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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5 02:38:41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 라라의 바둑이야기 24 - 9월의 바둑이야기.
[1]
본래 바둑이야기를 한달치를 몰아서 쓸 생각은 없었는데요,
중간에 백령배 끝나고 한 번 쓰려고 했었는데, 피지알에서 불판을 올리다보니
타이밍이 좀 겹치는 듯 해서 '그냥 10번기 끝나고 올리자...'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중천원전이나, 국내기전 이야기도 많이 쌓이다보니
해야할 이야기들이 넘쳐 오히려 써야할 글이 너무 많아져 부담이 되어버렸군요. ㅠㅠ
그래서 10번기 8국이 끝난 후 얼마 안 있어 글을 올리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글을 씁니다.

[2]
일단 8월을 잠깐 리뷰하는 느낌으로 한중 바둑랭킹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바둑랭킹은[3]

한국 9월 랭킹입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top 12를 뽑았습니다.

1. 박정환(1)
2. 김지석(2)
3. 이세돌(3)
4. 강동윤(6)
5. 최철한(4)
6. 박영훈(5)
7. 백홍석(7)
8. 김승재(12)
9. 원성진(8)
10. 안성준(9)
11. 이영구(10)
12. 나현(11)

박정환-김지석-이세돌의 3인 트로이카가 굳건한 가운데,
최근 부진한 최철한, 박영훈 두 선수가 랭킹이 하락하고, 기세를 다시 탄 강동윤 선수가 치고 올라왔습니다.
백홍석, 원성진 선수는 해군으로 군인인 상태라 바둑리그 및 세계기전에 나오지않아
랭킹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으로 보이구요. 이영구 선수도 군인인지는 모르겠는데, 최근 기전에서 본 기억이 없네요.
한편, 바둑리그 및 국내기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삼성화재배 16강에도 진출한 김승재 선수가 8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려 10위권에 진출했습니다.

참고로 이창호 선수는 랭킹 25위로, 지난달과 같은 랭킹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4]
이번달 중순에 백령배 8강 및 준결승전이 열렸습니다.
백령배는 올해로 2회 대회를 맞이하고 있고, 작년에 한국은 박정환 선수 단 한명만이 8강에 진출한 것과는 달리,
올해는 한국이 5명이나 진출하며 대선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백령배를 한국이 접수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강한 대회였죠.

그런데, 생각 외의 곳에서 일격이 터집니다. 바로 김지석 vs 추쥔의 대국이었죠.
추쥔 선수는 구리 선수와 동갑내기에, 세계기전 준우승 1회의 전력이 있습니다.
사실 구리 선수와 동년배인데, 세계기전 무관이니 그렇게까지 강력한 상대라고는 보기 어려웠죠.
당연히 김지석 선수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그런데, 사고가 터져버립니다.



백인 김지석 선수가 무리하게 흑을 끊어간 가운데, 추쥔 선수가 날카롭게 백의 무리수를 응징합니다.
흑이 중앙 두점 뻗을때 해설도 김지석 선수의 위기가 찾아왔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서 김지석 선수가 정말 엄청난 장고를 하더군요.
좌상 백과 좌변 백 두점의 맛보기 상황에서, 김지석 선수는 좌변 백 두점을 살리지만 형세는 흑의 압도적 우세로 흐릅니다.
김지석 선수는 불리한 바둑을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며 분투하지만, 우세한 흐름을 놓치지 않는 추쥔 선수의 공굴리기 운영에 김지석 선수는 마지막 승부수까지 통하지 않자 돌을 거둡니다.
김지석 선수의 패배는 정말 한국 팬 입장에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작년 중국에게 세계기전을 싹쓸이당한 악몽이 스멀스멀 떠오르기 시작했고, 김지석 선수는 이로써 올해 진행중인 세계기전에서 처음으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세계기전 생존자는 박정환 혼자 남은 상황.

커제 vs 최철한의 대국도, 최철한 선수가 유리했던 바둑을 역전패하며 돌을 거뒀습니다. 최철한 선수, 8월 삼성화재배 32강에서 탕웨이싱 선수와의 2국에서도 전부 유리했던 바둑을 중반에 느슨하게 두다 역전하면서 패배했는데...너무 아쉽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박정환 선수가 진시영 선수에게 승리하며 4강에 진출합니다. 사실 이 대국은 한국 선수들 간의 내전이라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김지석, 최철한 두 선수가 탈락하자 저도 모르게 박정환 선수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박정환 선수는 모든 대회에 진출해 있고, 백령배 8강엔 다른 한국 선수들도 많으니 진시영 선수가 올라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비상사태가 오니까 역시 믿을건 박정환 선수더군요. 박정환 선수가 승리하자 안도하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한 의외의 희소식이 들렸는데, 한국랭킹 18위의 안국현 선수가 중국랭킹 6위의 장웨이제 선수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4강에 진출한 것입니다. 추쥔 vs 김지석 대국보다도 더 승패가 뚜렷하게 예측됐던 대국에서 안국현 선수가 기적적인 4강 진출로 4강은 한중 2:2로 동률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8강전 4국에서 1국이 내전이었기에 1승 2패로 한국의 열세였지만...

[5]

4강 대진은 박정환 vs 커제, 안국현 vs 추쥔으로 '미리보는 결승전'과 '미리보는 3,4위전' 으로 좁혀졌습니다.
한국랭킹 1위, 비공식이지만 배태일 박사 세계랭킹 1위인 박정환 선수와, 갑조리그 15연승으로 가장 핫한 중국의 신예 커제 선수의 대결.
그리고 한국랭킹 18위, 중국랭킹 14위로 준결승전까지 진출한 것이 의외였던 전력인 안국현 선수와 추쥔 선수.

백령배 4강전은 3번기로 진행되었습니다.
박정환 선수는 타이젬 바둑도 많이 둬서, 커제 선수와 수십회가 넘는 대국을 두기도 했습니다.
수지(박정환 선수 타이젬 ID) vs lurk(커제선수 타이젬 ID) 의 상대전적은 박정환 선수가 5할이 좀 안되는 열세에 있는데,
단 타이젬은 20초 초속기에 대회의 중압감도 다르기 때문에 타이젬 상대전적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두 선수는 중국 갑조리그에서 같은 다롄 소속이었기 때문에, 서로 꽤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요.
그래서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팬으로서 올해 박정환 선수가 보여준 모습을 보아 박정환 선수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국부터 박정환 선수의 백이 대몰살을 당하면서 커제 선수가 승리합니다. 사실 포석 단계에서부터 커제 선수가 꽤나 유리했었는데, 최근 박정환 선수가 포석에서 뒤진걸 거의 본 적이 없어 대단하구나 싶었지만 이런 대승을 거둘 줄은 몰랐습니다. 스샷은 넷마블 형세분석기를 돌린 모습인데, 중앙 백대마가 사석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안국현 선수가 추쥔 선수를 상대로 승리하며 1국을 승리로 가져간 것입니다. 최근 한국 신예선수들이 중국 신예선수들에 비하면 상당히 기대에 못 미쳤었는데, 안국현 선수의 선전은 반가웠습니다.

[6]
하루를 쉬고 이틀 뒤 치뤄진 백령배 준결승전 2국. 이날 중국 선수가 모두 승리하면서, 커제 선수가 박정환 선수에게 2:0으로 완승하며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바둑 내용도 커제 선수가 단연 압도하는 내용이었고, 이번에는 비세를 느낀 박정환 선수가 커제 선수의 대마를 추궁했지만 유유히 살아나가며 승리를 거둡니다. 이때 5급 사활을 착각했던 김성룡 해설이 수순 중계의 시차문제로 이미 박정환 선수가 돌을 던졌는데 박정환 선수가 잡은 것 같다고, 이긴 것 같다고 했다가 크게 망신을 당했죠. ㅠㅠ


문제의 장면. 이 장면에서 '백이 살 수 있습니까?' 박정환 선수 이거 잡은것 같은데요' 했던 김성룡 해설.
이때 검토가 너무 길어져서, 그 사이 인터넷 수순중계는 박정환 선수의 패배까지 끝났습니다. ㅠㅠ



호구로 간단히 사는 수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안국현 선수도 추쥔 선수에게 긴 장고바둑 끝에 패배. 그 다음날 펼쳐진 3국도 안국현 선수가 다 이긴 바둑을 역전당하며 패배합니다. 결과는 2:1 추쥔 선수의 승리.

이렇게 8강에서 5:3으로 과반을 차지했던 한국은, 4강엔 2:2 동률이 되더니 급기야 2차례의 한중전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2회 백령배 결승전은 커제 vs 추쥔 의 중중 결승대진이 되었습니다. 작년 한국 무관의 충격과 악몽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끔찍한 순간이었습니다. 설마 백령배에서 중중 결승이 나오다니...헐...

김성룡 해설은, 커제 선수가 어리고 세계기전에서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않아 국내팬들에게 생소하게 보일지 몰라도, 갑조리그 연승과 중국 랭킹, 그리고 바둑 내용 등에서 이미 최정상급 기사로 봐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한참 전성기인 나이의 박정환 선수가 4살이나 어린 선수들에게 패배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참고로 김지석 선수가 89년생, 박정환 선수가 93년생, 판팅위, 커제 선수가 97년생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패배의 충격은 꽤 갈 것 같다, 최소 한달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7]
백령배가 치뤄지고 일주일 후, 한중천원전이 열렸습니다. 한중천원전은 한국 천원전과 중국 천원전의 우승자가 모여 3번기를 치루는 대결입니다. 중국 천원전은 도전기 형식으로 치뤄져 한 선수가 장기독재를 이루는데, 제가 알기로 중국 천원전 우승자가 딱 4명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창호 시대의 라이벌이었던 창하오 선수, 딱 한번 우승한 황이중 선수, 구리 선수, 천야오예 선수. 천야오예 선수가 중국에서 구리 시대를 끝낸 것으로 유명한 기전도 이 천원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작년 천원전은 천야오예 선수가 박영훈 선수에게 승리하며 한중천원전 3연패를 이루었습니다.

참고로 이번으로 18회를 맞이하는 한중천원전은, 1회부터 4회까지 이창호 선수가 창하오 선수를 두들겨 패던(?) 기록이 있더군요.

여튼, 아직 백령배에서 커제 선수에게 완패한 내상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맞이하는 한중천원전...상당히 걱정되었습니다.
다만 최근 천야오예 선수도 부진했기에, 잘하면 박정환 선수의 반등의 기회로도 삼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1국은 반면 승부가 되면서 백인 박정환 선수의 압승으로 끝납니다. 생각 외의 선전에, 박정환 선수가 생각보다 멘탈이 좋구나 싶었습니다.

이어서 2국. 2국은 박정환 선수가 좋았던 흐름이, 다소 의문의 끝내기로 중요한 선수 끝내기를 전부 가져간 천야오예 선수의 역전 흐름으로 갑니다. 게다가 반상은 거의 다 채워져 더이상 둘만한 곳이 없던 상황, 이 상황에서 박정환 선수가 묘수를 들고 나옵니다.



백 대마의 사활을 추궁하는 치중! 이 치중으로 비록 대마가 잡히는건 아니지만, 집으로 꽤 득을 보아 해볼곳이 없는 국면에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미세한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결국은 흑 박정환 선수의 기적적인 반집 역전승. 박정환 선수가 2:0으로 천야오예 선수에게 깔끔하게 승리하면서 한중천원전을 우승합니다.

이로써 박정환 vs 천야오예 의 상대전적인 9:8 천야오예 선수 우세에서 10:9 박정환 선수의 우세로 돌아섰습니다. 올해 상대전적만 보면 4승 1패로, 천야오예 선수를 한국 기사들이 무서워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대신 판팅위, 미위팅, 커제 등 더 어린 선수들이 무서워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건 함정입니다(...)

[8]

세계기전에서 박정환 선수가 선전하고 있습니다만, 국내기전은 사정이 다릅니다. 사실, 바이링배 진입하기 전에 박정환 선수는 국내기전에서 급작스런 광탈을 겪고 있어 바이링배에서도 살짝 걱정하긴 했습니다. 세계기전 성적이 워낙 좋아서, 국내기전은 신예들에게 넘겨주고 세계기전에 집중할 수 있어 개이득이라는 합리화 아닌 합리화도 있었구요.

박카스배 천원전 16강전에서 나현 선수에게 광탈, 사실 한중천원전 시작 전에 박정환 선수는 내년 한중천원전에서 볼 수 없게 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물가정보배 8강전에서 무려 이창호 선수에게 패배하며 탈락합니다. 이때 제가 밥먹으면서 중계를 봤는데, 저는 삼성화재배 32강 스웨 vs 이창호 대국과 응씨배 4강전 이창호 vs 박정환 4강전이 떠올라 이창호 선수의 승리를 전혀 생각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처음 시작부터 불리했는데, 이창호 선수가 두터움은 있으나 실리가 크게 부족해 박정환 선수의 대마를 적당히 추궁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집부족으로 끝나는 형국, 다소 엉성한 포위망이지만 이창호 선수는 박정환 선수의 대마를 잡거나, 혹은 큰 이득을 보는 수 밖에 없어보였습니다. 이창호 선수가 박정환 선수의 대마를 잡는다...그 반대를 생각하기가 훨씬 쉬웠죠. 이창호 선수의 팬으로서 차마 볼 수 없어 티비를 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결과를 확인하니 이창호 선수의 불계승. 헐 대박...클래스는 영원하다는걸 보여주었습니다. 최전방 승부사로 벗어나 40대 불혹에 접어들고 있는데, 93년생 한국랭킹 1위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다니. 이걸 놓친 제 판단이 너무 아쉬웠고, 참 기쁘더군요. 최근 이창호 선수가 바둑 내용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국내기전에서 의외로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혹시나 이번 물가정보배에서 한번...? 이라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가정보배 4강전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대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김지석, 이세돌, 최철한 등 기존의 강자는 박정환 선수보다도 일찍 탈락한 가운데,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선수를 잡고 온 한국 랭킹 25위의 이창호 선수를 비롯해서, 박정환 선수 또래인 한국 랭킹 12위 나현 선수, 최근 기세가 좋은 한국 랭킹 8위 김승재 선수, 그리고 넷마블 선수리그 출신으로 대학에 입학한 후 늦깍이 나이에 입단한 언랭커(?) 초단 박창명 선수.

준결승전에서도 기적이 터집니다. 박창명 선수가 김승재 선수를 상대로 다진 바둑을 후반 흔들기로 대역전을 시키며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박창명 선수는 입단한지 8개월만에 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합니다. 그야말로 돌풍 그 자체였죠. 이에 따라 충분히 기재가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현 입단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구요.

한편, 나현 선수가 이창호 선수에게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박창명 선수의 기적을 보며 '혹시 이창호 선수도...?' 하면서 설레발을 잠깐 쳤는데, 역시 설레발은 설레발일 뿐이었네요. ㅠㅠ

물가정보배 결승전은 꽤 허무하게 나현 선수가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하며 2:0으로 깔끔하게 우승합니다. 나현 선수는 박정환 선수보다 2살 어린 또래 선수인데, 박정환 선수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모습이 많지만, 그래도 이번 물가정보배 우승을 계기로 포텐이 터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나현 선수는 이창호-박영훈 계보를 잇는 신산라인으로, 박영훈 선수의 별명인 '소신산'을 이어받은 선수입니다.

아 참, 박창명 선수의 돌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삼성화재배 예선전에서 커제 선수를 광탈시킨 것이 이 박창명 선수입니다. 커제 선수는 이후 방송에서 자기 대국을 해설하는데, 처음 듣는 선수에게 졌다며 울먹였다고 하더군요.

박정환 선수의 국내기전 광탈 이야기를 하다가 물가정보배 이야기로 샜는데, 박정환 선수의 국내기전 광탈은 끝이 아닙니다. 렛츠런 파크배 32강전에서 김형우 선수에게 패배해 탈락했습니다. 전 김형우 선수 이름을 처음 듣네요. 바둑리그는 거의 안 봐서인지...;;

[9]
9월 28일, Milly 몽백합 세기의 대결, 이세돌 vs 구리 10번기 8국이 중국 충칭에서 펼쳐졌습니다. 중국 충칭은 구리 선수의 고향이기도 한데, 고향에서 10번기 패배의 종지부가 찍힐 수 있다는 상황은 구리에게 있어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이 대국이 무산될 뻔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6국 패배 후, 중국 내에서 '구리 선수가 질때 지더라도 고향인 충칭에게 패배하는건 어떻게든 피해야하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고, 8국을 후원하기로 한 스폰서가 '만약 7국을 패배한다면 위약금을 내서라도 우리는 8국 스폰을 철회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으며 결국 7국 패배 후 이 회사는 스폰을 철회해 8국이 무산될 뻔 했습니다. 10번기 상금은 몽백합에서 후원하지만, 각 국의 장소 및 진행은 각각 다른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결국 부랴부랴 다른 스폰서를 구해 결국 8국이 성립됐지만, 이세돌 선수는 8국이 하는지 마는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계속 기다리려니 짜증이 났다고 합니다.

이번 대국은 구리 선수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서인지, 여태껏 10번기 중 가장 적은 중국 기자들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초상집이 될 수 있는데다, 이제 10번기 승리따윈 없고 잘해야 무승부이니 괜히 판을 키우지 말자는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제 생각엔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동안 구리 선수에게 너무 부담이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10]
10번기는 제한시간 4시간으로 현대바둑에선 매우 긴 장고바둑에 속하고, 바둑방송에서는 드물게 1진행+2해설 체제라 중간중간에 바둑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많이 들을 수가 있어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별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8국 이야기 전에, 10번기 중에 해설들의 입을 통해 나왔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10번기에 대한 이세돌 선수의 자신감입니다. 5국이었나 6국이 끝나고, 김성룡 해설이 10번기 이길 자신 있냐고 물었더니 '100% 이길 자신 있다' 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10번기 이후에 만약 커제나 스웨 등 다른 중국 기사와 10번기를 한다면 이길 자신 있냐' 고 물었더니, '당연히 내가 이긴다' 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10번기에 대한 부담감은 정말 상상하기 어렵다, 내가 처음 10번기를 하겠다고 수락한 때와 지금과는 부담감이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10번기는 경험이 중요하다. 대신, 지금보다 판을 더 키우는 것이 전제조건'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걸 듣고 이세돌 선수는 진짜 차원이 다른 승부사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마치 마작만화 '투패전설 아카기' 아카기를 보는 듯 하더군요.

중간에 바둑의 스포츠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바둑 해설에서 처음으로 '선수'라는 용어를 사용한것은 김성룡 해설이었는데, 조훈현 선수가 이를 듣자마자 김성룡 해설을 불러 크게 야단쳤다고 합니다. 개념이 없다는 둥...지금은 그 조훈현 선수가 해설할 때 '선수'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지요...^^;;

또한 바둑의 스포츠화에 가장 앞장섰던 중국의 문화를 이야기합니다. 중국은 국내경쟁이 워낙 심해서, 10~20위권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바둑공부에 손을 놓은 선수가 있다고 합니다. TOP 10의 선수들이나 이미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예들을 볼때, 자신은 기재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더 공부해서 정점에 이를 자신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래서 공식적인 제도로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전에 참가하지않아 사실상 은퇴수순을 밟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합니다. 대신 중국은 대학 입학시 프로기사인 경우 상당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중국 기원은 한국 기원과 다르게 이렇게 은퇴를 한 프로기사들이 직원이 된다고 합니다. 이는 바둑이 스포츠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전성기가 지나 더이상 성적을 낼 수 없는 스포츠 선수가 은퇴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하죠.

은퇴라는 개념이 없는 일본은, 바둑이 문화예술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화예술의 장인은 죽을때까지 정진하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이죠. 한국도 일본이 바둑을 선도할 때 바둑이 보급되어 이러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나, 최근에는 바둑을 스포츠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보이고 중국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 바둑도 점점 은퇴라는 개념이 생길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그 시발점이 승부사로서 가망이 없어지면 은퇴하고 해외에서 바둑 보급에 전념하겠다는 이세돌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면서, 중국에서 이창호 선수가 은퇴하지 않을 것을 너무 아쉬워한다고 하더군요. 이창호 선수를 바둑의 신으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은데, 전성기가 지나 자꾸 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창호 선수를 바둑의 신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구요. 이것도 전설적인 선수로 끝냈으면 하는, 스포츠로 바둑을 바라보는 중국과, 아직은 그런 개념이 생소한 한국의 관념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김성룡 해설은 말합니다. 물론 전설일때 승부사의 길을 접지 않았던 이창호 선수의 행보가 아쉬울 때가 없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노장이 되어서도 투혼을 불사르는 이창호 선수의 근성에 더욱 박수를 치고 싶네요. 얼마전에 저의 걱정과는 정 반대로, 박정환 선수에게 승리하기도 했구요.

어쩌면 이창호 선수는 '바둑이 문화예술로 취급되던 바둑르네상스를 이끈 예술인'이라고 한다면, 이세돌 선수는 '바둑이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준 희대의 승부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한시간이 많은데도 상대보다 빠른 수읽기를 통해 빠른 착수를 해서, 시간적으로 상대를 압박한다는 '시간공격' 이라는 개념을 프로바둑에 처음 등장시킨 것도 이세돌 선수였구요.

그 외에는, 박정환 선수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박정환 선수는 직업도 바둑, 취미도 바둑, 특기도 바둑이라면서, 세계기전으로 중국에 가게되면 택시에서도 사활집을 본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정환 선수의 주 스트레스 해소법은 타이젬에서 인터넷 바둑을 두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 최고의 기사가, 인터넷 바둑을 통해 중국 프로 선수와 너무 잦은 대국을 두어 그들에게 심리적으로 박정환 선수와 대결하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두렵지 않게 만드는 것은 전략적으로 보았을때 좋지 않은 것 같다고 김성룡 해설은 이야기합니다. 아울러 박정환 선수가 가끔은 차라리 놀거나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좋겠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관계자 입장도 아니고, 수가 짧아 뭐가 맞다고 이야기하기가 어렵더군요...;;

[11]
잡설이 길었는데, 본문으로 돌아오면 이세돌 vs 구리 8국은 10번기 중 가장 명국이라고 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초반은 서로 실수가 나오지 않았고, 계속해서 정수로만 일관된 수가 나왔습니다. 특히 구리 선수의 포석을 본 해설들은 '여태껏 나온 10번기 중 가장 구리다운 호방한 바둑'이라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상변 흑의 두터움이 돋보였던 초반 포석과는 달리, 백은 우상귀까지 파먹으며 4귀생+좌상 중앙 백이 머리를 내밀어 적절하게 흑 상변 두터움을 견제하여 실리로 크게 앞서가는 형국이 됩니다.


결국 백의 2선 비행에 순순히 받아주면 무난히 질 것이라는 판단이 든 구리 선수가, 끊어가며 승부수를 던집니다.
하변 전투에서 이 바둑이 끝이 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이 전투는 처음부터 구리 선수에게 불리한 전투였습니다. 우하귀 석점을 던지고 시작하는 전투였기에, 우하귀 백을 크게 잡지 않는 이상을 득을 보기가 어려운 전투였습니다. 비록 하변을 탈환했지만 좌하귀 백이 생존, 우하귀가 백에 크게 들어가서 여전히 백의 큰 우세로 이어집니다.


구리 선수 두번째 승부수. 상변 백 대마를 공격해서 득을 보겠다는 수입니다. 배를 째면 대마를 잡아 그 배를 째주겠다는 수이기도 하구요. 물론 대마가 자체적으로 탄력도 있고, 하중앙과 좌중앙 등 퇴로도 많아 잡힐 돌은 아닙니다.



그냥 쭉쭉 밀어가도 충분한다고 생각한 이세돌 선수는 그냥 쭉쭉 밀어갑니다.


구리 선수 세번쨰 승부수. 위로 끊으면 백이 걸린 것 같다고 합니다. 좀 굴욕적이고 당하는 것 같지만, 밑으로 받아야한다고 하는 해설들.
그러나 이세돌 선수는 당연하다는 듯 위로 받습니다. 김성룡 해설은 눈을 의심하며 '이건 100% 백이 걸린 것 아닙니까? 수 난 것 같은데요?'라고 합니다.


이제 문제는 매우 간명해졌습니다. 포위당한 흑이 사느냐, 죽느냐?
자체적으로 살기는 어렵지만, 하변 백을 끊어 수상전으로 가 패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포풍 검토가 이어집니다. 김성룡 해설이 '혹시 여기 두면 어떻게 되나요? 하면서 1선 미는 수를 제안합니다.
'제발 묘수라고 해주세요' 라는 말에 박정상 해설은 '아니 제가 보기엔 묘수 아닌 거 같아서...'라고 대웅합니다.
아마 타이젬 해설이나 박정상 해설이나 모두 내려뻗고 1선 미는 수가 아닌, 바로 젖혀서 1수 늘어진 패 모양으로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양쪽 모두 자체 패가 워낙 많아 패를 좀 세어봐야하지않냐는 식으로 보고 있었죠.



하지만 이세돌 선수의 묘수! 1선 더밀기!
만약 흑이 이으면, 백이 그냥 우하귀 한점 이어서 흑 대마 몰살.
만약 흑이 우하귀 학점을 잡으면, 백이 단수로 차단해서 우하귀 흑 아주 조그맣게 살려주고 나머지 대마 몰살.
맛보기로 패도 없이 깔끔하게 잡습니다. 이렇게되면 이미 반면 으로도 백이 앞서서, 덤까지 하면 10집 이상 남겨있는 모양새.
10번기의 무게추는 확실하게 기울었습니다. 이 순간 정말 몸이 부르르 떨리더군요. 이 역사적 순간을 보았다는 생각에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후 수가 더 전개되었는데, 이세돌 선수가 끝내기를 좀 괴랄하게(?) 하면서 집으로 추격을 엄청 많이 당합니다. 결국 계가까지 이르러 백의 두집반 승리. 구리 선수의 맹추격에 이세돌 선수가 당황했다는 말도 있고, 10번기의 마지막이니 예우 차원에서 계가를 맞춰줬다는 음모론까지 돌지만 여하튼 이세돌 선수가 2집 반 승리했습니다.

이렇게, 이세돌 선수가 6:2로 구리 선수의 고향 충칭에서 10번기의 막을 내렸습니다. 처음 예상과는 다른 압도적 스코어로 6:2 승리. 이세돌 선수는 한화 약 9억에 달하는 상금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이세돌 선수는 인터뷰에서 '정말 다른 좋은 표현 많은데, 기쁘다는 말 밖에는 마땅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아주 기쁘다. 이 자리를 빛내준 상대인 구리 선수와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몽백합 니장건 회장에게 감사하다' 는 말을 전했습니다.

[12]
이세돌 선수 10번기 소감 인터뷰 기사를 남깁니다.


인상적인 부분만 발췌하자면,

[10번기를 끝내고 뒤를 돌아본다면?]
10번기가 출발할 때 나는 삼성화재배, 구리는 몽백합배에서 실패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안 좋은 상황에서 두어졌지만, 이제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 지금은 10번기를 제대로 평가할 수없다. 구리는 어쨌든 졌으니 지금은 아프지만 저력이 있는 기사이므로 그래도 빠른 시간 내에 올라설 수 있다고 본다. 구리나 나나 앞으로 더 다 잘해야 지난 10번기가 의미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10번기를 치를 수 있을까?]
스폰서가 일단 나타나야 할 문제지만, 당장은 일어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상대가 없다. 10번기라는 것은 단순히 일인자라고 해서 두어지는 게 아니질 않은가. 용호상박할 수 있는 상대가 있고 또 두 사람 간 업적이 엇비슷해야 할 것이다. 최하 세계대회에서 5개는 우승해야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이도 엇비슷해야 하고.

[10번기에 등장한 사람이 중국 일본 사람뿐이었다. 70년만에 10번기를 소화한 첫 한국인이다. 그에 관한 느낌은?]
한국대표기사로서는 굉장한 영광이었다. 니장건 회장과 구리에게 다시 감사한다. 이겼으니까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막상 두어보니 생각보다도 더 힘든 상황이더라. 오청원시대에는 치수를 고치는 등 부담이 더욱 더 할텐데 그분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10번기가 더욱 의미있도록 만들겠다는 이세돌 선수의 포부, 현재 중국 탑급 선수들에게 '저와 10번기 하려면 우승 4번은 더 하고 오셔야...라고 말하는 여유, 그리고 70년만에 10번기를 치룬 한국인이라는 역사적 기록까지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던 인터뷰였습니다.

[13]
그러나 이세돌 선수의 기쁨도 잠시...며칠 전 치뤄진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4강에서, 신예 선수인 이동훈 선수에게 2:0으로 완패를 당하며 탈락했습니다. ㅠㅠ...하지만, 유망주 신예의 선전은 반갑군요. 한국 신예 선수들이 현재 강자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데, 나현선수의 물가정보배 우승, 박창명 선수의 물가정보배 준우승 및 이동훈 선수의 명인전 결승 진출은 작년에 우후죽순 이루어진 중국의 세대교체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서서히 한국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반대쪽 대진은 박영훈 vs 박정환의 4강 대진이었는데, 중반에 이미 박정환 선수가 다 이겨논 바둑을 박영훈 선수의 집요한 끝내기로 반집승을 거둡니다. 역시 소신산...넷마블에서 120~150수 승자 베팅 배당이 박영훈 9.0배, 박정환 1.0배였는데, 박영훈에 베팅한 소액 베팅러들 모두 꿀배당을 먹었지요.

그러나 이어진 2국에서는 박정환 선수가 승리하면서 승부는 1:1, 마지막 3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14]
이번달에는 삼성화재배 16강 및 8강, 그리고 농심배가 개막합니다.
헉, 끝마치려고 했는데 농심배를 빠트렸군요.
농심배 한중일 멤버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 박정환, 강동윤, 안성준, 변상일, 김지석

중국 : 스웨, 퉈자시, 미위팅, 왕시, 렌샤오

일본 : 이야마 유타, 고노 린, 이다 아츠시, 무라카와 다이스케, 이치리키 료

일단 전력평을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농심배 전력은 거의 역대 최강급 전력입니다. 4명 예선선발, 1명은 탈락자 중 후원사 시드로 와일드카드 선발인 농심배 대표선발전 특성상 한국 대표는 꼭 1명씩 구멍이 나오게 되는데...현재 가장 최약전력인 변상일 선수는 LG배 16강도 진출했을 정도로 신인 기대주 중 한명입니다. 최철한 선수가 떨어지긴 했으나, 최철한 선수는 최근 기세가 좋지 않고, 기세 좋은 안성준 선수가 최철한 선수에게 승리해서 올라왔으니 기대해봄직 합니다.

중국은 분명 가장 강력한 전력이긴 하나, 작년에 비하면 꽤 할만한 전력입니다. 작년엔 중국 랭킹 1위를 했었던 탄샤오에 스웨, 천야오예, 판팅위, 저우루이양 등 세계대회 우승자 4명으로 도배한 그야말로 드림팀이었죠. LG배 우승자 퉈자시, 몽백합배 우승자 미위팅은 모르겠지만, 왕시, 렌샤오 선수는 아무래도 세계대회 우승자들에 비하면 포스나 전력으로서는 살짝 떨어진다고 봐야겠습니다.
한편 일본도 최근 전력 중에는 가장 신경써서 나온 편입니다. 일단 명실상부 일본 절대자 이야마 유타 선수가 작년과는 달리 농심배에 나왔고, TV 아시아에서 박정환 선수를 잡아내고 준우승을 차지한 고노 린 선수, 현재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한 무라카와 다이스케 선수, 세계기전인 글로비츠배 신인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자랑 이치리키 료 선수까지, 잘하면 일본이 2승 이상 챙길수도 있겠다 싶은 전력입니다.

[15]
이번에 텀이 너무 길어서인지, 너무 내용이 많았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그래서인지 좀 더 디테일하게 쓸 수 있는 부분도 잊어버리거나 분량상 넘긴 부분도 많습니다. 이제 10번기도 없으니, 조금 텀을 줄여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이세돌 선수의 10번기 승리를 축하합니다~!!

[참고 사이트]
http://ko.wikipedia.org/wiki (위키백과)
http://www.tygem.com/ (타이젬 바둑)
http://baduk.netmable.net/ (넷마블 바둑)
http://www.baduk.or.kr/ (한국기원)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 (바둑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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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상소우총
14/10/05 02:51
수정 아이콘
10번기 마지막 대국은 명국이었죠. 해설도 재밌었고....
던져야 할 바둑을 버텨주면서 2집반 남기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이링배는 아쉽다는 말밖엔....4강보단 8강이 아쉬웠습니다. 4강에서 우리끼리 만날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라라 안티포바
14/10/05 23:52
수정 아이콘
아 저도 그 판타지(?)를 망상해보기도 했습니다만, 너무 설레발인거 같았는데...
솔직히 중-중 결승은 진짜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참사네요. ㅠㅠ
김지석 vs 추쥔 대국이 정말정말 아쉬웠죠. 김지석 선수가 너무 이르게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바람에...
그거만 아니었어도 지금 커제 vs 김지석 결승대진이라 나름 할만했을텐데요. 쩝...
Claude Monet
14/10/05 04:36
수정 아이콘
10번기 구리9단이 좌변에서 눈목자로 뛸 때만 해도 '정말 호방하게 멋진 포석이네'하고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우상변 백이 쉽게 살아가는 수가 있어서 실리 차이가 많이 났더라구요. 해설들도 못봤던 수였는데 이세돌9단은 진작에 보고 있었고.
나중에 후반에 1선 밀어가는 수는 진작에 보고 있어야 흑을 끊을 수 있었다는 얘긴데요, 그걸 보면서 이세돌9단의 엄청난 수읽기에 감탄했습니다.
근데 그걸 그리 잘하는 기사가 끝내기는 왜그렇게 했는지;
라라 안티포바
14/10/05 23:54
수정 아이콘
주변 배석이 조금 다르긴 하나, 화점 입구자 정석 모양이라 귀에 침투하는 맛은 그냥 있는 모양 아니었나요?
Claude Monet
14/10/06 19:25
수정 아이콘
아아 그게 아니고, 우상귀랑 연결되서 살아간 백 4점 말씀드린거에요 흐흐
박정상9단 김성룡9단 모두 연결하는 수를 못 보고있더라구요. 그러다가 이세돌9단이 붙이자 그제서야
아 저게 되면 흑이 실리에서 좀 밀리네요~ 라고 말했었죠
세계구조
14/10/05 09:52
수정 아이콘
김성룡 해설은 말이 많아서 좋아요
찌질한대인배
14/10/05 10:24
수정 아이콘
수읽기는 아쉽지만 김성룡해설 좋죠 크크
양건프로나 최명훈프로, 윤현석프로 목소리 들으면 진짜 바둑이 재밌지 않으면 잠와요 ㅠㅠ

이번 백령배는 너무너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다른 세계대회에서 한국이 선전하고 있으니 기대는 해볼랍니다.

10번기는 정말 내내 재밌게 봤는데 마지막 묘수를 생방으로 못 본게 정말 아쉽네요 큭....
애플보요
14/10/05 18:11
수정 아이콘
좋은 정리 잘보았습니다.
14/10/05 18:21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정말 과거에 10번기를 밥먹듯이 (까지는 아니지만 꽤 자주) 하던 기사들이 새삼 대단해 보이네요 뭐 그 시절에 바둑은 그야말로 지금과는 다른 위상이었으니 또 다른 이야기일거라 생각합니다만...
이퀄라이져
14/10/05 19:25
수정 아이콘
최하 세계대회 5개를 우승해야 한다니....
이래저래 매력 터지는 남자 이세돌입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0/05 23:54
수정 아이콘
사실 뭐 이세돌 선수는 세계대회 17회 우승이니 많이 봐준(?) 셈이죠.
풍림화산특
14/10/05 19:33
수정 아이콘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글 퀄리티에 비해 뭔가 댓글수나 화제성(?)은 부족하다고 보이는데
괜한걱정이지만 행여나 라라님이 상심하지않기를 바랍니다
피지알에서 제가 따로 스크랩하는 몇안되는 글이거든요
다시한번 좋은글감사합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0/05 23:55
수정 아이콘
상심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
아무래도 주제가 특정 취미다보니, 보편적이진 않지요~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도들도들
14/10/05 21:06
수정 아이콘
소중한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
14/10/05 21:37
수정 아이콘
10번기 막판에 김성룡해설 1선 미는 수는 진짜 뒷걸음치다 얻어걸린 크크크크
라라 안티포바
14/10/05 23:56
수정 아이콘
박정상 해설 반응에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터지더군요.
김성룡 해설의 매력 중 하나가, 자신이 검토하는 과정을 그냥 생각으로 하는게 아니라
말하면서, 착수하면서 계속 보여주는게 좋더라구요.
14/10/06 00:59
수정 아이콘
이리둬보고 저리둬보고 하는맛이있지요^^ 너무 단언하시는바람에 가끔실수하시지만 나름 맛이있는 해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전 박정상해설이 귀가 더 가더라구요. 이세돌선수 수읽기를 쫓아가는걸 보면 더 빛을 발할수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아마추어 입장에서 사활과 수순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설명해주는것이 굉장한 장점인 해설이라고 생각되더라구요
쿨 그레이
14/10/06 11:42
수정 아이콘
10기전의 사활묘수는 정말 모골이 송연하네요. 문자 그대로 현현기경 같은 사활책에서나 보던 수인데. 공명파올돌골세(孔明破兀突骨勢)라는 이름이 붙어도 아깝지 않겠습니다.

중국에 이어서 한국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걸 보면 과거의 '초인이 나타나 세계를 호령하는 세상'에서 다대다 각양각색의 실력자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싸우는 군웅할거지세로 가는 것 같네요.
14/10/06 23:37
수정 아이콘
너무 오랜만에 올리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십번기 끝났으니 이세돌 선수는 이제 세계제패를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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