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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09 02:10:36
Name 여기
Subject [일반] [잡담]우리가 사는 시대가 미래에서 보면 벨에포크가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정말 가만히 생각해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분쟁, 그리고 지금 긴장감이 감도는 인도-파키스탄 관계나 양안 관계까지.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국제적 사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어쩌면 100년쯤 후의 역사책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의 서막'이나 혹은 그와 유사한 명칭으로, 하나의 거대한 전쟁 혹은 시대적 전환의 줄기로 기록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저희가 지금 '20세기 초 제국주의 열강들의 갈등 심화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고 배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살았던 분들을 생각해 보면, 당시 발발했던 중일전쟁, 독일의 단치히 자유시 요구, 오스트리아 병합(안슐루트), 뮌헨 협정으로 인한 체코슬로바키아 할양과 그 후의 완전 합병, 그리고 전쟁 초기 서부전선의 '가짜 전쟁' 기간까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아, 이것이 결국 하나의 거대한 세계대전으로 귀결되는 과정이구나!'라고 명확히 인지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분들에게는 각각의 사건들이 별개의 국지적 분쟁이나 특정 국가의 외교적 압력, 혹은 일시적인 위기 상황 등으로 인식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대에는 그것들이 서로 다른 실타래처럼 보였겠지만, 결국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사건으로 직조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기존의 국제 질서에 균열을 가져왔고, 그로 인해 잠재되어 있던 여러 갈등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표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훗날의 역사가들은 현재 우리가 개별적으로 인식하는 이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고, "아, 그때 그 산발적으로 보였던 사건들이 사실은 하나의 거대한 시대적 변화, 혹은 거대한 충돌의 전조 현상들이었구나!"라고 평가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그저 '우크라이나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 '중동 지역은 또 왜 저런 상황일까' 정도로 여기고 있을지라도 말입니다.

요즘 하도 흉흉하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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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09 02:42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문제는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없고, 예측을 한다고 해도 딱히 대응책도 없다는...
시드라
25/05/09 09: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100년 후 인류와 역사가 남아있으면

우리가 사는 시대는 벨 에포크 시즌2 또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황금시대라 불릴 꺼라고 얘기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근대 왕들도 누리기 힘든걸 선진국 서민들이 누리고 있는 시대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들이 태어날때부터 주어지다보니 이런걸 너무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이런 인프라와 시스템은 결코 당연한게 아닌데 말입니다

그리고 벨 에포크는 총알 한방으로 시대가 끝났는데 부디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질 않길 바랍니다
허락해주세요
25/05/09 10:45
수정 아이콘
양차 대전은 그게 전쟁의 전조임을 사람들이 생각보다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1차 대전은 그게 세계대전이 될 줄은 몰랐던거고, 2차 대전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던 거지요.

벨 에포크의 경우에, 우리가 주로 보는 역사는 아무래도 지배계층이나 제국주의 열강국에 치중되어 있죠. 다만 당시 열강국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인구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것이 대전에 영향을 준 것이구요.

이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 역시 구조적 모순이 있고 전쟁의 가능성이 있다 할 수 있겠지만, 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예전하고 차원이 다르긴 합니다. 예전처럼 전쟁을 명예롭게 보는 멍청이는 일단 소수긴 하거든요.

이런 환경 하에서 어떤 국가간의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번질 확률이 높지는 않아 보입니다. 예를들어서 2차 대전 직전 상황과 같은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쳤다면 아마 세계대전으로 곧바로 확전됐을 겁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전쟁의 확장을 원하지 않았죠. 다들 그만큼 확전을 두려워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단언하긴 어렵긴 하지만, 진짜 모든 나라가 빨려들만한 열강국끼리의 전역이 생성되냐는 그냥 분쟁이 날 거 같다랑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어 있습니다.
如是我聞
25/05/09 12:13
수정 아이콘
핵심은 미중이겠죠.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싶고, 미국은 중국을 찍어누르고 싶고.
이게 군사적 충돌없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충돌한다면 미국과 중국 단 두나라만 정정당당하게 맞장뜨고 다른 나라들은 입으로만 떠들다 끝낼 수 있는가?

제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지만, 희망적인 생각이 안드네요.
아케르나르
25/05/09 12:23
수정 아이콘
중국이 좀 먼 곳에 있었다면 우리도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있었겠지만, 이게 우리와 전혀 관계없지도 않아서 걱정이네요. 일단 우리 위에 있는 나라랑 종전을 하든 통일을 하든 결착을 봐야 할 거 같은데...
밥과글
25/05/09 13:21
수정 아이콘
적어도 우리나라는 잠깐의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될 것 같아요. 저출산으로 확실하게 망했으니까..
한류 케이팝 같은 것도 우리가 홍콩영화 기억하듯이 기억되지 않을까요?
소독용 에탄올
25/05/09 14:10
수정 아이콘
저출산 문제도 한국이 시금석 같은지라 한국만 망하는게 아니죠.

지구적으로 인구대체수준 아래로 내려가냐 마느냐 하는 중이니까요....
안군시대
25/05/09 14:08
수정 아이콘
벨 에포크도 당시 유럽 열강들을 제외한 나라들에게는 참혹한 식민지배 시대였으니까요. 당대 영프의 그 엄청난 풍요가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죠.
그리고 그걸 이제 좀 강해져서 같이 누려보고자 했던 오스트리아, 독일 등이 이제 더이상 자기들이 가져갈 파이가 없음을 알게된 후 일어난게 1치대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위치에 중국이 있다고 보고요.
코로나시즌
+ 25/05/09 22:47
수정 아이콘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이야기에서 자꾸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어느날 갑자기 운석떨어져서 지구가 쳐망한다는 식으로 오독하는 분이 많더군요.

좀 알아보니 지금 일어나는 자연재해와 기후적 변화로인해 지금 현생인류가 누리는 모든 의식주가 점점 비싸지고=저소득층은 더더욱 지옥이 되어가며=상류층은 먹고사는데 지장없지만=온 세상의 아프리카화... 로 이해하니 그제서야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때 대한민국에서는 무려 가난한 서민들도 과일을 딸기를 사과를 배를 먹을 수 있었대. 굉장하지?"

기술적 특이점이 제발 자본주의라는 절멸의 고독덩어리에만 오는 미래가 아니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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