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름 개콘 매니아 MoreThanAir입니다.

최근 개콘의 경향에 대해 리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개인 블로그에 먼저 올라간 글이라 평어체로 되어있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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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보통 사인주기를 가지고 재미가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한다.



먼저 개콘이 재미있어지는 것의 원인으로는 엄청난 수의 개그맨 Pool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경쟁과



그 경쟁에서 재미있는 코너를 뽑아내는 PD의 힘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새로운 코너가 등장하고 처음에는 엉성하던 코너가 점차 템플릿을 완성시켜 가면서 재미가 더해진다.



새로운 코너의 경우 초기에는 템플릿이 확실히 없다가 회를 더해가면서 템플릿이 자리 잡아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반면 개콘이 재미없어지는 시기가 오는 원인 중 가장 큰 이유는 템플릿의 고착화이다.



개콘의 코너는 템플릿과 컨텐츠로 이루어진다.



템플릿은 매회 변하지 않고 그 코너의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고 컨텐츠는 그 템플릿 안에서 매주 바뀌며 새로운 내용을 보여준다.





[애정남] 코너를 예로 든다면



'우리나라가 왜 아름다운지 아십니까이~? 우리끼리 약속을 지키기 때문에 아름다운거에요이~



이거 안지킨다고 경찰 출동 안합니다이~ 쇠고랑 안차요이~'



이 최효종의 대사로 시작되는 도입부와 어떤 고민을 묻는 시청자의 질문,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의 애매한 질문을 처리해 주는



'속성 애정남'이 템플릿이 된다.



코너의 롱런을 위해서 '캠페인 애정남' 같은 새로운 요소가 템플릿에 추가 되기도 한다.



[비상 대책 위원회]의 예를 든다면



어떤 사건을 송병철이 브리핑을 하고 김원효가 '안돼에~'를 외친 후에 왜 안되는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만한 엉뚱한 상황들을 묘사한다.



이 템플릿이 최근에는 응용을 해서 폭탄이 터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개연성 없는 고리들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뒤를 이어 김준현이 막무가내의 군인 컨셉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다가 단순한 지적에 '고뤠에~?'를 외치는 것이 이 코너의 템플릿이다.



개콘의 코너가 무르익고 재미있어 지는 것도 이 템플릿 때문이고 역설적으로 재미가 없어지는 것도 템플릿의 고착화 때문이다.



템플릿은 코너를 탄탄하게 만들어 주지만 템플릿이 주가 되어서는 안된다.



기본 템플릿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자유로운 컨텐츠로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컨텐츠라는 것은 코너가 유지될 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애정남]에서 웃음의 포인트는 정말 애매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유머러스하고 명쾌하며 기발한 결정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최효종이 [남보원]에서 그러했듯이 남녀 간의 진부한 주도권 다툼으로 소재를 몰아가고 그런 싸움에서



무분별하게 여성을 편들어 주는 식으로 코너를 진행하자 의미없는 여성 관객의 함성은 얻었을지 몰라도 코너는 식상해지고 말았다.



[비상 대책 위원회]도 마찬가지다.



김준현의 '고뤠에~?'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김준현이 가진 무식하고 우직한 군인의 캐릭터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멍청하고 복잡하게 만드는데 그걸 오히려 부하가 지적하는데서 오는 통쾌함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적을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이는 김준현의 단순무지함이 그 유행어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컨텐츠의 흐름에서 오는 이 효과적인 유행어를 김준현이 '유행어' 자체로 밀기 시작했다.



'술고래~?', '어제도 아니고 글피도 아니고 모레~?', '귀가 아니고 코래?' 등의 언어유희로만 사용되는 '고뤠에~'는



기존의 통쾌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위의 두 가지 예 모두 컨텐츠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기존 인기를 얻고 있는 굳어버린 템플릿에 기대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안정된 템플릿을 활용하는 것은 지향하되, 컨텐츠 없는 템플릿은 무의미한 실소만을 자아낸다는 것을 개그맨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성향이 개콘의 거의 모든 대표 코너들에서 보이는 것이 요즘 개콘이 재미 없어진 이유일 것이다.



[애정남], [생활의 발견], [비상 대책 위원회], [사마귀 유치원], [감수성], [풀하우스] 등등에서 이런 문제점이 느껴진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이유는 잦은 연예인들의 등장이다.



홍보차 들러 각 코너에 잠시 나오는 연예인들은 눈요기로는 좋을지 몰라도 그것 뿐이다.



연예인들의 등장은 코너의 응집성을 심각할 정도로 떨어뜨린다.



특히 [위대한 유산]과 [감수성]에서 아무 개연성 없는 연예인이 등장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홍보를 위해 연예인들이 개콘 무대를 찾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그 때는 [봉숭아 학당]이라는 코너가 있었고 이 코너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코너 전체의 응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왕비호 또는 송영길의 턴에만 연예인이 잠시 등장해서 코너 전체에 위화감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개콘의 힘을 믿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재밌는 시기가 올 것임을 의심하지 않지만



지나친 템플릿에 대한 의존과 개연성 없는 연예인의 등장은 요즘 개콘 매니아인 내가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개콘을 시청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