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3/03 00:54:48
Name 로렌스
Subject [일반] 한국의 전통 문화


'한국의 전통 문화'라는 강의를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개강일이니까요.)
강의 내용은 당연히 '우리의 전통 문화 소개 및 자긍심 형성'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1시간 정도 강의를 전혀 다른 내용에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본래 의심이 많은 성격이며 딴지거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교수님의 말에 대해
곧이 곧대로 듣고 그것을 사실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가 인식하던 '전통'이란 단어
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의 접근이 상당히 흥미롭더군요.


대략적인 강의 내용입니다. 제 기억에 오류가 있을수 있어 와전된 부분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강의 중간 내용을 모두 서술하였기 때문에 군데 군데 많은 부분이 빠져있을수 있습니다.


교수님 Q 전통 문화의 대표적인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학생 A 아리랑, 한복, 탈춤 등
교수님 Q 여러분 평상시에 한복 입나요? 저번 설에 한복 입으신분 있나요?
그렇다면 전통이란 일상생활과 괴리되있는것인가요?

우리의 전통에서 흔히 유교 예절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정작 조선시대는 신분 사회였고 유교 예절은 보통 사대부 이상의 계급에게만 통용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중 일부만 취사선택하여 미화, 우상화한것 입니다.

전통에 대해 "합리적 가치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런 기능주의적 정당화 =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이 부분은 무슨뜻인지 이해 못하겠더군요.)

전통이란 단어는 일제시기에 민속학자에 의해 담론으로 대두되었습니다.
전통을 권력작용이 이용하여 권력의 이대올로기로 전락시킨것입니다.

한가지 예로 "왕인"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고대 인물의 절대적 근거 = 문헌인데 왕인의 경우 대략적인 구전만 존재합니다.
18C 문헌에 등장하지만 출신이 불명확 합니다.

이 "왕인"이라는 인물은 30년대에 대두되었는데, 당시 양 국가의 입장을 살펴보면
한국은 백제의 유학 수준 가늠, 일본에 영향을 끼친 전파자로서의 우월성 강조
일본의 경우 식민 정책을 위한 동화 정책으로서 내선일체 사상을 위해 이용합니다.

70년대에 "왕인"이라는 인물의 대한 사업이 계승되어 가시화 되기 시작합니다.
당시 한국은 반일을 이야기하며 친일을 행하던 시기였으며 "왕인"을
한일친선 다지기에 이용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왕인을 전남 영암 출신이라 주장하는데, 한성기 당시 영암은 백제의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70년대에 전통을 민족적 실체로 삼고 선진 조국이라는 이념하에 국보, 보물을 지정합니다.
지정된 국보, 보물들은 가시적으로 대단하며, 이를 은연중 서열화합니다.
중점보호주의라는 미명하에 고적, 유물들을 국가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하였는데
효율적이나 소외, 배제의 논리가 등장합니다.

당시 새마을 운동을 전개하였고 경제 부흥에 주력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굿, 무당은 이 시기에 상당수 소멸합니다.

한가지 예로 이 시기 경주관광종합계획이 실시되었는데 학술적 조사가 선행되지 않고 서둘러 진행되었습니다.
포항과 울산 사이에 있는 경주를 개발하여 국제적 관광 도시를 만들고 무역 외 수지를 높여 외화 획득의 일환
으로 삼기 위해서 였습니다.

성웅 이순신이 부각됩니다. 훌륭한 영웅인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다른 영웅들 사이에서 단지 선택되어
상무정신과 애국심을 고취 부각 시킵니다. 호국 의식 고취 = 군사 정권 박정희 정권 정당화에
민족을 추켜세우는 특정 기억만을 선택하여 전통으로 삼고 이용한겁니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데, 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간단한 강의 소개의 시간이었을뿐이니
일단 조금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마지막에 "전통을 민족이라는 근대의 틀에 얽메이지 말자" 라고 하였는데 무슨말인지 아직 모르겠네요.
어쨋든 기대 했던것보다 훨씬 재밌는 강의 였습니다. 대학교 수업인데 이 정도 수준은 되야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3/03 00:59
수정 아이콘
저 1학년때 들었던 교양이랑 이름이 같네요. 광진구 군자동쪽으로 학교다니세요?
12/03/03 01:05
수정 아이콘
이순신이 '단지 선택'이라고요? 국사 다 뒤져봐도 이순신 레벨의 장군은 없을텐데요. 이순신은 거의 첫번째 아니면 두번째로 평가받는데 원래 그 수준이 아니고 과대평가받았다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그의 일화중 애국심 고취에 이용될만한 것만 선택됐다는 의미인가요? 후자라면 모든 위인이 다 그런것일테고 전자는 동의할수가 없네요
12/03/03 01:15
수정 아이콘
실록에서 이순신의 대한 사관들의 후빨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또 그 전까지 훌륭한 장수의 본보기를 중국장수에서 따왔다면 임진란 이후엔 훌륭한 장수의 기준이 이순신 장군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충성스러운 장수가 전투중 죽으면 그 장수의 충열은 이순신과 다름이 없었으며.. 이런 식으로요.
박정희에 의해 선택..되었다는 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싶네요.
9th_Avenue
12/03/03 01:23
수정 아이콘
혹시 그 수업 교수님이 김형근 교수님 아니신가요??
몇 년전에 들었던 교양수업과 비슷한 것 같아서요. 당시에 전통문화의 이해라는 수업이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원한초보
12/03/03 01:36
수정 아이콘
그래도 대학 교양인데 TV강의 같은 "우리의 전통 문화 소개 및 자긍심 형성" 이런 차원의 강의는 별로 없을꺼에요.

로렌스님 글을 인용해서
[전통에 대해 "합리적 가치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런 기능주의적 정당화 =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이 부분은 무슨뜻인지 이해 못하겠더군요.)]

["전통을 민족이라는 근대의 틀에 얽메이지 말자"]
두 묶음이 의미가 서로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말은 역사의식하고 밀접히 관련이 있습니다.
전통을 필요에 의해서 취사선택하는 것으로 여긴다면 '왕인'이나 박정희가 '이순신'을 이용한 것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가 반만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오늘날의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진화론의 관점으로 보아도 성공적인 결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전통은 외부의 침입으로 부터 단결하는 힘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복같은 형식은 아니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그에 맞춰서 표현이 됩니다.
단순히 옛날에 유물이 전통이 아니라 그 것이 진화론적 산물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어떨까요?
방금 쓴 문장은 저도 좀 오글거리기는 한데 세련된 표현이 생각이 안나네요.
제가 그 강의를 안들어봐서 모르겠지만 이런걸 배우는 것 아닐까합니다.
12/03/03 13:36
수정 아이콘
왕인의 기록은 일본서기에 나와있습니다.
차사마
12/03/03 18:03
수정 아이콘
happyend님은 주장만 하고 있지, 제 의견에 반박하는 내용이 하나도 없어요. 굳이 그런 삼천포 논쟁은 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지금 근대화를 이룬 것이 과거, 현재에 남은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봤을 때 어느 쪽이냐는 겁니다. 제대로 된 반박이 아니면, 저도 그것을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차사마
12/03/03 18:04
수정 아이콘
영원한초보/그렇게 따지면, 프랑스인들은 스스로 역사를 단절한 것인가요? 논의 진전이 안 되는 것은 그것은 식민사관 아니냐고 하고 말았기 때문이죠.
차사마
12/03/03 23:19
수정 아이콘
눈시BBver.2/실체가 중요하다는 거죠. 하지만 그 실체가 민족주의에 의해 객관성을 상실하거나, 그런 실체를 증명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면, 결국 따져봤자 공허하다는 거 겠죠. "우리도 근대화 할 수 있었다"고 해봤자, 결국 일본의 자금에 의한 근대화 인프라가 생성이 되고나서,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결국 실체적인 근대화를 통한 번영은 일제 시대 이 후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5853 [일반] 이승엽은 병역브로커 인가? [37] Since19998402 12/03/10 8402 4
35845 [일반] 빠가 까를, 까가 빠를 만든다 [100] 눈시BBver.28816 12/03/09 8816 9
35690 [일반] 한국의 전통 문화 [52] 로렌스3936 12/03/03 3936 0
34388 [일반]  쿨타임이 찼으니 어김없이 뽑아보는 올해의 뮤직 Top 100 리스트(5) [7] hm51173403718 12/01/02 3718 3
33986 [일반] 파란만장 휴학기 [13] AttackDDang4409 11/12/19 4409 0
33720 [일반] JPOP 혹은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착각 [46] 지이라아르7575 11/12/09 7575 0
33341 [일반] 세계인들의 반한/반일/반북 감정 [18] 凡人6587 11/11/23 6587 0
32000 [일반] 그들은 왜 후지TV를 대상으로 시위를 하였는가.한류와 반한류 [22] ekskdks5289 11/09/28 5289 0
29796 [일반] 한일 양국의 반일, 반한감정 [35] 산타5766 11/06/17 5766 0
27837 [일반] 도대체 어디를 위한 정부인가요? [41] 아우구스투스6372 11/03/17 6372 0
24668 [일반] 설 곳을 잃은 자이니치.. [9] 탱구시대4466 10/08/28 4466 0
22945 [일반] [본격 까야 제 맛 - 1탄] 대한민국 대표 역적 1위 '을사오적' [24] Arata6339 10/06/15 6339 1
20467 [일반] <메타루> 한국에 귀신이 산다. 2009년 국내 블랙메탈 두 앨범 리뷰. [6] 탈퇴한 회원3959 10/03/23 3959 0
20251 [일반] 2010년 6월 30일로 일드넷이 폐지되네요.. [10] nickyo5952 10/03/16 5952 0
19839 [일반] 시대에 두 별은 없다. 그저 필사적인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94] nickyo6435 10/02/27 6435 3
19180 [일반] 애국심을 이용한 장사? [33] 부갈루6201 10/01/29 6201 0
19116 [일반] ☆ 2ch, 그리고 '2ch유머' [15] 폭창이4703 10/01/25 4703 0
18837 [일반] 어느 비상한 사람의 비상한 삶과 죽음 [19] happyend6071 10/01/11 6071 12
16941 [일반] [13420글을 보고]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굳건한 이유 [10] 뉴[SuhmT]3069 09/10/25 3069 1
16344 [일반] [친일파] 대한민국 근대사 대표 역적 1위 '을사오적' [36] Arata7388 09/09/30 7388 7
15068 [일반] 영화 G.I.Joe의 감상과 덤으로 한류스타들의 헐리우드 진출에 관한 이야기 (댓글에 스포가 조금 있을수도) [20] 홍맨5264 09/08/07 5264 0
12286 [일반] [세상읽기]2009_0429 [19] [NC]...TesTER5088 09/04/29 5088 0
12148 [일반] 2009년 16주차(4/13~4/19) 박스오피스 순위 + 씨야...... [14] AnDes3533 09/04/22 353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