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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7/28 09:24:50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세계화에 대하여 — 저렴한 인재의 시대는 끝이 났다
:: 세계화에 대하여 ::

세계화는 단순히 말해 '국경'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정보는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그러나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국경이 사라진다. 그에따라 문화도 국경이 사라진다. 오늘 나온 K팝과 K드라마를 전세계가 함께 즐긴다.

공장은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자국 기업의 공장이 해외로 나가버린다. 공장 못 나가게 국가가 강제로 막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러지 못하게 되었고, 국경이 사라진다.

자본은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그러나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자본이 국내로 들어오기도 하고, 국내자본이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국경이 사라진다.

정보 ・ 공장 ・ 자본

그리고 오늘날을 특징짓는 것은 '인재'다.

인재는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중진국의 장점은 인재를 저렴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과 동일한 재능을 가진 인재인데, 훨씬 적은 임금을 주고 쓸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특히 STEM 과학기술 분야에서, '인재전쟁'이라 말할 정도로 — 인재에 국경이 사라져버렸다. 미국은 전세계의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유럽, 인도, 중국, 한국 등. — 자국에 있으면 임금을 적게 주기 때문에, 미국으로 인재들이 빠져나간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하려면, 반드시 탁월한 인재들이 필요하다. 탁월한 인재일수록, 미국으로 빠져나가기가 쉽다. 미국은 IT 산업이 매우 발달했고, IT 인재들이 미국으로 빠져나간다.  미국의 인재들 중 상당수는 금융으로 진출하는데, 그로인해 다른 분야의 인재가 부족해진다. 그러나 유럽, 인도, 중국 등으로부터 인재를 끌어와 쓰고 있다. '싹' 끌어와 쓰고 있다.

중국은 아직 1인당 GDP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야망이 크다. 국가적으로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은 제조업이 매우 발달했고, 제조업 인재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간다. 그 인재들이 기술과 노하우를 함께 가지고 중국에 들어가, 중국의 제조업을 키우고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인재도 그에 비례해 쏟아진다. 특히 탁월한 인재들을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키우기 위해서, 대학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고, 그 결과를 보고 있다.

한국은 그에 비해 인구가 훨씬 적고, 따라서 탁월한 인재도 훨씬 적다. 그런데 출생아수 기준으로, 인구가 80만에서 40만으로, 40만에서 20만을 향해 줄어들어가고 있다. 실력의 전성기를 40살이라 해보자. 현재가 80만의 혜택을 보고 있는 시점이다. 20년이 지나면, 인재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고, 20년이 더 지나면 또 그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한국의 탁월한 인재가 될 아이들 중 상당수는 영어유치원도 다니면서, 미국의 탁월한 인재가 될 능력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40년 뒤에 한국의 탁월한 인재가 25%로 줄어들 거란 것도 낙관론일 수 있다. 탁월한 인재는 10%로 줄어들 수 있다. 삼성전자의 탁월한 인재들 1000명을 떠올려보자. 900명이 사라졌다.

다소 과장해서 이야기한 단순부정확한 얘기이지만, 자국에서 의대로 빠져나가는 인재는 생략하고 이야기한 것이다. 시험성적으로 빠져나간 것이고, 시험성적이 꼭 STEM의 탁월한 재능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확률적으로는 그런 인재들이 더 많이 분포할 거라 생각할 수 있고, 그렇다면 어찌되었든 인재는 유실된 것이다. 해외로 빠져나가나, 자국의 의사가 되나, 인재가 없어진 건 마찬가지다.

나는 이렇게 본다.

국경이 사라졌음을 인정해야 한다.

동일재능 동일임금.

탁월한 인재는 미국과 동등한 임금을 주고 고용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 탁월한 인재가 필요한 사업은 하지 말아야 한다. 탁월한 인재를 국내에 묶어둘 방법은 있다. 탁월한 인재를 해외에서 국내로 끌어들일 방법은 있다. 못 하고 있는게 아니다. 안 하고 있는 것이다. — 저항이 있어 못하겠다고? — 안 하겠다는 꺾이지 않는 의지! — 힘이 있고 기회가 있지만 안 하는 것이다.

정보는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국경이 사라졌다.
공장은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국경이 사라졌다.
자본은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국경이 사라졌다.
인재는 국가 안에 갇혀 있어야 한다. — 국경이 사라졌다.

세계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세계화 운동(?)에 희망을 걸어야 할까?

국경이 사라졌다. — 공장은 미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국경이 사라졌다. — 자본은 미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국경이 사라졌다. — 인재는 미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나머지 나라는? — 미국 상품을 구매하면 된다.

트럼프식 세계화다. 


국경이 사라졌다. — 공장은 한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국경이 사라졌다. — 자본은 한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국경이 사라졌다. — 인재는 한국으로 이동해야 한다.

저항이 있다.

회의가 있다.

꺾이지 않는 새로운 의지!

한국식 세계화를 향한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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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달린뱀
25/07/28 09:54
수정 아이콘
두뇌 유출은 여태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 세계적으로 오랜 골칫거리 중 하나죠.
우리나라가 두뇌 유출 문제에서 일정부분 자유로웠던 건 크게 '민족의식', '비영어권', '정보의 부재' 셋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한민족, 그리고 그 민족의 국가가 한국이라는 인식이 컸기에 수많은 인재들이 굳이 한국에 돌아오는 선택을 했고 또 남았죠. 그리고 비영어권이라 애초에 언어의 장벽에 막혀 이민이 현실적으로 쉽지도 않았죠. 또 변방 언어권인데다 이민 네트워크도 공고하지 않다보니 애초에 밖에 기회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해서 남게 된 거죠.

반대로 국가와 일체감이 낮고 국제 공용어(영어, 프랑스어 등) 쓰던 나라 고급 인재들은 원래부터 싹 다 빨렸어요. 기를 쓰고 탈출하려고 하거든요. 예외는 없습니다. 아프리카부터 동남아까지.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미 저게 다 깨졌다는 거겠죠. 현재도 언어나 문화 문제로 한국을 선호하는 층이 분명히 존재한다지만 잡마켓이 월드 마켓인 교수 같은 직군들은 이미 외국으로 가고 있죠. 임금 차이가 워낙 크니.

그렇다면 고급 인재에 비싼 임금을 줘야할텐데 이걸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느냐가 문제죠. 미국처럼 시장이 전세계든가, 중국처럼 내수가 깡패든가 해야하는데 둘 다 아니니까요. 결국 고급 인재를 예전처럼 싸게 쓸 순 없다는 본문엔 어느정도 동의하는데 임금이 오를까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예 못쓸 것 같아요 돈이 없어서.

솔직히 민족의식이란 이름의 국뽕이나 세뇌가 효과를 잃은 이상 필연이죠 뭐.
25/07/28 10:45
수정 아이콘
우리 나라도 미국 유학만 갔다하면 10중 8,9 기를 쓰고 미국에 남을려고 하죠.
미국 명문대라도 애매한 문과 나오면 한국 돌아와서 영어 강사하는게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겁니다.
기업에서 출장을 보내도 후진국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적응이니 퇴사한다느니 뭐니 하며 잡읍이 나는데 미국에 가면 그런거 비율이 현저히 줄어들죠. 흐흐흐
25/07/28 09:55
수정 아이콘
저렴한 노동력은 개도국에 많죠. 그래서 선진국 제조업과 중산층이 몰락하는 것이고..
말씀하신대로 고급 노동자들은 돈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이구요.
그래서 소득 양극화라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습니다.
O.Marseille
25/07/28 11:15
수정 아이콘
한국도 아마 갈수록 심해지겠죠.
어린 세대로 갈수록 영어실력은 일취월장하고 소싯적부터 다양한 해외 경험으로 문화적 거부감도 적구요.
평범한 중산층들도 미국 주식 분석하며 직접 투자할 정도로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이미 부유층은 다들 한국 공교육 붕괴 따위 관심도 없고 애들 국제학교 보내는 거 모두가 알고 있고
그 시기도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이젠 아예 초등학교부터로 내려가고 있구요.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엘리트 유소년 축구선수들의 꿈이 K리거가 아닌 유럽 명문구단 입단이듯이
미국 명문대 가서 구글, 엔비디아 같은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겠죠.
어쩌면 전국민 똑같이 평준화 학교 보내서 주입식 교육 시키고 영어는 중학교부터나 본격 수업하던 시절이
인재 단도리엔 더 좋았겠지요.
O.Marseille
25/07/28 11:23
수정 아이콘
다만 그렇게 다 빨아들인 인재들이 미국내 고부가가치 산업들을 발전시키고 어마어마한 대우를 받아가면서
평범한 미국인들은 소외되고 경제적 격차는 벌어지고
국가 경제지표 수치는 예쁘게 뽑힐지언정 다수 중산층의 삶은 퍽퍽해지고 정치적 갈등은 심해질 테구요.
뭐 지금도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죠.
25/07/28 11:57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인재유출되는 나라들의 중산층은 미국 중산층보다 더 나을 것인가로 따지면...음..
데몬헌터
25/07/28 19:26
수정 아이콘
트럼프-머스크 갈등이 평범한 미국인과 사용자인 머스크간의 갈등이 있기도 했는데, 앞으로도 해결이 난망할거같다는데 동의하는 편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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