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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8/24 10:54:59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철학적 사고를 하는 캐주얼한 방법 (수정됨)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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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링가
25/08/24 11:11
수정 아이콘
본문의 본질이란 개념은 허상일 수도 있어요
중요하다는 것은 맥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며,
불변성 역시 기준점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모든걸 환원하여 올라가면 우주의 물리법칙으로 귀결되는데, 우리의 한계 때문에 우리가 인정하는 물리법칙은 계속해서 재측정되며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철학은 질문하는 과정 자체입니다.
이걸 가장 잘 하는건 아이들이죠.
왜? 왜? 왜? 왜? 왜? 왜?
번개맞은씨앗
25/08/24 12:04
수정 아이콘
어른은 소음이 많고,
아이는 정보가 적죠. 
모링가
25/08/24 12:31
수정 아이콘
소음과 정보로 칼같이 양분할 수 있다는 인식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전체론을 접해보기를 권합니다
아기돼지
25/08/24 12:04
수정 아이콘
캐쥬얼하게 클릭했는데 본질이라는 단어에 반갑고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 제목에 더 반갑네요. 

본질 자체는 객관적일수도 주관적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짜 본질에 가려진 진짜 본질이 있을 수도 있고요.
본질을 찾기위해 생각을 하는 과정은 재미있고 힘들죠. 

생각의 탄생 읽다 말았는데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보론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비유 능력에 대한 부분은 예가 있다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것 같아서요.
번개맞은씨앗
25/08/24 13:33
수정 아이콘
본질은 중요함 또는 불변함으로, 다만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 바뀔 수도 있어요. 

예전에 새로운 정보를 습득했거나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거나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걸 관찰해냈다면(사실 변화), 그리고 목적이나 가치관이 바뀌었다면(가치 변화) 그에따라 본질도 달리 볼 수 있는 거죠. 

저는 다윈주의자이고 따라서 다양한 관점을 가져보려 하는데요. 각 관점들은 본질이 다를 수 있어요. 예를들어 종이가 안 날아가게 하려고 가위를 그 위에 얹어놓는다고 해보죠. 이때 가위의 본질은 자르기가 아니죠. 가위의 본질은 종이를 눌러둘 무게에 있는 거죠. 종이가 날아가지 않게 하는데 가치가 있는 순간이니까요. 

그리고 예시는 생략했어요. 쓰면 그걸 분석까지 해야 할 텐데, 글이 길어져서 읽는데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니까요. 짧게 적으면 의문이 남으니 소음이 일어날 테고요. 두 경우 모두 실천력을 떨어뜨리겠지요. 때문에 대신 책을 소개해봤어요. 
일반상대성이론
25/08/24 12:09
수정 아이콘
그래서 그런지 사회 윤리 시간에 배우는 철학은 더럽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근대 알고보니 철학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다니
번개맞은씨앗
25/08/24 13:37
수정 아이콘
시험보면 더 재미없어요. 
25/08/24 13: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처음 플라톤 식의 주장을 보고는 벙쪘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현상 세계가 아니라,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이데아이다, 그것이 본질적이고 영원불변한 것이며, 실재이다 라는 말이요.
아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실제로 존재하는 거라니, 어떻게 이렇게 참신한 궤변을 생각해낼 수 있지? 라고 생각했죠.
뭐, 생각을 하다하다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한데...

우리는 흔히 "(너희들의 말과 달리) 이 문제의 본질은 이것이다"라는 식의 주장을 많이 듣습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이런 말에서 본질이고 실재이니 하는 건 그냥 '내 말이 맞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순환논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ㅠㅠ
번개맞은씨앗
25/08/24 13:48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본격적으로 철학 지식을 쌓고자 할 때는, 데카르트, 로크, 흄에서 시작하는게 더 좋지 않나 싶어요. 기본을 만들어준다고 보거든요. 
번개맞은씨앗
25/08/24 13:54
수정 아이콘
이데아에 대해서는 B 관점으로도 볼 필요가 있다고 색각해요.

A. 이데아는 있는가?
B. 이데아가 있다고 믿는게 유익한가?

그런데 역사를 보면, 이데아가 있다고 믿었던게 유익했다는데 힘이 실리는 것 같아요. 인간은 감각과 감정에 매우 쏠려 있는데, 이데아적 생각과 믿음의 중대한 장점은 ’관념성‘을 강화한다는데 있는 것 같거든요.

즉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한 일은 그들이 진실을 말하고 진리를 말한데 있는게 아니라, 그거 알고보면 헛소리일지라도, 그들은 인간의 관념적 사고력을 키워준데 이로운 영향을 준 거라 생각해요. 지능을 높여준 거죠. 유럽 근대의 혁신도 그것을 여러 원인 중 하나로 하여 일어난 거라 생각하고요.
25/08/24 14: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대체로 공감이 됩니다.

저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진화론적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말씀하신 관점과 같이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뇌라는 것은 애초에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사실을 알기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애초에 '사고'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해온 것이며

인간의 사고라는 것 또한 결국 meme의 일종이고
(옳거나 사실인 쪽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걸 믿는 쪽으로 진화해온 것이라는 거죠.
(그것이 비록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데아가 있다고,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신분에는 차이가 있다고, 내 새끼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고,
짝짓기할 상대가 매력적이라고 믿는 게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면 그렇게 믿도록 진화해온 거라는 식으로...

아마 플라톤의 이론도, 당시 여러가지로 존재했던 이론들 중
(설사 가장 뛰어난 이론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자연선택되어 살아남은 것일 뿐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인간의 사상사라는 것은 무언가에 대한 해답을 얻는 과정이 아니라,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에 대해 '잘못된 질문'을 하다가
(답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았던 무언가가 나오면서
확장되어온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연금술이 (의도치 않게) 이후 과학적 방법론의 토대가 되고,
중세 신학이 (의도치 않게) 논리학의 발달에 기여했던 것 등등...
번개맞은씨앗
25/08/24 15:01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것인데요. 플라톤은 어리석었고, 그로인해 유럽이 흥할 수 있었으며, 조선 양반들은 현명했고, 그로인해 망하게 된 거라 해석할 수도 있다고 봐요. 현명한 사람이라면 실용적으로 생각하고, 밥이 되는 일을 하거나, 가족을 화목하게 만드는 일을 하거나, 혹은 관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지요.

Stay hungry, Stay foolish.

어리석고 무모한 열정이, 장기적으로 커다란 이로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하죠. 이는 과학기술도 마찬가지라 봐요. 

대체 저 연구는 무슨 쓸모가 있다고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그런 곳에는 지원을 말아야 하고, 예산 낭비일 뿐이라 생각할 수 있죠. 당장 그 쓸모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한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쓸모없어 보이는 기술이, 쓸모있는 기술의 선행발명일 수도 있거든요. 돈 될 것 같지 않은 기초과학 연구가, 그걸 기반으로 돈 되는 기술들이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 인과관계를 미리 증명하지 못하고, 불확실하더라도요. 

그래서 기초가 되는 것, 기본이 되는 것, 근본적인 것, 야망이 실린 것, 이런 것들은 당장 그 효용을 모르겠어도, 혹은 성공 가능성이 낮아보여도, 투자될 필요가 있는 거라 생각해요. 단기적인 실리를 보면 그건 어리석은 일이겠지만요. 
25/08/24 15: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술도 투자도 그럴 것 같습니다.
'조선 양반들은 현명했고, 그로인해 망하게 된 거'라는 것도 비슷하게 생각하구요.

그리고... 더 생각해보니 '플라톤은 어리석었고, 그로인해 유럽이 흥할 수 있었으며, 조선 양반들은 현명했고, 그로인해 망하게 된 거'라는 문장 굉장히 흥미롭네요. 원래 있던 말인가요 직접 생각하신 건가요. 너무 단순화한 거라 할 수야 있겠지만, 되게 재미있습니다 :-)
번개맞은씨앗
25/08/24 15:54
수정 아이콘
제 생각이에요. 제가 보기에 조선 양반들은 실용주의자거든요. 공부는 관직이고, 관직은 곧 신분이니까요. 소크라테스는 밥도 쌀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아내에게 구박받았으며, 그가 관직을 얻거나 귀족이 된 것도 아니었죠. 

그러저나 실수로 글을 삭제했네요. 
번개맞은씨앗
25/08/24 15:43
수정 아이콘
댓글 쓰던 중 떠오른 생각을 추가합니다. 

보론 3 — 야망 

야망이 있으면 본질을 탐색하기에 더 유리합니다. 꿈이 작으면, 하던대로 하면 됩니다. 조금 개선하는 걸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야망이 있으면,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대체 근본이 무엇인지,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일론 머스크는 야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본질을 찾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자주 강조하는 First Principle — 이건 본질을 의미하는 거죠. 그는 물리학적 사고라 하는데, 과연 불변하는게 무엇인지를 묻고, 그걸 기초로 나머지를 추론하고 판단하여, 사업을 빌딩하려는 것이죠.

공리 = 제1원칙 = 본질

일단 본질을 쥐고 있으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존 것들을 의심하고, 그거 바꿔보려 하게 됩니다. '이 부품은 왜 필요하죠?' — '비본질적인 것이군.' — '없애자!' 그러면서 공정 효율화가 일어납니다. 없앴는데 문제가 발생했고, 그건 본질적인 것과 연결된 거라면,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습니다. 혹은 이제 그 부품이 왜 필요한지 알았으니, 그 부품을 대신할 다른 부품을 찾아냅니다. 20년전에 형성된 관습이었는데, 그동안 기술발전이 있었으니, 그걸 대신할 다른 부품을 찾을 수도 있겠죠. 더 저렴하거나 더 단순하거나 더 강력한 부품으로 대체합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아마도 반도체 칩 설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혁신을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때 중요한 것은 본질 내지 근본일 것입니다. 그걸 가지고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것이죠. 

논문도 마찬가지인데, 논문을 보고 똑같이 구현해내는 것만으로 따라갔다고 보기가 곤란할 수 있습니다. 논문의 저자들은 본질을 쥐고 있을 테니까요. 그걸 기반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논문이든 여타 기술문서든 그걸 보고, 이것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관찰하고 생각해봐야겠지요. 논문을 놓고 스스로 오래 생각하다보면 알아차릴 수도 있는 경우도 있겠고, 논문만으로는 힌트를 얻었을 뿐 직접 실행해보면서 깨달아야 할 수도 있겠고요.

선두가 놓친 본질이 있다면, 후발주자가 그 본질을 알아낼 때, 역전이 가능하겠지요. 후발주자가 야망이 있다면, 본질이 무엇인지 근본이 무엇인지 열정을 갖고 탐구하겠지요. 야망이 없다면, 선두가 흘려놓은 걸 주우면서 따라가는데 그칠 테지만요.
번개맞은씨앗
25/08/24 15:47
수정 아이콘
어 댓글을 삭제하고 다시 쓰려고 했는데 글이 삭제되었네요. 사고났습니다. 
내일은주식왕
25/08/24 16:12
수정 아이콘
'사고'를 하려다 '사고'를 내셨군요 허허
번개맞은씨앗
25/08/24 17:21
수정 아이콘
다시 올려도 되겠죠?
내일은주식왕
25/08/24 17:29
수정 아이콘
음 제가 규정을 잘 몰라서 흐흐...규정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양해글을 더해서 다시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나브로
25/08/24 16:51
수정 아이콘
진짜 좋은 댓글입니다. 야망 얘기해서가 아니라 통찰이..
청운지몽
25/08/24 16:55
수정 아이콘
그 본질을 건드리고 해결하면 시대의 아이콘이 되죠
당연하게 여겨지는거에 얽힌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보통 0.1프로의 소시오패스가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만드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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