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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2/28 21:01:58
Name 김치와라면
Link #1 https://blog.naver.com/jjandol_/223680063050
Subject [일반] 쫄보의 주식 투자 실패 이야기 (1)
PGR을 가입한 지 20년이 된 애송이가 자유게시판에 첫 글을 써봅니다.

재테크를 위해 선택하시는 종목들이 주식인 경우가 많아, 요즘 자유게시판에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수 많은 고수들이 계시기에 재테크를 잘하는 법은 많은 분들에게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저는 저의 처절한 주식 투자 실패 이야기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은 평온한 패시브 투자자이지만 처음 2018년도에는 주식을 시작할 때는 패기로운 가치투자(?) 단타 투자자였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라고 하시겠지만 우습게도 주식공부는 가치투자 + 퀀트 투자 서적을 읽어놓고는 열심히 단타만 했습니다. 근데 단타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초보자가 운 좋게 얻은 큰 수익이 문제였죠.

첫 종목이었던 문배철강. 치고 빠지고 하며 시드에 비해 큰 수익을 봤습니다. 엄청난 수익을 본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주식 재능이 있구나. 이 좋은 걸 왜 이제 시작했을까. 내 길을 바로 여기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미친 듯이 단타를 합니다. 회전률이 1,000%는 넘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점점 따기 시작하니깐 겁이 없어졌습니다. 초보자의 행운 일 뿐인데 계속 나고 있는 수익이 제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투자합니다. 딱 1년 그렇게 수익을 내다가, 20년 1월 코로나가 시작되고 제가 사는 모든 주식이 물리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휠라홀딩스. 최고점에 물려버립니다. 물려버린 금액도 제법 컸지만 나름 자신 있었습니다. 물타면 탈출하겠지. 물린 주식을 탈출하려고 끊임없이 물을 탑니다. 하지만 전 재산을 올인해서 물을 탄 주식이 마이너스가 40프로 넘어가자 제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더 떨어질거야. 지금 손절하고 내려가면 더 사서 올라올 때 회복하자.'

지금 생각하면 진짜 희대의 삽질이었습니다. 정확하게 3월 19일 손절합니다. 제가 손절하고 딱 이틀 뒤 휠라홀딩스는 불을 뿜습니다
거기에 국내주식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코스피가 1439에서 3300으로 뜁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실현할 때 저는 쓴 물만 삼키고 슬럼프에 빠지게 됩니다. 이 일로 인해 저는 국내주식을 접게 되었고 현재는 거의 etf쪽으로만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에서 느껴지시는 건 각자 다르겠지만, 정말 몰빵하지 마십시오. 멘탈이 버티지 못합니다. 넣고 잊으면 되지 않냐구요? 잊으면 안되는 돈이라서 그렇습니다. 흑흑.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들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시간되면 2편도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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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나이프
25/02/28 21:05
수정 아이콘
2편은 성공기겠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치와라면
25/02/28 21:10
수정 아이콘
좀 더 처절할 실패 야이기는 많은데,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흐흐. 지금 제 성공기는 아직 오직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25/02/28 21:10
수정 아이콘
Pgr 에 주식글이 마구마구 마구마구 올라오는걸 보니

지금이닷!
김치와라면
25/02/28 21:10
수정 아이콘
하지만 빨랐죠?!
25/02/28 21:23
수정 아이콘
정갤이 사라진 곳에 주갤의 기운이..
김치와라면
25/02/28 21:25
수정 아이콘
페페만 끼얹으면 딱 주갤같습니다 흐흐
일모도원
25/02/28 21:36
수정 아이콘
투자하다 보면 무조건 생기는 일이죠
엄청 빠져서 스트레스 받다가 손절하니 귀신같이 올라가는 현상 크크큭 흑
김치와라면
25/02/28 21:51
수정 아이콘
전 제 뒤에 CCTV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Quantumwk
25/02/28 22: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투자 고수들은 10중 8,9는 손절하는 방법을 훈련한 사람들이라고 보지만 (물론 손절하지 말라는 지론을 가진 고수도 종종 있는 듯) 고수가 아니면 엥간하면 손절 안 권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제가 손절 안하는 이유기도 하구요.

멘탈 관리가 어려운 케이스가 너무 많아요. 인간의 본성 상 '확정 손실'이 난다는 게 멘탈 관리를 하기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손절 후 올라가는 것도 거의 80~90프로의 사람은 평정심을 찾기 힘들게 되구요.

대신에 손절을 안 하는 투자 스타일이라면 매수를 훨씬 더 조심스럽고 안전한 방식으로 해야 하고 (3회 정도에 걸친 분할 매수가 거의 필수라고 봅니다.손절 안할 거면), 내가 산 주식이 일정 이하로 처박았을 때 더 이상 건드리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물타기 하고 싶은 유혹을 못참겠으면 -30퍼 이하로 떨어져서 사실상 회생이 어려워진 주식들은 그냥 계좌 하나 파서 몰아 놓고 신경 끄는 것도 방법.
김치와라면
+ 25/03/01 00:59
수정 아이콘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우상향
+ 25/03/01 01:01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도 2022년 1월 3일... 제 뒤에 CCTV가 있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전까지 역사상 최고점을 갱신해대던 주식이 어떻게 내가 사자마자 줄창 마이너스만 찍히는 게 CCTV썰 아니면 말이 안 되거든요.
수십 년 전문가도 알지 못하는 최고점을 주린이가 타이밍 맞춰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말이 안되는 거거든요 크크크
25/02/28 21:52
수정 아이콘
지금 주식이랑 코인 같이 하고 있는데
'나에게 재능이 있구나. 이 좋은 걸 왜 이제 시작했을까. 내 길을 바로 여기로구나.'
스크린샷 찍어서 수익인증 게시판 등에 자랑하자마자 개폭락 크크
많은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덴드로븀
25/02/28 22:05
수정 아이콘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xk1Vs%2FbtqYhylJYSs%2FxaZEPZT1FSWcuzPKfTCMwK%2Fimg.png
-캡쳐매도-계좌 잔고보고 가슴이 웅장해지고 캡쳐하고 싶을 때가 바로 매도타이밍이다
wish buRn
25/02/28 22:56
수정 아이콘
오.. 소름 ...
김치와라면
+ 25/03/01 00:59
수정 아이콘
오.. 소름 ...(2)
김치와라면
+ 25/03/01 00:59
수정 아이콘
저도 트루먼쇼인가 싶었습니다
세상이 날 보고있는건가 싶었죠 흐흐
탑클라우드
25/02/28 22:04
수정 아이콘
젬백스라고 바이오 개잡주 하나 있습니다.
임상3상 결과 발표를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학회에서 한다기에
어느 미친놈이 임상 실패를 그런 학회에서 홀 잡고 발표하겠나 생각하며
그간 투자한 금액만큼(이미 억 단위)을 추가로 대출 땡겨서 넣었다가
실패 발표(심지어 한국 시간 토요일) 후 일주일 내내 쩜하 맞았었습니다.

그냥 1, 2억도 아니고 진짜 모아두었던 전 재산을 홀딱 날리는 경험을 했었죠...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이고, 이제는 그냥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때는 진짜 죽고 싶었는데, 아내(당시 여친)의 위로 덕분에 어찌저찌 살았네요.

아는 형 중에 준 재벌급 기업의 손자가 있는데,
그 형은 공부도 별로 안했고 대학도 돈으로 미국으로 갔다가
본인이 미국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 프랜차이즈 한국에 들여와서 망하는게 일상이었습니다.
근데 그 사람은 재벌가 손자라 망해도 기회가 있어서,
그렇게 망하고 망하다가 하나 딱 성공하니까 남성지에 인터뷰 나오더라구요.
브리오니 정장 입고 손목에 파텍 감은 채로 인사이트가 어쩌고 저쩌고 허허허

근데 저 같은 개미는 한번 망하면 다시 기회가 잘 오지를 않더라구요.
기회가 와도 그게 기회인지 잘 알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뒤가 없다보니 수익이 커질수록 이성을 잃기도 너무 쉽습니다.
그래서 개미는 몰빵하면 안됩니다. 뒤가 없어요...
김치와라면
+ 25/03/01 01:00
수정 아이콘
흐 저만큼 쎈 경험이셨군요
저는 그 때 이후로 휠라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ㅜㅜ
Ashen One
+ 25/03/01 01:13
수정 아이콘
어떤 분야든 학회는 그냥 주기적으로 하는 겁니다.
거기서 본인들이 지금까지 뭐 했다고 그냥 발표하는 곳이고요.
홀은 업체가 빌리는 것도 아니고, 학회는 축제자리 또한 아닙니다.

대학원 시절, 학회가면 힘들어 죽겠더군요.
학회 갔다오면 지도교수가 거기서 정리 한 거 발표시켰거든요.
장거리 여행에 시차도 안맞아서 몸도 힘든 상태에서 발표들 들으며 생각하고 또 요약 정리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몸살 난적도 있었죠.
그러면서도 또 네트워킹도 중요하다며 제가 앉아서 쉬면 사람들과 대화안하고 뭐하냐며 꼽주셔서 마음놓고 쉬지도 못했죠.
덴드로븀
25/02/28 22:06
수정 아이콘
어서 2편! 어서 2편!
김치와라면
+ 25/03/01 01:01
수정 아이콘
2편은 40세 미만 감상금지(?)입니다
사부작
25/02/28 22:19
수정 아이콘
제 얘기 함부로 도용하시면 고소합니다
김치와라면
+ 25/03/01 01:01
수정 아이콘
여기 투자동지가 있었군요!
+ 25/03/01 00:49
수정 아이콘
1400에서는 우리나라 가치투자자라고 불리는 주식농부부터 다 손절쳤고 워렌버핏도 손절 잘 안 하기로 유명하지만 그 손절 안 한다는 워렌버핏이 초창기에 코로나로 인해 항공주 저가매수의 기회다 호언 정담하다가 결국 델타항공부터 다 손절했습니다.

가치투자의 대가라고 불리는 자들이 다 손절했는데 개인이 그걸 어떻게 버팁니까. 코로나 초창기에 시작한 사람들은 버티면 본전오는구나 싶지만 리먼사태를 겪어본 사람들은 절대 그렇게 못 합니다. 당시에 시가총액 상위주 20위에 있던 포스코나 삼성중공업이나 이런애들이 리먼 사태때 얼마였는데요....
지금도 아무리 올라도 절반도 회복 안 됩니다.....

hmm이 현대상선인데 코로나때 무슨 홈슬라 하면서 주가 5천원 넘었다고.... 저점에서 샀으면 주가가 100%이상 올랐다 뉴스에서 이야기 하지만....
이녀석 원래 리먼사태때 30만원 넘던 주식입니다. 10년 넘게 10분에 1토막 이상 난 주식이 무슨 5천원 갔다고 기뻐하고 열광하는지....
이런거 안 겪어본 사람들은 버티면 언젠가 본전 온다고 생각하죠....
김치와라면
+ 25/03/01 01:03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합니다. 주식을 경험할 수록 더 무서워지고 겁이 나고 그러지만 그렇다고 등한시는 할 수 없어 이 악물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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