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4/20 21:12:18
Name swordfish-72만세
Subject [일반] 폴란드 그리고 과거사 문제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4/20/0200000000AKR20150420032300009.HTML?input=1195m
FBI 국장 "폴란드도 홀로코스트 책임"…폴란드 격앙

내용인 즉은 FBI 국장이 홀로코스트에 폴란드도 책임있다는 글을 기고했다가 폴란드 정부의 항의를 받고 미 대사가 사과했다는 내용입니다.

2차 대전 중 많은 폴란드인들이 희생되었습니다. 3천5백만의 당시 폴란드 인구 중 25만명의 군인이 전쟁터에서 사망했고
500만 가량의 민간인이 전투와 기아, 전쟁범죄에 의해 희생당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폴란드는 나치독일에 대한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죠.

그러나 유대인 홀로코스트적 측면으로 보면 좀 다릅니다. 330만의 당시 폴란드 유대인 중 300만이 완전히 쓸려 나갔습니다.
전체 비율 90%로 이는 발트 삼국과 더불어 나치 점령지 탑을 달리는 규모 입니다. 규모 면에서는 독일 유대인들이 당한 규모의
크기를 넘어섭니다.

이런 높은 사망율은 폴란드인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가해에 의해서 였고 이는 만화 [쥐]에도 잘 나오는 것입니다.
사실 그들이 이문제에 대해 나치에 적극 협력한 건 동유럽의 봉건제와 계급구조가 가지고 있는 오랜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폴란드 및 동구권 민중에게 이 이방인들은 악락한 봉건 귀족의 앞잡이면서 채권자로써 동구권 민중들에게는 동족인 귀족들보다
더 미운 존재였습니다. 이게 반유대주의의 토대이며 최소 이문제에서 나치에 적극 협력했고 무려 90%의 유대인 사망율을 전시에
기록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때문에 폴란드는 2차 대전 학살에서 피해자면서 가해자로 평할 수 있습니다. 단지 폴란드 입장에서는 이는 흑역사이고 이 흑역사는
이미 훌륭한 서방의 동맹국이 된 폴란드의 위치, 특히 대 러시아 방파제로서 역할 때문에 서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들추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위의 기사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사실 과거사에서 가장 애매한 존재가 바로 폴란드 같은 경우입니다. 아르메니아 대 학살 당시 쿠르드도 마찬가지겠네요.

아무튼 이런 문제는 사실 모든 동구권 국가들이 가지는 문제이며 심지어 현재 유대인의 국가인 이스라엘 역시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건국자들이 2차대전에 아랍인들과 싸우면서 한 전쟁범죄를 생각하면 말이죠. 물론 이는 완결형이 아니라 연속형이라는
게 더큰 문제겠네요.(참고로 유대인 사망율로는 폴란드, 발트 3국, 독일 다음이 체코와 슬로바키아더군요.(89%))

아마 국제 정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폴란드, 발트 3국과 체코의 흑역사는 크게 언급되지 않을 겁니다. 이스라엘과 달리 이미 끝난
문제이고 사실 동구 유대인 후손들 빼면 누구도 이 흑역사를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거든요. 그냥 독일 나치당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간 채 잊혀지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뭐 가장 크게 잘못한 인간들이 책임을 무는거야 당연하지만
사실 과거사 문제는 정말 현재 국제 관계에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구나 하는 점을 이 기사를 통해 다시 떠올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드라고나
15/04/20 21:15
수정 아이콘
2차대전 전에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 이주가 본격화된 게 동유럽에서의 대규모 유대인 박해 때문이었죠.
어강됴리
15/04/20 22:23
수정 아이콘
멀리볼꺼 있나요
한국만 하더라도 식민지 수탈의 역사와 동시에 베트남 민간인 학살의 책임이 있는데요
가해자라고 피해자 안되는거 아니고 피해자라고 가해자 아닌거 아닙니다.
가해는 가해대로 사과하고 피해는 피해대로 배상과 사죄를 받아내야죠
안암증기광
15/04/20 22:35
수정 아이콘
사실 인종청소의 표상을 독일이 짊어지게 된건 단순히 패전국이었기 때문이다라는 견해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지요.

실제로 규모로 보나 그 체계성과 의도의 명확함으로 보나 동구권 국가들 특히 그 당시 독일과 싸운 소련이야말로 어마무시한 인종청소를 수차례 자행한 국가였기에..

윗분이 정말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개별적인 건수는 건수대로 따로 살펴봐야죠. 우리나라도 과거사 문제에서 그다지 자유롭고 결백하지 못하죠. 베트남 가서 한 짓이 있는데.. 그러나 그런 나쁜 짓을 했다고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서도 우리나라가 죄인인건 아니니까요.
15/04/20 23:01
수정 아이콘
조금 딴얘기지만 전 우리나라가 베트남에서 그렇게 깽판을 쳤다는 사실을 성인이 되고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학교다닐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고 책에서도 못밨습니다 성인이 되고서도 딱히 베트남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고요 인터넷보고 알았죠
그걸 생각하면 일본의 젊은이들이 일제시대에 대해 모를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Mighty Friend
15/04/21 13:10
수정 아이콘
동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이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루마니아는 독일에서도 주춤할 정도로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보냈고 크로아티아는 집시와 세르비아계까지 수용소를 만들어 굴렸어요.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앙숙인 데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385 [일반]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무슬림 탄압과 그 원인 [32] 군디츠마라10298 15/05/23 10298 2
58369 [일반] 죄책감에 대해서 [25] 공허의지팡이4480 15/05/22 4480 4
58314 [일반] 우리는 아직 잊지 않았다.(5.18에 대해) [8] 바람이라2810 15/05/20 2810 26
58234 [일반] 결정권을 쥔 나쁜놈들-이번 예비군 사고의 수습과정을 보며 [49] 이상용7692 15/05/16 7692 5
58160 [일반] 여시에게 보내는 어느 스르륵 아재의 충고 [70] 여자친구8712 15/05/13 8712 13
58070 [일반] 이승복 어린이는 정말 공산당이 싫었을까 ? [70] Dj KOZE10339 15/05/09 10339 0
57986 [일반] 무슨 책이든 정독해야 하는 이유... [8] Neandertal9487 15/05/05 9487 2
57900 [일반] [혐오] 우리나라가 아르메니아 사태에서 터키편을 들어야 하는 이유. [41] 난멸치가싫다15196 15/05/01 15196 16
57683 [일반] 폴란드 그리고 과거사 문제 [5] swordfish-72만세3246 15/04/20 3246 0
57591 [일반] [연재] 웃는 좀비 - 2 [2] 드라카1990 15/04/16 1990 3
57507 [일반] PDW? 개인 방어 화기? [11] 저퀴5879 15/04/12 5879 1
57499 [일반] 로마사에서 등장하는 강력한 스포츠 서포터들 [4] swordfish-72만세5205 15/04/12 5205 1
57363 [일반] 엘 클라시코 그리고 자치국가 스페인 - 1 [10] Apocalypse8467 15/04/04 8467 24
57356 [일반] [독후감] 한강, 『소년이 온다』: 내게 온 소년을 체감하며, 다시 문학을 생각해 보다. [4] 두괴즐13226 15/04/03 13226 2
57349 [일반] 세월호 보상금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분노케 하는가) [55] 폭풍허세18821 15/04/03 18821 25
57219 [일반] (스포) 버드맨 - 영화의 바늘로 세계의 모순을 깁다 : 왜 이것이 올 타임 넘버원 무비인가? [43] 구밀복검14534 15/03/28 14534 46
57193 [일반] (약스포) <소셜포비아> - 니들은 이게 재밌냐? [12] 마스터충달3687 15/03/27 3687 2
57172 [일반] 5현제 이후 로마군 이야기 [24] swordfish-72만세8907 15/03/26 8907 9
57149 [일반] 군인공제회도 창조경제에 동참합니다. [28] 라뷔6634 15/03/25 6634 4
57082 [일반] <삼국지> 영웅들의 시대. [7] 靑龍5411 15/03/20 5411 3
57031 [일반] 군인 연봉 현황.jpg [66] 김치찌개15610 15/03/18 15610 0
56978 [일반] 책 "제국의 위안부" 문제를 보는 시각 [31] Dj KOZE5722 15/03/13 5722 0
56856 [일반] 못 생겨도 괜찮아 [65] 낭만토스10529 15/03/05 10529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