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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7/20 19:57:20
Name SYN index
Subject [일반] 엄마의 목을 조르다.
-매우 개인적인 글입니다. 이게 피지알의 자유 게시판에 맞는 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혹시 이런 주제가 꺼려지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우울증입니다. 어릴때부터 우울증이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부터 이상한 아이'였을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제가 기억하는 제 우울증의 원인은, 어머니의 종교 강요입니다.

어머니는 무교로 생활하다 제가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와의 이혼위기를 거치면서 기독교를 믿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후로 힘들었던 아버지와의 결혼생활(주로 경제적으로)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종교에서 찾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쯤 교회 안의 활동 중에 갈등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대로는 구역장? 을 맡았는데 그 밑의 구성원들을 아우르는데 실패하신 것 같습니다. 그 것을 계기로 어머니는 다니던 교회에서 떠나 새로 다닐 교회를 구하러 다니셨는데, 새로 다니게 된 교회가 신천지였습니다.

신천지가 소문처럼 우리가족에게 엄청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준 것은 아니었지만, 저에게만은 심각한 정신적 압박을 주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저는 무신론자 쪽으로 굳어졌고, 그걸 밖으로 티내지는 않는 상태, 즉 가족간의 분란을 피하기 위해 교회는 계속 다니지만 종교는 전혀 믿지 않는 가짜 종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제가 재수할 때 쯤 어머니는 신천지에 깊게 빠져 할머니까지 전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다음 전도 대상은 바로 저였습니다. 그리고 고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그 전까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면 엄마가 좋은 쪽이었습니다. 가정에 그리 충실하지는 않았던 아버지보다 많이 보는 어머니쪽이 좋은건 당연한 것이었지만, 아버지의 사업이 그리 좋지 않게 흘러가면서 어머니의 피부관리실에 가계사정이 기대게된 것도 적잖아 있었습니다. 그 때 까지 저는 어머니를 한 인간으로서 존경하며 가족으로서 사랑하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종교에 깊게 빠져 저를 전도하러 온 어머니의 모습은 제가 존경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윽박지르고, 울면서 애원하고, 교회에 오면 10만원을 주겠다고 유혹하던 모습을 보며 저는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져갔습니다. 어머니 혼자 뿐만이 아니라 할머니까지 동원해서 공부하는 와중에 끌어내놓고선 울면서 애원하고, 집안 구석구석에 기도문을 붙이는 그 모습은 제가 보기엔 끔찍하기까지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저는 징병신체검사를 받으러 갔고, 거기서 누구나 통과한다는 컴퓨터 심리 검사에서 뭔가 문제가 생겼는지 따로 준비된 방에서 검사를 받게 되고, 검사 후 심리상담까지 받고 나서 내려진 판정은 7급 재검 판정. 1년간 정신과 치료 후 다시 검사 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제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우울증이라는 병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딱히 예전과 별다를 것이 없었고, 어머니와 종교갈등은 계속되고 있었으나 그것을 심각하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다니고 상담을 받으면서 저는 뭐가 문제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사실 어머니의 종교 강요는 그때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다른 이유로 우울증에 걸렸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제가 정말로 고통받고 우울증이 악화되는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의사선생님과 상담가 분께 치료받으면서, 저는 적어도 어머니의 종교 강요가 제 우울증 발병의 원인에서 7할 정도는 차지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고, 어머니와도 거의 말싸움에 가까운 대화를 가지며 그 뜻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고,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수맥을 찾아서 침대 위치를 바꾸려하고, 이름을 바꾸고(법적으로는 제가 거부해서 못바꿨지만 어머니와 할머니만은 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십니다) 종교를 여전히 저에게 믿으라 하시면서 자기도 우울증에 걸렸는데 종교를 찾아서 나았다며 전도를 계속하셨습니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제 종교에 대한 관점은 증오에 가깝게 변해갔고, 저를 전도하려 하는 어머니와의 싸움은 더욱 더 격렬해졌습니다. 어차피 믿을 생각은 전혀 없어진 제가 어머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단 하나. 종교가 제 우울증의 원인 중 하나인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끝끝내 인정하지 않으셨고, 쳇바퀴돌듯이 말싸움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우울증은 점점 더 격화되었고 마침내 약간이나마 환각이 보이는 상태까지 왔습니다.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고 약을 먹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버틸 수 있습니다. 사실 이제 종교문제만 제외하면, 제가 정말 우울증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젠 의사선생님을 만나서 상담을 해도 딱히 말할게 없습니다. 공익 생활은 편안하고, 주말마다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는게 좀 고되지만 참고 견디면 끝날때 쯤엔 땀을 쫙 빼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종교를 강요하는 어머니와의 싸움은 더욱 심해졌고, 매번 서로 울부짖으며 끝났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는 오늘 어머니의 목을 졸랐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위에서도 썼듯이 어머니가 종교 강요가 제 우울증의 원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3년 가까이 말해오고 있어도 전혀 들을 기미가 안보입니다. 몇달 전에는 제가 우울증이 아니라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육체적으로 아팠다면 어땠겠느냐 하는 질문에 '그러면 하나님을 빨리 만났을 것' 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제가 오늘 어머니의 목을 조른 이유도, 부모의 도를 논하며 내가 그런 말을 했겠느냐고 발뺌하는 어머니에게 화가 나서였습니다. 그 전에는 자해까지 했군요.

사실 답은 있습니다. 독립입니다. 나가서 살면 이런 소리를 안들어도 되겠죠.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확실하진 않지만) 괜찮으니 집을 나가서 어머니와 얼굴 마주하지 않고 살면 될겁니다. 하지만 3년전에도 지금도 생각만 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다 결국엔 사회복무요원 근무로 2년동안은 죽어도 박혀살게 되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가기 전에는 제가 2년동안 어머니와 얼굴 보며 사는게 무서워서 군면제를 받아보려 노력하기도 했고, 면제를 받진 못했지만 우울증의 상태가 딱히 나쁜 것 같지 않다고 제 혼자서 판단하고선 살았는데 오늘 제 정신의 심각성을 알게 되곤 앞으로가 무서워집니다. 앞으로 2년. 독립할 준비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제 상태를 생각하면 얼마나 이 집에서 살아야할지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부모님 돈 받아 나가 살 형편도 아니기에 진퇴양난입니다.

사실 완전히 개인적인 글이라 자유 게시판에 올려도 될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분들의 진심 어린 격려나 따끔한 질책이 듣고 싶었습니다. 고교와 대학교에서 아무런 친구도 만들지 못해 이런 사정을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혹시 이런 우울한 글을 보셔서 기분 나빠진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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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0 20:03
수정 아이콘
대학 다니는게 아니면 경기도 안성이나 화성,이천 공장에서 몇개월 일해보세요. 기숙사 제공하는데 많습니다. 알바몬 같은데서 찾아보세요.
베트남인이나 조선족이랑 일해보면 어머니와의 갈등 별게 아니구나 생각할겁니다. 일주일에 몇시간 다녀주면 뭐 어떠나요.
SYN index
14/07/20 20:05
수정 아이콘
공익근무중이구요.. 외국인노동자랑은 많이는 아니지만 꽤 일해봤네요. 건설 쪽에서 일해서...
14/07/20 20:08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 2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파버카스텔
14/07/20 20:13
수정 아이콘
설마 진심으로 하시는 조언인가요?
14/07/20 20:16
수정 아이콘
정신과 의사도 해결 못한건데 말입니다. 나중에 경제력 가지고 용돈주면서 교회다니지 말라고 하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SYN index
14/07/20 20:22
수정 아이콘
혹시 신천지에 대해서 일반적인 종교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광개토태왕
14/07/20 20:27
수정 아이콘
????
신천지가 어떤 곳인지 알고 하시는 말씀인지...??
Abrasax_ :D
14/07/20 20:29
수정 아이콘
님 신천지 뭔지 모르시죠?
14/07/20 20:34
수정 아이콘
모릅니다. 기독교계열 아닌가요.
압도수
14/07/20 20:38
수정 아이콘
조언은 다른사람을 진심으로 걱정하거나 뭘 좀 알거든 하세요
이런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내뱉음은 조언이 아니라 고민을 토로한 사람에게 대한 경멸이자 조롱이죠. 뭐 이런분이.다 있나싶네요.
Abrasax_ :D
14/07/20 20:39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단순히 십일조에 비교를 하시겠죠. 제가 짧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어릴 때부터 사상, 행동, 교우관계 등 인간 자체를 틀잡는 것이 종교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럽고요. 십일조 내는 것은 그냥 돈으로 다 해결 가능한 문제잖아요. 20대 언저리 어린 학생의 부모님과의 성격차이로 인한 갈등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한참 잘못 보신 거예요. 저도 노력할 부분이지만 다른 사람의 고민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심지어 종교 갈등이나 해당 종교 자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말이에요.
14/07/20 20:58
수정 아이콘
몰몬교 같은 이상한게 많네요. 천주교는 사회정의에 많이 힘쓰는것 같은데 말입니다.
개망이
14/07/20 20:59
수정 아이콘
몰몬교하고 비교 불가입니다.
노던라이츠
14/07/20 21:09
수정 아이콘
몰몬교가 왜 비교대상인가요? 자세히 모르시면 섣부르게 언급하지 마세요
양지원
14/07/20 21:14
수정 아이콘
수정 전이나 수정 후나 영 딴 소리시네요.
낭만토스
14/07/21 11:20
수정 아이콘
근데 아직도 144000명 못 모은건가요? -_-;;
걸스데이 덕후
14/07/20 20:06
수정 아이콘
공익 끝나시면 바로 독립하세요

그게 부모님을 위해서든, 자신을 위해서든 좋아보입니다

사실 결혼이나, 미래 생각 깊게 안하고 현실에만 충실하면 맨 몸으로 나가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어머니에게 죄송합니다. 한마디는 해주세요. 그게 최소한의 자식된 도리 같습니다.
SYN index
14/07/20 20:10
수정 아이콘
부모자식간의 도리인건 알지만 지금은 그러기가 싫네요. 후...
걸스데이 덕후
14/07/20 20:12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바로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지금 하는 건 어차피 도움도 안 되구요

충분히 생각하시고, 충분히 삭히신 다음, 말씀하셔도 충분합니다.
카루오스
14/07/20 20:09
수정 아이콘
공익하시면서 착실히 돈으시고 독립하세요. 어머니와 어느정도 물리적인 거리가 필요하네요. 그리고 힘내세요! 힘들수록 단단히 마음먹으셔야 합니다.
SYN index
14/07/20 20:12
수정 아이콘
네 정말로 이젠 돈 모아야겠어요. 그동안 일한돈은 까먹기 바빴는데 이젠 좀 모아야겠네요. 일단 400만원정도 받을 돈이 있는데 이걸 밑천으로 삼아야겠습니다.
14/07/20 20:11
수정 아이콘
앞으로 2년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신다는 말씀이시죠? 맞죠?

사회복무요원도 어느곳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투잡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원래는 안되는데 그쪽 부서장이랑 잘 얘기해서 하기도 하고 말 안하고 몰래 알바를 하기도 하죠. 결론적으로 어떻게든 돈을 벌면서 나와사시는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어머님은 분명히 글쓴이를 천국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행동하시는 것일 겁니다. 그런 종파에서는 자기들 종교를 안믿으면 무조건 지옥행이라고 하니까요. 자기 자식을 천국에 보내겠다 하는 생각으로 전도를 하시는 거죠. 결론적으로 어머님의 그런 행동을 그만두게 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할겁니다. 그냥 나와 사세요.
SYN index
14/07/20 20:14
수정 아이콘
주말엔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면서 일급 7만원씩 받는데(받을 돈이 밀려있긴 합니다 400정도) 주중 오후에 아르바이트 잡아서 독립이 가능할까요?
14/07/20 20:34
수정 아이콘
고시원으로 가신다면 보통 월 30~35넘기지는 않을겁니다. 자취방은 지역에 따라 시세가 상당히 다릅니다. 사실 독립은 알바를 할 시간과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는 않습니다. 생각보다 혼자 살아도 살 만해요.
부평의K
14/07/20 20:40
수정 아이콘
400을 받으신다는 전제하에는 충분히 방 얻으실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정말 열악하기는 해도 최악의 경우에는 고시원 같은곳도 있긴하죠. 종교로 생기는 고통보다는 차라리 편하시기는 할겁니다.
비수리
14/07/20 20:13
수정 아이콘
글쎄요~우울증의 원인진단을 종교로 단정짓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일단 논외로 하고 보면
신천지라는 종교가 기독교에서 요즘 핫한 이슈긴하지만 그걸 떠나서 독립할수없는 이유를 알수가 없네요.
그리고 독립한다고 해결될꺼라는 믿음역시 없습니다. 독립하게 되면 또다른 대상을 찾아 원망할수있지 않을까요?
고교와 대학에서 친구가 없다는건 아웃사이더라는건데 이건 어느정도 본인의 책임도 없다고 볼수없습니다.
일단 최우선적으로 대학을 나온다고 성격이 개선될것 같지않은데 그렇다면 직장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직장은 팀플레이가 워낙 중요한데 본인의 능력이 먼치킨급이여서 윗선과의 마찰을 피할수있다면 모를까~
차라리 전 아르바이트를 해보시는걸 권해드립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나 택배상하차 아르바이트를 권해드립니다. 이 한여름에
땡볕에서 주유나 상하차를 하시다 보면 잡생각이 전혀 안납니다. 그리고 독립의 최우선 과제인 금전적 문제도 해결되겠죠.
또 어떻게든 사람과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대화의 스킬을 배우게 되지않을까요~
집앞 컴퓨터앞에서 백번 생각하는것 보다 아웃사이드로 나가서 세상에 몸의 대화를 해보시는걸 권해드립니다.
SYN index
14/07/20 20:16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제가 본문에 안적었네요. 육체노동은 질리게 해봤습니다; 건설노동자(노가다)였어요. 그리고 친구는.. 학교 다닐땐 붙어다니며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연락이 안되서 연이 다 끊어져버리더군요. 물론 제 책임이겠죠.. 답변 감사드립니다.
트윈스
14/07/20 20:20
수정 아이콘
타인과의 관계는 괜찮은것같은데요. 그리고 공익생활도 어느정도 회사생활이랑 비슷하죠. 거기서 큰 트러블이 없으면 회사생활에도 큰 지장은 없을겁니다.
행복한남자
14/07/20 20:28
수정 아이콘
저랑 똑같네요. 다음주에 수련회 가서 간증할 레파토리 짜고 있습니다...
2막3장
14/07/20 20:32
수정 아이콘
우선은 독립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구요.
어머님의 종교강요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지 모르나, 일단 님의 마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좀 힘들더라도 안정적으로 다닐 직장을 구해보심이 좋을 것 같아요.
그다음 어머님께는 굳이 이유를 설명할 것 없이 나이가 되었으니, 떠나서 살아보겠다고 말씀하시고, 독립선언(?)을 해보심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관계 맺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으시다면, 다행히도 본인의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만, 가급적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다시 읽어보니 의사와 상담을 한 것 같네요. 아니면 병원을 바꿔보심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마음에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시포요~
힘들지만, 적어도 '+'는 아니더라도 '-'가 될만한 일은 하지않고 버텨낸다면 좋은 날이 올겁니다.
14/07/20 20:41
수정 아이콘
읽다가 아픈 마음이 들어서 로그인 했습니다.
아마도 가족만큼 서로에게 가깝고, 그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공동체는 저는 없을거라고 봅니다.
가족관계에서 문제가 있을때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은 가족의 다른 구성원도 또 다른 개인이라는 점이겠죠.
어머니께서 SYN index님께 자신이 믿는 종교를 강권하시는 것은 특수한 종교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SYN index님을 자신의 일부 혹은 분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SYN index님이 어머니와 어머니가 가지신 종교에 대한 분노도 그 분을 다른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럴때 물리적 거리를 가지는 것은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물리적 거리는 정서적 거리를 동시에 확보하게 해주기 때문에 한결 서로에 대한 입장에 대해 침착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죠. 다만 지금 글을 보니 SYN index님이 그러한 거리감을 가지기에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심리상담 전문가도 아니고, 이런 분야에 대해 남들보다 더 나은 조언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SYN index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신이 느끼는 것에 대해 어머니께 솔직하게 털어놓아 보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어머니께서 SYN index님의 입장과 의견을 받아들이실거란 보장은 없지만, 제 경험에서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시도를 한 것 자체로도 스스로에게 어느정도 위안이 되더군요.
모쪼록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운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점에 있어서 그 용기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마음이 괴로워 질 때, PGR이란 사이트가 일개 게임사이트일지는 모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러 오시면 좋겠습니다...
SYN index
14/07/20 20:44
수정 아이콘
여러분의 진심이 담긴 답변 감사드립니다. 이제 제 이름으로 제대로 불러주시네요...
개망이
14/07/20 20:58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운 나쁘게(?) 신천지 소굴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알게 됐는데 그 쪽은 정말 사상이 달라요. 어머니는 끝까지 글쓴분을 포기하지 않으실 겁니다. 몰래 알바를 해서라도 집에서 나오십시오. 고시원에서 사시고 밥도 해 먹으시면 한달에 4~50으로 가능합니다. 그게 답인 것 같네요. 힘 내시구요.
14/07/20 21:06
수정 아이콘
레이드
14/07/20 21:08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오.
SYN index
14/07/20 21:41
수정 아이콘
힘내겠습니다!
14/07/20 21:09
수정 아이콘
설득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화술도 진심도 아닌 체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어머니가 변하는데는 상당히 오랜세월이 걸릴수도 혹은 평생 변하지 않으실수도 있습니다.

지금 중요한건 어머니의 생각을 바꾸거나 어머니가 님의 정신적고통의 원인이 종교임을 인정하는게 아니라 님이 건강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고민에 매몰되지 않도록 노력하시고 독립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어머니를 바꾸는건 두번째 순서이고, 님 스스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질수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민해보세요...
원래 사람은 힘들때 느낀 기억이 강렬하게 남고, 어머님에게는 신천지가 그런 존재일겁니다. 최선을 다하되 어머니가 바뀌지 않아도 님이 정신적 고통에 매몰될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SYN index
14/07/20 21:42
수정 아이콘
이게 제가 다른 때는 괜찮은데 어머니가 종교얘기만 꺼내면 확 기분이 나빠지면서 싸움이 시작되는거라.. 어떻게 해야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14/07/20 21:27
수정 아이콘
어머님의 종교 강요가 우울증의 이유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근데 한가지 확실한 건,
독립해 나와서 어머님과 거리를 둬보기 전까지는
우울증이 치료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일단 시도하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걸 해봐야
다음 단계가 무엇이 될 지 생각하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SYN index
14/07/20 21:43
수정 아이콘
네. 일단 해봐야죠..
요들레이히
14/07/20 23:42
수정 아이콘
종교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기 무거운 주제같아서 아끼겠습니다만.. 제 생각도 역시 독립입니다. 저도 고시원 생활을 1년정도 했었는데.. 제가 지냈던곳은 월 25만원 정도였고 밥과 기본반찬(김, 김치)은 제공 되었습니다. 다만.. 너무 좁다는것이ㅠ 고시원마다 가격도 시설도 다르겠지만 갑자기 큰돈이 생기기어렵다면 고시원이 적당할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일한 곳의 사회복무요원도 투잡하더라구요!!

좋은 말씀은 윗분들께서 모두 해주셨으니 저는 힘내시라는 말밖에 드릴게 없네요...ㅠ 부디 힘내셔서 꼭 다음에는 너무너무 잘 지내고 계시다는 글을 봤으면 좋겠어요!!!
No52.Bendtner
14/07/20 23:4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이 네 글자에 이렇게 진심을 담아보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더 드릴 수 있는 말씀도, 도움도 없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결국 모든 게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실 수 있다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을 듯 합니다.
todTmfprl
14/07/21 00:40
수정 아이콘
다들 좋은 말씀해주셔서 제가 말해볼게요.

일단 어쨋든 나중에라도 분명 생각나실 겁니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정말 사랑하는 우리 엄마일텐데 엄마한테 어쨋든 큰 실수 큰 잘못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어머니가 변하지 않으시더라도 용서하시고 어머니한테 용서를 구하셨으면 좋겟습니다.

근데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드셨을거라는 것도 상상도 되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많이 쓰립니다.

힘내시구요. 건강하시구요. 여기 피지알 사람들 격려받아서 열심히 하루 이틀 사시다 보면 빛도 들어오고 행복한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분명!
꼭 행복해지셧으면 좋겟습니다!!!SYN index님의 글 덕분에 저 자신도 정말 뼈저리게 반성하게 됩니다.감사합니다!
태연오빠
14/07/21 02:13
수정 아이콘
공익 끝나고 오후에 알바를 해서 고시원으로 독립을 하시는걸 추천하겠습니다.
고시원마다 제각각 금액이 다르긴 하지만 평균 30~35정도 합니다. 밥, 김치는 기본셋팅되어 있는곳도 대부분이구요.
가끔 좋은 곳은 계란이 항시비치되어 있는곳도 있습니다. 여튼.....육체적으로 투잡을 한다는게 힘드시겠지만...정신적으로 그렇게 피로하느니
육체의 피로가 낫겠죠.

독립하세요.

그리고 나중에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어머님께 찾아가서 꼭 용서를 비세요.
아무리 어머님께서 SYN index님께 정신적으로 고통을 많이 주셨더라도 어머님입니다.
유리한
14/07/21 02:20
수정 아이콘
우울증의 원인이 진짜 어머님 때문인지, 어머님으로 상정하고 계신건지는 알수 없지만,
그걸 알기 위해서라도 독립이 일단 최우선일 것 같습니다.
근데 고시원은 방이 너무 좁아서 다른 종류의 우울증이 올 수도;;
원룸은 동네마다 다르지만 보통 3~500정도의 보증금이 들어갑니다.
네이버 카페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에서 지역으로 검색해서 시세를 알아보시고 부동산 몇군데 다니시면서 훑어나가시는게 좋습니다.
뭐 모아두신 돈이 더 많으면 대출끼고 전세들어가는게 좋겠지만 공익 신분으로는 힘들거라..
14/07/21 05:34
수정 아이콘
신천지가 굉장히 극단적인 종교인 것도 사실이지만, 우울증도 진짜 무서운 병인지라, 어머님과의 관계가 먼저인지 우울증에 걸려서 관계가 악화된 것인 지 판단이 힘드네요. 어머님이 원인이라면 다른 분들 말씀처럼 독립이 일단 답인 듯 하지만, 우울증의 진짜 원인이 다른 데 있다면 (화학적인 이유가 있다든지) 독립 이후에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겠죠.

저라면 어머님께 '당장 제가 죽게 생겼으니 딱 일 년동안은 나에게 종교 얘기 하지 말아주십시오. 어차피 이런 식으로는 제가 신천지에 입문할 리도 없으니까요. 일 년 뒤에 다시 얘기합시다' 라고 부탁을 드랴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근데 신천지는 대충 내년 정도가 이만희의 기적이 시작된다고 하는 종교니까 이것도 안통하려나요...
SYN index
14/07/21 06:08
수정 아이콘
일단 제가 오늘 한게 그런 부탁이네요. 제가 진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적어도 저한테는 종교얘기 하지 말아달라.. 뭐 통할지 안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울증의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제가 생각하기에 다른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별 문제가 없거든요. 약도 꾸준히 잘 먹고있고..아무튼 답변 감사드립니다. 적어도 이젠 제 이름을 똑바로 불러주시게 되었으니 일보 전진 이려나요. 후...
핫초코
14/07/21 09:59
수정 아이콘
저는 님을 칭찬하고싶습니다. 꾸준히 상담 받은거 꾸준히 치료 받은거, 웹상이라도 자신을 털어놓은것
일단 문제의식을 갖고있어도 공론화할 용기는 쉽지 않거든요.

각자 집안 사정이 다르기에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교정하거나 후에라도 어떻게 하느냐의 얘기 보다도,
불안정한 정신건강과 온전한 자신을 되찾으시기 바랍니다.
여행도 가고 느끼고 기분전환도 하면서 일상에서 떠나보는 것도 좋습니다.
SYN index
14/07/21 10:05
수정 아이콘
사실 따로 상담사 만나서 상담받은건 1년 반 정도라.. 학교 휴학하고 일하면서 상담은 잘 못받아서 이런 고백을 할 곳이 없어서 고민하다 피지알에 올렸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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