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철강왕 박태준 명예회장이 별세하였습니다.
조선 근대화의 한 영웅이라고 해도 할만한 분이 돌아가신것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의 일화를 한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은 엔하위키에서 많이 퍼왔습니다.



* 군인 박태준은 사관생도 시절 교관이었던 박정희와 친분을 맺고 운명을 같이 하게됩니다. 박정희는 5.16군사정변을 일으키며 거사명단에 박태준을 빼놓았는데 이는 박정희가 쿠테타에 실패할시 가족을 박태준에게 부탁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박정희가 정권을 잡고 대통령에 오르자 박태준은 비서실장에 임명되며 경제분야 최고위원으로도 일하게 됩니다.

* 박태준이 군복을 벗자 박정희는 박태준을 한일국교정상화를 위한 특사로 파견하였습니다. 임무를 마치자마자 박정희는 박태준을 대한중석 사장에 임명하고, 여기서 경영의 실제를 배우며 만성적자와 부패의 온상이었던 기업을 흑자기업으로 돌려놓게 되면서 기업인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됩니다.

* 박정희의 명령으로 제철소 건설에 대한 제반 준비에 착수한 박태준은, 그러나 자금 원조를 해 줄 모든 외국 기관들로부터 불가판정을 받고 어려움에 처해 있었습니다. 1967년 제철소 건설의 첫 삽을 떴지만 정작 외국에서 차관 불가 입장을 내려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한일국교정상화 때 받아낸 대일청구권 자금을 전용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결국 일본의 동의를 받아내어 제철소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포항제철 공사 시, 이 돈은 우리 조상님들의 핏값이다. 공사를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 다 우향우해서 저 포항 앞바다에 빠져 죽자라고 설파했습니다. 이 정신은 우향우 정신이라고 해서 포항제철의 상징이됩니다. 공사중 부실공사가 발생하자 박태준은 짓던 공장을 폭파하고 다시지으라고 명령합니다.

* 포스코의 초대회장인 만큼, 포스코 건설 당시 수많은 청탁과 압력을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습니다. 이게 지나쳐서 당시 박정희 주변에서 떡고물을 받아먹던 측근들에게 밉보인 덕에 중앙정보부에선 허구한날 박태준의 집을 수색하고 꼬투리를 잡으려 하자 박태준은 이렇게는 못해먹겠다고 박정희를 찾아가서 손을 떼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박정희는 비서에게 종이 한 장을 가져오라고 해서 백지위임장을 써주었고 이 사람을 건드리면 나에게 죽는다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 박정희의 3선 개헌 당시 공화당에서 찬성 서명을 받으러 다녔는데, 박태준은 자신은 정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니 그런 데 끼어들 생각 없다며 거부하였고, 이에 대해 박정희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 제철소 일이나 하도록 놔두라고 하였습니다.

* 포철 창립 당시 세계은행의 원조 보고서에서 한국은 철강 생산을 해서는 투자금 다 날린다고 나오는 바람에 원조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뒷날 박태준은 런던에서 당시 보고서를 작성했던던 자페와 만나 그 때 똑같이 보고서를 쓰겠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때 자페가 한 말이 걸작. "나는 그 때로 돌아가면 똑같이 쓸 거다. 철강 수요가 없는 나라가 백만톤짜리 제철소를 짓는 것이 말이 되는가?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당신이 기적을 일으킨 거다."

* 퇴임 당시 포스코 주식이 단 한 주도 없었습니다.

* 중국의 개방/개혁 초기에, 덩샤오핑이 일본에 가서 포항제철소 같은 제철소를 하나 지어달라고 하자, 일본에서는 공장이야 지을 수 있지만 박태준같은 인물이 없어서 그런 제철소는 못 짓는다라고 대답했다는 하였습니다.

* 1992년 회장직 사퇴 발표 후 양 제철소 직원들이 회장 사퇴를 반대하며 시위를 하는 대한민국 기업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상당히 밑에사람을 잘 깠습니다만 뒤끝은없어서 자신이 조인트를 깐사람이 자회사 사장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 김영삼과 사이가 좋지않아 김영삼정권에 협조하지 않아 4년간 외국에서 방랑했으며 1996년 포항북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이후 자유민주연합 입당, 김대중과의 연합(DJT 연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끌어냅니다.

* 축구매니아로 유명한데 대한민국 첫번째 축구전용구장 포항 스틸야드를 건설한 사연이 재미있습니다.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에 연속 진출하면서 3회 월드컵 진출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해외언론에서 '축구전용구장 하나 없는 축구후진국이 무슨 본선 진출?'하고 조롱거리고 삼았고, 이에 열받은 박태준이 사재를 털어 전용구장을 건설합니다. 건설업체는 당시 아무런 노하우도 없었던 포스코건설(...)이었고, 마땅한 부지가 없어서 포스코 뒷동산을 밀어버리고 지었습니다.

두번째 전용구장은 광양에 건설했는데, 놀랍게도 애초부터 구장확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건설했습니다. '언젠가 광양시가 커지면 구장도 확장해야지'라는 비전을 가지고 지었습니다.






그야말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아우르는 정치계와 경제계의 거물이었습니다. 뭐 하나 덧붙이면 축구계까지??

산업화 근대화를 이끈 역군들이 하나같이 호불호가 갈리는게 있고 호오가 갈리는게 있지만 박태준만큼은 위대한 인물로 계속 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