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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19 18:04:03
Name Nybbas
Subject [일반] 정신질환과 일상생활의 상관관계
예전에는 정신병 하면 완전 미친놈 취급을 받았지만, 요즘은 그리 심한 취급까지는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간 '위험분자' 취급을 받는 것은 감수해야겠죠.

사회가 바뀌어서인지, 아니면 제가 친하게 지내는 인적 네트워크의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주위에는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대부분 신경정신과 상담까지 받았고요.
증세도 다양합니다. 가장 흔하다는 우울증은 기본이고, 공황장애, 강박관념(이건 저군요.), 편집증...
직장인들이 기본적으로 목과 허리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처럼, 정신건강도 기본은 '나쁘다'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들 멀쩡하게 사회생활 잘 하고, 사는데 지장이 없더군요.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주위에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상태를 인정하고 '특별관리'같은 것 없이 평범하게 대해주면 크게 불편할 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질환 자체가 '자기가 그 상황을 인정하고 그에 맞춰 행동할 수 있는 상태'이면 큰 문제가 일어날 거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강박관념이 거의 모든 장소에 대한 공포증으로 이어질 정도입니다만
(특히 고소공포증과 폐소공포증이 강합니다. 높은데 있으면 뛰어내릴 것 같아서, 갇힌 데 있으면 숨이 막힐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그런 장소에 가는걸 특별히 꺼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고보니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이것과 연결될 수가 있겠네요. 익숙하지 않은 곳은 공포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저런 증상을 계속 가지고 살다보면 정말 답답할 것 같지만, 정작 익숙해지면 또 그렇지도 않아요.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엘리베이터의 줄이 끊어져서 자유낙하를 경험하는 상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렇다고 평상시에 엘리베이터를 일부러 꺼리진 않습니다. 매일 타는 엘리베이터인데, 줄이 끊어지는 것을 걱정하지만
'그러면 어쩔 수 없고...' 이렇게 체념하게 된달까요. :)

대신 특정 사건-사고에 대한 감정의 변화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큰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내 생각 내에서 조두순 같은 사람은 당연히 사지가 뽑혀 죽어야 정상이기에, 겨우 12년형인 것에 대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더욱 그러한 상황을 바꿀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강해지게 되고요.

제 생각에, 저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피곤하게 살고 있기는 하지만, 잘 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다스릴 수 있으면 세상과 잘 융합하며 살 수 있습니다.
제 주위의, 수많은 정신질환 보유자들이 특별히 사회에서 뒤떨어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키보드 워리어 기질은 막기가 힘듭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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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9 18:12
수정 아이콘
전 진화심리학을 기반으로 최면과 에너지세라피를 주로 사용하는 프로입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세상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보기때문에..
정신질환의 기본을 두가지 코어이슈로 보게됩니다.

네트워크의 전체or일부분과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 경험에 관련된 공포
네트워크의 전체or일부분과 떨어져서 느끼는 단절감 경험에 관련된 슬픔
제가 경험한 케이스 또한 100퍼센트 원인이 이랬습니다
써놓고 나니 공개해도 되는건가 싶긴하네요

사회생활 불가능하신분들은 보통 정신병원에 계시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심하지 않으신분들은 특정한 이슈를 건드리지 않으면 평범하시기 때문에..
09/11/19 18:37
수정 아이콘
곤님// 결과적으로 사회적 인간으로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상황이 다가올 때 정신질환이 다가온다는 뜻인가요;
09/11/19 18:41
수정 아이콘
nickyo// 예 비슷한 것 같네요 사회성에 타격을 받을 때 반작용으로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가장 중요한건 사회성이라서 그렇습니다.. 혼자서는 생존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신 경우 네트워크와의 강한 강도의 단절을 경험했기 때문에 대부분 가벼운 우울증이 시작되게 됩니다.
09/11/19 18:52
수정 아이콘
전 오래전부터 도시에 사는사람들은 의무로 정기 정신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대도시의 삶이란 아직 현생인류에게는 맞지 않는 생활의 모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09/11/19 18:59
수정 아이콘
요즘 제 자신을 돌아본 결과 무언가 정신질환이라도 있는 거 같은 기분인 데다가 관련글을 읽으면 꼭 내 얘기하는 거 같아 불안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대략은 머릿속에 있는데 그걸 극복하는게 아직도 쉽지가 않더군요.
그런데 이게 한두명의 문제가 아니었군요..;;
어쩌면 지금 사회 개개인을 들여다보면 다들 하나같이 건강하지 못한, 상처받은 영혼들만 가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집니다..;
09/11/19 19:02
수정 아이콘
저도 뭐 비슷한 케이스에요.
저도 강박증이 좀 있는 편인데, 교통사고 한 번 당하고 난 후(실제적으로 다 따져보면 세 번인데, 그럴 때마다 겁이 늘더군요)는 좀 심해지더라고요.
그냥 기분 좋은 생각 하고, 긍정적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술 적당히 취하면 기분 좋아져서 세상 걱정 있는 것처럼요. 하하.
09/11/19 19:05
수정 아이콘
Gidol님// 아마 간단한 정신질환 테스트를 해보시면 걸리는 게 있을 겁니다.

사실 제가 '내가 강박관념이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에요.
이전에는 그냥 '내가 남들보다 쓸데없는 생각에 잘 얽매이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감기나 복통의 증세가 다양하듯이, 정신질환의 증세와 발현수준도 다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정신질환이 있다고 꼭 상처받은 영혼인 건 아니에요. ^^;
다만 그것을 빨리 인지하지 못했을 때 사회생활이나 개인 인간관계에서 손해를 보는 수가 있기는 합니다.
09/11/19 19:07
수정 아이콘
Artemis님// 전 가끔 술에 취하는 것조차 무섭습니다; 너무 필름이 잘 끊겨서(...)

그렇잖아도 간때문에 한시적이지만 완전히 금주를 하고 있긴 한데,
금주를 하고 나니 그렇잖아도 마땅히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많지가 않았는데 그 길이 더 줄어서 고민입니다.
'술을 마시나 안마시나 상태가 안좋기는 마찬가지인데 술을 그냥 마셔야 하나...' 이런걸 말이죠;
09/11/19 19:10
수정 아이콘
요즘 Asperger syndrome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유게의 테스트 사이트에 이 테스트가 있어서 해봤는데..증상이 완전 제 얘기 하는 거 같더군요.
..이게 사실 심각한게 제한적인 것 외에는 관심이 안생기고 사회적 상호작용법을 익히는 게 힘들어서 인간관계 형성이 어렵다더군요;
안그래도 요즘 나란 것이 왜 세상에 관심이 도통 안생기는지 사람 사귀는 게 어려운지 머리싸매고 고민하고 있었거늘.. 으아악- T.T
사실좀괜찮은
09/11/19 19:11
수정 아이콘
Gidol님// 헉... 아스퍼거 신드롬... 쿨럭...

아닐 겁니다 - _-;
09/11/19 19:17
수정 아이콘
Nybbas 님// 저도 필름 잘 끊겨요.^^;; 그래도 크게 사고 칠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저 같은 경우도 경미한 지방간에 과체중으로 인한 기능성 위장장애로 술은 자제해야 하는 형편이긴 합니다.

스트레스 같은 경우는 운동 시작하고 나서 좋아지더군요.
역시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하하.
한 2년간 운동 쉬었는데 다시 하고 있어요.
뭐 별거 없고요, 걷거나 훌라우프 돌리거나, 음악에 맞춰서 몸을 움직인다거나 하는 정도인데, 그것만 해도 스트레스가 좀 풀리더라고요.
lotte_giants
09/11/19 19:50
수정 아이콘
Gidol님// 심각한게 제한적인 것 외에는 관심이 안생기고 사회적 상호작용법을 익히는 게 힘들어서 인간관계 형성이 어렵다...

헉..이거 저하고 너무 비슷한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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