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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28 22:31:24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1차 대전사(9)- 마른강 전투 그리고 기적
(1) 우리는 상대의 옆구리를 칩니다.

[미첼-조지프 모누리 장군, 1차 마른강 전투 당시 프랑스 6군 사령관, 그가 가진 병력은 9개 보병 사단과 2개 기병사단,
이 반격 작전에서 영국군과 데스프레이의 5군이 모루라면 독일군 측면을 찌르는 망치의 역할을 맡았어야 했습니다.]


갈리아니 파리 군정사령관이 조프르에게 입안했던 반격작전 때문에 그가 통제했던 모누리의 프랑스 6군은 1914년 9월에
들어서 모든 지휘권이 조프르 참모총장으로 옮겨 갔습니다.



전에 언급했듯 독일군 1개 군단을 제외하면 독일군 서쪽 맨 끝을 맡고 있었던 독일 1군은 영국군을 쫓아 계속 남동쪽으로 진격했기 때문에
모누리의 6군이 있는 파리는 독일군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모누리의 6군이 자신을 견재하는 독일 1개 군단을 격파한다면
독일 1군 배후로 치고 들올 수 있었습니다.

이상황은 누가 봐도 프랑스군 아니 연합군에게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야전군 수로 따져도 마른강 유역의 독일군은 3개 야전군
연합군은 4개 야전군. 그리고 독일 1군은 연합군쪽으로 돌출해 있었기 때문에 모누리의 6군이 배후만 잘 쳐준다면 독일군 1개 야전군을
포위 섬멸하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뜻대로 된다면 말이죠.

아무튼 위기를 타파와 더불어 연합군은 완전히 독일군에게 복수할 절호의 기회에 있었고 이걸 눈치 챈 갈리아니 그리고 조프르는
이 즈음에 반격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지휘권 이양은 이런 공격의 전초단계였습니다.

9월 5일 프랑스군의 전면 공격으로 연합군의 대반격 작전이 시작됩니다. 프랑스 6군 15만 대군은 Meaux 북서부에 자리잡고
공격을 시작합니다. 한편 이를 상대한 독일군는 제 4 예비군단이었는데 다른 독일군에 비해 뛰어난 점은 없는 그냥 예비군 부대
였습니다.


[전투 직전의 프랑스 군인들... 아 바지 눈에 너무 띄네요.]

모누리 뿐만 아니라 모루리의 망치에 비해 방패 역할을 해야 했던 영국군 역시 클루크를 붙잡기 위해 공세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독일군 1군 사령관 클루크의 대응은 발 빨랐습니다. 프랑스 군의 공격 단계 부분에서 프랑스 기병의 움직을 포착한
정찰병의 정보에 6군이 움직인다는 파악한 클루크는 그 다음날 새벽 3시 프랑스의 공격 소식을 들은 클루크는 자신의 모든
군단을 모누리의 프랑스 6군쪽으로 돌려 버립니다. 모누리를 최대 위협을 판단하고 빠르게 정리하고 다음에 영국군을 상대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덕에 독일군의 최대 불안인 1군과 2군 사이의 간격은 다시 벌어졌고
연합군 항공 정찰 부대는 이를 포착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다른 야전군인 5군은 독일 2군에 대한 총공세를 시작했고 포슈의 프랑스 9군(그전까지 포슈 분견대)는 독일 3군을
상대해야 했습니다. 한편 프랑스 1,2,3,4군은 독일군 5,6,7군의 공세를 역으로 막아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2) 프랑스 6군의 재난과 파리의 택시 기사
공세 초반에 프랑스 6군은 소수에 2선 부대인 독일 4 예비군단을 확실히 10km 밖으로 밀어 냈습니다.
하지만 클루크의 독일 1군의 경이로운 행군 속도 덕에 이동 그 당일 부터 독일군은 프랑스군을 두들기기 시작했고 프랑스의 공세는
하루만에 쫑나게 됩니다. 그리고 마른 강 전투 내내 신명나게 두들겨 맞게 되죠.

상황은 묘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모누리가 망치, 영국군과 프랑스 5군이 모루 역할을 맡아야 했지만 클루크의 판단 덕에 독일군은
오른쪽 측면 대신, 1군과 2군 사이의 간격이라는 새로운 취약점을 만들어 냈고 이걸 영국군이든 프랑스 5군이든 노려야 했습니다.
모누리의 프랑스 6군이라는 모루가 가루가 되기전에 말이죠. 한마디로 작전 하루만에 역할에 서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덕에 판단을 재대로 못했던 영국군은 모루 역할을 계속하느리라 결정적인 며칠을 날려 버리고 독일군이 영국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날려 버린 다리만 고치고 있었습니다. 한편 영국군과 같이 이 취약점을 노릴 수 있는 데스페레이의 프랑스 5군 역시 뵐로브에게
막혀 진격이 어려웠습니다.

이 결정은 모누리를 막을 수 있었지만 독일 1군과 2군의 틈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집니다.
하지만 연합군은 이 독일군의 약점을 빨리 살릴 수 없었습니다. 이 틈을 활용할 수 있는 부대는 영국군과 프랑스 5군이었는데
영국군은 마른강 강가에서 아주 느리게 이동하고 있고 데스페레이 장군은 프랑스 5군은 뵐로브의 독일 2군에게 철저히 막혀
버렸습니다.


[강가에서 조준 사격 준비를 하는 스코틀랜드 병사들, 아주 천금 같은 기회를 독일군이 파괴해버린 다리 보수로 날려 버린
영국군 때문에 모누리는 지옥을 맛보았습니다.]


7일 프랑스 63 예비 사단이 독일군의 반격에 박살나게 되고 45 예비사단 마저 전멸 직전에 몰리게 됩니다. 이 때 한 포병 장교의
훌륭한 지휘로 전멸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로베르 니벨. 훗날 1차 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인물입니다.


[로베르 니벨- 포슈, 조프르와 같은 에콜 폴리테크니크로 비 생시르 사관학교 군인이자 포병 병과 출신. 그의 명성은 대부분
포병 혁신에서 시작했고 이를 공세에 전면 활용하면서 계속 승진했습니다. 유명한 탄막사격도 그가 고안했죠.
문제는 은하영웅전설에 비견하면 홀랜드 제독 같은 인물이라 거]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프랑스를 구한 건 파리 민정 사령관 갈리아니 장군과 파리의 택시 기사들이었습니다. 급히 증원온
제 7보병사단 병력들을 태울 수단이 없자 갈리아니 장군은 급히 운송수단을 찾아고 그래서 나선게 바로 그 택시 기사들이었습니다.
거의 수백의 택시들이 병사들을 실고 6일부터 병사들을 실어 날랐고 7일에만 6천명을 실어 나르면서 프랑스 6군의 전면
붕괴를 막아 버렸습니다.


[마른의 택시, 물론 지금은 재평가되여 프랑스의 택시가 아닌 주운송수단은 기차라고 말하는 역사가도 있죠. 그런면에서 조프르의 무모한
명령에도 결국 생캉탱-기지 전투에서 선전하고 이 철도를 지킨 후 잘린 전임 5군 사령관 랑레자크가 프랑스를 구한 걸지도...]


한편 독일 1,2군간의 틈을 찌르면서 독일 2군을 상대해야 했던 프랑스 5군과 마찬가지로 독일 2군과 3군을 동시 상대해야 했던 프랑스
9군은 독일 2군에 맹공격을 가했지만 뵐로브는 이를 미친듯이 막아대기 시작했습니다. 데스프레이나 포슈 모두 한 공격하는 맹장들이었
지만 말이죠.


[칼 폰 뵐로브, 독일 2군 사령관]

조기에 2군을 박살내야 했던 프랑스의 의도는 9일까지 결국 뵐로브를 뚫지못하면서 좌절되어 버렸고 뒤늦게 도착한 하우젠의 독일 3군
을 포슈의 프랑스9군이 상대해야 함으로써 프랑스 5군 역시 뵐로브의 2군을 단독으로 상대해야 했습니다.


(3) 마른강의 기적
전투 개시 3일째가 되는 8일, 전황을 대략 설명하면 이렇게 됩니다. 가장 서쪽의 독일 1군 vs 프랑스 6군- 말그대로 곧 붕괴될 상황을
겨우겨우 막고는 있지만 붕괴는 시간 문제, 이미 파리로 퇴각 중. 중앙의 영국군- 뭘하는지 모르겠음. 중앙의 독일 2군 vs 프랑스 5군
- 프랑스 군은 사령관 데스페레이의 독전에 불구하고 이미 전의 상실. 후퇴는 이미 확실한 상황. 그리고 동쪽의 독일 3군 vs 프랑스 9군
사실상 초기 포슈의 공세는 하우젠의 역공에 재대로 기세를 잃고  포슈를 까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두 대사를 남기며
처절한 방어전만 하고 있었습니다.


[명언 제조기 포슈. 이 기간동안 그는 두가지 명언을 남깁니다.
1. 나의 중앙은 붕괴했다. 나의 우익은 후퇴 중이다. 상황은 최고다. 나는 공격할 것이다.
2. 공격하라. 무슨 일이 있던지! 독일군은 한계에 이르렀다. ... 승리는 상대 보다 오래 견디는 쪽이 차지하는 것!]


그럼 많은 분들은 의아해 할 겁니다. 1차 마른강전투에서 연합군이 이겼잖아. 전쟁의 전환점이잖아. 이 상황에서 어떻게 이긴거야?

사실 이 전투를 언급하며 많은 사람이 마른강의 기적이라고 평하는 일이 이제부터 일어 납니다.

일단 이 반전의 요소 세가지를 설명하면
1. 독일의 참모총장 몰트케는 이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심적으로 무너졌다.
2. 영국군은 멀쩡했다.
3. 마지막으로 몰트케의 막료로 유능하지만 소심한 중령 한명이 있었다.

9일에 드디어 영국군이 전선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1군과 2군 사에 병력을 슬쩍 넣어 봅니다. 사실 확실히 준비된
공세가 아니라 그냥 정찰 겸 탐색전에 불과했지만 이걸 당시 몰트케의 막료로써 전선에 나가 있었던 헨쉬 중령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몰트케에게 영국군의 공세가 임박했다라고 보고를 올립니다.
하나 실제 헨쉬의 말이 사실이었다고 해도 독일군은 이 공세를 막을 수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미 프랑스 5군과 6군의 패배가
거의 확정된 상태에서 서둘려 병력을 영국쪽으로 돌리면 될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심적으로 붕괴되어 약에 의존하고 있었던 몰트케는 이런 판단을 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즉각 독일 1,2군을 북쪽 엔강으로 후퇴 시켜 버렸고 12일 어이 없게 독일군은 완승할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포기 해버립니다.
이 덕에 전쟁은 1914년이 아닌 1918년 연말에 끝나게 된 것이죠.

1차 마른 강 전투는 포슈의 말을 일견 증명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패했다고 생각할 때까지 패한게 아니다.]
몰트케는 이겼다고 생각해야 할 즈음에 졌다고 생각함으로써 결국 전쟁 조기 종결을 망쳐 버렸습니다.

하지만 1차 마른 강 전투는 이젠 전쟁이 길어 졌다 정도만 결정지은 전투이지 훗날 진행된 3년간의 전투 방향을 결정한
전투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전쟁 양상은 1914년 남은 4달간 이루어질 전투에서 결정되게 됩니다.



[1914년 1차 마른강과 다른 1918년 2차 마른강 전투, 4년간 전쟁으로 이리도 많이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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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나
14/09/28 23:15
수정 아이콘
제1차 세계대전은 영웅 vs 영웅이 아니라 멍청이 vs 더 멍청이의 싸움 같아요...
그래서 2차보다 더 인기가 없는거 같기도 하고...
바스테트
14/09/29 00:07
수정 아이콘
더불어 2차대전은 히틀러라는 미치광이와 이에 맞서는 정의로운 놈은 아니지만 히틀러에 비하면 정의로운 처칠이라던가
히틀러에 버금가는 스탈린이라던가 인류역사상 가장 정신나간인물들(주로 추측국놈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많았죠(..)
애패는 엄마
14/09/29 03:35
수정 아이콘
글 잘봤습니다. 국제정치로만 1차대전 원인 이야기만 봐서 참 멍청한 시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투도 못지 않았군요!
감모여재
14/09/29 09:47
수정 아이콘
음.. 헨츄 혹은 헨쉬 중령은 당시 1군과 2군 사이 간격이 벌어진 걸 우려해서 그 지역으로 병력이 투입된다면 퇴각해야 한다고 얘기한것이고, 실제로 영국군 병력을 발견하고 먼저 퇴각한게 독일 제2군 아니었나요..? 헷갈리네요.
요정 칼괴기
14/09/29 10:24
수정 아이콘
생략했는데 헨슈의 보고에 몰트케는 헨슈에게 다시 퇴각이 어떻겠냐고 물어 본 후 뵐로브에게 퇴각에 대한 의향을 묻고 결국 최종적으로
2군을 물린 거죠. 1군 역시 2군이 후퇴하니 포위 당하니까 덩달아 후퇴 한 거구요.
14/09/29 09:4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그림 비교가 인상적이네요.

특히 말이 탱크로 변신한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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