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 3형제로 제 마음대로 사리돈, 게보린, 펜잘을 꼽아봅니다.
우선 게보린 성분을 보죠. 사리돈도 비슷합니다. 펜잘도 과거엔 똑같았습니다.
- 아세트아미노펜300mg
- 이소프로필안티피린150mg
- 무수카페인 5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Isopropylantipyrine, IPA) 이놈이 문제입니다. (IPA도 물론 NSAID계 소염진통제입니다.) 피린계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피린계 약물이 바로 IPA 입니다. 이름에도 피린이 들어갔네요. ( 아스피린은 이름에 피린이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린계 약물이 아닙니다. ) 피린계 부작용으로 사소하게는 발진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나고 심할 때는 급성 알레르기 쇼크인 Anaphylaxis 일어납니다. 또 장기 복용시 골수억제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과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오래 전부터 미국, 캐나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IPA 성분을 규제하고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 피린계 약물은 주로 pyrazole 또는 pyrazolone ring 구조를 가진 화합물들로 Aminopyrine, Isopropylantipyrine, Sulpyrine 등이 있습니다.)
실은 맏형이 게보린이 아닙니다. 다국적 기업 바이엘의 사리돈이 맏형으로 외국물 좀 먹었죠. 삼진제약의 게보린이 둘째쯤이라하고 종근당제약의 펜잘이 셋째쯤 되겠네요. 사리돈 성분을 카피해서 게보린과 펜잘이 나왔으나 성분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들 사용한 지 오랜 된 성분들이라 딱히 특허를 걸만한 성분이 없어 어느 제약회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이런 제품은 성분에 의한 효과로 승부를 거는게 아니라 마켓팅으로 승부를 봅니다. 실제 3형제 말고도 IPA 함유 소염진통제가 무려 40여개나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아 출시되었습니다. 게보린이 1등 하였으니 잘난 둘째네요. 게보린을 맏형 대접해줘야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아무튼 IPA가 문제가 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자.
먼저 셋째 펜잘이 배신을 합니다. IPA 대신 에텐자미트로 성분을 바꿔버리죠.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이름도 펜잘큐로 개명합니다.
첫째 사리돈은 배신을 할까 말고 고민 중입니다. 기존에 충성도가 높은 IPA 함유한 사리돈에이와 펜잘처럼 IPA 대신 에텐자미트가 함유된 사리돈에스 (아직 판매중은 아님) 두가지 제품을 허가를 받아 가지고 있습니다. IPA 함유된 사리돈에이가 판매 금지되면 미리 허가 받아 놓은 사리돈에스로 넘어갈 겁니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둘째 게보린은 계속 IPA로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회사 전체 매출이 비교적 작은 제약회사인 삼진제약으로서는 게보린의 매출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 쉽게 포기하기 힘들겁니다. 기존 게보린에 대한 사용자의 충성도가 높은데 자칫 성분을 바꾸어서 매출이 급감하면 이런 작은 제약회사로서는 엄청난 타격이죠.
그래서 현시점에서 시판 중이 게보린 3형제의 성분은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게보린 ( 아세트아미노펜 30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150mg, 무수카페인 50mg)
사리돈에이 ( 아세트아미노펜 25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150mg, 무수카페인 50mg)
펜잘큐 ( 아세트아미노펜 300mg, 에텐자미드 200mg, 무수카페인 50mg)
게보린 광고 멘트가 " 한국인의 두통약 게보~린" 입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두통약 시장에서 1위를 했던 제품으로 외국에서는 판매금지된 IPA 를 지금까지 쓰고 있으니 한국인만의 두통약이 맞는 것 같네요. 게보린이 1위 할 시기에 게보린을 잡기 위해 타이레놀 측에서 게보린 성분 중 어려운 IPA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인식하는 카페인을 물고 늘어지면서 광고를 합니다. "카페인 없는 두통약 타이레놀" 게보린 형제들 말고는 거의 대부분이 카페인이 없는 NSAID 단일제제들이고 카페인이 그리 해로운 성분도 아니고 또 들어가봤자 우리가 먹는 커피, 콜라, 녹차, 커피우유 (커피 한잔의 카페인 양은 보통 100~150mg) 등에 비해도 얼마 안되는 양이라 별 문제 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광고는 먹힙니다. 얀센의 타이레놀이 삼진제약의 게보린을 꺽고 우리나라 두통약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IPA도 아니고 별 시원찮은 카페인을 공략해서 1위를 하다니 약은 광고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처음 두통약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IPA성분 함유 제품은 가능한 피하는 게 좋습니다. 게보린, 사리돈 같은 것은 잊어버리세요.(TV광고를 금지시켜야) 괜히 사서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본인이 피린계 부작용 대상자인지 확인하는 무모한 시도 같아 보이네요. 다만 기존에 게보린을 드시는 분들은 본인에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을테고 통증이란 게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것이라서 본인의 통증을 막는데 요긴하고 사용되고 있는 게보린을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긴 힘듭니다. 물론 식약처에서 판매금지조치가 내리면 모를까 아직까진 문제 없이 허가를 받아 판매도 되고 있고 심지어 TV광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NSAID 소염진통제처럼 자주 복용하면 위장관장애 부작용이 역시 높은 확률로 발생합니다. 또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들도 낮은 확률이나마 나타날 수도 있어서 가능한 다른 진통제를 찾아보시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실은 게보린을 계속 복용하다 보면 다른 진통제들을 사용하기 힘들어요. 맛있는 맛집에 음식들은 마약 같이 중독성 있다고 하잖아요. 광장동시장 마약김밥 같은 경우 아예 안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는 사람은 없다라고 하던데 게보린도 이와 비슷합니다. 게보린도 아예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고 다시 안먹는 사람은 드뭅니다. 게보린으로 효과를 본 사람들은 게보린 선호 현상이 강력하게 일어납니다. 제 친족들 중에 게보린을 먹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막을 것 같네요.
더이상 IPA성분 소염진통제 신규사용자가 발생하는 건 막아야하지 않을까합니다. ( 이러니 꼭 금연공익광고와 비슷한 흐름이네요. 물론 담배가 훨씬 더 해롭습니다. 게보린 먹고 잘못될 확률보다 담배피고 잘못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 아니면 아예 판매금지조치를 내리거나....
고양이와 톡소포자충
https://pgr21.com/?b=8&n=69756
고양이와 DNA감식
https://pgr21.com/?b=8&n=69707
아르마딜로와 한센병
https://pgr21.com/?b=8&n=68006
가지뿔영양 (Pronghorn) 과 수렴진화
https://pgr21.com/?b=8&n=67930
산호초와 진딧물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https://pgr21.com/?b=8&n=67905
판다와 비만
https://pgr21.com/?b=8&n=67861
플로레스섬에서의 왜소화 vs 거대화
https://pgr21.com/?b=8&n=67829
모차르트와 돼지선모충
https://pgr21.com/?b=8&n=67766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 - 황금독화살개구리
https://pgr21.com/?b=8&n=65242
유전자조작식물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https://pgr21.com/?b=8&n=66880
천연두 바이러스
https://pgr21.com/?b=8&n=65754
밑에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 with TED talk 설명글
https://pgr21.com/?b=8&n=65646
암살자 리신
https://pgr21.com/?b=8&n=65201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들, 동물들의 신비한 능력
https://pgr21.com/?b=8&n=65189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https://pgr21.com/?b=8&n=64700
정자왕 침팬지
https://pgr21.com/?b=8&n=64675
가축화된 포유류는 어떤게 있나?
https://pgr21.com/?b=8&n=65034
쌀, 보리, 밀 이야기 (자화수분-자웅동주식물)
https://pgr21.com/?b=8&n=65012
기생충 이야기
https://pgr21.com/?b=8&n=64765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것으로 유력한 신경가스 - VX가스
https://pgr21.com/?b=8&n=70797
탈모와 프로스카
https://pgr21.com/?b=8&n=69207
약물대사와 글루타치온-백옥주사
https://pgr21.com/?b=8&n=68999
불면증과 잠 못 드는 청와대
https://pgr21.com/?b=8&n=68902
청와대에서 구입한 리도카인은 뭐하는 물건인고?
https://pgr21.com/?b=8&n=68862
줄기세포치료와 빈부격차
https://pgr21.com/?b=8&n=68742
대마초, 마리화나
https://pgr21.com/?b=8&n=68718
불안과 향정신성의약품
https://pgr21.com/?b=8&n=68694
프로포폴과 IV infusion
https://pgr21.com/?b=8&n=68654
화병과 우울증
https://pgr21.com/?b=8&n=68591
혈우병과 무당 라스푸틴
https://pgr21.com/?b=8&n=68230
링컨대통령과 파란알약
https://pgr21.com/?b=8&n=68176
신내림 약물과 무당, 주술가, 버서커
https://pgr21.com/?b=8&n=68120
자백약 (나바론 요새, 켈리의 영웅들)
https://pgr21.com/?b=8&n=67987
억울한 인플루엔자와 타미플루
https://pgr21.com/?b=8&n=67948
뱀독과 고혈압치료제 (ACE inhibitor)
https://pgr21.com/?b=8&n=67717
금연과 챔픽스
https://pgr21.com/?b=8&n=67626
엔돌핀 vs 모르핀
https://pgr21.com/?b=8&n=67604
헤로인과 모르핀 이야기
https://pgr21.com/?b=8&n=67598
니코틴과 히로뽕 이야기
https://pgr21.com/?b=8&n=67580
기면증과 Modafinil (왜 감기약을 먹으면 졸릴까?)
https://pgr21.com/?b=8&n=67195
과민성방광증후군 (OAB, Overactive Bladder Syndrome)
https://pgr21.com/?b=8&n=67062
똥, 설사 이야기
https://pgr21.com/?b=8&n=66727
도핑테스트와 질량분석기
https://pgr21.com/?b=8&n=66674
음주에 대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https://pgr21.com/?b=8&n=65690
보톡스 (Botox)
https://pgr21.com/?b=8&n=65392
조현병,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에 사용되는 약물
https://pgr21.com/?b=8&n=65307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
https://pgr21.com/?b=8&n=65264
코카인과 코카콜라
https://pgr21.com/?b=8&n=64989
콜레라와 Cholera toxin 이야기 (설사하면 왜 죽을 먹어야하나?)
https://pgr21.com/?b=8&n=64943
커피 이야기 - Caffeine
https://pgr21.com/?b=8&n=64908
소주 이야기
https://pgr21.com/?b=8&n=64887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이야기
https://pgr21.com/?b=8&n=64842
타이레놀과 울트라셋 이야기
https://pgr21.com/?b=8&n=64724
판피린 3형제 이야기
https://pgr21.com/?b=8&n=64605
게보린 3형제 이야기
https://pgr21.com/?b=8&n=64581
이부프로펜, Cyclooxygenase, 아스피린 이야기
https://pgr21.com/?b=8&n=64555
적록색맹과 비타민씨 이야기
https://pgr21.com/?b=8&n=64511
과부제조기 V-22 오스프리
https://pgr21.com/?b=8&n=69848
세월호와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https://pgr21.com/?b=8&n=68302
미군과 대한민국 공군의 대레이더 미사일 (Anti-Radiation Missile)
https://pgr21.com/?b=8&n=67746
미군의 제공권 장악 시나리오
https://pgr21.com/?b=8&n=67695
미군의 전략폭격기 (B-1, B-2, B-52)
https://pgr21.com/?b=8&n=67649
베트남전 최고의 에이스
https://pgr21.com/?b=8&n=67479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는 프로파간다 - 나폴레옹
https://pgr21.com/?b=8&n=67118
후장식 드라이제 소총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https://pgr21.com/?b=8&n=67088
"국왕" 대신 "국가와 조국" 위해 싸운 나폴레옹의 프랑스군
https://pgr21.com/?b=8&n=67042
페라리와 프란체스코 바라카
https://pgr21.com/?b=8&n=66992
2차대전 이탈리아 전투차량은 전부 병맛?
https://pgr21.com/?b=8&n=66979
괴물폭탄 (블록버스터, 톨보이, 그랜드슬램, MOP)
https://pgr21.com/?b=8&n=66954
세상에서 가장 큰 대포
https://pgr21.com/?b=8&n=66917
배틀크루저와 자연선택
https://pgr21.com/?b=8&n=65055
지헬슈니트 (낫질) 작전 - 1940년 독일-프랑스 전투
https://pgr21.com/?b=8&n=64736
(쇼생크 탈출을 보고 필 받아 작성한) 모차르트의 독일어 오페라
https://pgr21.com/?b=8&n=67916
고대 그리스를 오마쥬한 로마
https://pgr21.com/?b=8&n=67813
스트라디바리우스 (Stradivarius) 와 소빙하기 (Little Ice Age)
https://pgr21.com/?b=8&n=67731
1497년 바스코다가마의 인도항로
https://pgr21.com/?b=8&n=67385
보스턴홍차사건 (Boston Tea Party)
https://pgr21.com/?b=8&n=66148
흑인 최초 근대 독립국 아이티
https://pgr21.com/?b=8&n=65470
절해의 고도 - 이스터섬
https://pgr21.com/?b=8&n=65421
지구에 복잡한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요소들
https://pgr21.com/?b=8&n=65336
외계로부터의 생명 전달
https://pgr21.com/?b=8&n=65333
지구의 온난화와 빙하기
https://pgr21.com/?b=8&n=65221
육두구 이야기
https://pgr21.com/?b=8&n=64818
제노사이드 (Genocide)
https://pgr21.com/?b=8&n=68764
솔뤼트레인 (Solutrean) 와 말타 (Mal'ta) 의 소년
https://pgr21.com/?b=8&n=68071
클로비스 화살촉과 발사무기
https://pgr21.com/?b=8&n=68051
나이아의 소녀와 자연계의 덫
https://pgr21.com/?b=8&n=68040
어린 데니소바인 (Denisovan) 소녀의 치아 2개
https://pgr21.com/?b=8&n=67975
오메가3/오메가6 균형
https://pgr21.com/?b=8&n=67884
오스트로네시아어와 피부색
https://pgr21.com/?b=8&n=67842
혼외 정사 (Extramarital Sex, EMS) 의 과학
https://pgr21.com/?b=8&n=67675
핸디캡 이론 (흡연과 음주의 이유)
https://pgr21.com/?b=8&n=67559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 재레드 다이아몬드
https://pgr21.com/?b=8&n=66511
불멸의 세포 - 우리는 영생할 수 있을까?
https://pgr21.com/?b=8&n=65724
쓰레기 유전자 (Noncoding DNA) 와 유전자 감식
https://pgr21.com/?b=8&n=65679
기생충에 대한 또다른 인간의 방어법 IgE
https://pgr21.com/?b=8&n=65672
X염색체 - 인간의 기본형은 여성?
https://pgr21.com/?b=8&n=65668
포유동물의 각인 - 애들은 엄마, 아빠 누구 머리를 닮나?
https://pgr21.com/?b=8&n=65648
생명체의 과밀화로 인한 폭력성
https://pgr21.com/?b=8&n=65295
섹스의 진화 - 인간의 배란신호와 일부일처제
https://pgr21.com/?b=8&n=65128
보쌈, 면사포, 결혼반지
https://pgr21.com/?b=8&n=65080
미토콘드리아 (Mitochondria) 와 인류의 여정
https://pgr21.com/?b=8&n=64967
진료비통계지표 - 국민건강보험 (보험진료 통계)
https://pgr21.com/?b=8&n=64863
각국의 의료보험
https://pgr21.com/?b=8&n=64650
정치인들 다 나빠..
https://pgr21.com/?b=8&n=68282
미르+K = 미륵?
https://pgr21.com/?b=8&n=6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