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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12 19:37:3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네안데르탈 첫 클래식 음반 구입기 (부제: 왓 츄 고나 두?)
얼마 전에 클래식 초보자들이 입문하기에 좋은 클래식 작품들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글의 문제는 정작 글을 올린 본인이 클래식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는 점이었지요. 그때 여러 피지알러 님들이 댓글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추천해 주셨기에 이번 기회에 한 번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근육보다…아니, 뱃살(--;;)보다 사상이 더 울퉁불퉁한 싸나이"가 되어 보고자 한 것이지요.

여러분들이 추천해 주신 작품들 중에서 제가 고른 것은 드로브작의 교향곡 9번이었습니다. 이 교향곡은 "신세계로부터"라고 알려진 교향곡인데 체코 출신인 드로브작이 미국에 갔다가 그곳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곡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Cazellnu님, Cool Gray님께서 이 작품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물론 다른 회원님들도 많은 작품들을 추천해 주셨는데 제가 한꺼번에 그 앨범들을 다 구입할 수는 없으니까 일단 드보르작의 작품으로 시작해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저는 꽤 가난하거든요...--;;;)

일단, 예스24에 책을 주문할 것이 있어서 주문하는 김에 시디를 같이 주문하기로 하였습니다. 예스24 홈페이지 음반 코너로 클릭해 들어가서 검색창에 드보르작이라고 쳤습니다.

첫 번째로 뜨는 작품은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변주곡 – 로스트로포비치 & 카라얀"이라는 앨범이었습니다. 일단 이건 아니고...

아하! 바로 두 번째에 찾던 음반이 있었습니다. "드보르작: 교향곡 8번, 9번 “신세계로부터” – 라파엘 쿠벨릭"...그래, 바로 이 앨범이야...거기다가 교향곡 8번까지 덤으로..."이거야 말로 꿩 먹고 알 먹고...마트 원 플러스원 행사로구나...아이 조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오더군요..."바로 구매하기"버튼을 클릭 하려는데 보니까 회원 리뷰가 있었습니다...음...한 번 읽어봐야지...물론 좋은 말만 있겠지만...회원 리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폰 카라얀 지휘의 곡과
이렇게 라파엘 곡을 들어봤는데

같은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인데도 불구하고

카라얀의 연주와 라파엘의 연주가 많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제겐 라파엘은 차갑고 냉정한 반면
카랴얀은 따듯하고 열정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감동적인 건 역시 카라얀이었습니다.


허걱...이럴수가...제가 잠시 눈에 뭐가 씌었었나 봅니다...오케스트라하면 지휘자가 제일 중요한 건데 그걸 간과하다니...오케스트라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카라얀 형님 아니겠습니까?...오죽하면 클래식의 "클"자도 모르는 저 조차도 그 존명을 익히 들어 알고 있겠습니까?...그런 제가 어떻게 카라얀 형님을 잊어버리고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듣보잡 라파엘 머시기한테 속아넘어갈 뻔 했단 말인지...네안테르탈, 너 이 자식, 촉이 많이 무뎌졌구나야...한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럼 일단 이 앨범은 패스...스크롤바를 계속 밑으로 내렸습니다..."카라얀, 카라얀" 속으로 카라얀 형님을 애타게 중얼거리면서요...좀처럼 원하는 카라얀이 지휘한 교향곡 9번은 나오질 않았습니다...그러던 찰라...마침내 제 시야에 걸려든 앨범 하나..."드보르작: 교향곡 9번 / 스메타나: 몰다우 – 카라얀"...이 번에도 역시 원 플러스 원이로군…비록 "스메타나"라는 잘 모르는 작곡가 이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지휘자가 카라얀 아니겠습니까?...이번 만큼은 확실한 거지요...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회원리뷰가 있더군요...카라얀이라서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클릭해 보았습니다...


조금은 실망스럽습니다.
특히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은 제가 듣기에는 너무 느린 연주로 인해 신세계로부터라는 부제에 어울리지 않은 맥 빠진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예전 가지고 있던 음반 중 지금까지 들어왔던 쿠벨릭의 비엔나 필 연주에 비하면 많이 지루하기도 하고 뭔가가 조금은 부족한 듯 보입니다 (뜨아~!!!).
암튼 베를린 필과 카라얀의 명성에 비해서는 기대 만큼 와 닿지는 않네요...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어쩌라구...--++"

똑 같은 작품을 놓고 두 사람이 지휘를 하였는데 서로가 서로를 디스하고 있는 이 슬픈 현실...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멍하니 노트북 액정만 쳐다보았고 머리 속에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왓 츄 고나 두?"라는 브금이 무한 반복으로 자동 재생되고 있었습니다...--;;;

봤더니 라파엘 쿠벨릭 앨범은 1995년 발매, 카라얀 앨범은 1993년 발매더군요...이런 경우에 제가 잘 쓰는 최후의 방법..."기왕이면 최신 것을 산다"라는 제 구매 철학에 기대여 라파엘 쿠벨릭이 지휘한 앨범으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오늘 확인해 보니 주문 발송되었던데 도착하면 욜씸히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작품들을 추천해 주신 피지알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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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아빠
12/11/12 19:51
수정 아이콘
다 훌륭한 연주들입니다. 연주가 운동경기가 아닐진대 순위를 정함은 의미가 없기도 하겠지만,
저 연주들은 다 아주 유명한 잘된 연주들이랍니다. 잘 고르셨어요..

감상평도 쓰시면 클래식이 더 빨리 는다는..^^;;; =3=3===3
Dornfelder
12/11/12 19:56
수정 아이콘
라파엘 쿠벨릭이라면 체코 출신으로 드보르작이나 스메타나의 곡과 같은 체코 음악에 정통한 지휘자이니 후회할 일은 없을겁니다. 드보르작 교향곡 8번도 9번 못지 않은 명곡이니 좋은 선택입니다. [m]
질롯의힘
12/11/12 20:36
수정 아이콘
클래식 앨범 고르기 참 쉽지 않죠... 저 같은 경우는 박종호님이 쓰신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라는 책에서 시작해서, "죽기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까지 주로 책에서 추천해준 음반을 모았는데요. 귀에 익숙한 명곡에 명반은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누구? 뭐 이런식으로 그 바닥에서 정설로 정해진게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해서 쳐도 다 나오구요. 연주자도 중요한데 음반 레이블이나 녹음 상태등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를들어 CD중에 아날로그를 복각한거나, 녹음자체가 아날로그인것은 최근 디지털로 제대로 녹음한 신진 연주자것보다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뭐 경우에 따라서는 LP가 더 좋을수 있으나, CD에 한해서 말씀드리는 것이구요.
정리 1. 추천음반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선택하면 적어도 후회할 정도는 아님
2. CD를 구매할때는 녹음이 DDD로 되었는지, 이왕이면 최근 녹음한 걸로...
3. 이도 저도 잘 모르겠으면 유명 레이블로 구매하는 것도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 (DG, EMI 등)
4. 좀 새로운 해석이 가미된 곡들이 듣고 싶을땐 신규 레이블 추천 (Hamonia Mundi, Hyperion, Channel Classic, Naive 등)
특히, 고음악, 원전음악, 실내악에 녹음이 좋은 레이블은 음질도 아주 훌륭하고, CD 쟈켓도 멋지답니다.
즐감하세요~!
Neandertal
12/11/12 20:42
수정 아이콘
질롯의힘 님// 감사합니다...다음 앨범 구입할 때는 꼭 참고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이 앨범은 SPARS Code: DDD 라고 되어 있던데 좋은 거겠지요?...^^
현금이 왕이다
12/11/12 21:36
수정 아이콘
클래식의 세계로 들어오셨군요. 명복을 빕니다... 하하
일단 '고 클래식'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검색을 해보시면 대충 감이 오실 겁니다.
초보때는 일단 유명 곡 위주로 듣게 마련이죠.
베토벤 교향곡이나 비발디 사계 같은 것만 파도 끝이 없습니다. 그러다 협주곡으로 현악4중주로, 바하 무반주 첼로... 단순화 작업을 거치게 되고, 칸타타나 오페라에 까지 손을 뻗게 되면...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김연아
12/11/13 09:24
수정 아이콘
어찌되었건 잘 고르셨네요.

개인적으로 초보 때는 다른 것보다 곡에 집중하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고, 이왕이면 많은 곡을 담은 음반 구입을 권하고 싶네요.
요샌 시중에 2 for 1을 넘어서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거의 한장 가격에 구한다거나, 무슨 30~40장 CD가 몇 만원에 나오곤 하는데,
메이저 레이블에서 70년 이후 녹음 위주라면 대체로 들으시는데 크게 무리 없으실 겁니다.
(└ DG, Decca, EMI, Phillips, Sony-BMG 정도에서 요즘 특가 상품 러쉬죠. DG쪽이 아무래도 내용이 젤 나아보이더군요)
12/11/13 11:20
수정 아이콘
감상평에 너무 휘둘리지 마시고, 주관을 가지고 들으세요. ^^;;
그리고, 전집류의 싸구려(?) 시리즈도 나름 중간중간 건질게 많습니다. 의외로 유명 연주자 및 지휘자들의 녹음이 섞여있기도 해요.
질롯의힘
12/11/13 11:22
수정 아이콘
Neandertal 님// DDD는 디지털 녹음, 디지털 만듦, 디지털 재생의 의미구요. ADD는 아날로그 녹음, 디지털 만듦, 디지털 재생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녹음 자체를 디지털 기기를 써서 다이렉트로 CD를 구운거니까,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CD죠. ADD가 다 안좋다는건 아닙니다. 최근에는 복각기술이 좋아져서, Mastering CD같은 것도 나오는데요. 그건 소스기기(오디오)와도 연관이 있는거라... 하여튼 왠만하면 DDD 방식을 구입하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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