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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10 22:38:58
Name 靑龍
Link #1 http://smh2829.blog.me/220416532672
Subject [일반] <삼국지> 하후돈이 초기 조위 정권에서 2인자인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하후돈이라하면 연의속 맹장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다 실제 역사인 정사를 접하곤 실망을 하곤 한다. 하후돈은 단순 맹장 수준인 연의에서보다 실제에서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 연의에선 맹장으로 돋보였다하나 단순한 스타일로 그려졌고 사실 조위 정권의 친족 군부 에이스는 조인과 하후연이었다. 그러나 사실 하후돈의 영향력은 군인 이상이었다. 인덕과 정치적 감각을 갖고 있었고 명사들과 교류도 하던 인물이었다. 더욱이 그는 조조 휘하중 드물게 순욱과 더불어 한나라의 정식 관직을 역임하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순욱은 조조의 신뢰할 수 있는 정치적 파트너이자 동료였다면 하후돈은 철저히 조조의 심복이자 친구같은 관계였다. 그랬기에 순욱은 정치적 이상이 결국은 조조와 달라지자 거침없이 제거되고마는데 하후돈은 군부 최고위직인 대장군까지 승진한다.
그런데 하후돈 열전을 보면 별거 없어보였던 하후돈이 승승장구할 수 있던 이유는 뭐였을까?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굴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록도 다소 보유하고 있는 하후돈이다. 사람들은 좀 화려해보이는 전쟁기록이나 신기묘산의 책략에 열광하는 면이 있는데 사실 그런것은 국가의 대계를 세우는 것이나 기틀을 세우는 것에 비해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이유가 있기에 재상의 열전이나 문신 열전들이 창업 장군들보다 상위에 기록되어있는 것이다. 유방은 장군의 역할을 사냥개에 비유하고 보급에 전념했던 소하를 1등 공신에 임명했던만큼 역할의 차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후돈은 분명 공격적인 전술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위급 상황에서의 내부 안정 및 후방 선무같은 치적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여진다. 장막/진궁/여포의 반란에서 순욱, 정욱과 함께 후방을 관리 감독하여 결국 조조가 여포를 물리칠 수 있게하는 근간이 되었고 조조가 출정하면 항상 후방을 안정시키고 보급에도 힘썼다. 후방에서의 안정화는 단순 군인의 능력만 뛰어나서는 안된다. 부하들을 적절히 위무하여야하고 여론을 지배하는 사족과 호족에 대한 교섭 및 관리도 할 수 있어야한다. 또한 판단력이 빨리하여 순간적인 대처에도 능해야한다. 하후돈은 고관의 신분으로 직접 피해복구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것은 민심장악력에 대한 대처도 상당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흔히 화려해보이는 전쟁에만 관심을 갖고 그에 부합하는 능력에만 신경을 쓰는데 그보다 훨씬 중요한 능력은 신뢰와 인간관계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한들 배신을 일삼거나 믿을 수 없으면 집단의 수장이 평생 이뤄놓은 것을 한순간에 날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하후돈을 사람들은 흔히 연의에서 띄워졌다 생각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오히려 격하당했다 생각하고 있다. 영향력이 상당했던 군인 출신의 정치인이기도 했던 하후돈을 단순 군인으로만 설정한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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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나엘
15/07/10 22:51
수정 아이콘
하후돈 행보관으로 알고 있었는데...
좋아요
15/07/10 22:51
수정 아이콘
하후돈 행보관설이 괜히 생긴게 아니지 말입니다
15/07/10 22:55
수정 아이콘
하후돈 = 간옹 아닌가요?
15/07/10 22:55
수정 아이콘
파면 팔 수록 현대의 직책과 어울리는 직책은 행보관이죠
지르콘
15/07/10 22:58
수정 아이콘
안방마님이네요.
15/07/10 23:00
수정 아이콘
돈형 행보관설은 조조진영에서 돈형이 내부 안정이나 후방 지원, 친위군 통제 같은 화려한 전공은 없지만 꼭 필요한 중요한 업무를 착착 해냈기 때문에 요즘 군대의 내부 정리 스페셜리스트인 행보관에 비유되는 것인데, 어쩌다보니 그 화려한 전쟁 전력(?)과 결부되면서 '하사관급 밖에 안되는데 혈연빨로 장군 자리 딴 무능자'로 해석하는 사람도 조금씩 생기더군요;

요즘식으로 말하면 군략에서는 별볼일 없어도 군정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일급 군정가인 셈인데 말이죠.
15/07/10 23:04
수정 아이콘
조조의 카젤느
라이트닝
15/07/10 23:06
수정 아이콘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46663

조조랑 하후돈 혈연관계 없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15/07/10 23:09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저거보고 의아하긴 했었는데 1800여년후의 후손에 의한 유전자 검사인데다가 진수의 '제하후조전' 열전 묶음이 훨씬 신뢰도가 높다 생각이 됩니다.
이치죠 호타루
15/07/10 23:15
수정 아이콘
저도 결과는 좀 의심스럽군요. 1800년 후라면 아버지-아들 사이의 평균 간격을 30세 정도로 잡아도 60대 정도인데, 고려 시대 귀족들이 그랬듯이 친족끼리 뭐 겹사돈이니 혹은 왕의 외할아버지에 겹장인이니(이자겸이죠) 그런 게 아니라면... DNA가 한 세대 내려갈 때마다 다른 가문의 DNA와 반씩 섞였다 치면 당시 조조와 현 조조의 후손 사이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0.5)^60, 대충 1/10^18 정도일 텐데 저걸로 혈연관계를 제대로 따질 수 있는가는 좀 의심스럽네요.
15/07/11 11:44
수정 아이콘
저 연구는 후손들의 연구 결과인데다 (몇대가 내려온건지..)

조조와 하후돈 시신으로 검증하지 않는한 정확하지도 않다고 봅니다

조조자체도 양자로 조씨 받은거라... 얼마나 후손들의 데이터가 정확한지도 모르 겠구요 ㅡㅡ;
15/07/10 23:12
수정 아이콘
사족 : 인간이 자신의 눈알을 빼어 먹을수가 있을까?
공허진
15/07/10 23:17
수정 아이콘
스타에서 scv의 소중함을 모르면 발려야지요
15/07/11 08:12
수정 아이콘
드론도 소중합니다 흐흐
신용운
15/07/11 11:38
수정 아이콘
드론은 인구수에 방해가 됩니다(?)
이치죠 호타루
15/07/10 23:21
수정 아이콘
흠, 행보관 역들을 많이들 이야기하시긴 하는데... 저는 차라리 느낌상 수방사 내지는 보안사령관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이런 자리는 물론 군공도 중요하긴 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충성심 아니겠습니까.
헤나투
15/07/10 23:27
수정 아이콘
오나라나 촉나라에서 비슷한 포지션은 누가 있을까요?
15/07/10 23:29
수정 아이콘
사실상 오나라나 촉나라에 하후돈과 같은 포지션은 없습니다.
굳이 억지로 끼워맞춘다면 오나라의 태사자나 촉나라의 조운 정도가 될까 말까 하겠지요~
윤가람
15/07/11 00:02
수정 아이콘
오나라면 장소, 촉나라는 이엄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논 장소는 쌩짜 문관이고 이엄은 하후돈에 비하면 활약이 좀 많이 미미하긴 하겠습니다만... -.-a
15/07/11 00:07
수정 아이콘
이엄은 문무겸장이긴 하지만 유비 직속이 아니라서 좀 어렵긴 해요~
하후돈이 원체 특수 포지션이죠.
유비로 따지면 관우장비가 좀 위치상으론 비슷하긴 하나 교양수준이 그에 미치지못하는터라.
또 사실상 관우장비는 유비 직속보단 격이 처지는 동업자 관계였던지라 ..

장소 또한 문무겸장이었지만 손권의 부하는 절대 아닌 아버지나 스승 역할이라서 ..
윤가람
15/07/11 01:22
수정 아이콘
장소는 그냥 쌩짜 문관인줄 알았는뎅...
댓글 남기신 것 보고 위키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쌩 문관은 아니었네요.. 후덜덜 -_-;
라이트닝
15/07/11 16:21
수정 아이콘
역사상 굳이 비슷한 사람을 찾자면
군인출신 정치인이니 우리나라 고려 무인정권이나 일본 전국시대 혹은
한국현대사 김종필, 장세동, 노태우 정도 꼽을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Shandris
15/07/11 00:25
수정 아이콘
유비가 촉을 정벌할 때 처음에 조운을 형주에 놓고간걸 생각하면 조운이 그런 역할을 할 뻔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관우나 장비야 그런데 쓰기에는 너무 레벨이 높고...
15/07/11 00:32
수정 아이콘
관우장비를 두고 조운을 형주도독으로 삼기엔 관장의 영향력이나 격이 너무 컸고 조운은 상대적으로 낮았죠.
유협집단의 틀을 벗어던지지못한 유비 집단의 한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스터충달
15/07/11 01:29
수정 아이콘
하후돈 원사(진)
지니팅커벨여행
15/07/11 09:13
수정 아이콘
하후 행보관이 승진해서 육군 주임원사가 되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군요.
신용운
15/07/11 10:19
수정 아이콘
조위 하후돈~ 체고의 포수(?) 하후돈.
조위 하후돈~ 위나라의 안방마님~

인걸까요? 크크
15/07/11 13:45
수정 아이콘
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어떤 의미론 정말 격하된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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