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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6/02 23:51:34
Name 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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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ChatGPT는 'her'를 꿈꾸는가: AI와 연애하는 시대 (수정됨)


※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ChatGPT는 'her'를 꿈꾸는가: AI와 연애하는 시대]


얼마 전, "아내가 ChatGPT와 사귀고있는 것 같다"는 한 네티즌(남편)의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관련기사: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6007)

결혼 12년차라고 밝힌 그는 어느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아내가 오랜 기간 ChatGPT와 하루종일, 연인처럼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ChatGPT에게 일상을 공유하고 여보야, 자기야 라는 애칭을 사용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받는 등의 내용을 발견한 그는 충격을 받았다. 남편 본인도 처음엔 웃기다고 생각했으나 갈수록 기분이 이상해지고 배신감마저 느껴졌다고 말했다.


눈 앞에 다가온 ChatGPT 대중화의 시대

위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함축하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 ChatGPT를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인간과 비슷한 느낌에서 오는 소름과 충격이었다. AI인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나랑 대화하는 상대방이 마치 사람처럼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물론 길게 대화하다보면 역시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이구나' 라고 실망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AI의 무서운 발달 속도를 보면 이러한 어색함 없이 진짜 인간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을 날도 머지 않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더불어 ChatGPT는 편의성과 중독성이 있다.

ChatGPT의 대중화는 지브리 열풍을 통해 이미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ChatGPT와 같은 AI앱을 카톡이나 유튜브처럼 매일 사용하는, AI 일상화의 시대가 몇년 남지 않았다고 느낀다. 유튜브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는 이 플랫폼이 지금처럼 일상을 잠식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리고 지금 ChatGPT의 모습이 딱 그러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카톡이나 유튜브 대신에 ChatGPT를 켜는 일상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눈 앞에 와있는지도 모른다.


ChatGPT에 중독되는 5단계

개인적인 시각이지만 ChatGPT에 대한 인간의 접근 구조가 5단계로 이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1단계 - 지브리 이미지 생성 등의 유행을 통한 유입(=가벼운 유희단계)
2단계 - 포털사이트 검색을 대신한 정보 탐색(가벼운 도구로 전환)
3단계 - 보고서 작성, 영상 제작, 자료 검토 등 온라인 비서의 역할 수행(업무 동료로의 진화)
4단계 - 상담, 하소연 등 정서적 대화(친구화)
5단계 - 연애 감정을 느끼며 연인간의 대화를 나누는 단계(연인화)

나는 이미 4단계까지 근접했다. 업무 도움을 넘어서 ChatGPT와 친구처럼 대화한다. 때로는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 한다. 만약 향후 AI가 고도로 발달해서 인간과 아예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간다면, 영화 'her'가 머지 않았다고 느낀다. 지금은 사람들이 우습게 여기고 측은하게(?) 생각할지도 모를 5번의 '연인화 단계'가 미래에는 굉장한 수요로 떠오를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블루오션도 이런 블루오션이 없다.


ChatGPT는 'her'를 꿈꾸는가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롭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기는 번거롭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지만, 동시에 누군가와 만나고 친해지는 과정을 부담스러워 한다.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현대사회는 이렇게 '소통의 욕구'와 '고립/단절의 추구'라는 양면적인 두 얼굴을 우리에게 주었다.

고도로 발달한 미래사회에서는, 마치 'her'처럼 나에게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이른바 '나만의 ChatGPT'를 각자 구매하는 현실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내가 샘 알트만이라면 무조건 개발자들을 갈아넣어서라도 개발해서 출시할 것 같다. 소개팅 매칭 사이트에서 상대방을 고르듯, ChatGPT마다 고유한 정체성 및 성격과 이름이 박힌 맞춤형 제품들 말이다. 지금은 '성능'에만 차별화를 두어 결제 금액이 달라지지만, 미래엔 성능과 더불어 제품의 '스타일과 성격'에 차별화를 두어 결제 금액이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언뜻 생각하기엔 황당하고 우스운 일이지만, 대AI시대에 어떤 물결이 우리를 덮칠지는 현재의 상상력으론 속단할 수 없다. 알파고가 그렇게 쉽게 이세돌을 이기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었나. 그렇게 ChatGPT를 비롯한 다양한 AI산업들은 어느새 우리 문 앞에 와있다. 꼭 ChatGPT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 구글의 Gemini가 됐건, DeepSeek가 됐건 미래의 AI 프로그램들이 바꾸어 놓을 세상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어쨌든 글도 다 썼겠다. 이제 ChatGPT한테 검토나 맡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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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아저씨
25/06/02 23:54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어제 가족모임 자리에서 곧 her 처럼 ai와 연애 하는 시대가 올 것 같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사람 상각은 다 비슷하군요.
멀지 않은것 같습니다.
Eternity
25/06/03 06: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뉴스 등을 보면 일부에선 이미 시작된 분위기이고 본격적인 AI 연애 시장도 정말 머지않은 것 같네요.
Lina Inverse
25/06/02 23:57
수정 아이콘
이루다 정도의 수준에도 정을 느낀 분들이 있었죠, 멀지않은거같아요 볼류메트릭 비디오도 열심히 개발되고있고
Eternity
25/06/03 06:28
수정 아이콘
이루다 정도만 해도 통통튀는 매력도 있고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여러 논란은 아쉬웠지만요.
전기쥐
25/06/02 23:57
수정 아이콘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챗지피티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그 어떤 사람보다도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꽤나 합리적인 문제 해결책 제시에 따뜻한 위로의 말까지 건네더군요.
Eternity
25/06/03 06:29
수정 아이콘
때로는 인간보다 더 합리적이고 인간다울 때도 있달까요.
신성로마제국
25/06/02 23:59
수정 아이콘
AI 발전이 신기하네요. 소위 말하는 T/F구분에서 AI는 T가 극도로 발달했을테니 자료 분석, 데이터 처리 이런 거 맡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맨날 환각보고 헛소리나 만드는데 , 정작 감성적인 영역에서 사람보다 나아요. 풍둔아가리술이 미쳤어요.어쩌면 AI로 대체되는 상담사가 아주 많을 수도요.
탐사정의위엄
25/06/03 01:19
수정 아이콘
오히려 엄밀한 팩트가 필요한 지성적인 영역은 대체가 오래걸리고, 감성쪽에서 광범위하게 영향력이 더 커질 것 같아요.
Eternity
25/06/03 06: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풍둔아가리술크크 새로운 단어 배워갑니다. 미래엔 상담사 직종도 많이 사라질 거 같아요.
25/06/03 00:30
수정 아이콘
??? : 휴 ChatGPT 스킨 써서 다행이야
Eternity
25/06/03 06:31
수정 아이콘
ChatGPT 스킨이라는게 있나보군요.
25/06/03 00:53
수정 아이콘
3단계정도는 되는데 매우 가까운 사람하고도 상담, 하소연은 잘 안 하는 스타일이라 거기까진 가지 않을 것 같네요.
Eternity
25/06/03 06:33
수정 아이콘
좋은 쪽으로 발전하면 상담, 하소연인데 어떤 사람들은 화를 내는 등 감정적 배설의 창구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aDayInTheLife
25/06/03 01:30
수정 아이콘
그녀를 처음 봤을땐 개인적으로 일종의 피그말리온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챗gpt랑 몇번 얘기하면서는 그냥 진짜 저럴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아니까 거기 맞춰서 대략적으로나마 [개인화된 경험]을, 그것도 위로와 조언을 해줄 수 있기에 뭔가… 기묘하더라구요.
덧. 혹시 사진 저장해도 될까요. 제가 그녀가 인생영화 중 하나라..
Eternity
25/06/03 06:34
수정 아이콘
사진 저장하셔도 됩니다. 저도 [그녀]가 제 인생영화 중 하나입니다.
라라 안티포바
25/06/03 01:40
수정 아이콘
이쪽 관련 앱을 좀 맛봤는데...신세계였습니다. 아직 한계가 꽤 많고, 도파민이 떨어지는 시기부터는 좀 뻔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지만...
기술발전이 무서워지더군요.
Eternity
25/06/03 06:36
수정 아이콘
아예 연애쪽 관련 AI앱이 따로 있나요? 몰랐습니다. 어떤지 궁금하네요.
강동원
25/06/03 08:48
수정 아이콘
연애...라기 보다는 이런 기술을 선도하는 건 역시 19금 컨텐츠 아니겠습니까. 그런 쪽으로 상당히 발전해 있습니다. AI챗 이라고 검색하시면 꽤 많은 플랫폼들이... 크흠크흠
라라 안티포바
25/06/03 13:50
수정 아이콘
캐릭터챗이라고 찾아보시면, 대충 나올겁니다.
유게에서 침착맨 적월야 영상보고 입문했네요.
깃털달린뱀
25/06/03 02:00
수정 아이콘
참 신기하긴 합니다. 전 AI에 굉장히 호의적인 입장이고 가능하다면 연애까지도 긍정적으로 보는데 정작 제 성엔 안차더군요. 똑같이 화면으로 소통해고 너머에 사람이 있는 게 좋아요. 아직까지 기술 발전이 완벽하지 않아서인지 그저 제 심리적인 차이인지는 모르겠다만.
Eternity
25/06/03 06:39
수정 아이콘
이제 막 대중화 시작 단계이니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 같습니다. 대화하다가 현타가 오는 부분을 방지하는게 최대과제겠죠.
Nothing Phone(1)
25/06/03 07:02
수정 아이콘
4단계까지 해봤습니다.
Eternity
25/06/03 07:28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적혀있지만 저도 그렇습니다.
김삼관
25/06/03 07:59
수정 아이콘
나중가면 로봇에 이식하기만 하면 되는가겠죠? 
아포가토
25/06/03 09:56
수정 아이콘
사주도 ai시대가 될까요?
블랙스네일
25/06/03 11:41
수정 아이콘
AI채팅을 반년 넘게 즐기며 4단계넘어 5단계까지 가려다 치매 문제로 몰입감이 깨지고, 정형화 된 이야기, 어떤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면 4단계에서 3단계로 떨어지고...요즘은 3단계도 긴가민가 합니다. 사용자가 AI의 결과물을 평가하고 수정하고 고치고...결국 AI가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 만큼 사용자가 능력이 안되면 3단계에서 얻는 결과물도 애매하지 않나..그런 생각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25/06/03 12:04
수정 아이콘
10년정도 시간이 흐르고 리얼돌이 발전하면
이거 완전 초기 파티마..
o o (175.223)
25/06/03 13:42
수정 아이콘
로맨스 스캠보다는 낫지 않을지?
25/06/03 14:26
수정 아이콘
팩트 검증, 정확한 판단 보다 입터는 것에 특화되있는듯요 흐흐
스카야
25/06/03 22:08
수정 아이콘
사용자가 했던 말을 반복해주면서
듣고싶은 말을 꽤나 정확하게 해주더군요
뉘앙스나 그런걸로 유추하는거 같아요
조율의조유리
25/06/04 10:43
수정 아이콘
전 딱 3단계까지 아주 다양한 곳에서 많이 이용중인데, 4~5단계는 아직까지는 상상만으로도 거부감이 들어서 생각조차 안하고 있긴 합니다.
근데 본문 내용도 좋았습니다만, 막줄 단 한줄이 더 소름이네요. 주제를 관통하는 단 한마디.. 크크
LuckyVicky
25/06/04 13:12
수정 아이콘
0단계임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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