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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9 22:36:5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링컨 대통령은 어떻게 암살되었나?
링컨 대통령의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는 메릴랜드 태생으로 1838년에 태어났으며 비록 남군의 열렬한 동조자였지만 남북전쟁 동안에는 북부에 계속 머물렀습니다. 그는 배우 출신으로서 아주 미남이었습니다. 그의 집안이 원래 배우 집안이었는데 아버지도 유명한 배우였고 형이었던 에드윈 부스 역시 아주 명성이 높았던 배우였습니다.


링컨 대통령 암살범 존 윌크스 부스


그의 두 형제들과 함께 줄리어스 시저라는 연극을 공연하고 있는 부스(왼쪽)

남북전쟁이 북군의 승리 쪽으로 점점 기울어지는 기미가 보이자 그는 몇몇 동조자들과 함께 대통령을 납치해서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리치몬드로 끌고 가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대통령을 인질로 삼아서 북군에 잡혀있는 남군의 포로들과 교환하고자 했었던 것이지요. 부스와 그의 일당 여섯 명은 1865년 3월 20일에 대통령을 납치하려고 했었지만 링컨이 예상했던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로부터 2주 후, 남군의 수도였던 리치몬드 마저 북군의 손에 넘어가게 되고 전쟁이 북부연합의 승리로 끝나게 되자 부스는 남부연합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부스가 원래 링컨 대통령을 납치하려고 했던 대통령 별장 Soldier's House

4월 14일 밤, 링컨이 당시에 큰 명성을 날리고 있던 배우 Laura Keene가 주연을 맡은 연극 “Our American Cousin”을 보러 워싱턴에 소재한 포드 극장에 올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부스는 그날 링컨뿐만 아니라 링컨 유고 시 권력을 승계하게 되어있는 부통령 앤드류 존슨과 국무장관 슈어드를 동시에 살해한다는 담대한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북부연합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고 남부연합이 다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지요. 조지 아트제로트라는 사람이 부통령을, 루이스 파월이 국무장관을 처리하고 대통령은 부스 자신이 맡기고 모의가 되었습니다. (부통령을 살해할 용기가 없었던 조지 아트제로트는 부통령 암살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워싱턴 시내를 배회하다 체포되었고 파월은 국무장관 슈어드의 집에 침입해서 국무장관에게 큰 해를 입혔지만 국무장관은 살아납니다.)


링컨 대통령이 암살되었던 장소인 포드 극장

1865년 4월 14일 운명의 날, 링컨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마리 그리고 젊은 장교였던 헨리 레쓰본과 그의 약혼녀였던 클라라 해리스는 연극이 시작되고 난 조금 뒤 포드 극장의 대통령 부스에 자리를 잡습니다. 원래 존 파커라는 경찰관이 배속되어 대통령을 경호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사건이 일어나던 시각에 그는 잠깐 자리를 비우고 있었습니다.

밤 10시 15분경, 부스는 조용히 대통령 부스의 문을 열고 부스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느 누구도 그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조용히 대통령 뒤로 다가간 그는 44구경의 데린저 권총을 대통령의 뒷머리에 발사합니다. 총성 소리에 놀란 레스본이 부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는 미리 준비해 간 칼로 그의 어깨를 찌르고는 대통령 부스에서 아래 무대 쪽으로 뛰어내립니다. 그는 무대에 떨어지면서 한 쪽 발목이 부러졌는데 무대 위에서 라틴어로 “Sic semper tyrannis!”라고 외쳤습니다. 이 말은 “폭군에겐 항상 대항한다!”라는 뜻으로 당시 남부연합 소속이었던 버지니아주의 모토였습니다. 처음에 관객들은 이것 역시 연극의 일부인 것으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부인 마리의 비명 소리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부스는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빠져 나와서 미리 준비된 말을 타고 워싱턴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암살의 순간...


대통령을 암살하고 무대위로 뛰어내린 부스

당시 포드 극장에는 Charles Leale라는 23세의 의사가 연극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총소리와 대통령 부인의 비명 소리를 듣자마자 곧 대통령 박스로 뛰어 올라갔고 대통령이 그의 의자에 축 늘어진 채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몇몇의 군인들이 달려와서 대통령을 극장 근처 상인의 저택으로 옮겼습니다. 대통령의 주치의가 현장으로 급히 호출되어 왔지만 그는 대통령의 상태를 보자마자 그가 이미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부통령인 앤드류 존슨과 링컨 내각의 다른 각료들, 대통령의 측근들이 밤새 대톨령 곁을 지켰으며 링건 대통령은 다음날인 15일 아침 7시 22분경 숨을 거두게 됩니다. 영부인인 마리는 대통령이 숨을 거둔 방과 가까운 다른 방에서 큰 슬픔에 휩싸인 채 몸 져 누웠고 그녀의 곁은 큰 아들인 로버트가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임종을 지켜보는 각료들과 지인들

대통령의 시신은 임시 관에 안치된 채 무장한 기병대에 의해서 백악관으로 이송되었고 외과 의사들이 그의 시신을 검안하였습니다. 이 검안에 참가했던 한 외과의사는 나중에 링컨의 머리에서 뇌를 제거하는 동안에 총알이 발견되었고 의사들이 한동안 동작을 멈추고 그릇에 놓인 그 총알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영부인 마리는 의사들에게 전갈을 보내 그녀를 위해서 링컨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서 따로 보관해 둘 것을 요청했습니다.

링컨의 암살 소식은 빠르게 펴져나갔고 나라 전역에서 조기가 걸렸습니다. 남북전쟁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국 국민들은 충격적인 대통령 암살 소식에 비탄에 빠져야만 했습니다. 대통령이 시신은 기차에 실려서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살았던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로 운구되었으며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철로 변에 운집하여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았습니다. 1865년 5월 4일 링컨은 스프링필드 근교의 오크 리지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는데 그곳은 3년 전 장티푸스에 걸려서 백악관에서 죽은 그의 아들 윌리가 묻힌 곳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시신을 운구한 기차

전국이 슬픔에 잠겨있는 동안 암살범을 잡기 위한 수색 작전이 대대적으로 펼쳐졌습니다. 존 윌크스 부스는 암살 공모자인 데이비드 헤럴드와 함께 남부 메릴랜드를 향해서 도주 중이었습니다. 도주 중에 그들은 머드라고 하는 의사의 집에 들렀으며 의사는 부스의 다친 다리를 치료해 줍니다 (머드는 이 행위로 인해서 나중에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가 감형됩니다). 그 후 그들은 토마스 A. 존스라는 남부연합 일원의 집에 잠깐 머물렀다가 배를 타고 포토맥 강을 건너서 버지니아로 넘어가게 됩니다.


부스의 도주 경로

하지만 군인들 역시 끈질기게 이들을 쫓고 있었고 결국 4월 26일 버지니아에 있던 한 농장의 창고에서 부스와 헤럴드는 북군의 군인들에게 포위되게 되었습니다. 군인들이 이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창고에 불을 지르자 헤럴드는 곧 항복을 하고 밖으로 나왔지만 부스는 끝까지 저항하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 병사가 부스에게 총을 발사했으며 부스는 목에 총상을 입은 채 밖으로 끌려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즉사하지 않고 약 세 시간 정도 생존해 있었는데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그의 손을 응시하면서 “Useless, useless”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부스 최후의 순간...

체포된 부스의 공범들은 1865년 7월 7일 교수형에 처해집니다. 교수형에 처해진 사람들 가운데 Marry Surratt라고 하는 여성도 있었는데 죄목은 그녀의 하숙집을 범인들의 암살 공모 장소로 제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미국 연방 정부에 의해 처형된 최초의 여성이었습니다.


처형당한 링컨 암살 공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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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9 22:46
수정 아이콘
뒷통수에 총을 맞고 9시간을 살아있었다니...
근데 대통령 경호가 참 형편없었네요.
물만난고기
12/11/29 22:55
수정 아이콘
그 메리서랏에 관한 영화 The Conspisator가 기억나네요.
이쥴레이
12/11/30 08:54
수정 아이콘
뱀파이어헌터 링컨.............을 보면서 그 총질 피하고 도끼질 잘하던 링컨 대통령이 마지막에 일반인에게 총을 받고 평범하게 간다고?
라며 스토리에 의아성을 느꼈죠..하면 전 막장인가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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