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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12 16:55:30
Name 불같은 강속구
Subject [일반] [서양화 읽기] 그림이 당신에게 묻다 -2-


Questi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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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가 드가의 그림입니다. 그림 속 여인의 앞 유리잔 속에는 술이 담겨 있습니다.  ‘녹색 요정’이라고 불리던 이 술은 아니스와 민트의 혼합물에 향쑥을 빻아 넣은 알콜을 넣고 증류하여 만들며 도수가 매우 세고 물로 희석하면 녹색에서 뿌연 흰색이 됩니다. 고흐, 로트렉, 피카소, 에밀 졸라, 랭보등 예술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으며 중독시 환각과 우울증 등의 장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이 술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pla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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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생트는 프랑스가 알제리를 침공하던 시기에 아프리카의 풍토병에 대응하기 위해 보급품으로 지급되었는데 이 압생트 맛에 길들여진 군인들이 프랑스로 돌아오면서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동자층뿐 아니라 인상파화가들과 문학가들등 예술가들이 압생트를 열렬히 사랑했습니다. 예술가들에 의해 압생트에 낭만이 부여되자 문화를 소비하는 계층인 부르주아들이 압생트를 더욱 찾게 되었고 19세기 중반 포도병충해의 유행으로 인해 와인업계가 고사 직전까지 몰리는 바람에 더욱 소비량이 많이 지게 되었습니다.

증류한 알콜에 아니스,페넬,향쑥을 빻아 넣고 그것을 다시 증류하면 무색투명한 액체가 되는데, 여기에 각종 허브를 넣고 우려내어 녹색으로 착색한 것이 압생트입니다.
압생트는 계속 마실 경우 중독에 이르기 쉽고 중독되면 환각과 중추신경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켜 환각과 간질 같은 발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졌었습니다. 결국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는 압생트가 판매 금지 조치가 되었다가 최근들어 그 위험성이 과대하게 알려진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다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압생트는 바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우선 전용 잔에 압생트를 따르고 그 위에 구멍이 뚫린 스푼을 걸쳐 놓습니다. 스푼위에 각설탕을 올려놓고 물을 떨어뜨려 각설탕을 천천히 녹입니다.  설탕이 다 녹아떨어질 즈음 찬 물을 가는 물줄기로 따르면 녹색이던 압생트가 우유빛 액체로 변하고 압생트 안에 있던 여러 가지 향을 깨워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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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물랑루즈>를 보신 분들이라면 등장 인물들이 압생트를 마시던 아래의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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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거리들이 압생트를 마시자 ‘녹색 요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압생트병에 붙어있던 라벨 속의 초록 요정이 튀어나오는 환상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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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ar Degas
Absinthe,
1875-76, 92x68cm, Oil on canvas, Musée d'Orsay, Paris, France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2&sn=off&ss=on&sc=on&keyword=우키요에&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945 )
드가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우키요에에서 자주 보이던 비대칭구조입니다. 이 작품 역시 중심 인물들이 화면 우측 상단에 몰려서 배치되어 있고 좌측과 전경에는 빈 테이블로 허전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 허전함은 여인의 얼굴에 실질적으로 드러나 있는데 무표정속에 담겨있는 공허함과 고독이 씁쓸한 압생트 향기에 실려 그림 밖으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드가는 발레를 하는 소녀들이나 목욕등 일상 생활을 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포착해서 스냅사진과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을 많이 그렸습니다. 이 그림도 특별한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 화면 앞쪽에서 누군가 무심코 셔터를 눌러 찍힌 사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 두 남녀도 뭔가 생각에 잠겨 멍하니 있다가 자신들도 모르게 남의 사진 속에 들어가게 된 사람들 같고요.  정작 드가는 어떤 설정을 하고 그렸는지 알 수 없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저 두 남녀에 대해 다양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는 그림입니다. 서로에게 지친 연인일 수도 있고 가까이 앉아있지만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겠죠.

좀 더 파고들어가서 그림속의 인물들에 대해 알아보면 둘 다 실존인물로 여인은 유명 배우이자 인상주의 화가들의 모델도 했던 엘렌 앙드레이고 남자는 판화가이자 화가인 마르슬랭 데부탱입니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당시 인상주의 화가들이 자주 들르던 ‘누벨 아텐’입니다.

탁자와 인물들의 배치로 인한 지그재그식 구도의 리듬을 통해 쓸쓸함과 우울함이 묻어나오는 독특한 그림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위 두 사람이 나오는 다른 그림도 보고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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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ouard Manet
The Artist
1875, oil on canvas, 192.09 cm x 127.95 cm, Museu de Arte Moderna de Sao Paulo (Brazil)
마네가 살롱전에 출품했다 낙선한 <예술가: 마르슬랭 데부탱의 초상>입니다. <압생트>의 남자 데부탱이 비슷한 옷차림으로 모델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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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Auguste Renoir.
The Luncheon of the Boating Party. 1881. Oil on canvas. 130x175cm,
Phillips Collection, Washington, DC, USA
르느와르의 유명한 그림 <뱃놀이 일행의 오찬>입니다.
한국의 몇몇 블로그나 웹문서에서는 오른쪽 하단에 고개를 비스듬히 들고 있는 여인이 <압생트>의 모델이었던 엘렌 앙드레라는 잘못된 말을 하고 있는데 (압생트의 얼굴과 비슷해보이긴 합니다만) 이 작품을 가지고 있는 워싱턴 필립스 컬렉션의 설명( http://www.phillipscollection.org/collection/boating/whoswho.aspx )은 화면 중앙에 앉아서 술잔을 들이키는 여인이 엘렌 앙드레 라고 되어 있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압생트>와 비교는 할 수 없군요. 오른쪽 밀짚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은 르느와르의 친구이자 유명화가였으며 후원자였던 구스타프 카유보트 이며, 왼쪽 하단에 강아지를 안고 노란 모자를 쓴 여인은 나중에 르느와르의 부인이 되는 알린 샤리고 입니다.
저 그림 속에 나오는 술은 포도주 같지만 혹시 압생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도 보고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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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 Auguste Renoir
Ball at the Moulin de la Galette
1876, oil on canvas, 131 cm x 175 cm, Musee d'Orsay (France)
역시 너무나 유명한 그림입니다. 위에서 본 <뱃놀이 일행의 오찬>과 함께 르느와르를 대표하는 작품이죠. 물랭 드 라 갈레트는 몽마르트 언덕 위에 있던 야외주점입니다. 당시 이 곳은 일요일 오후의 무도회로 아주 유명했습니다. 주말을 즐기는 브르주아들의 평온하고 유쾌한 순간을 르느와르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밝은 색채로 포착했습니다. 인물을 주로 그리던 르느와르는 나중에 인물화와 인상주의가 화합할 수 없음을 깨닫고 고전적 기법과 결합한 자신만의 화법으로 전환하게 되죠. 이 그림은 작가가 인상주의에 가장 열성적으로 참여하여 밝은 야외에서의 외광효과에 몰두했던 시기, 즉 '인상주의 작가'로서 르느와르의 최성기 걸작입니다.  오른쪽 남자들이 앉은 테이블에 놓인 술병의 색깔을 보니 역시 압생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압생트는 당시 예술가들이 사랑한 술이었기 때문에 드가 뿐 아니라 다른 화가들의 작품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압생트가 등장하는 그림들을 좀 더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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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Pablo Picasso.
The Absinth Drinker. 1901. Oil on cardboard.                                    The Absinthe Drinker. 1901. Oil on canvas
Melville Hall Collection, New York, NY, USA                                    The Hermitage, St. Petersburg, Russia
둘 다 피카소의 작품입니다. 보통 피카소의 ‘청색시대’를 1901년 무렵부터로 잡는데 위 그림들은 제작년도는 1901년 이지만 그림체와 화면을 지배하는 색채감이 ‘청색시대’의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고 ‘청색시대’ 특유의 우울한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왼쪽 작품에서는 인상주의의 터치가 느껴지네요. 고갱의 느낌이 드는 오른쪽 작품은 ‘청색시대’의 작품으로 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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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Absinthe Drinker, 1902, Oil on canvas , Collection of Otherman Huber Glarius Switzerland  
화면가득 우울함과 비애가 담겨있는 전형적인 피카소 ‘청색시대’의 작품입니다. 가난에 찌든 듯한 여인이 고독 속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압생트 한잔으로 달래고 있습니다. 압생트는 보헤미안들의 낭만적 방황의 동반자가 되는 술이기도 했지만 힘들고 지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게도 조그만 위안이 되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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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Bottle of Pernod (Table in a Cafe)
1912, The Hermitage - St. Petersburg
피카소의 큐비즘 시절 작품입니다.
여러가지 조각으로 나뉘어진 술병이지만 라벨에 붙어있는 ‘페르노 피스’ 라는 글자는 선명히 보입니다. 당시 가장 유명한 압생트 브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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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ouard Manet.
The Absinthe Drinker.
1858-1859. Oil on canvas. Ny Carlsberg-Glyptotek, Copenhagen, Denmark
<압생트를 마시는 남자>, 마네의 초기 작품인데 살롱전에 처음 출품했다가 보수적이고 엄격한 살롱심사위원들에게 퇴폐적이라는 비난만 받고 탈락한 작품입니다.
마침 마네의 이 그림이 등장하는 시가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압생트, 랭보의 에메랄드빛 하늘

                                                                                고현정

                        
                                   두 개의 압생트 잔과 물병이 모서리가 떨어져 나간 탁자 위에 놓여 있다

                                   막연한 시간

                                   아르튀르 랭보는

                                   푸른빛 도는 술이 가져다주는 취기야말로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하늘이라 중얼거린다

  

                                     압생트 한 잔을 마시는 일은

                                     마취 없이 현실을 수술하는 것

                                     내겐 악마의 술, 향쑥 냄새가 탁자를 뒤흔든다



                                     나는 압생트에 취해 가끔 황홀하게

                                     마네의 〈압생트를 마시는 남자〉라는 그림을 밤이면 들여다본다



                                     1910년 파리에서 3,600만 리터의 압생트가 사라졌다

                                     입은 때론 거짓된 기관

                                     파편화된 가난을 변명한다

                                     자기 이야기의 재구성이 흘러다니며

                                     사소한 규칙을 만든다

                                     잠을 박탈당하는 일

                                     때론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일

                                     의식의 자각 너머에서 발생하는 해리의 신호가 울린다



                                      그에게 유일하게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것은

                                      값싼, 알코올 도수가 70도에 달해 취기를 빨리

                                      느끼게 해주는 사고뭉치 압생트가 있는

                                       특정한 공간이다 내겐 그러한 특정한 공간이 없다



                                        1910년을 전후해 제조를 금지당하는 압생트



                                        얼어붙은 경계, 랭보의 잔과 나의 잔 사이

                                        모든 것이 납작하게 보이고

                                        모든 것이 차갑게 느껴진다


                                                                                        계간 『서정시학』2008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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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Francois Raffaelli
The Absinthe Drinkers
1880-1881, oil on canvas , 107.7 x 107.7 cm
라페리가 그린 <압생트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압생트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예술가가 바로 로트렉 이죠.
로트렉은 귀족 출신이었는데 집안의 오랜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적 질환에다 사고로 다리를 다쳐 하반신의 성장이 멈춰버렸고 이로 인해 자신을 혹사시키며 예술혼을 불태웠던 불행한 예술가였죠. 아마 그런 불행이 로트렉을 압생트 중독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대표작인 <물랭루즈의 포스터>등 석판화를 통해 만든 포스터를 예술 장르로 승격시켰고 어느 유파에도 끼워넣기 어려운 자기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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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de Toulouse-Lautrec-
At Gennelle, Absinthe Drinker
1886,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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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de Toulouse-Lautrec
At the Moulin Rouge
1892 Oil on canvas 123 × 140,5 cm, Art Institute of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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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rner in the Moulin de la Galette
Henri de Toulouse-Lautrec
1892, oil on cardboard,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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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de Toulouse-Lautrec -
Monsieur Boileau at the Café,
1893 Gouache on cardboard, 80 x 64.8 cm ,Cleveland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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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de Toulouse-Lautrec
Vincent van Gogh
1887,  oil on panel, Van Gogh Museum (Netherlands)
압생트 잔을 앞에 두고 있는 고흐의 모습을 로트렉이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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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van Gogh
Still Life with Absinthe
1887,oil on canvas, Van Gogh Museum (Netherlands)    
역시 압생트하면 떠오르는 화가, 반 고흐의 <압생트가 있는 정물>입니다. 자신의 귀를 자르기 전에도 압생트를 마셨다고 하죠. 고흐를 괴롭히던 병은 간질, 알콜중독, 정신분열증이 겹친 것인데 이는 압생트 중독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오죽하면 고흐의 자화상을 내세운 압생트 브랜드가 나왔을까요.
사람 없는 빈 테이블에 놓여있는 압생트 잔 뒤로 보이는 창밖 거리가 스산해 보입니다. 재작년 고흐전에 한국에도 왔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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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Gauguin
Night Cafe at Arles
1888, oil on canvas, 72x92cm, Pushkin Museum of Fine Arts (Russia)
고갱이 고흐의 초청을 받아 남프랑스의 아를에 머물던 시기에 그린 그림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술이 압생트입니다. 그림에 술만 나오면 전부 압생트냐 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 속 술병 모양과 위에 소개한 피카소의 <압생트 마시는 사람(오른쪽)>에 나오는 압생트 병을 비교해 보시면 똑같은 모양입니다. 고흐와 고갱이 이 카페에서 주로 마시던 술도 압생트 였고 맨 앞에 보이는 접시에 있는 것도 각설탕 같습니다.  이 카페는 고흐가 매일 드나들던 곳이고 전경의 여인은 이 카페의 주인인 마담 지누입니다.

고흐와는 달리 고갱은 아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고흐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특히 예술적 관점에서 많은 견해 차이가 있었습니다. 고갱은 아를에 온 뒤, 고흐가 이미 그렸던 작품들로부터 모티프를 취해 새로운 해석으로 그려냈습니다. 위의 그림도 고갱이 오기 전 이 카페의 실내정경을 그렸던 고흐의 그림을 자신의 버전으로 각색한 것입니다.  
고흐는 위의 그림을 좋아했지만 고갱은 동료화가인 화가인 베르나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며 못마땅해 했던 그림입니다.

고흐가 묘사한 이 카페의 실내도 구경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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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van Gogh
The Night Café
Oil on canvas, 70.0 x 89.0 cm, Arles: September 1888, New Haven, Conn.: Yale University Art Gallery
아마 저기 있는 술잔 대부분도 압생트를 위한 것 일겁니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그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밤샘을 하는 카페의 테이블에서, 나는 카페가 사람을 타락시키고 악행을 저지르게 할 수 있는 광기의 장소라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 여기의 모든 것이 마치 지옥의 불처럼 창백한 유황색의 분위기를 띤다. 나는 카페의 어두운 힘을 그리고 싶었다”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 실내이지만 술에 취해 엎드려있는 사람들, 당구대앞에 우두커니 홀로 서있는 남자(마담 지누의 남편), 구석에 있는 남녀의 모습들에서 쓸쓸함과 고독감이 전해져 옵니다. 붉은색과 노랑색이 큰 대조를 이루고 있는 실내 색채와 고흐 특유의 소용돌이 불빛묘사가 더욱 더 황량한 느낌을 줍니다.

다시 고갱이 그린 밤의카페로 가보시면 아무래도 고흐가 주었던 그런 느낌들이 좀 덜하죠. 고흐의 그림은 불이 켜져 있어서가 아니라 그 고독하고 적막한 분위기 자체로 밤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고갱의 그림은 특별히 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물론 고갱의 그림에서도 푸른 담배연기라던가 전경에 놓여있는 압생트, 뒤쪽에 쓰러져있는 남자, 카페의 벽색을 통해 어느정도 외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느낌 대부분이 마담 지누의 표정으로 씻겨 나가고 맙니다. 고흐가 그 카페에서 느꼈을 쓸쓸한 분위기 보다는 카페의 실내를 단지 지누 부인의 초상을 그리는 배경으로 활용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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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쉰다고 어제 밤새 끄적거렸는데 ,  술 이야기와 술 그림들을 계속 보다 보니 키핑해놓은 발렌타인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결국 야식으로 컵라면에 볶은김치, 소주1병 사들고 홀짝거리며 쓰다가 다 못마치고 잠들어버렸습니다. 제가 모든 종류의 술을 다 즐기는데, 이 압생트는 아직 못마셔봤네요.  음풍농월하는 한량이 꿈인 제게 아주 꼭 맞는 술인 것 같습니다.  압생트가 있는 Bar에 가서 꼭 한번 폼 잡고 마셔보고 싶지만.....우리나라에서는 압생트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니 외국에 갔을 때나 기회를 잡아야 겠습니다.

압생트라는 술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http://finder.egloos.com/per_finder.php?tid=e0044391&kwd=%EC%95%95%EC%83%9D%ED%8A%B8 여기로 가시면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를 하나 더 올리려고 했는데, 나가봐야 해서 역시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혹시 제가 답이 필요한 댓글을 주셔도 당장은 못 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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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rabbit
10/02/12 17:02
수정 아이콘
이야, 녹색의 마주 압상트를 소재로 이런 멋진 글을 쓰시다니. +_+
예전에 무기여 잘 있거라를 봤을 때 압상트와 칼바도스가 어찌 그리 마시고 싶었던지.(칼바도스는 다른 작품 같기도 하고;) 바뜨 바에서 압상트 들어간 칵텔 시켜서 먹어본 뒤 바로 항복했죠. ^^;;

참고로 부작용이 알려진 뒤 주류회사에서 성분을 바꿔서 제조했다고 하더군요.
Minkypapa
10/02/12 17:23
수정 아이콘
여행할때, 그 고장 명주를 먹는것도 큰 재미죠. 술이 나오는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감정이입하기도 좋고...
매번 글 잘 읽고 갑니다.
10/02/12 17:31
수정 아이콘
압생트와 화가 관련해 글을 쓰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안 쓴게 다행이군요.
밖이라 읽지 못하고 집에서 정독하겠습니다.
LightColorDesignFram
10/02/12 17:40
수정 아이콘
압생트 밀반입?하는 친구가 있는데 (네덜란드를 지나가는 모든 지인에게 압생트를 사오라고 강요합니다 ^^;)
언제 한번 얻어마셔봐야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화가들이 많이도 모여있네요. 제 취향은 이 시대의 미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듯.
아우디 사라비
10/02/12 18:56
수정 아이콘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니 압생트의 느낌은 상상도 되지 않으나 적어도 이글을 읽는 순간에는 조금 취한것도 같습니다
너무 너무 재미있습니다....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10/02/12 21:00
수정 아이콘
한번 먹어보고 싶은 술입니다.

먹으면 세상이 노랗게 보여서 압셍트 중 독자 중 한명인 고흐의 작품들에 노란색이 강렬하게 사용되었다고도 하지요. 낭설일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흐흐흐
낙타입냄새
10/02/12 21:0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10/02/13 00:14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향쑥 냄새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
루크레티아
10/02/13 00:53
수정 아이콘
글에 정말 깊이가 느껴집니다.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10/02/13 02:34
수정 아이콘
매번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반대칭고양이
10/02/13 03:11
수정 아이콘
처음 듣는데 멋진 술이네요 압생트..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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