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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01 00:46:55
Name MeineLiebe
Subject [일반] 절대음감에 대한 허접한 글!!
안녕하세요...
항상 자게에 글을 남기는 분들을 존경해마지않는 MeineLiebe입니다.
나름 저도 제가 아는 지식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이렇게
Write 버튼을 누릅니다..크크
제 분야는 작곡인데요..
많이들 물어보지만 보통의 4년제 대학은 클래식만 다룹니다...
(요즘은 다른 음악도 늘어가는 추세.. 예를 들면 재즈라든지!!!)

암튼 각설하고..
오늘 다룰 주제는 절대음감입니다.
제가 보는게 맞을지 모르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 절대음감이라면 거의 넘사벽취급을 받는 것 같습니다.

상황 1. 드라마 - 베토벤 바이러스
세계적 지휘자인 김명민과 이제 지휘를 배우려는 장근석이 갈등한다..
말싸움으로 티격태격하다가 김명민이 피아노 건반을 손바닥으로 누른다..
장근석이 거기에 있는 모든음을 말한다!!
김명민이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상황 2. 예능 - 스타킹
천재 소녀 피아니스트가 출연함.
그녀는 선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함.
그날의 자문위원 김형석이 그녀의 음악적 실력을 테스트함.
김형석은 그녀의 절대음감능력을 추켜세우며 천재라고 함.

암튼 다른 예능이든 드라마든 그런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저에 대해서 말할 것 같으면,
음 저는 절대음감이 아니구요.
그리고 그 능력이 그렇게 부럽진 않습니다...
일단 음대에 있으면 거의 절대음감인 애들이
많기 때문에 희소성도 떨어지기도 합니다.(성악과 제외!!)

먼저 절대음감의 반대개념은 상대음감입니다.
먼저 둘의 차이를 보죠..
쉽게 말해 절대음감은 음이 들리면 그 음 이름을 바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띵~~" "도 입니다."  "띵~~" "쏠 입니다."
상대음감은 처음 음이나 조건이 주어지면 나머지 음악적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음 이름을 맞추진 못합니다.
이를테면 "띵띵~~" "장 2도 입니다." "띵띵띵~~" "장3화음 입니다."  "띵띵띵띵~~" "단 7화음 입니다."
(전문용어 등장!!! 크크)

1.어떻게 절대음감이 되는가?
이것은 거의 선천적으로 타고나거나(100%),
아님 어릴적부터 음악적 훈련을 받았다거나(80%).
보통 어릴 때부터 피아노 학원 다니는 애들이 절대음감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님 부모님이 음악하시는 분이라든가~

어릴때부터 음악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면,
그것이 반복될수록 기준음에 대한 감각이 저절로 생겨날 수 있게됩니다.
단 성인이 되면 청력이 그만큼 많이 퇴화되었기 때문에
기준음을 머릿속에 입력할 능력이 되지 않게됩니다.

음대학과 중엔 피아노과가 절대음감 비중이 높은 이유입니다.
다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하거든요.(5살 전후)
음대학과 중엔 성악과가 절대음감이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릴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케이스가 드믈기 때문입니다.
관현악과도 거의 반반 비중을 차지하고,
작곡과도 마찬가지입니다.

2.절대음감의 단점을 몇가지 말해보죠..

1) 선율 청음은 쉽게 가능하겠지만, 그 뿐이다..
음악에서 선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리듬도 있고, 화성도 있습니다.(기타 코드 생각하면 될 듯)
이 모든것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오히려 절대음감인 사람들이 화성청음에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상대음감인 사람들은 각각 화성에 대한 정보가 이미 머릿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들으면 바로 화성을 느끼고 이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절대음감들은 소프라노 듣고 기억하고, 그 다음 알토 듣고 기억하고,
그 다음 테너, 베이스 이런 식으로 각각 정보를 기억한다음...
일일이 계산해야됩니다.
그 음들은 그냥 도 미 솔 일뿐 그것들이 같이 울려서 내는 느낌은 먼나라 얘기입니다.

상대음감 "이 아름다운 장3화음~~~"
절대음감 "도 미 솔 이렇게 울렸으니깐 계산해보면 C Major 코드..."
요약하자면 이렇게 됩니다.

더 취약한 점음 소위 말하는 검은 건반들입니다.
절대음감들은 검은 건반에 대한 정보를 하나만 가지고 있습니다.
도# 미b 파# 솔# 시b 대체적으로 이렇게 인식하는 거 같더군요.
딴이름 한소리라고 해서 위 음들은 각각 다른 음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음감들은 이런 것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상대음감 "이 아름다운 장3화음~~~"
절대음감 "파# 시b 도# 이렇게 울렸으니깐 계산해보면... 계산해보면...뭔 이런 괴물같은 화음이 다있어?"
말하자면 이렇게 됩니다.

2) 본인의 삶이 괴로운 경우
절대음감 중 극단적인 경우는 거의 기준음에서 1/8 1/16 차이나는 것도 인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사람들은 이것도 가능합니다.

바닦에 컵이 떨어져서 깨졌음
"음 이음은 솔#에 가깝군~~~"

이런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소리 정보가 음으로 치환되어 들리는 괴물입니다.(후덜덜)
단점이라면 일반 음악을 들을 때 자기가 가진 기준음에 벗어나면 심히 괴로워 한다는 겁니다.
적어도 일반인들이 느끼는 감동과는 멀어진다는거죠...

상대음감 "아 아름다운 모차르트 교향곡"
절대음감 "지금 오케스트라 피치가 1/5음 정도 떨어져서 계속 연주되는데 이것도 못 잡아내다니
이 무능한 지휘자!!! 아 내 귀~~~~"

모든 절대음감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극단적인 경우만~~

3) 어차피 본인의 소리는 본인이 못 들음.
이건 절대음감의 단점을 말하는게 아니고 모든 음악가들의 특징 아니면
모든 사람의 특징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이런 법칙이 절대음감이라고 피해가지는 않습니다.
남이 연주하는 떨어지는 음정은 칼같이 잡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연주하는 음정이 칼같이 정확하다고 장담은 못 합니다.
자기가 내는 소리는 왜곡해서 들리거든요...
일반적으로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경우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습니까?
음악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음감이여서 이런 것들이 해결 되었으면 좋겠지만,
실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3. 이상적인 경우!
절대음감이 있는 경우에는 상대음감을 키우는 방법으로 교육을 받아야합니다.
선율은 선율대로 절대음들이 들리고, 화성은 계산을 하지 않아도 바로바로
느껴지는 그런 경지를 말합니다.
단 한쪽만이어서는 음악을 단편적으로 파악하게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긴 음악인생에서 이런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죠.

알기쉽게 설명한다고 했는데
괜찮았는지 모르겠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내용을 더 보충해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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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의심장
11/12/01 00:51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저도 절대음감 상대음감이 궁금했습니다.
음정이 맞고 안맞고 잘 구분이 안가는터라...

그런데 모차르트같은 경우 몇번 듣고 악보를 외워버리잖아요.
그 영화에서 나온 꼬맹이도 그렇고... (이름이 기억안났는데 어거스트러쉬군요)
이건 어떤 능력이죠?
MeineLiebe
11/12/01 00:55
수정 아이콘
그런 경우는 거의 암기력이 짱인 경우입니다.^^
그리고 모차르트는 절대음감이기도 하거니와
완벽한 상대음감이기도 해서 음악적 정보를
일반인보다 100배는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합니다.
강동원
11/12/01 00:52
수정 아이콘
절대음감의 단점 2)의 경우는 매우 재미있네요.
제가 클래식을 들으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도 다 절대음감이 없는 덕분입니다?!?!
파르티타
11/12/01 00:54
수정 아이콘
늘 궁금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추천 꾸욱
계속 부탁합니다!!
11/12/01 01:00
수정 아이콘
상대음감 소유잡니다
(C키랑 G키같은 쉬운키는 절대음감으로들립니다)

주변에 절대음감친구를 두명정도 만난적이있는데 너무나 신기하면서 벽이 느껴지더군요..

저도 위와같이 오히려 불편할수도 있을거야 분명해! 하고 생각했는데 저의 열폭일 뿐, 그렇지도 않더군요..

그들은 그냥 저처럼 상대음감으로 들으면서도 코드와 키도 찾아내는 괴물 of 괴물이었습니다

일일이 계산하고 어쩌고 그런 불편함같은거 없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상대음감과 절대음감의 차이는

네마디 이상의 멜로디를 들려줬을때 키를 찾아낼쑤있느냐 없느냐에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본연의 음이름과 그 간격을 또렷히 인식하느냐. 음간격만을 인식하느냐
된장찌개
11/12/01 01:05
수정 아이콘
음감이 전혀 없습니다. 노래방을 피해요. 노래를 못 불러서 노래방 가야할때면 사람들하고 못 놀아서 고역이에요.
저기 수퍼스탄가에서 음치인 사람한테 악기를 배워보라고 조언하던데... 쩝...
아, 음치랑 음감이랑 다른 얘기 인가요?
캐터필러
11/12/01 01:11
수정 아이콘
무식한질문하나드립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연주곡은. 그 연주시간이. 상당히 긴데. 연주자가 음감이없으면. 일일이. 악보를 외워서 하는건가요.
간단히. 말해서. 음감에 없는사람이. 긴 곡을연주하고자하면. 단순암기밖에는 방법이없나요?
MeineLiebe
11/12/01 01:17
수정 아이콘
악보 암기에 중요한건 음감이 아닙니다.
첫째는 기계적인 반복입니다.
적어도 100번은 반복하면 뇌가 아니라 손이 기억해서 연주합니다.
둘째는 음악이론의 접목입니다.
본인이 화성학이론이나 악식론을 잘 알고있다면,
그게 악보암기에 도움이 됩니다.
그 정도 경지면 10번 반복에 외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의외로 음감이 음악활동에 도움을 주는 부분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리리릭하
11/12/01 01:12
수정 아이콘
교회를 다니면 주변에 절대음감들을 많이 봅니다만, 뭐 요즘은 리듬의 시대니까요.
지휘나 하면 됩니다 절대음감 친구들 -_-;;;;

그리고 음을 정확하게 알아맞추는 것과 그 음들을 잘 조합해서 훌륭하게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또 별개의 문제 같습니다.
마이더스
11/12/01 01:13
수정 아이콘
한때 절대음감 소유자 (이제는 하얀건반 단음만 겨우 구분가능한)로서 매우 공감합니다.
절대음감이라고 하는게 건반 하나를 누르면 '띵' 소리로 들리는게 아니라 '도'라는 가사를 붙여 노래부르는거처럼 느낍니다. 고로 누군가 같은 음정에 '레'라는 가사로 노래부른다면 거슬리게 들립니다.

특히 검은건반 부분은 격하게 공감하구요, 도#의 경우 위와 같은 원리로 '디'라는 가사로만 들립니다. 이건 절대 레플랫이 아닌거지요.
음악세계
11/12/01 01:18
수정 아이콘
일단 저는 절대와 상대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뭐 저는 음 하나하나로도 들리고 화음으로도 들리고
그냥 원하는데로 다 됩니다만... 그렇다고 특별히 교육받아서 길러진 것 없이 한 초등학교 언젠가부터 둘 다 되더군요
원하는데로 들리는거 다 그냥 연주되고...뭐... 아무튼 그건 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었고

그런데 사실 설명이 조금 잘못되는 부분이 있군요.
원래는 이런 글 봐도 그냥 넘어가는데 살짜쿵 하나만 짚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너무 졸리지만 일단 하나라도 이야기 해야겠다 싶네요

이 글을 보면 절대음감이 선율적인면이 상대음감이 화성적인면이 음감이 발달되었다는 걸로 해석이 되는데
그게 아니라... 제 절대음감인 친구들도 다 화성적인 음감 좋고, 상대음감인 친구들도 다 선율적인 음감 좋습니다.
단 다만, 예를들면 청음테스트 시작할때 첫음을 잡아줘야만 도의 피치를 잡는게 되느냐 안잡아줘도 도의 피치를 잡는게 되느냐
이걸로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학교 종이 땡땡땡을 부를때 솔솔 라라 솔솔 미~ 하고 부르는데
그 음을 높낮이가 바뀐다고 해서 상대음감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뭘 부르든 솔솔 라라 솔솔 미 이지요
하지만 절대음감에게는 다른 음의 위치에서 저 계이름으로 부르면 괴롭거든요.
대표적으로 시창 시험을 볼 때 이동도법으로 부르라고하면 절대음감이 아주 괴롭습니다. 크크크
저도 이동도법이 어려운걸로 봐서 절대음감에 가깝습니다만, 화음감은 그 누구에 뒤지지 않거든요...하하

아무튼, 절대음감과 상대음감에 대해서 너무 잘못 알려진 게 많습니다...
花非花
11/12/01 01:21
수정 아이콘
단점1은 아닙니다. 절대음감이 상대음감을 갖고 있지 않을리가 없죠. 제 주변에 절대음감이 많거든요.
Pathetique
11/12/01 01:24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
본인은 절대 음감과 상대음감이 다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바람이 불면 그 안에서 계이름이 들린다고 하시더라구요...
복합적인 소리 (예를 들면 자동차 급정거하는 소리) 안에서도 계이름이 3개가 섞여들리는 경우도 있다고 -_-;;

음악하는 사람에게는 축복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좀 피곤할거 같기도...
리리릭하
11/12/01 01:27
수정 아이콘
요즘은 리듬의 시대라, 절대 박자 가지고 계신 분들이 좀 편해보이기도 합니다.
벽에다 시계걸때 왼쪽 오른쪽으로 치우친걸 멀리서 안봐도 정확하게 구분하는것 마냥,
전체적인 곡 흐름에서 박자의 BPM과 일관성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사람들.

어릴 때부터 드럼 치거나 베이스 연주하는 친구들이 이런 경우가 많더군요.
11/12/01 01:57
수정 아이콘
클래식에서 타악기하는 사람들은 원래 있는 박자를 구분하는 정도가 아니라
본인이 그냥 인간 매트로놈이라고 하더군요.

160부탁해 그러면 아무런 기준점 없이 그 BPM을 자기가 만들 수 있다고. -_-;;;
11/12/01 01:55
수정 아이콘
딴지를 좀 걸자면 몇 가지는 좀 극단적인 이야기가 많은 거 같습니다.

단점의 1번의 경우엔 결국 개인적인 차가 크고 음악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곡을 듣고 아름다움을 듣지 음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경우는 크게 없다고 보거든요.

또 자신의 음을 본인이 못 듣는 것도 상대적인겁니다.
음을 정확히 부르는 것과 음을 아름답게 부르는 건 다른 거고
절대음감인 사람이 신경써서 노래 부르면 정확한음을 부를 순 있습니다. 물론 그 뿐이지요.
그렇기에 절대 노래를 잘부른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그래서 음악과 학생들이 노래방을 가면 노래 부르는 걸 즐기는 게 아니라
안 틀리려고 노력하는 웃기는 일도 발생한다고 합니다만..
또 피아노의 경우 자신의 몸에서 나는 소리도 아닌데, 자기가 치는 피아노음을 못 듣는 학생들도 엄청 많습니다.
결국 개인의 능력일 뿐인 거지요.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대음감에 대해 신기해하지만,
예고 피아노과 학생 한 30명 있으면 거기에서 28~9명정도는 절대음감입니다.
음악 세계에선 희소성이 거의 없지요. 물론 거기에서 뛰어나고 안 뛰어나고의 차이가 좀 있겠습니다만.
절대음감에서 차라리 중요한 건 음을 맞추는 게 아니라 들은 음을 기억하는 거지요.

그래서 드라마같은 곳에서 한 번 듣고 노래를 다 외워 치는 건 귀가 좋은 게 아니라 기억력이 좋은 거다.
라고 하는 거고요.
명랑손녀
11/12/01 02:28
수정 아이콘
절대음감과 상대음감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게 많다고 윗분께서 지적하셨죠.
이 둘은 서로 밀접한 관계는 있지만 다른 덕목입니다. 힘세고 뻣뻣한 사람 있고 유연하지만 약한 사람 있듯이,
절대음감 없고 상대음감 빠삭한 사람 있고 절대음감 있지만 상대음감이 약한 사람도 있습니다.

절대음감은 어려서 얻지 못하면 그 후로 익히기 힘듭니다.
상대음감은 음정을 느끼는 능력이므로 사실 절대음감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 시b 도# 정도의 음을 들려줬을 때 계산해야 하는 절대음감자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저 정도면 그냥 메이저로 들리거든요.
반면 '파# 시b 도#' 라고 글로 적어 주었을 때에 절대음감이 없으면
'파#과 시b는 증4도를 두번 플랫했으니까 장3도고 시b 도#은 반음이 3개니까 단3도, 따라서 장3화음'
의 과정을 계산할 필요가 있지만, (전공자분들은 이 과정이 거의 암기 수준이시겠지만)
절대음감과 상대음감을 갖추고 있다면 '파# 시b 도#' 의 3음을 머릿속에서 재생해 볼 수가 있습니다.
그 후에 '아 아름다운 장3화음~' 이라는 결론을 계산 없이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B마이너의 구성음은?' 이라는 문제를 냈을 때
절대음감과 상대음감을 갖춘 사람이라면 B마이너를 머릿속에서 재생해보고
B, D, F# 가 구성음이라는 것을 B마이너의 구성음들을 '듣고' 알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역시 조옮김 등의 환경에서는 혼란이 밀려올지도...
11/12/01 07:37
수정 아이콘
몇 년째 눈팅만 하고 있는 유저인데 흥미로운 주제라 로그인하고 처음으로 댓글을 다네요.

일단 저는 어려서부터 절대음감입니다.
윗분들 말씀대로 음악가들 사이에서는 내세울 게 전혀 아니지요. 오히려 상대음감을 갖추기 위해서 저는
무던히도 노력을 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화음을 듣거나 상상해 볼 때, 음 하나하나를 생각하지 않고
어떤 고유한 색깔로 간단히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익히기 어려웠던 상대음감을 군대에서 많이 익혔다는 것이죠. 어쩌면 익혀졌다고 해야할지도...
그저 음악과는 멀리 떨어진 생활을 했던 것인데, 제대 후에 모든 이조악기(연주자가 악보상의 '도'를 연주했지만
실제로는 '레'음이 들리는 트럼펫의 한 종류를 예로 들겠습니다) , 그 악기의 실제음을 별다른 노력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어떤 연주자의 연주를 들을 때 예전에는, "분명 '도'를 연주했는데 왜 '레'음이 들리는거야!" 하며
머리속이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달랐습니다. "실제음 '레'음 이긴 하지만 '이건 '레'가 아니라 '도'다..." 하고 되뇌이니 정말로 그렇게 들리고
이후 연주자의 연주도 제가 되뇌인 그 상태로 들리더군요. 제가 직접 연주할 때도 무리가 없었고...
이동도법으로 부르는 노래도 어느 정도는 하게 되고요. 행운이었습니다.

'절대' 라는 단어의 그 무게감 때문에 많은 분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시고 있고 그 때문에 좀 과하게 포장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엔 양면이 있듯이 절대음감에도 단점이 있으며 제 생각엔 그 단점은 조금 있는 장점을 확 덮을 정도로 큽니다.
어느정도의 관심과 훈련이 없으면 일반인에게는 음치를, 음악가에게는 못된 음감을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같이 공부하고 있는 제 친구는 상대음감만을 지니고 있지만, 정말 훌륭하고 예민한 음감을 갖고 있을 뿐더러
그 것을 충분히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많이 부럽습니다....;;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음감이 꼭 필요친 않다고 봅니다.
jjohny=Kuma
11/12/01 08:22
수정 아이콘
저는 대학 입학 후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악보를 보지 않고 기타를 맘대로 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청음훈련을 했습니다.
사실 청음훈련이라고 부를 만한 수준도 못되고... 그냥 기타로 뚱가뚱가 거리면서 '어라? 어라?' 하다가 꽤 괜찮은 수준의 상대음감을 습득했습니다.
(대신 그 시간에 기타 실력을 좀 잃었죠.ㅠㅠ 그 시간에 기타 연습을 좀 더 제대로 했다면 좀 더 잘 칠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되니, 절대음감들이 부럽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부를 줄 아는 노래는 악보를 본 적이 없어도 대부분 기타로 반주를 넣을 수 있게 되었고
몇 개기억나는 기준음을 가지고 어렵지 않게 절대음, 절대코드를 알아낼 수도 있게 되었구요.

대학 가서 보니, 절대음감은 생각처럼 드물지 않았습니다.
저는 음대생이 아니라 공대생이고 제가 소속되었던 밴드 동아리 사람들도 모두 공대생들이지만
저희 동아리에서 적게 잡아도 10%~20% 정도는 절대음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절대음감 중에는 애석하게도 상대음감이 빈약한 경우도 꽤나 있었습니다. (거의 없다시피 한 경우도...)
이런 애들은 (꼭 본문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 상황에서 상당히힘들어 하더라구요.
밴드 할 때 필요한 코드감각 같은 경우는 오히려 상대음감 가진 애들에 비해 많이 불리했구요.
물론 상대음감과 절대음감을 같이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절대음감만 있는 경우는 (클래식을 할 게 아니라면) 그냥 '신기하다'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음악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절대음감보다는 상대음감이니까요.


한 줄 요약 : 절대음감 부러워하지 말고, 노력으로 습득할 수 있는 상대음감에 도전해보세요.^^ [m]
wkdsog_kr
11/12/01 12:31
수정 아이콘
절대음감 소유자입니다.
솔직히 음악하는데 별 도움 안됩니다. -_-;;;
이론 수업이나 시험치는데나 도움이 되지 정작 실제적인 연주나 이런데는 쓸모도 없어요.

다만 악보 없이 귀로만 곡 듣고 베껴서 연주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기엔 정말 유용하긴 합니다
(이를테면 스타 bgm이라던가..0
룰루랄라
11/12/01 14:04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 절대음감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진 건 "절대"의 의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절대"를 "완벽"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야 쟤 절대 음감이래~" 하면 "우와~~~"하면서 베토벤 바이러스의 장근석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죠..
하지만 글쓴 분께서 쓰셨듯 절대음감이란 상대음감과 대치되는 개념이지, "정확한 음감"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입니다.
즉 어떤 음을 듣고 "이 음은 A야" 하는 사람은 절대음감이 있는건데, 그 사람더러 "그 음이 440Hz냐 442Hz냐?"하고 물었을 때 반드시 대답을 할 순 없다는 거죠.

그리고 악기에 따라서 음감이 달라지기도 하더군요.
피아노나 바이올린같은 악기소리에 대해서는 절대음감을 갖고있지만, 목소리나 휘파람소리같은 인간이 내는 소리에 대해서는 절대음감이 없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아무래도 소리를 낼 때 악기는 반드시 음정을 생각하면서 내지만 목소리나 휘파람은 음정에 대한 생각없이 흥얼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절대음감이 안 생기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음감은 경험이 좌우한다고 봅니다.
11/12/01 15:41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부터 하모니카를 연주해와서... 상대음감밖에 없습니다;;
모든 노래가 다 계이름으로 들려요. 조(Key)에 상관없이 말이죠.
제가 가지고 있던 하모니카가 C-Key 하모니카라, 무조건 C-Key로 조옮김 해서 불어야만 했거든요.

근데, 컴퓨터로 작곡을 배우다 보니, 이게 오히려 편합니다. 그냥 C-Key라고 생각하고 만든 다음에 프로그램에서 조옮김 해버리면 되거든요.
절대음감 없어도 별로 안 불편하고, 조그만 교회지만 어쨌거나 지휘자도 하고 있습니다. ^^;;
오히려, 무슨 노래든지 "도도레미 도도레미 솔솔라솔솔~"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되니, 머리도 안 복잡하고 좋더군요.
근데, 반주 없이 절대 노래 못 부른다는 단점은 있긴 합니다.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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