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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7 17:46:37
Name 루뎅
Subject [일반] (발암 주의) 천안함 침몰 이후의 한 단막극.
(상황설명 : 천안함 침몰로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에 빠져들고 있던 2010년 3월 30일의 일화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백령도를 직접 방문하게 되어 해군에게 경호작전과 실종자 수색업무가 겹쳐 서해가 북적거리기 시작하자 북한해군이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날 오후, 북한 경비정들이 중국 어선과 섞여 NLL을 넘어 사건 해역인 백령도 인근으로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북한도 백령도 상황이 몹시 궁금했을 것이다.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국회와 언론의 질타로 궁지에 몰리고 있던 이상의 합참의장에게 이 사실이 보고 되었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무언가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한 합참의장이 명령했다.
"야, 북한 배 NLL내려간다. 쏴!"
초강경 조치에 박정화 해군 작전사령관과 김동식 2함대 사령관이 황급히 합참의장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만류했다.
"사격은 안됩니다. 중국 어선이 있습니다."
이에 합참의장이 재차 명령했다.
"쏘라고 하면 쏘지 왜 안 쏴!"
작전 사령관이 대꾸했다.
"이건 북한하고 문제인데 중국 배가 있습니다. 중국하고 문제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그래도 쏴!"(......orz)
"아니, 여기 의장님이 내려주신 작전예규에 못 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게 어디 있어?"
"여기 작전예규 OO페이지에 나와 있습니다."
작전사령관이 직접 작전예규 책자를 흔들어 보였다.
사실이었다. 민간 선박, 그것도 중국 어선이면 절대 사격할 수 없다, 둘이 옥신각신하던 차에 마침 합참을 순시하던 김태영 장관이 뭘 쏘라마라 하는 소리를 들었다. 무슨 말이냐고 확인한 후 김 장관이 황급히 소리쳤다.
"야! 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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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레의 군사전문 웹진 <디펜스21>에 편집장으로 계시는 김종대씨의 저서 <시크릿 파일 - 서해전쟁>에서 발췌한 한 부분입니다.
사실 그간 군사관련 분야에서 한계레 및 디펜스21의 평이 여러가지 의미로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요(https://mirror.enha.kr/wiki/디펜스21) 저 또한 수 년간 그러한 편견('진보 쪽의 군사저작물은 평균적으로 좀 뎁스가 얇지..')에 사로잡혀 있었는데요.
하지만 정말 우연히 집어들게 된 이 책에서 그런 편견이 부숴짐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기에, 이 책에 실려있던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명장명 하나를 소개하는 것으로 겸사겸사 글을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저 장면도, 단순히 어떤 특정한 개인의 행동이나 능력을 저격하는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차원에서의 군에 대한 정치적 차원의 간섭으로 인해 군 조직에 이상이 생기게 된 것으로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어떠한 과정이냐구요? 궁금하시면 사서 보세요^-^)

+) 원래는 유게에 올릴까 생각중이였는데, 아무리 글의 방향을 바꾸어 봐도 유게로 보낼 만한 내용이 아닌지라 약간의 살을 덧붙여 자게에 올립니다.
그탓으로, 자유게시판에 올리기에는 약간 뻘글... 성의 글이 된점 양해 부탁드립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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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7 17:58
수정 아이콘
안 쐈으니 희극이고, 쐈다가 빗나가서 옆의 중국 어선에 맞았다면 상당히 끔찍한 비극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천안함 당시 합참의장이 술 한 잔 하고 연락이 안 되었던 상황이라 언론+국회에게 속된 말로 작살나게 두드려맞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문에 멘붕한 게 아닐까요.
15/03/28 04:03
수정 아이콘
결과적으로 잘 넘겼으니 희극일지도, 아니면 국군의 합동작전 능력의 총체적 붕괴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보아 비극일지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거기에 전 정권 시절의 주요 보직자들을 대거 좌천시키고 합참을 육군본부 총장 부관이나 비서실장 출신자 들이 장악하면서 "제2의 육군본부"화 되고, 합동작전에 대한 이해가 지극히 부족한 조직으로 열화하게 된 점 등을 함께 지적합니다.
15/03/27 18:00
수정 아이콘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이렇게 자세히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 최소한 10년은 걸리겠지요.
15/03/27 18:08
수정 아이콘
사실 북한은 부서울것 없는데 그 뒤에 있는 중국은 무섭지요. 물론 다국적군이 포함된 미국이 고립된 중국이라면 이길 수 야 있겠습니다만 한번 붙으면 세계질서가 뿌리채 뒤흔들리는건 확정이겠죠
엘데아저씨
15/03/27 18:10
수정 아이콘
그리고 중국본토와 미국본토와는 전혀 상관없이 박살나는 건 우리나라 본토라는거....
15/03/27 18:17
수정 아이콘
중국 본토가 어찌될지는 모르겠는데 우라나라 본토는..그말싫
캡슐유산균
15/03/27 18:39
수정 아이콘
암만 미국이라고 해도 이기기 전에 수소폭탄 한 두 발은 맞을 각오 해야 합니다.

중국도 추정핵무기 약 300기 유효 탄두만 5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핵 강국이죠.

핵보유국에 원정군 파견은 쉬운게 아닙니다.
왕삼구
15/03/27 19:11
수정 아이콘
아니 근데 중국어선까지 있는데 최소 국방부에 보고라도 하고 발포결정을 해야지... 국방의 수뇌 중에 한 명이 저런 판단을 했다니 심각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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