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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21 12:20:26
Name 스칼
Subject [일반] 어르신들의 박정희 향수에 대해서(피드백 추가)
무조건 박근혜, 새누리당을 찍는 어르신분들을 보고 답답함보다는 나라도 저랬을 것이라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을 느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 안철수신당 등 야권의 전략에 대해 논해보고 싶습니다. 철저히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이견과 오류가 많을 수 있음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만약 그 시대의 어르신이라면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졌을 것입니다. (전부는 아니고 일부라도)

- 민주주의 같은 가치에 대해 제대로 교육 받았을 확률이 높지 않음

- 언론 환경이 극도로 편향되어 있어서 편향된 정보를 주로 습득

- 억압 정치인 줄은 알지만 심각한 사건(고문으로 인한 사망) 등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는 이상 크게 와닿지 않고 와닿았다 하더라도 세월호처럼 곧 잊혀짐

- 북한의 위협과 공격이 젊은 시절 동안 실재하였고(젊은 시절의 기억은 평생에 큰 영향을 끼침), 마찬가지로 지금은 거의 맥이 끊긴 공산주의 세력도 상당수 존재하였음

- 오늘 내일 끼니를 걱정하는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다가
청-중장년-노년으로 가면서 나라 전체에서 그런 절대적 빈곤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듬

위에 언급한 총체적인 것이 원인이 되지만 특히 마지막 부분으로 인해 어르신들에게만큼은 박정희가 구국의 영웅이 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본건데 할머니가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부자나라 됐다, 부자 됐어..."를 맨날 중얼거리신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잿더미와 같던 나라가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함께 했던 지도자. 그 분에게 일종의 동지의식까지 느끼고 계실 것 같습니다. 함께 노력하고 힘써와서 지금을 일궈냈다는 느낌..(그런 느낌이 들게 쇼맨십도 잘하셨던지라)

그리고 현 대통령은 그 분의 자녀이자, 다른 자식들과 다르게 항상 단아하고 조용하고(수첩효과인지 실언이 별로 없었죠 예전에) 늘 나라를 걱정하는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입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나쁘게 보기가 더 어렵습니다.
정수장학회 문제같은 건 자세히 알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 정도는 영웅의 자녀가 받아도 되는 혜택이라고 보실 겁니다.

물론 독재를 했습니다. 그러나 독재가, 민주주의가 먹고 사는 문제보다 소중한 가치인지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예전에도 그랬던 그 분들이 이제와서 독재를 이유로 박정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여러모로 어려워보입니다. 그분들 탓도 아니라고 보고요. 사법살인 이런 문제는 후에 뉴스에서 다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별 관심없이 그런 빨갱이들이 있었지 라고 생각하실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절대적 빈곤을 이미 처절하게 겪어본 어르신들은 지금 시대의 상대적 빈곤 문제에 감정이입하기가 어렵습니다. 저 정도 가지고..밥을 굶어봤어야 알지, 요즘 애들은 나약하다..이런 말 나오는 게 당연해보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겪은 것보다 작은 고통에는 무심해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 남의 큰 고통보다도 자기 눈꼽낀 게 더 커보이는 게 인간인데요. 하물며 실제로 작아보이는 것이라면 고통으로 보지도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치료되지 않은 트라우마가 방해하는 거라고 한 정신과 의사분이 말씀하시던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신당이 어르신들 마음을 붙잡거나 최소한, 이것들은 절대 안돼! 투표장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곳으로 전진하자! 정도의 결집이 이뤄지지 않도록 취해야할 전략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

1. 박정희는 구국의 영웅으로 냅두거나 최소한의 대접을 해줘야 한다. 같이 추대까지는 오바지만 이제와서 비판을 해봐야 전혀 효과가 없을 뿐더러 이정희 사태 때처럼 역효과만 납니다. 동상을 세우든 기념관을 세우든 이미 그 사람들에게는 영웅이 맞는데 어떡합니까. 묘소 참배 정도는 해줘야 된다고 봅니다. 여권에서 김대중 묘소 참배 거부한다면 뭔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처럼 그 쪽도 그럴 것으로 생각합니다.

2. 현대의 상대적 빈곤이 절대적 빈곤 시대와 큰 차이 없음을 강조

예를 들어 이런 식의 홍보를 하는 거죠. TV 많이 보시니까 선거 때 TV 광고가 제일 좋고요. 평소에 현수막 등도 이런 느낌으로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시원에서 쌀밥에 김치만 먹고 힘든 막노동 일을 해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화려한 경제성장의 효과, 어디로? '당신도 대한민국 국민이 맞습니까?' 이런 식으로요.
과거에 보릿고개 넘기던 모습과 지금 폐지 줍는 모습 대비하면서 '나라는 부자인데 국민은 왜 그대로인가'이러면 너무 자극적이겠죠ㅜㅜ 이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인데...더 좋은 방안이 안떠오릅니다.

3. 지금의 새누리당이라면 지금까지의 경제성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공포감 조성

IMF 이전까지의 역사는 오히려 긍정하는 편이 낫고 IMF 이후에 각종 부정적인 사회변화를 계속 언급하면서 + 새누리당이 제2의 IMF를 불러올 가능성을 자꾸 언급하는 거죠. 장년층에게도 효과있을 겁니다.

새누리당의 부족한 경제정책 또는 그에 대한 발언, 잘못된 법안 하나라도 놓치면 안됩니다. 연탄 실언 이런 거는 이미 실망한 사람들만 또 실망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표에는 영향이 별로 없는 거죠. 새누리당이 경제적으로 과거 회귀를 시킬 수 있을 정도로 무능한 당이라는 것만 이미지 메이킹이 되면 됩니다.

사실 새누리당이 정말 그정도로 역량이 부족한 당이라고 생각해서는 아닙니다. 정치인들이나 그 분야 전문가들이 저보다 훨씬 똑똑하죠. 그런데 '여기선 이래도 되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래도 되니까' 국민을 위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면 그만이죠. 오히려 똑똑해서 더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그들이 취하는 경제정책도 꼭 엉망인 건 아닙니다. 기업을 키우는 것도 나라에 부자가 많은 것도 중요하긴 하니까요. 근데 일개 국민들은 너무 희생시키고 있는 것 같네요. 표가 가치가 없어서 이런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이 좀 깨졌으면 좋겠습니다.

Ps 이 글에서 중요한 건 아닌데 북한 종북 이런 쪽은 완전히 거리를 뒀으면 합니다. 어르신들의 이쪽에 대한 반응은 알레르기 수준입니다.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 외쳤는데 왜 괜찮냐면 어르신들에게 북한은 김정은이라는 북괴의 폭압에서 벗어나게 해줘야할 불쌍한 중생들입니다. TV조선이 맨날 북한 방영해주는 게 맞춤형 서비스죠. 대한민국의 훌륭함을 비교체험하세요..이런 전략을 같이 쓰기는 유치하지만 너무 북한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표에 좋지 않죠..


-------피드백) 저번 정치 글에서도 느꼈는데 제가 저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 음~이렇게 생각하시는구나 하고 인정하는 편이라 피드백을 뭐라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공감해주시고 추천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리플 열심히 읽어보았습니다
부동층은 몰라도 콘크리트는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는 여러 분들의 지적에도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묶어서 쓴 이유는 콘크리트라고 해도 모든 사람이 똑같은 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그 분들의 불타는 투표의지를 조금만 줄이고(저 놈들이 당선되면 나라 망친다는 의식) 심화된 세대갈등을 조금 약화시킬 수 있다면 그걸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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