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지알을 사랑하고 여러 글들을 보며 많은것을 배우고 있는 41살의 중년 아저씨 입니다.
가끔가다 리플 남기거나 질문게시판을 그나마 애용하는 편입니다만,
오늘은 무겁디 무거운 피지알 자유게시판의 글쓰기 버튼을 누르게 돼었네요.



지난주에, 저희집 토토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떠나갔습니다.

두번째 사진이 병원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이네요.

췌장염 + 폐렴 + 장염으로 병원에 있다가 활기를 되찾아서 퇴원시켰는데, 인사하려고 마지막 힘을 냈나봐요.

12년 넘게 제 곁에 늘 있어왔고 늘 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갑작스레 떠나가니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네요.
사실 얼마전부터 낮은높이도 힘겹게 오르고 하는걸 보며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곤 했었지는데
예전에는 제가 서있어도 눈 마주치면 어깨높이까지 뛰어올라서 안겼거든요.

개보다 심한 개냥이 녀석이라 사람만 보면 부벼대고 이름만 부르면 달려와서 꾹꾹이를 해대던 놈이라

늘 곁에 있어서 작년부터 자주 설사를 하고 자주 병원을 다녔는데도
설마 이런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예전 사진을 찾아보고,
토토가 좋아하던 자리를 멍하니 처다보고,
지난일을 회상하고,
더 잘 해주지 못해서 후회하고...

아무일도 없듯, 원래 2마리였던냥, 평화롭게 지내는 남은 애들를 보면
괜히 말도안돼게 야속해 보이기도 해서 속으로 네놈들은 토토 생각 안나냐 하고 욕도 했네요.
그러면서 퇴근하면 꼭 고양이들 쓰다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토토는 없지만요...

요새는 애완동물들 화장터가 있더군요. 거기서 마지막으로 보내면서 자는듯 누워있는 모습에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친구놈 죽었을때도 그냥 다들 죽는거야 조금 먼저 간 것 뿐이야 라며
쿨가이처럼 생각했었는데 하물며 짐승에게 이런 감정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네요.

화장하고 뼈가되어 돌아온 녀석을 보니 참 기분이...

엊그제는 집에 아무도 없길래 큰소리로 토토야~ 라고 몇번 불러봤네요.

그냥 사사로운 개인사에 불과하지만

그냥 집에서 기르던 동물이 죽은거에 불과 할 수도 있지만
다른데 하소연을 할 수가 없어요. 41살이거든요.
나이 먹어가면서 감수성이 늘어가는건지...

그냥 이렇게 글로라도 남겨서 토토가 이세상에 있었다는걸 남기고 싶어서요.

아 우울증 걸리겠어요 아주..

배우자의 죽음이 스트레스가 제일 크다고 하던데

참 지금도 이런데 대체 그런 상황은 어떤건지 감조차 안오네요.

그냥 제 곁에서 있어줘서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