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1/15 16:25:19
Name 하루타
Subject [일반] 죽음을 뛰어넘은 사랑 [알케스티스]







태양의 신이고 음악의 신이며 의술의 신이기도 한 아폴론에게는 인간 여자와의 사이에서 난 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스클레피오스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아버지에게 의술을 물려받아  의술의 신으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너무나도 뛰어난 의술실력으로 죽은 사람까지 살려내자 저승의 신 하데스가 이에 진노해



제우스로 하여금 번개로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이라고 부탁했다.



결국 자연의 법칙을 깨뜨린 죄로 아스클레피오스는 번개에 맞아 죽었으며 아버지 아폴론은 아들을 죽인 제우스를 차마 어찌할 수 없어서



대신 그 화풀이로 번개를 만들어 준 키클롭스(외눈박이 괴물들)를 활로 쏘아 죽인다.



이에 대한 벌로 아폴론은 2년간 인간의 밑에서 노예로 지내야 했다.









클라우드 로레인, '아드메토스의 소를 치는 아폴론'





어떨결에 신인 아폴론을 노예로 부리게 된 사람은 페라이의 왕 아드메토스였다.



다행히도 그는 공평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왕이었다.



어진 아드메토스를 맘에 들어한 아폴론은 아드메토스의 모든 소들이 쌍둥이를 낳게 해주었다고 한다.











또한, 아폴론은 아드메토스가 알케스티스라는 참한 아내를 얻게끔 도와주었다.







알케스티스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참한 아가씨로 매일마다 수 많은 구혼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질려버린 그녀의 아버지는 '사자와 멧돼지가 이끄는 전차를 다루는 남자'에게 딸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정도 시련은 아폴로의 가호를 받는 아드메토스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폴론의 도움으로 가볍게 시련을 통과한 아드메토스는 알케스티스와 성공적으로 결혼했다.









'아드메토스에게 자신의 생명을 주는 알케스티스'





그러나 금슬이 좋았던 그들 부부의 행복한 생활에 불행이 찾아온다.불치병이 아드메토스를 덮쳐버린 것이다.



'죽음'이 바로 그의 운명이었기 때문에 의술의 신인 아폴로도 어찌할 수 없었다.



다만 그를 매우 가엾게 여겨 운명의 세 여신들을 잘 구슬려 아드메토스가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





그것은 바로 아드메토스 대신 죽어줄 사람을 찾는 것.





그러나 어진 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커다란 공포를 가지고 있는 그의 모든 부하들과 백성들, 심지어 부모님들까지 대신 죽어주기를 거부했다.





바로 그 때, 알케스티스가 나선다.











"제가 당신 대신 죽음을 맞겠어요"



"어찌 그리 죽음을 쉽게 말하오?"



"사랑이 그리 만들었습니다"











Pierre Peyron, '알케스티스의 죽음', 1794





그렇게 알케스티스는 사랑하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대신 죽는 것을 선택한다.



그녀의 장례식 날 (아직 안죽고 시름시름 앓으며 병상에 누워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드메토스의 오랜 친구 헤라클레스가 찾아온다.





대인배 아드메토스는 간만에 놀러온 헤라클레스의 흥을 망치지 않기 위해 현재 그와 그의 아내가 처한 상황을 일부러 알리지 않고 후하게 대접한다.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고 진수성찬을 먹으며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고성방가를 지르던 헤라클레스에게 한 명의 신하가 핀잔을 준다.



그제서야 사정을 알게 된 헤라클레스는 그 자리에서 바로 알케스티스의 장례식으로 쳐들어간다.







프레데릭 레이튼, '알케스티스의 혼을 돌려받기 위해 죽음과 싸우는 헤라클레스', 1869-1871



그 곳에는 막 알케스티스의 생명을 거둬가려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알케스티스의 혼을 돌려받기 위해 죽음의 신에게 덤벼들었다.



강력한 힘을 가진 죽음의 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타나토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이길 수 없었다.



결국 헤라클레스의 활약으로 타나토스는 물러나고 알케스티스의 몸엔 숨이 돌아오게 된다.








Johann Heinrich Tischbein. '아드메토스에게 알케스티스를 데려다주는 헤라클레스', 1780



실의에 빠져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던 아드메토스는 살아돌아온 알케스티스를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서로 포옹하는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를 저승에서 지켜보던 하데스는

'저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지금은 저승에 들이지 않겠다.'

하며 아드메토스의 죽음의 운명을 거두어준다.





사랑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지만, 결국 알케스티스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죽음을 초월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알케스티스의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다.




++++++

알 부부: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타나토스: 그만...그만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해원맥
14/01/15 16:31
수정 아이콘
죽음 : 안 돼
헤라클레스 : 돼!
엘에스디
14/01/15 16:31
수정 아이콘
불쌍한 타나토스... 중간관리직의 설움...
14/01/15 16:39
수정 아이콘
이게 다 아스클레피오스 때문이다
SuiteMan
14/01/15 16:46
수정 아이콘
헤라클레스가 타나토스에게 알케스티스를 뺐어서 얼굴을 가린 후에, 부인도 죽었는데 재혼하는게 어떻겠냐고 떠 봤답니다.
아트메토스 : (한눈을 찡긋 감으며) 이뻐? 만약에 이랬으면...
14/01/15 16:48
수정 아이콘
이게 다 널리 사랑을 전파한 제우스 때문이죠.
14/01/15 16:57
수정 아이콘
어 잠깐.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이렇게 훈훈한 이야기도 있었던가요... 크크크크.
14/01/15 16:57
수정 아이콘
막장 중에서도 엑기스만 뽑았다는그리스 신화답지 않게 훈훈해서 섭섭하네요. 그나저나 자기 할 일 성실히 하다 얻어맞은 타나토스만 불쌍...
뺏으까!
14/01/15 17:02
수정 아이콘
마지막 두줄은 정말이지.... 큐큐큐큐큐
14/01/15 17:14
수정 아이콘
죽음이고 나발이고 힘이 최고군요.;; 불쌍한 타나토스...
Amor fati
14/01/15 17:26
수정 아이콘
이래서 타나토스가 성투사들에게 얻어맞았구나....
공상만화
14/01/15 17:27
수정 아이콘
역시 인생은 한 방이네요.
R.Oswalt
14/01/15 17:32
수정 아이콘
츤데레 하데스와 상남자 헤라클레스 사이에서 괜히 쥐어터진 타나토스찡 ㅠㅠ
타나토스도 불쌍한데 아무것도 모르고 제우스한테 번개 만들어줬더니 아폴론한테 죽은 키클롭스는 어쩌죠... 제우스 이 XX야 ㅠㅠ
Arya Stark
14/01/15 20:56
수정 아이콘
주말에 일하러 온 타나토스 핍박하는 해로운 것들 ㅠㅠ
단약선인
14/01/16 18:45
수정 아이콘
아니 마누라가 자기 대신 죽겠다는데 그래 땡스! 라고 남편이 받아들였다는 것인가요?
일단 마누라한테 맞아죽었을거 같은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1265 [일반] 살짝 우울증이 오네요. [49] 랜슬롯7070 14/04/23 7070 2
51154 [일반] 제목 그대로 옮깁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는 함구하는게 최선이겠지만 한 말씀만 올릴게요." [8] 올휴가는 몰디브!8615 14/04/19 8615 11
50692 [일반] [잡담] 우울함의 처방전... [9] 언뜻 유재석4295 14/03/26 4295 12
50500 [일반] 박은지 부대표님 사건을 통해 본 진보의 위기 [72] 짤툴라5961 14/03/17 5961 0
50443 [일반] 과학이 신이 된 시대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17] Acecracker4886 14/03/14 4886 6
50121 [일반] 바텐더의 서가 : 책을 잃지 않겠다. [13] 헥스밤4651 14/02/27 4651 11
49713 [일반] 영화는 수다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평가 했던 영화 총정리 2014.02.05 까지 [43] 하루타18351 14/02/06 18351 2
49309 [일반] 죽음을 뛰어넘은 사랑 [알케스티스] [14] 하루타7703 14/01/15 7703 0
49143 [일반] 슈퍼주니어 이특씨에게 가슴아픈 비극이 일어났네요..(2차 수정) [99] 비상의꿈16699 14/01/07 16699 3
49101 [일반] 나의 임신, 출산 그리고 시작되는 육아기 [48] 요비12478 14/01/04 12478 87
48251 [일반] 스피커에서는 심장 박동 소리가, 제 입에선 웃음이, 제눈에는 눈물이 터져나왔습니다. [88] Red Key8847 13/12/06 8847 88
48174 [일반] 현대의 정신의학은 개인의 개성을 말살하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요? [23] nameless..5661 13/12/03 5661 0
47863 [일반] 환갑의 소녀 [23] 이사무6304 13/11/21 6304 33
47162 [일반] 또 한명의 기관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75] 굿리치[alt]8353 13/10/19 8353 6
47042 [일반] Nell빠도 분위기에 휩쓸려 Nell 노래 추천드려보겠사옵니다. [38] 현실의 현실9322 13/10/14 9322 0
46853 [일반] 내가 다는 댓글의 대상이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7] 스테비아4497 13/10/05 4497 4
45956 [일반] 잠재적 전문 백수가 [56] eLeejah10827 13/08/20 10827 9
45674 [일반]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추천한 영화 목록들 [46] 떴다!럭키맨18471 13/08/07 18471 2
45370 [일반] 대체 이사람들은 무슨 심리로 이러는 걸까. [38] 시크릿전효성7521 13/07/22 7521 0
45242 [일반] 우울증 환자에게 호갱님이 되었던 이야기(?) [12] 메텔5186 13/07/16 5186 6
44976 [일반] 20년 동안 배달된 의문의 편지 [15] 김치찌개6936 13/07/03 6936 5
44540 [일반] [해축] 일요일의 bbc 가십... + 지난주 EPL 오피셜(6/10~6/14) [16] pioren4928 13/06/16 4928 1
43980 [일반] [열다섯번째 소개] 유령 인명구조대 [14] par333k5886 13/05/23 588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