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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30 12:21:12
Name 치킨너겟
Subject [일반] 조준vs공양왕-네이버 역사카페[펌]





사극 정도전에 대한 스포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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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 VS 공양왕 "돈이나 잘 모으는 작자가..." vs "저 얼굴도 보기 싫은 놈이..."

라이벌 관계…… 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이 두명은 기록으로만 봐도 정말 서로간의 가지고 있는 감정이 별로 였을듯 싶더군요. 두 명이 앙숙이 된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조준의 불도저식 개혁


우리 태조가 조준의 기량이 비범한 것을 보고 국사를 같이 의논한 후 크게 기뻐하며 그를 오랜 친구처럼 대하였고, 회군한 후에도 그를 천거하여 지밀직사사(知密直司事) 겸 대사헌(大司憲)으로 삼게 하고서 대소사에 대해 모두 자문을 구했다. 조준 역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하는 것을 자기의 임무를 알고 모든 지식을 동원해 자문에 응했다.


그전에 토지제도가 크게 문란해져 겸병하는 집안에서 토지를 점탈해 버리니 그 해독이 나날이 커지고, 백성들은 모두 원망하고 한탄했다. 우리 태조가 조준·정도전(鄭道傳)과 함께 사전(私田)을 개혁하기로 뜻을 모은 후 조준이 동료들과 함께 창왕에게 상소하여 격렬히 비판했는데 그 내용은 「식화지(食貨志)」에 실려 있다. ─ 고려사 조준전




이성계 : "선생, 나 좀 도와주시구려!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

조준 : "그럼 한번 개혁 좀 해볼까?"




(1388년)7월. 대사헌(大司憲) 조준(趙浚) 등이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1389년)8월. 대사헌 조준 등이 다음과 같이 상소하였다……

12월. 공양왕(恭讓王)이 즉위하자 대사헌(大司憲) 조준(趙浚) 등이 또 상소하여 토지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간언했다……


─ 고려사 식화지



조준 :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니까!"

권문세가들 : "조준 이 놈아! 권문세가 죽는 소리 좀 안나게 해라! 너도 권문세족 출신이면서 뒤통수 치냐!"



2. 조준의 개혁에 대한 반발을 보이는 사대부들


당시 토지 제도가 완전히 붕괴되자, 우리 태조가 대사헌(大司憲) 조준(趙浚)과 함께 사전(私田)을 혁파하려고 마음먹었다. 도평의사사(都評議使司)에서 토지 제도에 대한 안건을 꺼냈으나, 이색이 옛 법제를 가볍게 고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굳이 주장하며 찬동하지 않았다. ─ 고려사 이색전


구가세족(舊家世族)들이 번갈아가며 비방하였으나 조준은 더욱 굳게 주장을 지켰다. 도당에서 새 제도의 이해득실을 의논하게 되자, 시중(侍中) 이색(李穡)은 예부터 내려온 제도를 경솔히 고쳐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며 조준을 지지하지 않았다. 이림(李琳)·우현보(禹玄寶)·변안열(邊安烈) 및 권근(權近)·유백유(柳伯濡)는 이색에게 동조했고 정도전·윤소종은 조준의 주장에 동조했으며, 정몽주(鄭夢周)는 양자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 고려사 조준전



이색 : "이거, 아무리도 좀 심하지 않나? 어찌 대대로 내려오던 제도를 이렇게 단번에 깨려고 하누?"

조준 : "이봐, 당신이 성균관 대사성 해봤으면 다야? 난 성균관 출신도 아니야, 개수작 말어!"

이색 : "아니, 이 놈이? 이림, 우현보, 변안열, 권근, 유백유 우리 편 여기 붙어라!"

조준 : "나도 편 있어! 정도전, 윤소종 이리 와 봐!"

정몽주 : "난 어찌해야 하는가……"



3. 조준의 개혁에 반발하며 구린 소문을 내는 권문세가들과 거품 무는 공양왕



이에 준(浚)이 맨먼저 민수(敏修)의 간사함을 논하여 쫓고, 이어서 인임(仁任)의 죄를 논하여 그 시호(諡號)와 뇌문(誄文)을 깎아 없애기를 청하고, 또 사전(私田)을 폐지하여 민생(民生)을 후(厚)하게 하기를 청하니, 세가(世家)와 거실(巨室)에서 원망과 비방이 매우 심하였다. 그러나, 준(浚)이 고집하고 논쟁하기에 더욱 힘쓰니, 태상왕이 준(浚)과 뜻이 맞아 마침내 여러 논의를 물리치고 시행하였다. ─ 조선왕조실록 조준 졸기


다시 모든 관료들에게 의논하도록 하였더니 대상자 53명 가운데 대부분이 개혁에 찬동했으며 개혁을 원하지 않는 자는 모두 큰 집안의 자제들이었다. 태조가 끝내 조준의 주장대로 개혁하자, 곧 대대로 벼슬한 큰 집안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려 옛 제도를 회복하려 했다. 조준이 다시 상소하여 그들을 비판했으며 간관 오사충(吳思忠)·이서(李舒)·이준(李竴) 등도 옛 제도로 회귀해서는 안된다며 다시 글을 올려 치열히 간쟁하자 왕이 그 말을 따랐다. ─ 고려사 조준전



임견미와 염흥방이 처형당하자 조민수는 화가 자신에게 미칠까 우려해 과거에 점탈했던 전민을 모두 옛 주인에게 돌려주었는데, 도통사가 되자 도로 조금씩 빼앗아 마음대로 탐욕을 채웠으며 또 이인임의 소행을 따라 사전을 개혁하려는 논의를 저지했다. ─ 고려사 조민수전




이성계 : "저, 요새 선생에 대해 구린 소문이 도는데……아무래도 저쪽에서 손을 쓰는것 같소. 듣자하니 조민수도 연결되었다는데 이러면 나도 손대기 어려운데……"

조준 : "조민수 정도는 문제도 아닙니다."



이에 조준(趙浚)이 상소해 탄핵하자 조민수를 창녕(昌寧)에 유배보내고 아울러 그의 진무(鎭撫)인 남성리(南成理)를 공주(公州)로, 허인(許珚)을 봉주(鳳州)로 유배보냈다. ─ 고려사 조민수전

공양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전원(田園)을 많이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사전(私田)의 개혁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 고려사 조준전


조준 : "걸리적 거리는 조민수도 날려버렸고, 남은 반대파도 김저 사건으로 날아갔으니 이제 날 막을 사람은 없겠지?

정창군(공양왕) : "아, 저 망할 조준 때문에 내 재산 다 날아가게 생겼네……"



4. 공양왕의 등극을 반대하는 조준


우리 태조(이성계)가 판삼사사(判三司事) 심덕부(沈德符), 찬성사(贊成事) 지용기(池湧奇)·정몽주(鄭夢周), 정당문학(政堂文學) 설장수(偰長壽), 평리(評理) 성석린(成石璘), 지문하부사(知門下府事) 조준(趙浚), 판자혜부사(判慈惠府事) 박위(朴葳), 밀직부사(密直副使) 정도전(鄭道傳)과 함께 흥국사(興國寺)에 모여서 삼엄한 경계를 펴놓고 다음과 같이 의논했다.

“우와 창은 본래 왕씨가 아니니 가히 종묘제향을 받들 수 없다. 게다가 천자의 명령까지 내렸으니 가짜 왕을 끌어내리고 진짜 왕을 세워야 마땅하다. 정창군(定昌君) 왕요(王瑤)가 신종(神宗)의 7대 손으로 족보상 가장 가까운 친속이니 그를 옹립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조준(趙浚)은,

“정창군(定昌君)은 부귀한 환경에서 생장해 재산 모으는 것만 알 뿐 나라를 다스리는 방도는 알지 못하니 그를 왕으로 세울 수는 없습니다.”

라고 반대했으며 성석린(成石璘)도,

“왕을 세울 때는 마땅히 어진 이를 가려야 하는 것이지, 족보상의 친소관계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고 말했다. 이에 종실(宗室) 사람 여러 명의 이름을 써서 심덕부(沈德符)·성석린(成石璘)·조준(趙浚)을 계명전(啓明殿)으로 보내 고려 태조의 영전에 고한 다음 탐주(探籌)하니, 과연 정창군의 이름이 뽑혔다. ─ 고려사 공양왕 총서




이성계 : "자, 여기 흥국사에 여러분을 모은 까닭은 다음 왕을 정하는 일 때문인데……정창군이 족보가 가장 가까우니 그 사람이 어떨까 하는데?"

조준 : "그 사람 제가 좀 아는데, 그냥 돈이나 잘 모을줄 아는 작자입니다. 그런 작자에게 나라를 맡기다니요?"

이성계 : "그럼 제비 뽑기로 정하지 뭐."

정몽주 : '……'


이렇게 하여 사상 최초로 뽑기로 고려 왕 선출.



5. 조준의 반대를 일러바치고 이성계 도모를 노리는 정몽주와 더욱 앙심을 품은 공양왕


그때 정몽주가 우상(右相)으로 있었는데, 태상왕의 심복(心腹)과 우익(羽翼)을 없애려고 하여 비밀히 공양왕에게 고하기를, “정책(定策) 할 때에 준(浚)이 이의(異議)가 있었습니다.” 하니, 공양왕이 이 말을 믿고 준에게 앙심을 품었었다. ─ 조선왕조실록 조준 졸기


정몽주 : "저……사실 전 전하를 선출하는 모임에 참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공양왕 : "그게 어쨌다는 것이오?"

정몽주 : "여기서만 말씀 드립니다만은, 사실 조준은 전하의 등극을 반대했습니다. 심지어 전하 보고 '돈이나 잘 모을줄 아는 작자' 라는 망언까지……

공양왕 : "조준 그 놈이……안 그래도 그 놈 마음에 들지가 않았었는데……"

정몽주 : "일단 실세인 조준을 치고, 그 다음에 몸통인 이성계를 쳐야 합니다."




6. 엄청나게 상소를 올려 옛 제도를 개혁하고 공양왕을 성가시게 하는 조준


이때가 되어 옛 제도를 회복하자 조준이 다시 글을 올려 간쟁했는데, 그 내용은 식화지(食貨志)에 실려 있다. 조준이 헌사(憲司)에 있으면서 올린 건의가 엄청나게 많았는데 모두 당시의 병폐를 적절히 지적해 잘못된 정치가 완전히 개혁 되었다. ─ 고려사 조준전


조준 : "이거 합시다. 저거 합시다. 이번엔 저거 합시다. 그리고 요거 합시다. 그 후엔 또……"

공양왕 : '꼴 보기도 싫은 놈이……이 놈은 상소를 안 올리면 죽기라도 하나?"




7. 마침내 시행되는 토지개혁과 공양왕의 눈물


공(公)·사(私)의 토지대장[田籍]을 시가지에서 불태웠는데, 화염이 며칠 동안 꺼지지 않았다. 왕이 눈물을 흘리며 “역대 조종께서 제정하신 사전(私田)의 법제가 과인의 통치기에 와서 갑자기 없어지니 참으로 애석하도다!”라고 탄식했다. ─ 고려사 식화지



조준 : "자, 이제 개혁이다! 예전 토지대장들은 모두 모아서 불태워버려라!"

공양왕 : "선조들로부터 내려온 유구한 토지 제도가 내 통치기에 조준 저 놈 때문에 철폐되다니 ㅠㅠㅠ"



8. 김저 사건에 엮어 탄핵을 받는 우현보와 이를 보호하려는 공양왕의 노력


공양왕이 즉위한 후 김저(金佇)의 옥사가 일어났을 때, 죄인의 진술에 우현보의 이름이 나오자 낭사(郞舍)에서 극형에 처하라는 소를 올렸으나 왕은 답하지 않았다. 다시 상소해 정당한 형벌을 내리고 가산을 적몰하라고 청했으나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낭사가 대궐문에 엎드려 하명을 기다리자, 왕은 우현보가 김저의 진술과는 무관하다는 이유로 관직만 그만두게 하였다. 낭사에서 다시 상소하여 극형을 청했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곧이어 판삼사사(判三司事)가 되었다가 윤이(尹彛)와 이초(李初)의 옥사로 체포되었으나 천재지변 때문에 형벌을 면했다. 헌부(憲府)에서 가볍게 사면할 수 없다고 간언했지만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 고려사 우현보 전



"전하! 우현보는 김저 일당과 연계된 자이옵니다! 부디 극형을……"

공양왕 : "싫소."

"그, 그럼 가산 적몰을 먼저……"

공양왕 : "그것도 싫소."

"그, 그러시다면 우현보를 처벌할떼까지 저희는 대궐문 앞에서 농성하겠습니다."

공양왕 : "그럼 우현보를 파직은 시킬테니까, 거기서 끝냅시다."

"안됩니다. 극형에 처해야 합니다."

공양왕 : "아 싫다니까……마침 천재지변도 일어나고 하니 그만 합시다."

"그게 사면하면 안되는데……"

공양왕 : "내가 싫다고 하지 않소."



9. 그런데 여기서 또 끼어드는 조준!


또 조준이 대사헌(大司憲)이 되어 우현보를 논죄하였으므로 우현보의 일당이 모두 그를 미워했는데 왕도 우현보를 편들어서 조준을 미워하였다. ─ 고려사 조준전


조준 : "우현보는 처벌해야 합니다."

공양왕 : "아, 진짜 이 인간은 나하고 무슨 원수 졌나?"



10. 이젠 얼굴도 보기 싫다!


당시 명나라에 사신 가는 자는 대부분 예우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황제의 생일에 하례하는 사신으로 조준을 보냈다. 왕이 그가 돌아왔다는 말을 듣자 “내가 또 조준의 얼굴을 보겠구나.”라고 하였다. 얼마 후에 판상서(判尙瑞)로 임명했는데 이는 그를 멀리하려는 의도였다.


공양왕 : "콱 명나라 가서 죽어버려라! 조준을 명나라로 보내는 사신으로 임명한다!"

"전하, 사신으로 갔던 조준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나이다!"

공양왕 : "벌써 왔어? 한동안 얼굴 안보니 살만 하더니 또 그 인간 얼굴을 봐야 하다니……판상서 자리 비웠지? 거기에 조준 그 놈을 임명해야지. 그러면 그나마 얼굴 덜 보겠네."




11. "일단 조준을 먼저 죽이자!"


태조가 활을 쏘아 사냥하면서 새를 쫓다가, 말이 진창에 빠져 넘어졌으므로 드디어 떨어져 몸을 다쳐, 교자(轎子)를 타고 돌아왔다. 공양왕이 중사(中使)를 연달아 보내어 문병(問病)하였다. 처음에 정몽주(鄭夢周)가 태조의 위엄과 덕망이 날로 성하여 조정과 민간이 진심으로 붙좇음을 꺼려하였는데, 태조가 말에서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기뻐하는 기색이 있으면서 기회를 타서 태조를 제거하고자 하여, 대간(臺諫)을 사주하여 말하기를,

“먼저 그의 보좌역(補佐役)인 조준(趙浚) 등을 제거한 후에 그를 도모할 것이다.” 하였다.

이에 태조의 친근하고 신임이 있는 삼사 좌사(三司左使) 조준(趙浚)·전 정당 문학(政堂文學) 정도전(鄭道傳)·전 밀직 부사(密直副使) 남은(南誾)·전 판서(判書) 윤소종(尹紹宗)·전 판사(判事) 남재(南在)·청주 목사(淸州牧使) 조박(趙璞)을 탄핵하니, 공양왕이 그 글을 도당(都堂) 에 내렸다. 몽주(夢周)가 중간에서 이를 선동(煽動)하여 조준 등 6인을 모두 먼 곳으로 귀양보내고, 그 무리 김귀련(金龜聯)·이반(李蟠) 등을 조준·정도전·남은의 귀양간 곳으로 나누어 보내어 그들을 국문(鞫問)하여 죽이고자 하였다.



이성계 : "어이쿠! 내가 말에서 떨어지다니, 내가 말에서 떨어지다니……"

정몽주 : "지금이 기회요! 바로 지금 이성계의 측근 등을 모두 쳐야 하오!"

김진양 : "게중에서도 누굴 먼저 쳐야할지……"

정몽주 : "이성계의 보좌역인 조준을 쳐야 하오. 일단 개국백 이성계는 바로 치긴 부담스러우니 그 사람은 높여주고 정도전, 남은, 조준부터 공격합시다."

김진양 : "그럼 세 명 중에 조준 까는 내용을 가장 많이 넣어볼까……"




12. 김진양의 격렬한 조준 편애


“정도전은 미천한 신분에서 시작해 외람되게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자 천한 출신을 감추기 위해 본래의 주인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혼자서 실행할 수가 없자 참언으로 죄를 만들어내어 많은 사람을 몰아넣었습니다. 조준은 한두 사람의 재상들이 서로 우연히 원한 관계를 맺자 정도전과 공모해 변란을 선동하고 권력을 농단하면서 여러 사람을 꾀고 협박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익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자들이 일을 일으키려는 일당들의 뜻에 따라 서로 작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남은과 남재 등은 그들을 도와 변란을 선동하는 심복 역할을 했고 윤소종과 조박 등은 그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이 서로 화답하며 일어나 마구잡이로 죄를 조작해 내어 형벌로 다스려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 형벌을 가하고 본래 죄가 없는 데서 죄를 찾아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위구심을 느끼면서 다들 원망하고 탄식하고 있으니, 이는 한편으로 천지 생물의 화합을 해치는 짓이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하께서 생명을 아끼시는 어진 덕을 손상시키는 짓입니다. 경오년(공양왕 2, 1390)에 청주(淸州 : 지금의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홍수가 발생하고 신미년(공양왕 3, 1391)에 도성의 큰 거리에 물이 들이닥쳐 뗏목을 타야하는 등 천재지변이 거듭 일어나고 곡식이 익지 못한 것은 바로 이들이 불러일으킨 일이 아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조준은 공신이므로 죄가 있어도 용서해야 한다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들이 듣건대 지난 무진년(우왕 14, 1388)에 개국백(開國伯)이 위화도에서 회군할 때 이미 전하를 왕으로 모시려고 생각했다는데, 그 장수들 속에 조준이 들어 있지 않았으니 그가 옹립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명백합니다. 기사년(1389)에 개국백이 전하를 옹립하려는 결정을 내리자 조준은 그 결정을 무시하고 딴 말을 했으나 개국백이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전하께서 즉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정황으로 따진다면, 조준은 과거 최초의 옹립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그 후 이미 결정된 사항을 저지하려고 했으니 그를 전하의 공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조준이 만약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할지 모르지만 주변의 재상들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두렵게도 하늘이 다 들어 환히 알고 있으니 어찌 감출 수 있겠습니까? 가짜 왕 신우가 중국을 어지럽히려는 것을 막아 이 백성을 살렸으니 개국백의 충성이야말로 지극합니다. 또한 조준이 다른 자를 왕위에 올리려는 책동을 개국백이 물리치고 전하를 왕위에 올렸으니 그 지극한 충성심은 해와 달을 꿰뚫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만 리를 행군하여 명나라와 싸웠더라면 이 백성들이 지금처럼 태평성대에 함포고복(含飽鼓腹)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물며 천자가 특별히 사신을 보내어 내탕(內帑)의 진귀한 물건을 내려주고 세자를 총애하여 제후(諸侯)들의 위에 서열을 정해준 것이 가능했겠습니까?"


"조준 같은 자는 그 하는 말로 마음을 알 수 있으니, 공신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은 크게 불충한 신하인 것입니다. 요행으로 연줄을 타서 도리어 공신의 이름을 얻고 공신의 반열에 참여하였던 것입니다. 공신각에 초상이 걸려 후대에 전하게 된 것이 큰 공신과 다름이 없으며, 품계를 뛰어넘어 관직을 받은 것도 진짜 공신보다 열 배나 되니 영광이 이보다 더 클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개과천선할 꿈도 구지 않고 죄를 감춘 채, 오히려 다시 몰래 심복들과 대변하는 자들을 모아 놓고 때도 없이 음모를 꾸미고 있으니 어찌 괜히 그렇게 하겠습니까?"


"그가 음모한 바를 이루지 못 할 경우 다시 불충한 주장을 펼 것이 우려되오니, 일찌감치 조치하셔서 흉계가 뻗어나갈 수 없도록 하시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또 조준이 전하 앞에서는 울기도 하고 애소도 하면서 겉으로는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데 이는 죄를 용서받으려는 술수로서 거짓 뉘우침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는 천성이 정직하신 나머지 그것을 진실이라 여기시니 저희들은 참으로 한스럽게 여깁니다."


"조준이 한창 간계를 꾸미던 초기에 하늘이 그 마음을 이끌어서 과거의 잘못을 깨닫고 이와 같이 뉘우치게 했다면 그 뉘우침은 참된 것일 수 있습니다. 지금 악행과 소란을 같이 저질렀던 무리가 거의 힘을 상실한데다가 여러 사람들의 노여움과 의심이 극에 달하였으니 그가 이와 같이 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 죄를 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는 사실상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니 거짓 뉘우침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만약 훗날에 요행히 다시 세력을 회복한다면 그들이 일으키는 변고는 반드시 전보다 심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그를 믿지 마시고 일찌감치 처리해 버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 저희들이 듣자니 남은이 언젠가, 전하께서는 내심 욕심이 많으면서도 겉으로는 인과 의를 베푸는 체 한다고 말했다는데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게다가 남은은 나라에 유별난 공을 세운 것도 없으면서 갑자기 재상으로 등용되었으니 전하의 은사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 그가 조준과 정도전의 뜻에 영합해 임금께 감사하거나 자기 분수를 지킬 줄 모르고 감히 경솔하고 불경스러운 말을 했으니 이는 전하의 마음을 격앙시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의도입니다. 그 마음씨가 이처럼 간악하니 참으로 두려워해야 합니다."


"이 일당들은 그 죄가 비슷하니 전하께서 만약 머뭇거리면서 결단하지 않으신다면 하늘이 노하고 사람이 원망할 뿐만 아니라 장차 돌이키지 못할 후회가 있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본디 고의로 남을 해치려고 하는 자가 아니니 어찌 감히 저 무리들이 사사로이 원수를 갚지 못하여 노심초사하는 행태를 따라 하겠습니까? 다만 공정한 의리가 이와 같고 일의 형세가 이와 같기 때문에 감히 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말이 꾸며낸 것이라면 황천(皇天)의 상제(上帝)가 실로 저희들을 먼저 죽일 것이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조준·남은·남재·윤소종·조박 등의 직첩과 공신녹권을 거두어들이시고 그 죄를 국문하여 법을 밝혀 바르게 하소서. 또한 정도전은 유배지에서 법으로 다스리시어 뒷사람들의 경계로 삼으소서." ─ 고려사 김진양전



김진양 : "정도전은 출신도 미천한 인간이 출세하니 분수도 모르고 나대고 있사옵니다. 남은은 별달리 공도 세운 적 없는 자가 출세하니 정도전, 조준과 영합해서 간악한 짓을 꾸미고 있습니다."

김진양 : 게중에서 조준은 정도전과 공모해서 변란을 일으키려고 하고, 전하의 등극을 반대하고,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속에 품고 있는 마음이 불충하고, 요행으로 연줄을 타서 출세하고, 심복들만 음모만 꾸미고, 전하 앞에서는 울기도 하면서 반성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가증스럽고……기타 등등. 아무튼 못된 놈이니까 이놈들 다 혼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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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정도전을 보면서 그때당시 인물에 대해 많은 글을 읽어보던도중 조준에 대해

매우 잼있는글을 읽은것 같아서 이렇게 퍼왔습니다.

글만봐서는 참으로 과격하고 급진적인 인사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정도전에서도 전제개혁을 맨처음 거론한것도 조준이었고 말이죠...

허나 저 조준도 결국 정몽주의 무쌍난무로 유배를 가는데 어떻게 그려낼지 참으로 기대됩니다 크크

지금은 정도전과 같은길을 가지만... 결국 요동정벌에선 이방원쪽의 손을 들어주는 인물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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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schach
14/04/30 12:33
수정 아이콘
흑화한 포은선생을 빨리 보고싶네요 크크
14/04/30 12:46
수정 아이콘
저도 이게 기대되네요. 임호씨가 어떻게 소화할지 크크
14/04/30 12:36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이성계가 말에서 떨어진다는건 너무 심한 스포아닌가요?
치킨너겟
14/04/30 12:39
수정 아이콘
역사쪽이라 그냥 적었는데 스포가 될수도 있겠군요 그래서 스포주의를 넣어습니다
14/04/30 13:17
수정 아이콘
아 드립이었는데 죄송합니다.
추가하면 글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글이었는데 제 드립이 과했나봅니다.
치킨너겟
14/04/30 13:23
수정 아이콘
아하 크크 아닙니다 제가 너무 진지했습니다
요새 보니 이런드립이 많더라구요. 잼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14/04/30 12:42
수정 아이콘
역사적사실을 스포라고하는건 좀 아닌거같습니다
14/04/30 14:06
수정 아이콘
사실 사극에서 스포당했다고 화를 내시는 분들은 소시적 역사공부시간에 좀 딴짓을 한 분들일수도....
농담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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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89 [일반] 임진왜란 해전사 - 完. 이 적을 무찌를 수 있다면 [16] 눈시BBand8083 15/02/11 808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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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26 [일반] 명량해전 승리의 기반을 마련해준 배설? [15] Duvet7834 14/08/02 783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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