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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9/02 03:12:47
Name MeineLiebe
File #1 포맷변환_보면대.jpg (0 Byte), Download : 141
File #2 비올라.jpg (0 Byte), Download : 96
Subject [일반] 내 인생에 아찔한 기억


(편의상 반말체로 쓰겠습니다. 양해를~~)

음대 작곡과 학부시절 이야기이다.

대구시에서 했던 행사 중에서 야외 음악회가 기획 된 적이 있었다.
나는 아는 지휘자의 소개로 오케스트라 음악의 편곡을
맡게 되었다.

자신있는 것은 둘째치고 재밌는 작업이었다.
악보를 그리고, 프린트해서 오케스트라 갖다 주고,
연주 듣고, 또 수정하고 이런 반복이었다.

학생이었던 나로서는 크게 도움이 많이 되었고,
지급되는 페이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은 불현 듯 나에게 찾아왔다.
악단에서 연습전에 세팅을 하게 된다.
나는 악단 소속이 아니라서 뒷짐지고 있어도
되는데, 그래도 나서서 도와줬다.

단원들에게 조립식 보면대를 나눠줬는데
(이런 보면대는 보통 3단 분리가 가능하다.)
그 중에 가운데 대가 손에서 스스르 미끄러져 나갔다.

그런거면 다행인데
먼가

'툭'

하고 살짝 소리가 났다.

소리가 난 곳을 살펴보니 비올라(바이올린 보다
조금 더 큰 현악기)가 하나 금이 간것이다.
그림을 보면 S자 비슷한 구멍이 있을 것이다.
거기 끝부분에서 10cm 정도 금이 났는데...

하늘은 이미 노랗고, 이성은 안드로메다로 간지 오래이고,
주변에서 무슨소리도 안들리고, 이걸어쩌나~~
그 비올라 주인은 울고불고~~~

일단 사건은 사건이고 배상문제를 논의할 차례이다.
나는 그 때 처음 알았다.
악기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그리고 현악기도 부서져도 고칠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청구한대로 배상을 하긴 했다.
악기 수리비 160만원, (수리기간 2달)
악기대여료(연주일정은 뛰어야하니깐) 50만원

이것저것 해서 250만원은 깨진 것 같다.

그 야외음악회에서 내가 버는 돈은 150만원 이었는데
막심한 적자 아니겠는가?

여러분께 고한다.
주변에 바이올린이라든가, 첼로 케이스를 메고 다니는 분을 보면
(아마추어 말고)
에쿠스 한대 메고 다닌다고 생각하라.
(어쩌면 옵션까지 빵빵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악기 전공하는 분에게 악기 가격을 물어보는 것은 실례이다.
또한 만져봐도 되냐고 질문하지마라 상당히 불쾌해 한다.

차도 없는 내가 차사고로 변상 할 일도 없는데,
악기사고를 거하게 치뤘다.

그 이 후로는 군대꿈과 더불어 악기 부서지는 꿈이
악몽리스트에 추가 되었다.

PGR 회원님들은 악기 주변 10M 내로 접근을 삼가시길~~~
(전공자들은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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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02 03:15
수정 아이콘
후... 매우 비싼 녀석들이군요.. 그에 비해서는 피아노는 저렴한 제품이네요;;
MeineLiebe
07/09/02 03:16
수정 아이콘
ISUN님// 진정 피아노는 저렴 합니다. 보통의 경우 전공자용 바이올린보다 비싼 피아노는 드믊니다.
ComeAgain
07/09/02 03:25
수정 아이콘
기구(?)를 다루는 직업에 있는 사람들은.. 꼭 그걸 여자처럼 다루죠...
Zakk Wylde
07/09/02 03:44
수정 아이콘
제 친구는 첼로를 전공하는데 첼로 가격이 고급세단 값이더군요 -_ -
07/09/02 04:47
수정 아이콘
흠.. 전 비슷한 경우로 입장이 다른 경우였는데,

제가 대학시절 흑백사진동아리에 있었습니다. 직접 수동 카메라를 갖고 사진을 찍고,

동아리실 내부에 있는 암실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필름 현상을 하고, 빨간불을 켜 놓고

인화를 하고 했었죠. 첨엔 카메라를 빌려 쓰다가, 거의 1년간 과외로 모은 돈을 갖고 Nikon FM10 을 질렀습니다.

FM2 보다 저렴하다는 이유와 줌렌즈라는 것이 매력적이더군요. 과 후배 한 명이 과제를 위해 사진기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삼각대에 사진기를 올려놓고 찍던 도중 삼각대 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사진기가 떨어져서 렌즈가 작살이 났더군요.

산지 2달쯤 되었을라나.... 흑....

그 후배가 렌즈를 새로 사긴 너무 부담이 되어서 그냥 중고를 구입해서 달아 줬는데, 그 이후로는 영

제 사진기에 정이 안가더군요.

어쨌던, 차나, 악기나, 사진기나 비싸고, 소중한 것들은 정말 잘 다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빌려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습니다.
07/09/02 10:19
수정 아이콘
그런건 안빌려주는게 상책 -_-..
07/09/02 10:22
수정 아이콘
지방에서 친한 친구(음대전공) 한 명이랑 같이 서울로 유학와서
서로의 자취방을 들락날락하다가

멋모르고 친구의 첼로위에 걸터 앉았다죠...
다행이 아직 1학년이어서 연습용 첼로 -_-;;;
그래도 삐그덕;; 하면서 금가던 소리는 제 인생 최악의 소리 베스트 5안에 듭니다 -ㅁ-;;;

또 하나, 고등(2002년즈음)때 한참 리니지1을 했었는데,
친구 카오 풀어주다가

어이없게 오크전사에 누워서(네루다 오크가 아닙니다!! ㅜ_ㅜ)

당시 저희 나이때에는 레전드 급이었던, 9레이 증발 사건;; 아 이런
이유있음
07/09/02 11:07
수정 아이콘
kikira님의 예가 저에건 더욱 와닫네요.
02년의 9레이라.....
07/09/02 14:38
수정 아이콘
친구 첼로들어준다고 깝죽대다가 ...후

지금은 그 친구가 연락이 안되네요
戰國時代
07/09/02 17:40
수정 아이콘
스트라디바리우스라는 놈은 뭐 가격이 상상 초월이라죠. 한국에도 1대 있다던데...
오소리감투
07/09/02 18:37
수정 아이콘
정말 에쿠스 한대 후덜덜 ....

국내에선 콘트라베이스가 그렇게 비싸다고 들었어요...

고스에서 얼마더라 억 가까이 된다고 하던데...
항즐이
07/09/03 00:55
수정 아이콘
원래 연주용 악기 근처에는 절대 접근 안 합니다.
차라리 못을 들고 주차장을 지나가는게 덜 위험하죠.

음대에 시커먼 차가 등하교를 거드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는데,
1,2학년 떄 친구에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차.. 비싸겠지?"
"응."
"그래도.. 저 시커먼 가방이랑 그 내용물이 훨씬 비싸겠지?"
"음.. 아마 그럴걸."
"그럼, 저(여성)분이 탄 차를 내가 들이받아 차와 악기가 상하면 어떻게 되는거냐?"
"3대가 신용불량이지."
MeineLiebe
07/09/03 06:19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차는 어찌어찌 한다고 해도 악기가 망가지면 gg쳐야 합니다.
최종병기캐리
07/09/03 09:26
수정 아이콘
첼로가방을 메고가시던 한 아가씨가 엘레베이터를 내리다가 엘레베이터문에 첼로가방이 끼자 내뱉던 엄청난 비명을 들어보았습니다.
07/09/03 10:44
수정 아이콘
크크크.. 저는 전자음악쪽 서클활동을 했기에, 그런 쪽으로는 별로 신경 안써도 돼서 다행이었습니다 ^^;
뭐, 신디사이저.. 많이 비싸봐야 천만원 안쪽이고, 기스난다고 품질에 이상이 가는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쿠션 좀 좋은 소프트케이스에 넣어서 덜렁덜렁(- -;;) 들고다니고, 막 쿵쿵 부딪히고, 스탠드 위에 올려놓다가 긁어먹고;;;
가끔 공연할때 팬더나 깁슨 전자기타 들고 오는 사람 있으면 좀 긴장해줬던 기억은 있군요;;

P.S: 제가 쓰던 모듈(키보드 안달려 있는 신디사이저)이 무겁다고, 그냥 마루바닥에서 질질 끌고다니던 기억이 새롭군요 크크큭.
여자예비역
07/09/03 11:04
수정 아이콘
제 친구는 82년생중엔 전국에 한명뿐인 하프 전공잡니다... 대학도 뭐 자동으로 가고 그랫지만.. 하프 한대 값이...덜덜덜..;;
07/09/03 11:21
수정 아이콘
여자예비역님// 허허허... 하프 덜덜덜... 하프는 일단 사기만 하면 음대 입학은 그냥 자동이라던 바로 그;;;
항즐이
07/09/03 14:33
수정 아이콘
헉 구경만 하던 하프..
하프 그거 한대만 사서 되는게 아니라 문제던데요.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 들고 다닐 수 없어서 학교에 한 대 집이나 연습실에 한 대 -_- 쿨럭.

돈 좀 있는 집 딸이 3대 샀다고 교수님이 엄청 진지하게
"걔 너무 돈자랑 하더라"라고 말씀하시는거 보고는..

'교수님도 제겐 충분히 돈자랑입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07/09/03 16:16
수정 아이콘
하프는.. 싼게 1억이라죠... 명장의 작품은 뭐... 돈으로 따질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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