을 꿇고 하시라고 이야기 듣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굴욕적이었지만 몇번 하다보면 나중에는 무릎 꿇은 상태에서도 힘들어집니다;)
일단 저 기계의 모드는 2가지가 있습니다. (원랜 3가진데 릴렉스 모드인가 하는 한가지는 안 씁니다.) 첫번째는 셀룰라이트 분해모드, 흔히 셀룰이라고 줄여 부르는데 지방분해 특화모드이고, 두번째는 어드밴스라고 줄여 부르는데 근력강화 특화모드입니다. 주로 여성들이나 고도비만자들은 첫번째 모드 위주로 하고, 남성이나 근력강화가 필요한 사람들이 두번째를 많이 합니다.
지인들에게 이 운동을 한다고 하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일단 셀룰의 경우는 툭툭툭툭... 하는 약한 자극이 계속해서 밴드와 조끼를 통해서 옵니다. 마치.. 지휘봉 같은 것으로 0.5초 간격으로 온몸을 찔리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버피테스트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면 딱 3분만에 숨이 턱까지 차고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괴롭고 힘듭니다.
어드밴스 같은 경우는 지잉~. 지잉~. 하는 강한 자극이 좀더 텀을 두고 옵니다. 그 자극이 올 때 여러 근력운동을 하는 것인데, 하는 운동은 스쿼트, 데드리프트, 런지, 랫풀다운, 플랭크, 벤치프레스 등, 일반적인 무산소 운동들입니다. 평소에 들 수 있는 무게보다 더 적은 무게의 바벨과 케틀벨을 이용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마치면 떡이 되는 것은 똑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셀룰의 경우가 더 힘듭니다.
일단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옆에서 트레이너가 붙어서 계속 운동을 지정해서 시킵니다. "스쿼트! 와이드 스쿼트! 런지! 자 고정하고 바운스! 랫풀다운! 이두! 삼두! 플랭크!" 초보자를 위해 자세를 보여주고 잘못된 자세일 때는 계속 교정도 해줍니다. (개인 PT와 같은 장점입니다.) 그런데 전기자극이 있는 관계로 시키는 자세를 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자극이 오는 시점에서 전신에 힘을 안주면 허리가 자동으로 말려버립니다. 그렇다고 계속 힘을 주고 있으면 쓰러질 정도로 힘듭니다.) 또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운동으로 20분 운동으로 녹초가 되도록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며(준비시간과 샤워 시간을 합치면 얼추 40분 정도 됩니다.), 주 2회 가량으로도 충분히 근육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장점을 상쇄하는 단점은 딱 하나입니다. 돈. 보통 횟수를 지정해 놓고 선불 결제한 후 예약하는 식으로 하는데, 제가 다니는 EMS 센터는 결제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회당 8만원에서 7만원 사이입니다. 만약 주 2회 한다고 하고 30번 결제해서 회당 7만원이라고 하면, 210 만원입니다. 30번으로는 주2회 간다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15주 정도 운동할 수 있습니다. 15주에 210만원..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무슨 바가지냐고 할 수 있는 금액이죠. 아직까지 운동을 하고는 있지만 너무 비싼 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계속 듭니다.
제가 이 운동을 시작할 때 몸무게가 69kg정도였습니다. 시키는 대로 운동을 하면서 먹고싶은 라면과 국수, 빵 등을 참는 식이요법을 병행했습니다. 두 달 (20회) 운동하고 나서 몸무게가 62kg이었고, BMI 체크 결과는 근육량은 그대로, 체지방만 7kg 빠진 걸로 나왔습니다. 근손실 없이 체지방만 태웠다며 트레이너가 칭찬이 자자했었습니다. 제 지인들은 먹고 싶은거 참고 두달이면 굳이 운동 안해도 빠지겠다며 이 운동을 폄하하곤 하는데.. 뭐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도 합니다.ㅡㅡ;
그 이후로도 운동을 계속하곤 있는데.. 트레이너가 체지방은 충분히 빠졌다며 근력운동 위주로 시키고 있습니다. 먹는 것이 잘못되어 그런지 체질이 원래 그런지, 벌크업이 잘 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 운동은 근육 강화보단 살 빼는 데 더 특화된 운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확실한 것은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전까지 운동이랑 담을 쌓고 살았던 제가 올바른 스쿼트의 자세를 알게 된 것만 해도 충분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운동 초보이면서 금전적으로 이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며, 겨우 20분에 돈이 아깝다거나 운동에 익숙해서 굳이 지도나 트레이닝이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