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것 참 무슨 자랑이라고 이런 글을 쓰겠느냐만은, 요즘 들어 금연에 대해 종종 생각하고 있거든요.
저는 흡연자입니다. 떳떳한 사실은 아닌데 열아홉살때 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흡연을 하기 시작했네요.
지금 전역을 하고 스물 셋이 되었으니 이제 딱 5년차입니다.


#2
열아홉살에서 스무살이 되던 가운데에 담배를 정말 많이 피웠습니다. 하루에 두갑이 최소치였던 듯 싶어요.
진학에 대한 고민과 집안일에 대한 걱정, 갖가지 여자 문제들.. 골머리 썩는 일이 생기면 담배를 피면 버릇을 들여놓으니
그 버릇 참 무섭더라구요. 원래 운동을 몹시 좋아하는 체질이였는데 이 때 체력을 완벽에 가깝게 소진하고 몇년째 요양중입니다.
아무튼 그 때 문제를 느꼈지요. 스무살 때 금연을 시작했는데, 도저히 그게 안되는겁니다. 세달째에 결국 포기하고 다시 흡연을 했는데
흡연량은 확실히 많이 줄었습니다. 체력의 문제로.. 하루에 한갑이 최대치 정도였던 듯 싶어요.


#3
그 이후에 금연을 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스무살 땐 매주의 스케쥴을 고려해 가능한 날에 3일은 담배를 피지 않기로 했고
독한 마음으로 시작했더니 결과가 좋더군요. 일년 중 실패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스물 한두살땐 (군인이던 시절입니다만) 조금 더 발전해 한번에 두달씩 일년에 세번, 총 여섯달을 금연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점점 금단 현상과 친해지고, 흡연과 혐연 사이에서 줄다리기 하게 되었죠. 그리고 이제 스물 셋입니다.


#4
늘상 담배 끊으라는 잔소리 앞에 제가 하는 변명은 "여자친구 생기면 끊을게" / "내가 책임져야되는게 나 혼자가 아니게 되면 끊을게"
라는 매우 진부한 대사였습니다. 크크 적절한 미괄식입니다 여러분. 아무래도 슬픈 사실이긴 한데 요즘 왠지 생길 것 같아서요.
분위기가 좋습니다. 아주. 이제껏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네요. 흐흐. 다들 축하해주실거죠?

뭐 아무튼, 이제껏 해왔던 금연 연습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담배 끊으란 말, 정말 지긋지긋했는데 또 그게 사람마다 다르더라구요. 영, 싫지만은 않습니다.
담배, 참 많은걸 의지한 놈인데, 좋아하는 친구인데, 뭐... 심지어 사람조차, 아끼고 좋아한다고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