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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25 07:46:09
Name Dj KOZE
Subject [일반] 왜 오늘날 혁명이 불가능한가에 대하여
재독 사회학자 한병철 교수가  쥐트도이체 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한교수의 모둔 관점에 대해 동의를 하지는 않지만, 자본주의가 공산주의까지도 상품화시킬수 있다는 관점에서는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보여지네요.
공유경제 또한 신자본주의의 또다른 모습일까요 ?

http://www.sueddeutsche.de/politik/neoliberales-herrschaftssystem-warum-heute-keine-revolution-moeglich-ist-1.2110256

"신자유주의 지배 체제, 왜 오늘날 혁명이 불가능한가에 대하여"

일 년 전 베를린에서 안토니오 네그리와 내가 서로 토론했을 때, 두 가지 서로 다른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네그리는 신자유주의 지배체제라는 „제국“에 대해 범 세계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가능성들에 심취하고 있었다.
그는 공산주의적 혁명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나를 회의주의자 교수로 일컬었다.
네그리는 저항적이고 혁명적인 서로 얽혀있는 대중, 즉 „다중(多衆, 멀티튜드)“을 강조하며 주장하였는데,  
그는 분명 이것으로 이 신자유주의라는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에게는 공산주의적 혁명가가 취하는 이러한 입장이 너무나도 순진해 보였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나는 네그리에게 어째서 오늘날에 혁명이 더이상 가능하지 않은 지 설명하려고 했다.
어째서 신자유주의 지배체제가 그토록 안정적인가?
어째서 이에 맞서는 저항들이 그토록 적은가?  
어째서 이 저항들은 모두 수포로 끝나고 마는가?
어째서 점점 더 커지는 빈부격차에도 불구하고 혁명이 더이상 가능하지 않은가?
이를 설명하려면, 권력과 지배가 오늘날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지배체제를 설치하려는 사람은 저항을 없애야만 한다.
이는 신자유주의 지배체제에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지배체제를 설치하려면,  앉히는 권력(setzende Macht)이 필요하고 이러한 권력은 자주 폭력을 동반한다.
하지만 앉히는 권력은 체제를 내부로 안정화시키는 권력과 동일하지 않다.
마가렛 대쳐가 신자유주의의 선구적 투사로서 노조를 „내부의 적“으로 다루고 폭력적으로 퇴치하였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신 자유주의 아젠다를 관철시키기위한 폭력적인 개입은 체제를 유지하는 그러한 권력은 아니다.

1.체제를 유지하는 권력은 더이상 억압적이지 않고, 유혹적이다.

통제된 산업 사회에서 체제를 유지하던 권력은 억압적이었다.
공장 노동자들은 공장 소유주들에 의해 잔인하게 착취를 당했다.  
그리하여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착취는 저항과 반기로 이어졌다.
여기서는 지배하는 생산 관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혁명이 가능했다.
이 억압적인 체제에서는 억압도 눈에 보이고, 억압을 하는 이들도 눈에 보인다.
저항을 해야 하는 구체적인 상대, 보이는 적이 있다.

신자유주의 지배체제는 전혀 다르게 짜여져 있다.
여기서는 체제를 유지하는 권력이 더이상 억압적이지 않고, 유혹적이다.
이 권력은 통제적인 지배에서 와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구체적인 상대가 없고, 자유를 억누르는 적, 저항해야 할 적이 없다.

신자유주의는 억압받는 노동자로부터,  자영업자 스스로를 만들어 낸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스스로를 착취하는 노동자이다.  누구나 한 몸이지만 주인이면서 동시에 노예다.
계급 투쟁은 자기 스스로와의 내적 싸움으로 변화한다.
오늘날 실패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탓하고 부끄러워한다.
사회가 아닌 스스로를 문제로 여긴다.

굴복된 주체는 자신이 굴복당하고 있다는 점 조차 모르고 있다.

큰 힘을 들여 가며,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규칙과 금기로 옥죄는 통제적 권력은 비효과적이다.
본질적으로 효과가 더 큰 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지배 관계에 종속하게끔 만드는 권력 기술이다.
이 권력 기술이 가진 특별한 효과는 이것이 금지와 박탈을 통해서가 아니라, 선호와 충족을 통해 작용한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 기술은 사람들을 복종시키는 대신에 의존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신자유주의가 가진 이 효과 논리는 감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에는 사람들은 인구 조사에 강렬히 반대하였다.
심지어 학생들도 거리로 몰려 나왔다.

2.상품으로서의 공산주의. 이것이 혁명의 종말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직업, 학력 또는 일터까지의 거리와 같은 필수적 기입 내용들은 거의 우스울 정도로 여겨진다.
국가를 지배층으로 세워 놓고,  국가가 시민들에게서 시민들 의지에 반하여 정보를 빼앗아 간다고 여기던 시대가 있었다.
이러한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갔다.
오늘날 우리는 스스로 자유로이 발가벗어 노출하고 있다.
저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느끼는 자유다.
인구 조사에 저항하던 시대에 비하여 우리는 좀처럼 감시에 저항하지 않는다.

‚앉히는 권력‘과 ‚유지하는 권력‘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제를 유지하는 권력은 오늘날 스마트하고 친근한 형태를 받아 들이고 이를 통해 보이지 않게 되며 잡을 수 없게 된다.
굴복당하는 주체는 여기서 굴복당하고 있다는 점 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굴복당하는 주체는 스스로 자유롭다고 잘못 믿고 있다.
이 지배 기술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저항을 중화시킨다. 자유를 억누르고 공격하는 지배는 안정적이지 않다.
신자유주의 지배가 안정적이고 모든 저항에서 면역되어 있는 까닭은, 그것이 자유를 억누르는 대신 자유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빠르게 저항을 자극하지만,  자유를 이용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아시아 위기 이후 남한 사회는 마비 되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 국제 통화기구가 와서 남한 국민들에게 돈을 꾸어 주었다.
그 댓가로 정부는 저항에 폭력적으로 맞서 가며 신자유주의 아젠다를 관철시켜야만 했다.
이 억압적인 권력이 자주 폭력을 쓰는 앉히는 권력이다.
하지만 앉히는 권력은, 신자유주의 지배에서 심지어 자유라고 자처하는 ‚체제를 유지하는 권력‘과는 다르다.  

나오미 클라인은 남한 또는 그리스의 재정위기와 같은 재난 이후의 사회적 충격 상태가 사회를 폭력적인 방법으로써
근본적으로 다시 프로그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남한에는 좀처럼 저항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우울증과 번 아웃(Burn Out)에 대한 큰 순응과  공감대가 만연되어 있다.
남한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대신 자기 스스로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혁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외부로의 공격심은 자기 공격심 앞에 힘을 잃고 있다.
오늘날 하나의 세계적 저항 혁명의 군중으로 일어설 수 있을 만한, 서로 협조하고, 얽혀 있는 다중(멀티튜드)은 없다.
오히려 홀로 고립되고 개별화된 자영업자라는 고독인(孤獨人,솔리튜드)이 현대의 생산 방식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서로 경쟁 관계에 있었다. 기업 내부에는 반대로 공조가 가능했다.
오늘날에는 개개인이 서로 경쟁한다. 이는 기업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절대적인 경쟁은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지만, 공조와 공공의식을 파괴한다.
지치고, 우울하고 개별화된 개인들로부터는 혁명 대중이 형성될 수 없다.

신자유주의를 마르크스적 이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 내부에는 그 유명한 일터로부터의 ‚소외(Entfremdung)‘ 조차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완전히 소진(Burn Out) 될 때까지 병적 쾌감으로 일에 파 묻힌다.
번아웃 증후군의 첫째 단계이 바로 병적 쾌감이다.  
번 아웃과 혁명은 서로를 배제한다.
따라서 다중(멀티튜드)가 이 기생적인 제국을 무너뜨리고 공산주의 사회를 세울 것이라는 믿음은 오류이다.

나눔의 경제는 삶의 완전한 상업화로 이어진다.

오늘날 공산주의는 어떠한가? 어디서나 나눔(Sharing)과 공동체(Community)를 신봉하고 있다.
나눔 경제가 소유와 점유의 경제를 대신할 것이라고 한다.
„나눔은 돌봄이다“, „나눔은 치유다“ 라는 말은  데이브 에거즈의 소설 „써클(The Circle)에서 써클인들이 내세우는 원칙이다.
써클 회사 본사로 가는 길에 덮여 있는 길바닥에는 „공동체를 찾아 나서라“ 또는 „참여하라“라는 문구들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원래는 ‘돌봄은 죽임이다‘ 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우리 모두를 택시 기사로 만드는 디지털 차량 공유 센터 „Wunder Car“도 이 공동체 아이디어를 가지고 홍보한다.
하지만 제레미 리프킨이 최근 저서 „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나눔 경제가 자본주의의 종말을 유도하여,
세계적인 공동체적 지향의 사회, 다시말해 나눔이 가짐보다 더 가치 있는 그런 사회를 이끌어내리라고 믿는 것은 오류이다.  

리프킨 "한계생산비 제로 시대, 공유경제 급속 진입"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17/2014031702783.html

공유경제, 자본주의 敵? 자본주의的!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54463.html

공유경제의 공포
http://www.huffingtonpost.kr/kyutae-lim/story_b_5538351.html

그 반대로 나눔 경제는 결국 우리 삶을 전체적으로 상업화하게 될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칭송하는 소유로부터 „접근“에로의 전환은 우리를 자본주의로부터 해방시켜 주지 않는다.
돈이 없는 사람은 나눔에로 접근도 할 수 없다.
접근의 시대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돈이 없는 사람들은 배제되어 있는 „수용소“ 에 살고 있다.

모든 개인 주거공간을 호텔로 바꾸어 주는 커뮤니티 시장 에어비엔비(Airbnb)는 손님에 대한  환대 마저도 상업화시킨다.
공동체 또는 협조적 공공선의 이념이 공동체를 전부 자본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목적없이 베푸는 친절함은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

서로 평점을 주고 받는 사회에서는 친절함도 상업화된다.
더 나은 평점을 받기 위해 친절해 진다.
협조적인 경제의 한복판에서도 자본주의의 딱딱한 논리가 팽배한다.
이 아름다운 „나눔“에서 역설적이게 아무도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내놓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시점에 완벽해진다.  

상품으로서의 공산주의. 이것은 혁명이 맞이하는 종말이다.

* SZ 온라인 판 2014년 9월 2일, 한병철 교수 기고
번역: 베를린리포트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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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4/09/25 07:56
수정 아이콘
오늘날에는 누구나 스스로를 착취하는 노동자이다. 누구나 한 몸이지만 주인이면서 동시에 노예다.

이 글에서 가장 아픈 말이네요.
14/09/25 08:21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날 실패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탓하고 부끄러워한다. 사회가 아닌 스스로를 문제로 여긴다. "
이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나부터 이미 그런 것 같고...ㅠㅠㅠ
흰코뿔소
14/09/25 10:37
수정 아이콘
그렇게 교육받죠.
무선마우스
14/09/25 08:24
수정 아이콘
공교롭게 오늘 아침에 이 주제에 대해 생각이 떠올랐는데 관련 글이 올라와 있네요. 완벽한 억압이 아닌 자유롭다고 느끼는데서 사람들은 저항을 멈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자유롭다 믿지만 실제 변하는 것은 없고 - 오히려 퇴보할지도 - 자유라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살뿐이죠
14/09/25 08:48
수정 아이콘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벌써 많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있군요. 차근차근 곱씹으면서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一切唯心造
14/09/25 08:54
수정 아이콘
최상위층은 빈부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혁명에 대한 위험을 생각할텐데
이렇게 간극이 커지는걸 방치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군요
잘 읽었습니다
14/09/25 09:28
수정 아이콘
그래서 지금이 피로사회인건가요?

이 체제를 무너뜨릴 그 무엇은 무엇이 될까요.
14/09/25 12:49
수정 아이콘
체제를 무너뜨릴 사람들이 더 재밌고 세끈해져서 유혹적이게 되는게 첫번째 스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꼼수 같은 시도가 호응이 좋았던거구요.

하지만 한계또한 분명하죠.
1. 매니악하다.
2. 장시간 지속시키기 힘들다.
3. 매체나 기술의 우위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라는 건데..

대부분 약간의 시간과 마는 돈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는게 ㅜㅜ
세계구조
14/09/25 09:49
수정 아이콘
기술의 발전은 개개인에게 더 큰 자유를 느끼게도 하지만 권력의 입장에선 감시와 제재를 더욱 용이하게 하기도 하죠
14/09/25 10:05
수정 아이콘
그래서 더더욱이나, 문화이데올로기의 싸움이 중요하고 그래서 자유주의 이념에 내재된 악의의 씨앗들이 무서운거죠. 그걸 깨기위해 생산성과 이윤에 대한검토로 기존 이데올로기를 부술 이론을 찾는거고...
결국 자유주의와 경쟁이데올로기의 극대화를 통해 신자유주의가 모두에게 자발적인 제한적 자유권에 순응시키는것이라면(본문대로) 그 필요는 결국 어딘가에서 필요했던 이윤극대화, 자본주의 유지였고(위기라고 불렸던 시절로부터의 사회전체에대한 출구전략이었던 신자유주의를통한) 우린 자본주의가 정말로 재생산 되고있는가, 그 재생산의 크기가 충분한가를 밝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오는 위기의 소문, 위기상태의 유지를 바라게 하는 제도들과 싸울 수 있겠죠. 그런데 거기에는 결국 생산관계라는 핵심동력관계가있고... 그건 노동자. 시민 계급 연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너무나 어렵지만 동시에 폭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실천적인 일은 우리가 가진 자유로 대중 문화 이데올로기를 바꿔내야죠. 교육과 문화가 그래서 혁명?의 가장 밑바탕이자 외연이 되는게 아닌가.. 그러니 본문 교수님의 통찰은 이런 문화이데올로기에대해 제한적 자유에 대한 순응상태로도 싸울 수 있다는 점이 없다는 점에서는 회의주의자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실에서 비현실을 이끌어내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게 사회운동임을 생각한다면.
절름발이이리
14/09/25 10:32
수정 아이콘
자유주의에 내재된 악의의 씨앗.. 이라기 보단, 그냥 인간이라면 누구나 악의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거죠. 자유주의자들을 포함해서.
14/09/25 10:35
수정 아이콘
동의하지만 자유주의로 얻을 수 있는 자유의 개념 자체가 그것을 부추기는 역할도 하니까요. 이를테면 판도라의 상자같다고 할까. 그래서 자유주의야말로 순기능 극대화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근본적자유를 규율하는 규범이나 도덕이 극대화 되어야하는데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관점들에서 규범,도덕등은 촌스럽고 무용해졌다고 보는 시각들이 팽배해졌다는 점에서 이미 신자유주의가 승리의 영역에 매우 가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4/09/25 10:36
수정 아이콘
인간의 특정한 악의를 부추기는 측면이 없는 사상이 세상에 존재하긴 합니까?
14/09/25 11:00
수정 아이콘
전통적인 동양철학사상에는 그런것들이 많겠지만 (부분적인 차별은 있어도 전체적으로 포괄적인 것은 적죠) 그런걸 이야기 하고싶었던 것은 아니고. 그걸 받아들이느냐 변혁의 대상 혹은 점진적 변화의 필요로 보느냐의 차이겠죠. 원래 그러니까 불가능, 과 아님. 가능 으로 보는가의 차이요.
절름발이이리
14/09/25 11:03
수정 아이콘
전통적인 동양철학사상이건 종교건 뭐건 그런 건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사상이 태동하고 취사 선택되는거죠. 악의는 (선의와 마찬가지로) 그냥 인간의 본성입니다. 사상에 책임을 물어봐야 아무 것도 안 달라지죠. 이를테면 숭유억불 같은 느낌.
14/09/25 11:31
수정 아이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사상이나 철학이나 종교를 완전히 알지 않는이상 없다고 확신하시는건 근거가 궁금하네요. 구조적으로 사상이나 철학이 필요와 취사선택, 권력의 지배올로기나 대중 교화필요 등으로 '만'등장했다고 보는건 그것도 하나의 시각이고요. 아무것도 안달라졌다고하기엔 그런 사상들이 현실에 엄청난 변화들을가져왔죠. 의미가 없었다면 이미 자유권이란 개념자체가 없었을텐데요. 변화는 이미 역사속에있었고, 신자유주의를 이론적으로 지탱하는 사상들이 현실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어왔죠.
절름발이이리
14/09/25 12:02
수정 아이콘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죠.'악'이란 것 자체가 인간이 커먼센스에 기반해 자의적으로 만든 개념인데, 그 커먼센스란 게 시대와 장소에 따라 바뀌는 이상, 반대로 어떤 사상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악과 개인의 악의을 절대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독교의 그것처럼 악이란 용어 자체를 아예 고정해 놓을게 아니라면 말입니다(그 집단 내에서만 유효하겠지만요). 이를테면 nickyo님이 말하는 자유주의의 악의란 것도 사실 파고들면 그냥 그렇게 규정하신 것 뿐이지 논리적으로 그것이 악이라고 증명될 여지가 없습니다. 논리로는 사람이 사람죽이는 것도 잘못이라고 논증할 방도가 없는데, 하물며 어떤 사상이 악의를 부추기는 면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어떤 사상이 아무런 변화도 일으킬수 없다 라고 말하려는게 아닙니다. 악의의 원인을 사상에서 찾는게 무의미하단 것 뿐입니다.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그냥 특정 사상에 대한 원한이 크거나, 혹은 인간의 선의에 대한 이상적 기대가 큰거죠.
당근매니아
14/09/25 10:40
수정 아이콘
이건 사실 정말 온전히 언론의 영역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언론들이 죄다 체제 유지를 부르짖고 있으니.....
절름발이이리
14/09/25 11:01
수정 아이콘
글쎄요. 언론의 힘은 날이 갈수록 떨어져가고 있죠.
14/09/25 11:38
수정 아이콘
언론 + 고령자들의 새누리당 지지태도가 한국을 썩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랑한순간의Fire
14/09/25 12:53
수정 아이콘
이제 언론은 별 힘 없어요. 소비자가 문제죠.
프리온
14/09/25 10:55
수정 아이콘
자본주의의 환상적인 시스템덕분이죠..말그대로 환상을 가지고 살게합니다
실상은 인간들은 원숭이들처럼 바나나를 욕망하는것보다 더 한 욕망의 노예들이고(돈)
원숭이들이 우두머리를 숭배하듯 푸코가말한 조금 세련되어진 일상의 권력에 굴종하며 살면서도
자신은 자유롭고 독립된 개인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살게 하니까요
꽃보다할배
14/09/25 11:35
수정 아이콘
이건 간단합니다 상대적 빈부가 늘었지 절대적 빈부가 늘은게 아니거든요
서민여도 난방 전기 나오는 집에 잘살고 스마트폰하고 차굴리고 해외여행도 가죠
부자라고 정원있고 하인있는 집에 사는거 일등석타고 페라리몰고 다이아박힌 스마트폰 쓸뿐 생활패턴은 서민과 별 다를바 없죠
그러니 혁명이 안납니다 이건희 끌어내리고 삼성 망하면? 내 스마트폰도 차도 없어지죠 그래서 그냥 인정하는겁니다
아무도 김정은 없는 북한처럼 살고 싶진 않거든요 동서독 통일 구소련해체가 다 물질 만능에 기인하죠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4/09/25 11:56
수정 아이콘
결국 환상 때문이군요. 삼성(혹은 부자들)망하면 내 스마트폰과 차가 없어진다는 환상.. 달콤한 환상이 아니라 불안과 공포의 환상이라니 어찌보면 씁쓸하네요.
14/09/25 11:59
수정 아이콘
절대적 난이도 때문인거 같은데요..

이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 체제의 정점이 되는 것 보다
이 체제 안에서 정점이 되는게 더 쉬우니까..

물론 둘 다 겁나게 어렵지만
예전에는 왕조를 뒤엎어야 왕이 될 수 있었으니까 왕조를 뒤엎었다면
지금은 체제를 안 뒤엎어도 정점이 될 수 있으니까 체제를 뒤엎기보다는 정점이 되길 바라는거 같은데..
무선마우스
14/09/25 13:18
수정 아이콘
왕이될 법한 난이도로 이야기 한다면, 정확한 대응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합시다.
과연 과거에 왕조를 뒤집고 자기가 왕이 되는 것보다, 현시대에 대통령 되는게 절대적 난이도로 쉬울까요?
딱히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둘 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이 되겠죠.
절름발이이리
14/09/25 13:49
수정 아이콘
그것이 쉽냐 안 쉽냐와, 현 체제하에서 그것이 가능하냐 안가능하냐 는 좀 다른 문제죠.
그리고 5년에 한번씩 바뀌는 대통령과 왕을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어떤 수준의 '성공'이나 '신분 상승'이 현대사회에서 과거보다 더 원활한 건 부정하기 힘들겁니다.
무선마우스
14/09/25 15:43
수정 아이콘
'물론 체제를 유지한 채로 왕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와 '현 체제 내에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은 자명하지요.
말 그대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느냐는 말이죠.
일반적 의미의 신분 상승의 가능성은 현재가 훨씬 커졌음은 당연하고요.
14/09/25 13:52
수정 아이콘
그 체제의 왕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왕족으로 태어나야죠.
아무리 능력있고 잘났어도 그 체제 안에서 왕 또는 황제가 되려면 혈연성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니까 왕이 되고 황제가 되려면 있는 나라를 뒤엎고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죠.
wish buRn
14/09/25 12:30
수정 아이콘
근데 누군가 설령 체제를 뒤짚어엎더라도..
결국 소수가 독점하는 사회로 변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진 그래왔죠.
저 신경쓰여요
14/09/25 12:51
수정 아이콘
인간이 인간인 이상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갖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러니까 다 때려치우자는 건 아니고, 한 걸음이라도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죠. 다만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니만큼 인류를 전부 LCL 용액에 녹여버리자는 류의(...) 쉽고 간단한 해결책이 아주 가끔씩은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흐흐
14/09/25 12:52
수정 아이콘
사회를 바꾸는것보다 사회속에서 나 자신의 등급을 올리는게 더 쉽죠. 전 그래서 만족하고 삽니다.
게임이최고야
14/09/25 13:07
수정 아이콘
혁명해서 다같이 잘살게 되면 하겠는데
해봤자 혁명에서 앞장선 소수만 잘사는게 반복될게 뻔하지 않나요.
밀레니엄단감
14/09/25 14:56
수정 아이콘
혁명이니 투쟁이니 해봤자 지나고나서 보면 혁명의 주도세력,주도계층만 이득을 보더군요.
국내노동운동 지지해봤자 이득은 전부 대기업 노조나 정규직들만 가져가고 나머지 대부분의 노동자의 처우는 별 나아지는것도 없음
거기다가 기업가나 권력자들이 저임금외국인 노동자,조선족들 들여와서 하층노동자들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것에 불만을 표시하면
좌파성향, 진보, 친노, 야당지지자 요런 사람들이 앞장서서 '3D업종 임금 올리면 공장들 다 해외로 나감' 같은 딱 기업가들이나 할법한
소리를 하거나 '이런 국우인종차별주의자? 같으니'같은 소리로 맹렬히 비난하며, 우파와 기업가들 앞잡이노릇에 열심이더군요.
인권운동도 마찬가지. 평소에 인권 노래를 부르는 야당지지자들, 인권단체들, 진보언론들 모두 저번 섬노예사건때는 조용하더군요.
새누리당쪽 공격할꺼리가 될때는 별거 아닌 인권문제도 대단히 심각한 인권침해문제가 되는 거고, 사회하층민들이 피해자라서 그런지
전라도지역이 엮여있는 일이라 그런지 어쨋든 뉴스가 커져봤자 자기들한테 정치적으로 이득?될게 없는 인권만행엔 모른척 하는거고.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왜 저소득,저학력계층에서 우리쪽에 표 안찍어준다며 비난질.
소독용 에탄올
14/09/25 18:15
수정 아이콘
국내노동운동에는 엄연히 '비정규직 노동운동'이 포함됩니다.
노동운동의 결실이 독점되는것에 불만을 가지신다면, 산별교섭이나 '교섭적용범위의 확대'와 같은 제도적인 보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노조조직율이 낮은 상황에서 조직된 노조의 교섭조건이 모든노동자에게 적용되게 한다면 해당하는 문제를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지요.

다음 주제인 좌파성향, 진보, 친노, 야당지지자는 교집합을 가질 수 있고,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서로 '일치'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범주 입니다.
야당지지자와 인권단체 진보언론 역시 교집합이 있지만 서로 다른 범주고요.

좌파성향은 어떤 대상을 지칭하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형해화된 범주이며, 친노계열은 온정적 보수주의에서 자유주의자들을 포괄하는 범주이며, 야당지지자는 더 넓은 성향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이고, 한국에서 '진보'라고 불리우는 집단 역시 신자유주의자에서 생태주의자에 이르는 다양한 양반들을 대충 묶어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애초에 일치하지도 동질적이지도 않은 범주의 양반들이 서로 다른 소리를 하는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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