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카엘입니다.
자게에 첫글이 진상 카테고리라니..!!
요즘 진상글이 화제인 것 같아서 저도 한번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물론 저보다 기숙사 생활을 많이 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나름 다년간(?)의 경험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1. 먼지가 좋아요!형
저는 거의 2인 1실의 기숙사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 사이즈도 크지 않고 청소할 공간은 어느 정도 한정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 룸메이트와 대면을 할 때 가장 먼저 정하는 것이 청소 정하기입니다. 방법은 보통 두 가지네요. 서로 번갈아가면서 하기 or 반씩 쪼개서 자기 구역만 하기. 물론 처음부터 대놓고 저 청소 잘 안해요..... 라고 나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냥 제가 거의 다 할 때도 있었는데, 서로 반씩 나눠서 하면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방 한가운데 기준으로 양쪽이 서로 다른 집이에요. 물건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는 건 전혀 신경쓰지도 않고 참견도 안하는데, 다량의 먼지 군체가 한쪽에서만 굴러다닙니다. 그래도 1번형은 애교죠. 어쨌든 제가 대신 청소해주면 되니까요...
2. 샤워는 건강에 좋지 않아요!형
기숙사 생활을 하시는 분들 중에 기숙사 지박령(?)이 되어 가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더라고요. 음.. 이분은 과연 학교 수업은 가시는지? 식사는 하시는지?? 등등 궁금한 것이 많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어차피 근본적으로 남이니까요. 그런데 몇날 며칠을 안 씻는 분들이 계십니다. 음.. 뭐 개인 라이프스타일일 수는 있는데, 옆의 룸메이트는 괴롭습니다. 그래서 여쭤보면..
"저는 자주 씻는 게 건강에 좋지 않다고 들어서요~"
아, 예. 그런데 그 정도로 안 씻으면 더 몸에 안 좋아요!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조용히 창문을 열게 됩니다. 저도 냄새 잘 맡는 편이 아닌데, 너무 괴로워요. 제 옷에까지 냄새 배이는 것도 같고 ㅠㅠ..
3. 나는 사랑의 메신저!형
그렇죠. 커플입니다.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은 좋죠. 그런데.. 표현하시는 스타일에 따라서 방에서 옆에 있는 사람이 듣기에는 참 민망하기도 하고 닭살도 돋고, 시공간 저편이 붕괴하는 느낌도 받아요. 그냥 나긋나긋 통화하시는 분들은 보기도 좋고, 뭐 그럴수도 있지~ 하는데. 30분도 아니고 40분도 아니고 세상에 4시간이나 통화했던 룸메가 있어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였을 거에요. 물론 저는 늦게 자는 편이라 수면에 방해가 되진 않았는데.. 너무한 것 같았습니다 크크. 재밌는 건 룸메이트 여자친구분도 코앞의 여자 기숙사 사생이라 엎어지면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는 거죠. 그냥 만나서 사랑을 속삭이시라구욧!
4. 나는야 푸드파이터!형
먹방! 기숙사 먹방은 꿀맛이지요. 저도 과자 한 두개 까먹는 것 좋아하고, 사오면 룸메이트랑 나눠먹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공포의 먹방 룸메이트를 만난 적이 있어요. 진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군것질 거리와 야식 같은 걸 매일 사 오시는데.. 뭐 드시는 것은 좋죠. 근데 먹는 소리가 우걱우걱, 쩝쩝, 으드득, 으지직, 콰앙! 정말 다이나믹하게 드시는 분이었어요. 먹는 소리가 한 시간이 넘어가면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네요. 제가 헤드셋을 사게 된 건 아마 그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5. 외로움 달래기!형
음.. 이건 좀 민감할 수 있긴 한데, 혼자서 외로움을 자주 달래는 분이 있었어요. 사실 방에 딱 들어갔을 때 꽃 향기가 나게 되면 바로 눈치를 채긴 하는데, 모르는 척 해 주는 것이 인간 본연의 도리라 그냥 넘어가곤 했었죠. 그런데 문제가.. 이 분이 방문이라도 잠그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는데, 방문이 그냥 열려 있어요 항상. 몇 번 리얼 타임으로 목격하고 난 뒤부터 저는 방 문 문고리를 몇 번 투다다닥 돌려주고, 1분 정도 뒤에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네요. 미안하기도 하고 서로 민망하기도 하고 참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학기였어요.
6. 우리는 영혼의 듀오!형
원칙적으로 기숙사는 방 배정된 인원 이외에는 오랜 시간 체류를 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뭐 너그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조용히 놀다 가는 것 정도는 봐줍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죽치고 시끄럽게 떠들면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광경을 연출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진짜 재밌게 놀긴 하더군요. 그런데 옆에 룸메이트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세요.. 너무 상습적으로 해서 살짝(?) 화를 내 봤더니, 도리어 저보고 그쪽도 친구 데려와서 노세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기숙사 관리인 분을 데려왔습니다. 크크크.
7. 혼자서 노는 건 심심해요!형
두 살 어린 분과 룸메이트가 된 적이 있어요. 사실 저도 사람들과 떠들고 신나게 노는 것 좋아하긴 하는데, 기숙사 방에서만큼은 혼자 조용히 놀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그 분은 비글..!!이었습니다. 혼자서 조용히 있지를 못해요.
"형 오늘 저 무슨무슨 수업 다녀왔는데요. 아 글쎄 그 교수님이~"
"형 저 오늘 여자친구랑 싸웠는데 ㅠㅠ 어떡하죠?"
"형 오늘 학교 주변 맛집 어디어디 다녀왔는데, 와 거기 김치가 맛이 끝내줘요!"
등등.. 궁금하지 않은 것들은 자꾸 묻거나, 알려주니.. 이것도 나름 미칠 노릇이더군요. 흐흐.
얘기를 해도 안 고쳐져서 참 괴로웠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유형의 룸메이트가 있겠지만.. 저는 이 정도 분들을 만났어요.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