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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02 07:10:46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슈베르트 교향곡 8번 B단조 미완성
오늘 이야기할 작곡가는 슈베르트입니다..
오스트리아 빈 근교에서 태어나서 빈에서 활동했었던 작곡가입니다..
가곡의 왕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베토벤이 1770~1827년까지 살았던 작곡가였고,,,
슈베르트는 1797~1828년까지 살았었습니다...
즉~ 모차르트보다 더 일찍 요절했지요~ㅠㅠ
평생토록 베토벤을 존경해왔으며,,
죽기 직전까지도 베토벤을 찾았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가난한 작곡가의 한 모델이기도 합니다...(안습ㅠㅠ)
모차르트는 말년에 좀 가난하긴 했지만,,,
그건 부인과 끼리끼리 사치스러워서 스스로 자초한 면도 있구요~
베토벤은 이미 당시에도 탑스타여서 그렇게까지 가난하다고 볼 수는 없지요~
그런데 슈베르트는 평생을 베토벤의 그늘에 가려 지냅니다...
뭐랄까 뒷 골목에서 잘나가는 스타라고나할까요~
베토벤이 교향곡을 발표하면 음원 순위 1등에 지상파 순위 프로 1위에
음반판매순위 1위를 했다면,,
슈베르트는 인디밴드처럼 홍대 락카페에서 자작곡 발표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물론 둘이 만났을 때는 베토벤이 슈베르트의 음악적 재능을 높이 샀다고는 합니다..

그래서 슈베르트의 작품 중에 가곡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이 때문입니다...
큰 편성의 곡을 하고 싶어도 소위 말하는 스폰이 잘 안 붙거든요~~
잘 나가는 지휘자나 네임드 연주자 혹은 유명 시인조차도 그를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슈베르트가 괴테의 시나 소설을 소재로 가곡을 많이 썼는데,,
평가를 받고자 괴테에게 악보를 보냈지만,,,
그대로 반to the송)

미완성 교향곡은 그런 의미에서 참 슈베르트의 입장을 잘 나타내는 곡이자,,
슈베르트 자신도 몰랐던 슈베르트의 역작입니다...
Sinfonia in h-moll von Franz Schubert mpia Wien,
den 30 October 1822
(교향곡 B-단조 프란츠 슈베르트 빈에서 1822년 10월 30일에 씀..)
슈베르트는 모든 곡에 시작하는 날과 끝낸 날을 적어놓는 습관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곡만 유일하게 끝나는 날짜가 적혀져 있지 않습니다...

이곡을 2악장까지 완성해 놓고, 3악장을 피아노악보로 스케치 해놓고,,
첫 악절을 오케스트라로 옮겨 놓는 것 까지 해놓고,,,
이 곡은 책상 서랍 속으로 직행합니다...
슈베르트 입장에서는 다른 돈벌이 될만한 일을 해야하거든요~~
차일 피일 미루다 자신이 죽는 1828년까지도 까맣게 잊고 맙니다...
결국 곡이 발견된건 1865년 슈베르트의 친구이자 음악애호가의 집에서 발견됩니다...
그해 12월에 드디어 첫 공연을 하는데 슈베르트 생애에는 없었던 대박을 칩니다...ㅠㅠ
(눈물 좀 닦고~~)
슈베르트가 베토벤 처럼 메쟈리그 선수였다면 그렇게 교향곡을
완성 못하고 둘 이유가 없었겠지요~~
이 곡에서 특별히 더 슈베르트의 생을 엿볼수 있겠지요~~

그도 그럴 것이 악곡 전체에 비애가 사무칩니다..
예술가의 삶이 이렇다라는 걸 보여준다고 할까요??
아님 콩라인의 비애가 이렇다고다 할까요??

가곡의 왕답게 악곡 전체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넘쳐납니다...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 되게끔~
이 곡 만큼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오던 형식미도
거의 완벽하게 잘 갖춥니다...
(이런 곡이 생전에는 묻혀 있었다니...ㅠㅠ
작곡가가 죽기만을 기다리던 나쁜 곡입니다!!!)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바바리안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겠습니다..

1악장(소나타 형식) B - 단조
0:02 - 짧은 서주입니다. B - 단조입니다.
0:24 - 제시부의 제 1주제입니다..-웅장함이 넘쳤던 베토벤과는 달리 슈베르트는 비애가 넘칩니다..
1:19 - 제 2주제입니다..- G-장조입니다..비애에 졌던 표정이 잠시 바뀝니다..
3:16 ~ 6:36 제시부를 반복합니다..
6:36 - 더블베이스의 선율이 깊은 심연 속으로 빠지는군요~여기서부터 발전부입니다.
8:31 - 현의 움직임이 내적 갈등을 더 잘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9:42 - 재현부가 시작되는 부분입니다..1주제는 9:48부터 연주하네요~B-단조입니다.
10:50 - 제 2주제입니다.. D-장조입니다...결국엔 전조해서 B-단조로 갑니다...
12:52 - 종결부입니다..
2악장(론도 형식) E - 장조
14:22 - Aa부분입니다..선율이 너무 아름답습니다...(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15:20 - Ab부분입니다..관악과 현악이 서로 다른 선율을 하면서 대결을 합니다..
15:44Aa'부분입니다..다시 아름다운 선율로 돌아옵니다.
16:20 - Bc부분입니다..c# 단조입니다.
17:26 - Bd부분입니다..깜짝 놀랬습니다.. 비장함이 넘치네요~
18:57 - A'부분입니다..다시 E-장조로 돌아왔습니다...구성은 앞의 A와 같습니다..
          단,, 끝에는 A-장조로 전조합니다.
21:01 - B'부분입니다..A-단조입니다..구성은 앞의 B와 같습니다..
23:08 - 종결부입니다..A부분의 주제가 자주 나오네요~..조성은 다시 E-장조입니다...

그래도 슈베르트는 운이 좋은 작곡가입니다..
자기도 잊고 있었던 곡을 후대에 앞다투어 연주하고 있으니 말이죠~~
당대에 잘나가던 메쟈리그 작곡가들은 많지만 저조차도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자신의 곡이 역사의 기억 저멀리 사라지지 않고 현재에도 재조명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입니다..
지금 제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구요~~
(물론 표절은 아니구요~~ㅠㅠ)

*제목은 왜 미완성인가요??
- 4악장제의 교향곡에서 2악장까지만 쓰여진 곡이어서 미완성입니다..
- 슈베르트가 지은 제목은 절대 아니구요..
후대에 미완성인 채로 발견되어 연주되었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굳이 4악장이 되어야 하나요??
- 그 당시 사람들은 그게 고정관념이었으니깐요~
빠름 - 느림 - 춤 - 빠름의 4악장이 안채워지면 찝찝해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후에 이 곡에 붙여서 3악장과 4악장을 완성해서 곡을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반응은??
터미네이터 3편 4편을 보는 관객의 반응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터미네이터는 1, 2편으로 마무리하고 끝냈어야했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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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end
14/04/02 08:03
수정 아이콘
늘 잘보고 있어요^^
AraTa_Higgs
14/04/02 08:08
수정 아이콘
슈베르트.. 아.. 좋다..
잘 읽었습니다~
밀물썰물
14/04/02 08:40
수정 아이콘
갑자기 회사에서 동영상이 안되어 저뒤에 벨를리오즈 듣다가 아예 앞으로 왔습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아주 잘 알고 계시는 군요. 저도 알만큼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윗글 읽어보니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네요.

유튜브 다시 돌아가면 뒤의 음악부터 다시 들으면서 오겠습니다.
난이미살쪄있다
14/04/02 08:45
수정 아이콘
생활고 이야기를 들으면 그 스트레스속에서 어떻게 저리 아름다운 악상이 떠올랐을까 신기합니다.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면 노래따윈 귀에 안들어오던데 말이죠.
표절작곡가
14/04/02 14:52
수정 아이콘
음악가의 고충이란게 그런거죠~~
프로니깐...
다 감수하고 가는 것 같습니다.
용의나라
14/04/02 09:07
수정 아이콘
예전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연주를 해봤기 때문에
100번은 넘게 들어본 것 같네요

2악장로 끝나는 미완성 곡이라지만
완성미는 그 어떤 교향곡보다...

참고로 1악장 초반 오보에 선율은
예전 개구장이 스머프 만화의 가가멜 등장시 테마곡이기도 했죠...
언제나그랬듯이
14/04/02 09:10
수정 아이콘
첫 도입부와 주제만 듣고 나면은 역대 사상 제일 위대한 교향곡이 될 것만 같은 기대감을 들게 하는 곡
첫 주제가 정말 너무 예뻐요. 현대에 와서 가곡으로 인정받는 슈베르트의 멜로디 재능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솔직히.. 주제가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그 뒤의 단순한 곡 진행은 앞 주제의 압도적인 아름다움 임팩트에 비해서 많이 아쉬운 면도 있는 곡이라고 봐요.
(비슷한 케이스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있죠 이것도 도입부만 들으면 역대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일거 같은데.....)
표절작곡가
14/04/02 18:13
수정 아이콘
차이코프스키 피협1번도 역대급이긴 합니다...
그런데 더 역대급 서주가 나와서 관객들 기대를 한껏 올려놔서 그렇지~~흐흐
언제나그랬듯이
14/04/03 09:23
수정 아이콘
1악장에 그 좌중을 압도하는 파도 같은 주제는 어디 가고 3악장까지 끝날 때 까지 두번 다신 돌아오지를 않아요..?
으..... 전 아직도 차이코프스키의 그 선택이 이해가 안 갑니다.
라흐마니노프나 다른 후기 낭만파 작곡가들이 때때로 그러듯 3악장 마지막에라도 넣어 주지.. 어차피 메이저로 전조는 할 거였으면서

여튼 pgr에서 클래식에 관련된 글을 꾸준히 접하게 되다니 너무 놀랍고 반가워요.
一切唯心造
14/04/02 09:3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VinnyDaddy
14/04/02 10:02
수정 아이콘
저도 연주해봤고.. 템포가 그렇게 빠르지 않고 어려운 패시지도 없어서 아마추어 오케에서 자주들 하는 곡이죠.
1악장은 가가멜 테마, 2악장은 "누가와서먹나요~"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하하.

터미네이터 시리즈 비유는 아주 적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뒷산신령
14/04/03 10:29
수정 아이콘
슈베르트에 이런 스토리가 있었군요. ㅠㅠ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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