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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10/19 09:48:04
Name 유동닉으로
Subject [정치] 한국과 미국 보수 진영의 정치적 동조화 (수정됨)
미국 공화당과 한국 보수정당들은 현재 유사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바로 기독교 근본주의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안 우파의 결합입니다. 오랜 인적, 문화적 교류를 통해 한미 기독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의 보수주의가 보이는 공통적인 문제점들은 필연입니다.

우선, 양국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공통적으로 반과학주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창조론, 백신 음모론, 기후변화 부정, 반친환경 정책 등으로 상징됩니다. 과학적 합의를 불신하는 이들의 태도는 양국 정부의 정책에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기후 협약 탈퇴와 환경보호청 인력 감축,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대규모 삭감은 과학계의 전문성을 경시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백신과 태양광 같은 이슈에 대해 한미 기독교 보수 진영은 음모론을 기반으로 한 반대 여론을 형성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는 사기"라고 공언하고, 이준석 대표 역시 뚜렷한 기후 공약을 제시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 특히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해서 중국 배만 불려준다는 식으로 공격하면서 친환경적인 정책, 아이템들에 대해서 배척하는 태도는 국민의힘/개혁신당 모두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과학주의는 단순히 특정 정책에 대한 반대를 넘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반과학주의가 자연과학의 발전을 부정한다면, 교조적인 기독교 도덕관은 사회과학의 성과 전체를 거부합니다. 현대 사회의 법, 경제, 윤리 시스템은 성경의 가르침을 넘어 수많은 연구와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이러한 진보를 '타락'으로 규정하고, 모든 사회 규범을 성경적 원리로 되돌리려 합니다.

이는 보통 과거로의 회귀를 지향하는 '복고주의' 로 이어집니다. 미국 보수가 PC(정치적 올바름), 동성애, 낙태가 없던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듯, 한국 보수는 1970~80년대 권위주의 시대를 '질서 있던 시절'로 이상화시키죠. 국정농단했던 박근혜는 굉장히 빨리 손절당했지만 계엄으로 반국가세력을 때려잡겠다는 윤석열이 보다 큰 옹호 받은 것을 보면 확실해지죠.

이러한 흐름은 '대안 우파'의 낡은 자유주의 이념과 결합하며 더욱 강화됩니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개인의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현대 사회과학의 연구 결과들은 개인이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현대 학문의 고민은 '어떻게 모두에게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줄 것인가'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한미 대안 우파는 이러한 학문적 성과를 무시한 채, 낡은 자유주의의 '원론'만을 가져와 자신들의 사상 체계 안에서만 현실을 재단합니다. 마치 586 운동권 세대가 과거에 읽었던 몇 권의 책으로 세상 모든 경제 현상을 설명하려 들 듯, 이들 역시 자신들의 '원론' 앞에서는 어떠한 반론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며 스스로를 매우 논리적이라고 자부합니다.

대안 우파가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가장 큰 부분은 일견 논리적으로 보이는 프레임에서 나옵니다. "능력에 따라 개인의 자유에 맡겨 시장을 운영하자"는 주장은 원론적으로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그 '능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것인가?"라는 치명적인 맹점이 존재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부재한 능력주의는 필연적으로 엘리트주의로의 귀결되어 카르텔을 형성하게 되죠. '능력'은 결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성공 코스를 밟은 것'으로 치환되며, 이는 곧 엘리트주의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고, 규제가 없는 자유로운 선택은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힌 '가진 자들'의 리그로 흐르기 쉽고, 능력주의는 이 카르텔을 보호하는 이념적 방패가 됩니다. 이 카르텔 문제를 해결할 대안 없이 '자유'와 '능력'만 외치는 것은, 과거의 카르텔 시스템으로 돌아가자는 복고적 관점에 불과합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의 교조성과 대안 우파의 복고주의가 결합할 때, 그들은 기존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시도는 헌정 질서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였고, 트럼프의 의사당 점거 사태 선동과 무역 질서를 흔드는 극단적인 관세 정책은 미국이 쌓아 올린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이에 대해 양국의 비교적 중도적인 스탠스인 보수 지지자들은 비슷한 논리를 보입니다.  "트럼프도 문제지만 민주당의 PC가 더 문제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경중을 흐리는 논리적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든의 정책 실패나 PC에 대한 일부의 반감이, 트럼프가 보여준 동맹국 겁박, 정부 시스템 붕괴 시도와 같은 수준의 잘못일까요? 문재인/이재명 정부의 실책이, 국가의 근간인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한 계엄 시도나 미래 성장 동력인 R&D 예산을 일괄 삭감한 행위와 같은 무게를 가질 수 있을까요?

민주당쪽이 '실패한 21C 민주주의 리더'의 모습이라면, 보수세력은 지금 '민주주의/21C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세력'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런 주장이나 프레임에 대해서 상식적인 보수를 대변한다는 분들은 우리는 계엄을 옹호하지 않았고 독재 시도를 옹호하지 않았는데, 왜 그런 이미지를 덮느냐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윤석열의 계엄은 잘못하긴 했는데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고 현재의 보수 진영이 제 2의 윤석열을 다시 배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진보 진영의 실패가 '무능하고 위선적인 민주주의 정부' 수준에서 끝난다면, 현재의 보수 진영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독재자'를 잉태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6공화국 이후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초래했다는 것은, 한국 보수의 정치 DNA가 현대 민주주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겠죠.

미국은 결국 남의 나라이고 우리에게는 한국 정치가 더 중요하죠. 한국 보수 진영 스스로가 민주주의 시스템에 적합하게 변혁해야 하는데 그나마 합리적 보수의 가능성을 보여줄 인물로 한동훈, 유승민, 안철수, 오세훈 등이 거론되지만, 유승민은 사실상 희미해졌고 안철수는 아직 국힘에서 자신의 당파도 못 만드는 것을 보면 한계가 명확하며 오세훈은 저런 근본주의 기독교 세력과 각을 세우는 성향은 아니고 한동훈은 지금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난 상태라 다시 권력의 중심에 도달하기에는 당장은 어려워 보입니다. 지지자들 또한 '아니 그래도 민주당의 위선보다 낫지 않나?' 이런 상태라 변혁의 동력도 작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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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쥐
25/10/19 09:50
수정 아이콘
부정선거론에 반과학주의, 독재자 숭배, 근본주의 기독교까지 서로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지!
25/10/19 13: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뇌과학책을 보다보면,
애초에 뇌는 '맞음' '옳음'을 추구하도록 진화한 게 아니고
정확성을 희생하더라도 신속성을 추구하는 게,
심플함을 추구하는 게 뇌의 본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복잡한 과학이론보다는 신이 자연과 사람을 이대로 만들었고,
민주주의 이론보다는 싫은 건 싫은 거야, 영웅이 나를 구원해줄 거야 라고 믿는 게 편하고,
'대규모의 협력'을 하기에 더 쉽겠죠.

신화와 역사를 구분하고,
의식적으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인류의 역사에서 극히 최근에나 나타난 경향이고...
전기쥐
25/10/19 13:39
수정 아이콘
민주주의 : 지루하고 현학적임
독재 : 금방 끝남. 단순하고 명쾌함
득점왕손흥민
25/10/19 10:04
수정 아이콘
윤석열보다 윤석열을 비난하면서 합리적하는척하는 그들이 더 큰문제입니다. 제2,제3의 윤석열이 나온다한들 무지성지지는 여전하겠죠.
전기쥐
25/10/19 10:20
수정 아이콘
제2,3 윤석열이 나와도 그들 몇몇만 꼬리자르기하고 계속 꿋꿋이 지지하실 분들이라..
득점왕손흥민
25/10/19 10:27
수정 아이콘
본인들이 꼬리 자를 능력조차도 없어요. 꼬리 잘라주는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고생하고 얼마나 많은 세금이 들어갔습니까.
여태 다 짤라내지도 못했고 여전히 붙들고 있는자들도있구요.
내가 낸 세금이 그들과 균등하게 쓰이는게 너무 짜증납니다.
전기쥐
25/10/19 10:29
수정 아이콘
하긴.. 윤어게인 하시는 분들..
메르데카일일팔
25/10/19 10:30
수정 아이콘
미국극우가 한국극우를 얼마나 참조하는진 모르겠지만 한국극우는 미국극우를 참조하면서 일종의 자기들만의 세계관이 형성되고 있죠. 명절에도 500만인지 3천만인지 중국인이 입국했다느니 소리 들었다는 피해담이 속출
안군시대
25/10/19 13:17
수정 아이콘
미국극우는 메카시즘, 한국극우는 반공주의로 뿌리가 엇비슷하죠. 거기다가 좌파 공산주의야말로 보수 개신교가 가장 싫어하는 존재고요. 이슬람교, 통일교, 신천지보다 더 미워하는 게 공산주의입니다. 이것도 미국, 한국 공통이죠.
트럼프 발언들 잘 살펴보세요. 거의 꼬박꼬박 들어가는게 좌파,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혐오입니다.
린버크
25/10/19 15:50
수정 아이콘
유튜브 등 에코챔버를 통해서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원하는 소식만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큰 것 같습니다.
의문이나 결함에 대해 질문해도 해례본을 가진 누군가가 대답해주면 다른 방향에 대한 정보를 못 얻고 세계관이 확장되기만 해요
Jedi Woon
25/10/19 17:41
수정 아이콘
모스탄 방한 때 보면 동기화가 이미 완료된 수준 같았어요.
찰리 커크도 방한 햇었다는 걸 들었을 때 생각보다 깊숙히 연결 되었구나 느꼈구요.
베라히
25/10/19 19:58
수정 아이콘
역사적으로 한국교회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Dr.Strange
25/10/19 21:12
수정 아이콘
선악의 이분법은 결국 네가 남들보다 더 우월하다라는 간결한 메시지라서 그걸로 집단화된 사람들이 본인들 정체성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참... 오늘도 존 오브 인터레스트 감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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