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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07 23:01:21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음악) 호불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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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장에 라는 명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피지알 자게를 일기장 삼아 뻘 글을 남기려합니다...크크

저는 독일에서 작곡 전공으로 유학하는 학생이구요. 이제 유학 8년차네요...ㅠㅠ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유학 5년차 넘어가면 사리가 생깁니다.. 이건 팩트죠..!!!

유학 생활 넋두리를 쓰려는 건 아니고
제가 듣는 음악에 호불호를 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고딩 때에는 베토벤 교향곡을 많이 들었었네요... 주구장창 베토벤만....크크
그것도 테이프..
카라얀이 베를린 필 데리고 지휘한 버젼으로다가..

특히 9번은 2000번 정도는 들은 거 같은데 나중에 테이프가 늘어나더라구요... 그래도 듣고 또 듣고...

그래서 그런지 베토벤 교향곡의 주선율은 다 외우고 노래로 따라 할 정도는 됩니다..

허나 지금은 안들어요....
어쩌다 베토벤 교향곡을 틀면 한 10초 정도 듣고는 뇌내에서 지겹다 딴거 해라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저는 음악 끄고 피지알에 접속합니다..크크

말러 교향곡은 무겁고 진지하기도 하지만
4번의 경우는 쾌활한 면도 보이죠..
그런데 제 취향은 리햐르트 슈트라우스더라구요..

전 교향시를 다 찾아서 들었죠..
이탈리아로부터,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돈 쥬앙,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영웅의 생애, 알펜 교향곡 등등

그 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100번 정도 들은 것 같네요... 악보를 같이 보면서 말이죠..

드비쉬와 라벨은 뜬 구름 잡는 듯 하고,
바흐는 괜히 혼자 수학문제 푸는 듯 하고,
하이든과 모차르트는 전국 선율 자랑!! 이런 느낌이고,
부르크너는 엄격, 진지, 근엄...
브람스는 남자가 50세까지 동정이면 마법을 부릴 수 있지의 역사적 증명이고,
차이코프스키는 피를 끓게 만드는 냄비이며,
림스키 코르샤코프와 아이들은 러시아 뽕에 취해 두유노 보드카 하는 분들이고,
마찬가지로 드보르작은 보헤미안 뽕이...크크
바그너는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간다고 믿는 분이고,
슈베르트는 안될거야 아마 라는 명언을 마음에 새기신 분이며,
쇼팽은 선율로 사람을 죽인다면
리스트는 테크닉으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크크
쇈베르크는 음악을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주범...

아뭏튼 학부과정과 유학 생활에 걸쳐 음악을 들어왔는데 이제는 거의 조성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너무 뻔해서요...
이게 어떻게 진행하면서 어떻게 끝나게 될 것이다.. 라는게 다 들려요...
머리 속에선 지겹다 피지알 켜라라는 명령을....

고로 지금은 음악을 거의 잘 안 듣습니다..
이제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곡들은 불호에 가까워졌....ㅜㅜ

물론 음악을 만드는건 재밌어서 그것만 하죠~~
편곡이든 작곡이든 말이죠~~
제가 편곡한 곡을 컴퓨터로 재생하면서
어쩜 이렇게 잘 썼을까라는 감탄을 하면서 말이죠...크크크

저는 제 곡이 좋아요..(?)

크크크

두서 없는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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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07 23:06
수정 아이콘
자랑글이네요
표절작곡가
15/11/07 23:08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크크

창작하는 사람이고 덕업일치가 되면
이게 운명 아닌가 싶기도해서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데
이젠 음악이 좋지만은 않은 그런 상황입죠~
존 맥러플린
15/11/08 02:1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제 입장에서 이건 자랑은 커녕 한탄글이 아닐지... 그 재밌던 음악이 왜 뭘 들어도 노잼이 되었을까...
돈보스꼬
15/11/07 23:08
수정 아이콘
유학 5년차면 사리가 생기기 시작하는군요...
표절작곡가
15/11/07 23:09
수정 아이콘
충분히 검증(?)했으며
과학적인 팩트(?)입니다!!
돈보스꼬
15/11/07 23:19
수정 아이콘
유학생들을 불태워보신 겁니까..?!
표절작곡가
15/11/07 23:22
수정 아이콘
유학생은 초년이나 말년이나
고달픈게....ㅠㅠ

안태워 봐도 알아요....ㅠㅠㅠㅠ
Neanderthal
15/11/07 23:23
수정 아이콘
진짜 클알못이고 클래식 음반 딱 8장 있는데...솔직히 창피합니다만 그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곡은 카라얀이 지휘하는 에그몬트 서곡 입니다...많이 부끄럽습니다...--;;;
표절작곡가
15/11/07 23:25
수정 아이콘
저는 뭐 좋아하는 한 곡만 주구장창 듣는 스타일이어서요....
그게 저의 창작 스타일에 영향을 주었죠..
물론 사람 마다 다르긴 합니다만요~~
Sydney_Coleman
15/11/07 23:26
수정 아이콘
작곡가별 표현들 하나하나가 주옥같네요. 크크
MakeItCount
15/11/07 23:41
수정 아이콘
저도 몇개아는게 없지만 베토벤 9번 합창 4악장은 들을때마다 참.... 정말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간 인간이 베토벤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는 생각이 많이들더라구요. 실제로 음악계에서도 베토벤 9번을 불멸의 교향곡으로 인정한다던데 평가가 어떤가요?? 혹은 이와 비견되는 교향곡이 있나요?(곡의 크기, 명성 등)
표절작곡가
15/11/07 23:44
수정 아이콘
많이 연주되는 교향곡 중 하나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는 매년 연말에 이 곡을 의례이 연주합니다..

곡의 크기로는 이 곡을 넘는 곳은 많은데
명성이라면 따라갈 곡이 있을까 싶네요...
스테비아
15/11/07 23:4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얼마나 마시고 쓰시는 글입니까?크크크
넋두리글을 올려도 기대가 될듯요 유학 간접경험ㅠㅠ
표절작곡가
15/11/07 23:56
수정 아이콘
멀쩡한 상태에서 글을 썼,....

그게 더 심각한건가..??
소인배
15/11/08 00:38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안군-
15/11/08 01:14
수정 아이콘
약간 엉뚱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엔리오 모리꼬네, 반젤리스,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야니,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 정도는,
몇십년 후에는 글에서 언급하신 클래식 작곡가들과 함께, 교과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싶어요.
표절작곡가님도 그 반열에 오르시길... 화이팅!!
표절작곡가
15/11/08 01:3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5/11/08 01:46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른것도
좋은것도 많이 들으면 지루해지는 구간이 있는데
이 모든것을 초월한 명곡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소년만화에 나오는 흔한 세계정복 같은 망상일지도 크크
표절작곡가
15/11/08 01:59
수정 아이콘
그런건 존재하지 않습니다...크크
존 맥러플린
15/11/08 02:1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환상이 있었는데 요새 드는 생각이라곤 걍 음악은 소모품이라는 겁니다...
무무무무무무
15/11/08 09:08
수정 아이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보면 결국 바흐만 남던데....
정치경제학
15/11/08 09:33
수정 아이콘
저번에 무슨 상 받은걸로 글쓰신 분이네요? 흐
보라는고민중
15/11/08 20:57
수정 아이콘
표절작곡가님 오랜만입니다^^

저는 연주자래서 어떤곡이던 음악듣고 안지린다면

무조건 연주자탓이라고 보는 편이죠 흐흐 상당히 정신건강에 않좋은 작업태도지만 ㅠ

그래서 저도 굴드 바하, 굴다 베토벤, 브렌델(최근) 슈베르트, 우치다 모짜르트, 직접친 라흐마니노프 등밖에 못듣습니다. 다른 웬만한건 알레르기와요;;

오스트리아 사는 입장에서 브루크너는 린쯔 부르크너 오케스트라 음반 추천드려요 독일인들은 근엄하게 하고 비엔나사람들은 속세적으로 하는데 원래 그렇지 않아요ㅠ

그외엔 작곡자들 케릭터가 이렇게 전달력있다는거에 놀라게되네요.


건강챙기시고 유학생활썰 기대중입니다 역시 논문이 제일 힘들죠 크크크


아참 얼마전에 게반드하우스 와서 돈환이랑 헬덴레벤 했는데 지렸습니다 크크크 맨날들으실만 합니다^^
더불어 표절작곡가님 음악도 기대중입니다 흐흐흐
표절작곡가
15/11/09 06:51
수정 아이콘
샤이가 투어 도는 중인가요..??크크

랖치 살면서 샤이 지휘로는
말러 1번 들었네요...^^

역시 귀가 호강합니다..
보라는고민중
15/11/09 07:13
수정 아이콘
네 여기저기 들려서 비엔나 왔을거 같아요+_+ 오케도 그렇고

헬덴레벤 마지막에 악장 솔로가 그냥 지리더라구요 크크 살면서 그런바욜린 처음들어봤습니다;; 요즘 게반드하우스/드레스덴이 괜히 손꼽히는게 아니더라는...
세인트
15/11/09 13:52
수정 아이콘
헐 뒤늦게 뒷북리플이긴 한데
빈에 그런 이벤트가 있었다니.

지금은 살지 않지만 빈에 좀 거주했었고
지금도 누나나 친척이나 빈, 그라츠 쪽에 살고 계시는지라
그 때 기억이 많이 나네요.
가을에 빈필에서 야외음악회 하는 거 보러가서 곡도 개불도 모르면서 우와 우와 하는 수준의 음알못이지만
빈은 정말 음악의 도시에요 아직도 많이 그립네요 흐흐.
보라는고민중
15/11/09 17:52
수정 아이콘
음악가는 행복합니다^^ 근데 귀만 높아져서 웬만한 연주회는 않듣게 되는건 함정...진짜좋은건 또 놓치기 쉽다는 쿨럭;;
세인트
15/11/09 17:55
수정 아이콘
사실 ㅠㅠ 저도 그 후유증이 ㅠㅠ
보라는고민중
15/11/09 17:57
수정 아이콘
크크 표절작곡가 님도 그렇고 않듣는 사람이 잘듣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15/11/09 02:14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글 잘 봤습니다 흐흐

저도조예가 깊진않지만 취미로 클래식.특히 제가배우는 피아노 그리고 피아노 콘체르토곡은 좋아라하는데요 라흐마니노프나 슈만은 어떻게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흐흐
표절작곡가
15/11/09 06:49
수정 아이콘
범접할 수 없는 분들이네요...^^
보라는고민중
15/11/09 07:20
수정 아이콘
제가 정말 좋아하는 두 작곡가인데 말보다도 명반으로 대신 답해드리겠습니다 크크

https://www.youtube.com/watch?v=ooOzYkr3h9s 슈만의 열정! 크으

https://www.youtube.com/watch?v=pBx-tr1FDvY 고독! 9분대부터 2악장 강추합니다~
밀물썰물
15/11/09 11:28
수정 아이콘
오랫만에 글 올리셨네요.
작곡가들에 대한 표현 참 그럴듯하네요.

아직도 공부중이신가요? 전에 상도 타시고 작품도 내시고 하신다길래 공부 끝내시고 슬슬 시장에 진입하시는줄 알았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가족분들도 같이 계신데 이런저런 생각이 드시겠습니다.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다들 아주 힘든 때가 한두번씩은 있지요. 시간지나면 그때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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