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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3/03 16:17:48
Name 마산갈매기
Subject [일반] 전역도 안했는데, 학교다니고 있는 복학생입니다 -_-;
군인이 그냥 주저리 떠든다고...   가볍게 봐주시기바랍니다 -_-;

========================================================

네... 제목 그대롭니다.

저 아직 전역 안했습니다.  3월 19일 민간인으로 신분이 바뀝니다;

지금은??  네, 휴가중입니다. (3.1 ~ 3.4)

복귀는 내일 합니다. 3.5 ~ 3.8 부대에서 대기합니다.

3.9 ~ 3.17 말년휴가입니다. 17일 복귀하고, 18일 전역신고!

19일.. 드디어 꿈에그리던, '과연 그날은 올까?' 싶었던 전역을 합니다.

학교 수업듣고 학교돌아다닌지 3일 째입니다.  

군대 있을 땐 바깥세상이 한없이 부럽고 좋아보였습니다. 나가면 뭐든 다 잘할 수 있다!! 뭐 괜찮겠지? 별거없다~

싶었습니다.

개강 2주전부터 뭔가 가슴속에서 불안간 기운이 엄습해 왔습니다.  말년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나가면 누구보다 열심히, 꿋꿋하게 잘 살아보겠노라고...   연등시간에 보면 잠만오는 토익책, 수학책 붙잡으며..

나갈날 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피부로 직접 맞대는 현실은..... 비록 3일째이지만...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쿵쾅 뛰며, 엄습해오는 불안감...    

사람이 2주만에 이상하게 변했습니다.  

군대안에서 성격을 바꾸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왕소심에서 적극적으로...    말 수도 늘리고, 자신감있게 행동하고.. 잘 웃고..

그런데 이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나온지 하루만에 머리안과 입안에서만 적극적이지..  몸은 예전처럼 왕소심으로 변했습니다.  

자신감 잃은 표정에..   미친듯이 쿵쾅대는 심장;;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 굳게다문 입...

저도 알고 있습니다. 혼자 이렇게 심각해봤자 저만 바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근데 지금 미치겠습니다.  살면서 이런기분을 느끼고, 이런상황에 놓인게 처음이라...

안에서 목표를 세가지 잡았습니다.
1. 성격을 바꾸어보자.
2. 돈을 모으자.
3. 공부를 하자.

나름 만족할만큼,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자만심이 앞섰나봅니다.

현실을 맞닥들인 순간...    핵한방 맞은 느낌입니다.  

난 2년간 뭐한건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마치며...  

두서없고 지저분한 글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_-;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씨가 말씀하셨죠..

"이것 또한 다 지나 가리라...."  이 말을 되뇌이며 힘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이 씁쓸한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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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taki
11/03/03 16:35
수정 아이콘
예~전의 저하고 딱 같은 상황이시네요.. 저도 무려 21박 22일의 말년 휴가를 가지고 3월 11일 오전까지 수업듣고
부대 복귀, 12일 전역을 했었는데요.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주책맞게 그 짧은 머리를 해가지고 신입생 OT도 따라가고..
다른 것 보다 전역신고 하고 나서 지휘장교님들 인사드리고 사무실 인사드리고 부대 정문을 나설 때의 그 기분이 정말 이상했었습니다.
말년휴가 나갈 때 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느낌이었는데.. 항상 내가 이 문을 나설 때면 몇 일 후에 다시 들어올 것을 약속하고 나가는 것
이었는데 이번에 이 문을 나서면 다시는 이 곳으로 들어갈 일이 없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2년 생활이 머리속을 지나가더라구요.
이제 복학생이니 내 앞가림 해야지. 사회가 무서워. 학교생활은 어떨까? 라는 오만가지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웃긴건 딱 한 달 바깥 생활을 하니까 군대에 대한 대부분의 것들이 잊혀지더라구요. 몸도 금방 사회인이 되어버리고..
여튼 전역을 축하드리고 목표 꼭 달성하시기 바랍니다.
RealWorlD
11/03/03 16:38
수정 아이콘
제친구도 딱 같은상황이었는데 말년휴가나와서 복한한 케이스.. 저같은경우는 3월1일 전역해서 3월2일 개강수업 들으러간 케이스..
처음 한달은 정말 적응 힘들죠 진짜 미치는줄알았습니다. 전날까지만해도 K-2 소총들고 근무서고,불침번에 재설작업하다가 눈떠보니 강의실.. 덜덜덜;;
하지만 두달쯤되니까 적응 많이 되더군요 힘내세요~!
음..그런데 2번은 뭔가요? 대학교랑 알바랑 병행하시나요? 힘드실텐데..;
복학생이시라면 2번을 스펙을 쌓자로 수정하심을 추천! 장학금 받으면 더욱 좋구요~
11/03/03 16:44
수정 아이콘
저도 8월 31일 전역했는데, 개강을 8월 마지막주에 하는 바람에 말년휴가 나와서 수업들어갔었죠...
재미있던 게 '광고학' 수업시간이 있었는데, 첫 번째 과제가 '나를 광고하라'.
군복입고 앞에 나가서 자기소개했던 생각이 나네요. 크~

성격은 사실 쉽게 변하지는 않죠. 저도 좀 소심한 편인데, 대범하고 리더십 있는 아이들 보면 부럽기도 하고, 흉내내 보려고도 하고...
하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은 거추장스러울 뿐이죠.
그래도 군대에서 경험했던 자신감, 리더십이 틈틈이 삶의 여러 결정의 순간들에서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소중하게도 말이죠.
두려워하지 마시고, 멋지게 맞부딪히세요. 뭐가 더 무섭겠습니까? 대한민국 육군 병장 만기전역자는,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게 아닙니다.
RadioHeaven
11/03/03 16:46
수정 아이콘
마산갈매기님 심정 잘 알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복학하자마자 비슷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휴가도 자주 나오고 친구들도 시간 될 때마다 만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도 전혀 문제가 없을 거 같았습니다....만
막상 나오고 학교에 가니 엄숙하게 불안감이 스며들어오더군요.

저는 전역한 날짜가 3월2일이어서 제대 날에 부대에서 인사하고 나오자마자
군대 동기들과 나중에 보기로 하고 후딱 헤어진 다음에 바로 복학 신청을 했었습니다.
입대 전이나 입대 후에도 나름 성실하게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고
님이 목표하신 거처럼 나름 희망찬 계획을 짜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복학을 하는 일부터 사소한 일에 이르는 모든 것이 정신없이 펼쳐짐에 따라
모든 것이 어색하고 남의 일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복학과 함께 휴학을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혹시 이번에 비슷한 시기에 군대에 갔다가 복학한 동기나 선, 후배들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복학하고서 친구들 때문에 다행히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마산갈매기님처러 이번에 복학한 학생들 중 열 중에 아홉은 아마도 마산갈매기 님과 동일한 심정일 거입니다.

서로 힘드신 거 잘 알고 있을 테니 상부상조 하면서
수업 열심히 들으시고 여유를 가지시면서 학과 일이나 학교 행사 등에
참여하시면서 마음을 추스르시면 그 불안감은 씻겨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시간이 약이겠지만, 제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1/03/03 16:48
수정 아이콘
혹시 호서대생이신가요?
악세사리
11/03/03 16:52
수정 아이콘
뻘플이지만 저도 16박 17일 휴가를 한꺼번에 못나가게 해서 6박 7일갔다가 하루복귀하고 다음날 또출발했습니다. -_-
이런것 보면 조기 전역같은거라도 생겼으면 좋겠군요. 차비도 많이 들고 (저같은 경우는 왕복7만원가량 깨졌습니다..) 스트레스도 받고,,,
다른 '가라'행정은 잘하는 군대면서 왜 이런것은 신경안써주는지 모르겠네요....
11/03/03 17:05
수정 아이콘
전 전역하자마자 알바 빡세게 뛰고 바로 일본으로 고고씽해서 가서 또 알바만 빡세게 하고 -_-;
다시 학교로 복학했던 기억이 나네요...03학번이었는데 복학을 09년에 했던걸로 -_-;;;
제로스엠퍼러
11/03/03 17:13
수정 아이콘
어쩜 제상황가 이리 똑같나요.. 작년 11월에 전역하고 집에서 펑펑 놀다가 학교 딱 가니깐 미치겠습니다. 나름 사회성도 키웠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이건뭐.. 완전 다른 환경이예요.. 저도 2틀가고 지금 어떻게 해야하나 미치겠다.. 고민중이예요ㅠㅠ 할수없죠.. 피할수없으면 즐겨야죠..
초음속거북이
11/03/03 17:50
수정 아이콘
저두 비슷한상황 2년 2개월 군생활군번입니다. 제대한지 십년 넘었구요 전 6월 군번인데 말짜 입니다.기말고사 다 빵꾸먹고 입대.. 제대가 8월말이라 말년휴가 때 복학신청 제대후 바로 복학....
11/03/03 18:28
수정 아이콘
작년 3월4일에 전역하고 칼복학했습니다
그당시 저도 적응 정말 안됐고, 넘쳐나는 낯설은 민간인들(?)때문인지 이유없이 움추러드는 기분이..크크
그래도 억지로 붙잡혀있지않고, 내 마음대로 할 일 정해서 할 수 있다는게 행복했습니다..
지금처럼 설레고 살짝 두렵고 그런 기분도 몇주지나면 슬슬 잊혀지고, 중간고사시즌되면 내가 언제 그랬지? 하시게 될겁니다..
기분좋은 전역후유증이구나 하시면서 그냥 즐기세요^^;
p.s - 딱 전역후 1년지난 지금 개강수업들으러 가보니.. 아 쟤는 막 전역하고 칼복한애구나 이런게 눈에 보이네요..
ミルク
11/03/03 18:59
수정 아이콘
2월에 전역하고 이번 학기에 복학했습니다.
그런데...아는 사람이 없더군요.
학부로 입학했는데 학과제로 변경되고, 제가 다니는 과가 캠퍼스 위치가 바뀌는 바람에 정말, 완벽히 추합으로 들어간 신입생이 된 기분입니다.
원래도 과생활은 안하고 동아리 위주로 지내왔었는데, 막막하군요.
그래도 뭐, 새출발한다는 기분으로 다닙니다.
28살 2학년
11/03/03 19:03
수정 아이콘
1년전 제 모습 보는것 같네요. 전 작년 3월 17일에 전역했거든요. 저도 말년휴가때 학교 다녔습니다.
그래도 저보다 낫네요. 전 군생활만 7년하고 8년만에 복학했습니다 열심히 다니던 동아리도 없어졌더군요.
그래도 들이대면 다 됩니다. 걱정마세요.
11/03/03 21:48
수정 아이콘
전역 전후로는 원래 다 그렇습니다. 2년을 감금당하시다 나오셨는데요.
저는 아니였지만 복학 후 첫 학기 학점이 자기 최고 학점이라고 많이 하더군요.
공부는 물론 나머지 목표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작심삼일이 되면 곤란해요!!
라울리스타
11/03/03 22:04
수정 아이콘
1/19일 전역하고 지금 학교다니고 있습니다.

고작 2달빨리 전역했지만, 한마디 하자면 저도 전역한 뒤로 이것저것 알바하면서 지냈지만, 사회생활이 얼마나 낯설던지....

또 원래 군생활하다보면 사람이 작은일에도 민감한 경우가 많아 소심해지는 경우도 당연지사이지요. 군생활하면서 연인간에 헤어지는 이유도 급소심해진 군인남친때문인 경우가 많지 않던가요?

근데 생각해보면 전역 한 뒤로 어색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사회->군대갈때는 안그러셨나요? 이등병때 어색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지요.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은 이제 '군대도 다녀온 마당에'라며 뻔뻔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남이 뭐라하던 교수님한테 알랑방귀도 많이 뀔 예정이구요.
내일은
11/03/04 01:27
수정 아이콘
4월 9일 제대했지만 말년 휴가를 이용해 3월 15일 부터 학교를 다녀본 1인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군대에서 성격 안바뀝니다. 군대에서 성격이 바뀌어졌다고 느껴졌다면 짬밥먹으면서 세상에 무서운게 없어지는 '계급효과' 때문입니다. 사회에서는 학교를 다니다보면 대개 자기 보다 높은 사람들만 만나게 됩니다만, 군대에서는 자기 보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숨겨져있던 권력 본능 등이 분출되는 것일 뿐입니다. 군대에서는 계급 외에 모든 것이 평등하니 계급이 높아지면서 결국 지위도 높아지고 계급 낮은 사람들에게 당당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 무서운게 없어서 그런겁니다. 하지만 사회로 돌아오면 다시 미래가 불투명한 학생이라는 원위치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군대는 성격 바꾸기에 정말 안좋은 곳입니다. 성격이 정말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요.

자신감을 키우실려면 결국 궁극적으로 능력 밖에 없습니다. 능력이 자신감을 만들어줍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하시면 자동적으로 자신감이 생깁니다. 군대를 갔다오면 적어도 언젠가 군대를 가야 한다는 두려움 하나 만큼은 없어졌으니 즐거운 학교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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