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알못이 쓰는 정치 글 - 새누리당 편 : 대한민국의 적자


  설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늦었지만 PGR분들 모두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이번에도 정알못이 쓰는 정치 글입니다. 사실 관련 글을 1월 안에 끝내려는 계획이었습니다만, 제가 몸 상태가 갑자기 좋지 못한데다 귀차니즘까지 발생하여 이리 늦게 되었습니다. 조금 창피 합니다;;;;; 그래도 2월 안에는 모두 끝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이번에는 새누리당 편 입니다. 대한민국의 자타공인 제1정당이자 제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 부담이 많이 됩니다. 사실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능한 한도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한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번에도 별로 영양가 없고 긴 글이 될 거 같아 미리 사과 말씀 드립니다.

  - 조금이나마 글을 가볍게 하려고 인물에 대한 존칭을 글에서 생략합니다.

1. 집안의 대들보

  저에게 새누리당은 분노의 대상입니다. IMF로 나라 경제를 말아먹고, 역사를 왜곡하여 친일과 독재를 정당화하고, 언론을 장악하여 여론을 조장하고, 선거에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자신들에 반하는 여론을 묵살하고 빨갱이 낙인을 찍고, 천안함 연평도 피격사건과 같이 국가안보를 말아먹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여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세월호 같은 대참사에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묻어버리는 것과 같은 제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무언가 의문이 남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하고서도 늘 대한민국 제1정당의 자기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까? 왜 다수의 국민은 이런 모습을 용서하고 받아들일까? 그리고 굳건한 지지를 할까? 정말 국민 성향이 PGR의 금기어와 같기 때문일까?

  이런 모습을 굳이 표현하자면 뭐랄까.. 한 집안의 대들보. 과거 가부장적 풍습이 강하게 남아있던 시절 모든 기대와 역량을 집중 받는 집안의 미래. 존재 그 자체가 집안의 핵심이자 미래이기에 그 어떤 행동이든 용서받고 다시 지지받는. 과거 정형화된 장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새누리당의 비중을 고려해 볼 때, 대한민국이라는 한 집안의 큰아들 적자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집안의 대들보가 옛날 드라마 아씨의 긍재와 같아 보이긴 합니다만....

2. 적자의 탄생 1 - 삼당합당

  길게 잡으면 이승만 집권기, 짧게 잡아도 박정희 집권기부터 시작된 독재 진영 vs 민주화 진영 간 수십 년에 걸친 대전쟁은 87년 직선제 개헌으로 민주화 진영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민주화 진영은 당시 민주화 진영의 양대 거두였던 김대중과 김영삼의 갈등으로 분열되게 되고, 독재 진영은 다시 살아남게 됩니다. 그리고 두 거인의 분열은 훗날 삼당합당이라는 일대 사건으로 발전하게 되고, 거기서 현재 새누리당이라고 불리는 정치집단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이 정치집단은 대한민국의 최대 지역 기반과 독재정권부터 쌓아온 자산을 가지고 대한민국에 비교 불가 견제 불가 능한 제1당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에게 통곡의 벽으로 존재하고 있죠.

  혹자는 그들을 독재의 후예라고 매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분노합니다. 어떻게 그들을 지지하는 거야!! 하지만 과거 독재 vs 민주화 전쟁이 종료된 지금 그들을 단순한 독재의 후예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당장 과거 민주화 투쟁에 나선 투사들이 지금도 당에 아주 많죠. 그들 모두 변절자라서? 그렇다면 과거 민주화 진영에 손을 들어준 국민들이 왜 지금은 독재의 후예인 정당에 가장 많고도 굳건한 지지를 보낼까요. 그럼 결국 또 국...

  독재 vs 민주화의 대결구도가 끝난 후 새로운 시대(지금의 현재)에 새로운 진영이 필요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이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시대의 유지를 잊는 현 대한민국의 진정한 적자는 새누리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응?? 구태와 변절자의 연합이 무슨 적자라는 거야?! 인정 못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그들의 연합을 통해 얻어낸 명분이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보고 있습니다.

3. 적자의 탄생 2 - 과거와 현재의 결합

  독재진영이 집권하던 시절. 혹자는 산업화 시대라고 명명하는. 그러니까 대체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부모님 시절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명암이 존재합니다. 분명 독재라는 거악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으며 그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반대로 그 시절의 눈부신 경제성장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물론 그 경제성장에는 또 노동자 탄압, 정관유착, 기형적인 경제구조, 지역불평등 등등 명암이 존재합니다. 허나 경제성장이라는 부분에서 분명 독재진영은 그 과실을 자랑할 근거가 있습니다. 어쨌든 집권세력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근거로 자신의 공을 자랑하고 있죠.  공과에 어떤 부분에 무게를 맞추느냐에 따라 그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으나 과거 독재진영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들의 시각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닙니다. 물론 동의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밝은 측면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독재진영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문제점으로 인해 그들은 장기간 국가를 운영할 자격이 없었고, 그래서 결국 민주화 세력에게 패배할 운명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삼당합당을 통한 민주화 세력과의 결합은 정말 최적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어두운 면을 가려줄 새로운 빛을 얻어낸 셈이니까요.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김영삼 때문이었습니다. 그저 그런 누군가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단순한 변절자로 불리겠지만, 김영삼은 그 무게감과 민주화 세력의 기여도가 너무도 높았습니다. 그는 민주화 세력 그 자체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와 독재정권의 결합은 87년 개헌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장 밝은 부분만을 이어받은 적자를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이 나라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만들어 낸 것이 우리다. 6·25 이후 피폐해져 있던 조국을 일으킨 것도 우리고 이 땅에 민주주의를 불러온 것도 우리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를 증명한다. 그동안 시끄럽게 떠들고 반대만 하던 너희가 무엇을 했지?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그 자체로 증명하는 대의명분은 강력했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온 정당. 그들을 대한민국의 적자라고 표현하는데 부족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들의 탄생은 야합이었습니다. 즉 과거의 어두운점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가리는 행동이었기에, 어두운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빛이 너무나도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그 강렬한 빛을 바탕으로 그들은 과거의 유산 정수만을 이어받게 됩니다.

4. 대통합

  새누리당의 구성을 보면 참 어떻게 이런 조합이;;;; 라는 감탄이 나오곤 합니다. 독재부역자와 민주투사, 반공 투사와 진성 NL 운동권, 재벌과 전설적인 노동운동가.... 도저히 양립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한 정당 안에 모여 있는 놀라운 모습.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들이 공통된 목소리를 낸다는 것. 솔직히 박근혜의 100%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은 이미 새누리당이 오래전부터 지켜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구성도 다양하긴 하지만 이 정도로 양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이 그것도 통합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과거와 현재 좌우의 경계를 이미 초월해버린 수준의 넓은 이념의 폭은 다양한 종류의 인적자원을 끌어모을 수 있었고, 이는 새누리당이 사회의 수요에 맞춰 자신을 언제든지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민주화적 요소가 필요하면 민주화적 요소를 강화. 독재의 향수가 필요하면 독재의 향수를 강화. 경제적 이슈가 중요하면 경제정당으로 변화. 복지가 필요하면 복지정당으로 변화. 안보가 중요하면 안보정당으로 변화.... 진짜 큐티하니가 따로 없습니다;;;;;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양극단에 있는 이념적 모습을 융합시킬 수 있는 정당이라는 점입니다. 가령 최근 대선에서 박근혜는 대외적으로는 복지라는 일명 진보적 이슈를 선점하는 동시에 모순적으로 보수적 정당의 모습을 어필하면서 또 동시에 과거 자신의 부모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당시 대선에서 조금 놀랐던 것은 육영수 여사의 모습이 연상되는 코디와 사진이었습니다. 와... 진짜 이게 가능한 건가 싶더군요.

  자신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언제든 변화할 수 있고 얼마든 융합시킬 수 있는 능력. 야권에서는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능력입니다. 야권이 너무 경직되어있다는 비판은 그런 측면에서 부당한 감이 있습니다. 야권이 경직되어 있기보다 새누리당이 너무 빠르고 유연합니다.

5. 골라쓰는 인재

  새누리당의 가장 큰 장점은 국정운영이 가능한 인재플을 그 어떤 정당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응?? 물론 새누리당의 집권 동안의 국정운영은 빈말로도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정운영이 개판이라는 것과 국정운영이 가능한 인재풀이라는 것은 다른 부분입니다. 국정운영의 방향성의 문제로 국정운영을 엉망으로 할지언정, 엉망으로라도 국정운영 그 자체가 가능한 인재는 한정되어 있고 이 한정된 인재풀은 거의 대부분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습니다.

  국정운영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전문분야이고 이 전문분야의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가령 독재정권의 국정운영이 엉망이라고 하더라도, 국정운영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가장 많이 갖춘 집단 역시 그들입니다. 의지가 좋다고, 방향성이 좋다고 가질 수 있는 자산이 아니죠.

가령 정의당과 같은 진보정당이 수권자격을 얻는다고 할 때, 과연 그들의 방향성에 맞는 인재를 등용할 수 있을까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나마 수권능력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조차 많은 부분에서 새누리에 가까운 인재들을 등용했었습니다. 그 점에 실망하신 분들도 많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정도로 대한민국은 기울어져 있는 나라입니다.

  언론, 문화, 사회, 경제, 외교, 국방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맞는 수권에 필요한 수준의 인재풀. 그들이 상속받은 유산 중 하나입니다. 그 어떤 정치집단이 수권한다고 한들 이 인재풀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아주 오랜 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죠.

  이런 인재풀과 그들이 동반한 운영의 경험은 정당구조의 차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당장 독재정권 때부터 체계적인 조직운영을 해왔기에 삼당합당 이후 탄생한 새누리당의 조직력과 운영능력이 타 정당을 압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비대위의 운영방식만 봐도 그 차이를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생각합니다.

6. 탄탄한 지역 기반과 서포터즈

  영남이라는 전국 최대의 지역 기반을 갖추고 거기에 독재정권 시절부터 시작된 언론, 지식인, 자본가들은 긴밀한 관계라는 과거의 유산. 사실 이 부분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하기에 길게 적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귀찮아서;;;;;;;;

  다만 종합편성채널의 위력은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3사 공중파 뉴스의 상태도 난감한 수준이긴 합니다만, 종편은 그 수준을 뛰어넘는 야 진짜 이래도 되는 거야!! 라는 말이 나올 수준이죠. 그런데 그런 종편의 저질인 수준의 방송 영향력이 특정 계층에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원래 장년층과 노년층의 지지가 보수적인 건 상식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 안철수 탈당 이후 안철수 신당(현 국민의당)의 지지율의 상당 부분이 연령대로는 장년층과 노년층과 같은 종편의 주 시청자 계층으로 이루어 진 점입니다. 과거 안철수의 지지세가 20~30대 계층에서 강했던 점을 고려해 보면 뭔가 아찔한 감정이 들기도 합니다. 공교롭게도 종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엄청 공격하고 안철수신당을 띄워 주던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일수도 있겠습니다만....

7. 마치면서

  새누리당은 왜 항상 이기는가. 그건 새누리당이 과거의 유산을 가장 많이 상속받은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그 유산의 명암이 너무 극단적으로 갈리기에, 혹자는 찬양하고 혹자는 혐오하곤 합니다. 하지만 둘 다 어떠한 측면에서는 잘못되었습니다.

  새누리당이 과거의 유산을 상속받았다는 점에서, 혹자처럼 새누리당이 더 우수하고 정당하므로 이기는 것이다 와 같은 금수저가 흙수저 노오오오력 부족 꼬집는듯한 비판과 자기합리화는 부당하고 그들을 지지하다니 역시 국!!..... 과 같은 원색적인 비난 역시 부당합니다. 동의할 수는 없어도 그들이 지지받는 데는 나름의 명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정권을 교체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정권교체는 단순히 새누리당을 꺾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상속받은 유산의 어두운 면을 지워내는 것이고, 현재의 대한민국의 적자를 바꾸는 일이고, 새로운 시대의 대한민국의 적자를 다시 만드는 일입니다. 과거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영웅과도 같은 인물들의 역량으로 몇 번의 승리를 가져오긴 했습니다만, 결국 다시 원상복귀 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만약 정권을 교체하고 싶다. 나라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라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단순히 무능한 정당과 싸우는 게 아니라 과거로부터 축적된 어두운 대한민국의 유산 그 자체와 싸우는 일입니다. 야권이 분열해 있으니 질거야라는 패배주의적 시각은 어떤 의미에서 사치입니다. 수없이 패배하고 실패해야 달성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가끔 도저히 답이 없어 보일 때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언젠가 과거의 어두운 면이 지워진 진정한 대한민국의 유산을 가질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날이 빨리 오길 기도합니다.

ps. 새누리당에 관한 내용을 쓰면 진짜 한도 끝도 없을 거 같았는데 막상 쓰고 보니 컬리티는 부실하고 글은 짧네요.
     영양가가 없는 주제에 짧기까지 하니 상당히 송구합니다;;;;;

ps2. 이제 남은 것은 정의당 편인데 2월 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컬리티는 그리 장담 못 드릴 거 같네요;;;

ps3. 피드백은 저녁에나 가능할 거 같습니다. 송구합니다;;;;;


정알못이 쓰는 정치글 시리즈

제1부 민주당편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62653&divpage=12&ss=on&sc=on&keyword=%EB%B0%B0%EC%8B%A0%EC%9E%90

제2부 안철수편 :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62778&sn1=on&divpage=13&sn=on&keyword=Miz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