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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14 16:40:26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말이 씨가 된다더니 정말로 그렇네요...--;;;
작년에 19세기, 20세기 클래식 소설들을 소개하는 글을 피지알에 올리고 난 후 그것을 계기로 해서 [위대한 개츠비], [안나 카레리나], [허클베리핀의 모험], [위대한 유산], [보봐리 부인]등 몇 작품을 읽어볼 기회를 가졌었는데 11월쯤에 오케스트라에 대한 글을 올리고 난 뒤로는 클래식 음악을 좀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 피지알에 [가장 위험한 익스트림 스포츠 10선]이라든가 [여자 친구 사귈 수 있는 10가지 방법]따위의 글은 올리지 말아야겠습니다……특히, 후자의 경우 아내와 딸까지 있는 유부남의 입장에서 상당히 곤란한 문제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물론 제 얼굴이나 몸매, 재력으로 봐서는 조언을 충실히 따르더라도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이긴 합니다만...--;;;)

오늘은 그 동안 구입한 클래식 음악 앨범들을 (총 4종) 좀 소개할까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혹시,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어서 좀 들어볼까 싶은 분들한테는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겨우 몇 작품 들어본 생 초보의 입장이지만 감히 말씀 드리자면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도 아니고 지루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좋아하는 가요, 팝, 록음악 얼마든지 들으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바로 클래식 음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한 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


드보르작 교향곡 8번, 9번 (신세계로부터)
지휘: 라파엘 쿠벨릭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은 뛰어난 교향곡과 실내악곡들을 많이 남겼는데 교향곡은 7, 8, 9번이 유명하고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특히 교향곡 9번의 4악장에는 여러분들도 예전에 체육대회 같은 데서 응원가로 많이 외쳤을 바로 그 멜로디 라인 “빰~빰빰 빰~빰빰 빰~빰 빰빠빰~~!!”이 들어있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 이 앨범의 또 다른 백미는 같이 커플링 되어있는 교향곡 8번입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유명한 9번보다 이 8번을 더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악기의 선율이 아름다운 작품이지요.

체코 출신 지휘자인 쿠벨릭은 이 두 작품에 대해서 레퍼런스급의 연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투브에서 다른 지휘자들의 연주도 찾아 들어봤지만 저에게는 쿠벨릭의 지휘가 가장 듣기 좋은 것 같습니다. 뭐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력이야 새삼 거론할 이유도 없고요.  


드보르작 교향곡 7번, 모음곡 ‘아메리카’
지휘: 이반 피셔
오케스트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위에서 언급했던 드보르작 교향곡 7번과 모음곡 아메리카입니다. 7번 교향곡도 듣기에 부담이 전혀 없는 8번처럼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같이 들어있는 모음곡 ‘아메리카’는 소품이지만 경쾌한 작품이어서 늘 들을 때마다 흥이 나지요.

이반 피셔는 헝가리가 자랑하는 지휘자로서 본인이 직접 창단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끌어 올린 장본인입니다. 마치 맑은 국물의 동치미처럼 깔끔한 연주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구입한 CD는 SACD라고 해서 일반 CD보다 음질이 훨씬 뛰어나다고 하는데 전용 플레이어에서만 그 진가가 드러나고 일반 CD 플레이어로 들으면 오히려 음질이 더 떨어진다고 하는데 저는 당연히 일반 CD 플레이어에서도 일반 CD보다는 음질이 좋겠거니 해서 구입했는데 좋은 음질을 다 즐기지 못한다니 아쉽습니다.


브람스 교향곡 전집
지휘: 칼뵘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브람스는 정말로 뛰어난 작곡가이지만 늘 선배 작곡가인 베토벤을 의식해서 교향곡은 베토벤 수준이 아니면 굳이 발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단지 4개의 교향곡 작품만을 남겼는데도 하나 같이 다 좋은 명작들입니다.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네 작품들 가운데 어느 하나 처지는 것 없이 다 고르게 좋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지휘자 칼뵘은 화려하게 자신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정말 음악 그 자체에 헌신한다는 느낌으로 지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칼뵘의 브람스 교향곡들은 재미가 없다고 하면서 다른 지휘자들의 브람스를 듣다가도 어느새 다시 칼뵘으로 회귀하는 철새적 행동패턴을 보여주게 된다고 하네요.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에그몬트 서곡
지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베토벤이야 악성(樂聖)이라는 수식어로 표현이 다 되는 ‘음악의 성인’이지요. 만약 베토벤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클래식 음악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띠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베토벤은 모두 9개의 교향곡들을 남겼는데 부제가 붙는 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 그리고 9번 (합창)이 유명합니다. 다른 작품 번호의 곡들도 다 좋다고 합니다. 이 영웅 교향곡은 원래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고 하다가 그가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자 실망하여 그에 대한 헌정을 취소했다고 하지요.

카라얀이야 정말 유명한 지휘자이고 제가 클래식에 “클”자도 모르던 때에도 유일하게 이름을 알고 있던 지휘자였습니다. 물론 호 불호도 많이 갈리는 지휘자이고 그의 나치부역 전력도 구설수에 오르곤 하지만 정말 이 3번 교향곡에서의 카라얀의 카리스마는 대단합니다. “닥치고 내 지휘가 정답!”이라고 시위라도 하듯이 오케스트라를 완전히 장악해서 마치 자신을 위한 부품처럼 써먹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할까요? 한 치의 망설임도 감지할 수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휘자의 의도대로 연주되는 대단한 명연인 것 같습니다.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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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안티포바
13/01/14 16:44
수정 아이콘
아...읽어보신 소설들 다 저도 읽어봤는데, 반갑네요.
13/01/14 16:56
수정 아이콘
문화매체들의 즐거움중 하나가 알게되면 즐기게 된다는거죠. 흐흐
무플방지위원회
13/01/14 16:5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선 클래식 입문 과정에서 교향곡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전 오히려 소품이나 실내악 중심으로 접근하길 권합니다.
교향곡은 일단 각잡고 들어야 돼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소품 같은 경우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다양한 음악가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연히 다른 곳에서 접할 기회가 많이 생겨서 아는 척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에는 좋다고 봅니다.
입문과정에선 컴필레이션 앨범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죠.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100선 같은 것 말이죠.

제가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앨범은 Paganini for Two라는 앨범입니다. 선율이 아름다워서 누구나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강추!!
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3783728
깃털티라노
13/01/14 17:54
수정 아이콘
베토벤은 바흐와 함께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음악가라 말할것도 없고
저중 드보르작의 슬라브무곡은 날 클래식에 빠지게 만든 원흉이었죠
우후죽숙처럼 지역색으로 갈려 발전한 무곡을 정리하고 다듬어 만든
드보르작의 슬라브무곡중 8곡을 접한후 응! 이게 뭐야 하는 맘에 그의 무곡을
다 들어보고 또들어보고 이어 접한게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와 삼중주 협주곡
그리고 계속...
Baby Whisperer
13/01/14 19:16
수정 아이콘
아.. 이런 글 보면 다시 악기 잡고 무대에 서고 싶어져요.. 어흑. 직장인 오케에서 세헤라자데 연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 년 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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