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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1/22 13:45:00
Name Restar
Subject [정치] 미래의 감시사회는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
* 시작하기전에.
일단 이준석 의원의 얘기가 적혀있기 때문에 정치탭을 넣긴 했는데, 가급적이면 이준석의원 이야기보다는 글의 주제에 집중해주시면 좋을것같습니다. 예시를 다른걸로 바꾸고 싶긴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예시만큼 적합한 예시를 못찾았습니다.


#1. 최근에 이준석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상깊게 봤던 해명이 있었습니다.

https://www.fmkorea.com/search.php?mid=politics&sort_index=pop&listwebzine&document_srl=7707234407&search_keyword=gps&search_target=title_content&page=1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하면, tv조선에서 이준석의원이 2021년 5월 9일에 명태균과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고 3~4일 후에 대구에서 만났다는 보도를 했던것에 대한 해명을 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준석의원은 그 근거로, 5/9~5/15 까지 본인의 GPS 이동기록을 제시합니다.

보통 어떤 의혹이 제시될때, '나는 하지 않았어'라는 주장을 하기 마련인데 이준석 의원은 예전부터 통화녹취 보관하고 필요할때 녹취를 텍스트로 꺼내서 공개하는 일을 상당히 자주 해왔었죠.

제가 여기서 인상깊게 보았던건, 개인의 GPS이동기록이라는 어떻게 보면 민감한 개인정보를,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용도로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 자체가, 우리가 스스로를 감시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성폭력 미투가 유행하면서 농담처럼 커뮤니티에 돌았던 이야기도, '성관계 동의 각서'같은거 받아야하는거 아니냐는 거였죠.
실제로 일본쪽에서는 그런 성관계 동의확인 어플 같은것도 나왔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즉, 내가 법적으로 문제될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돌입해버린거죠.

마찬가지로 딥페이크가 이슈가 되면서, 사실 연예인들의 딥페이크 성희롱물 이런 걱정거리도 있었지만 그 다른 한편에는 정치인들에 대한 딥페이크가 우려된다는 말도 많이 있었습니다.
예전에야 직접적인 사진/증인/물증이 있었어야 했는데, 이제는 손쉽게 사진을 조작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딥페이크의 발전은 예전보다 더욱 놀랍고, 이제는 간단한 AI영상 정도는 딸깍만 해도 쉽게 만들어지는 시대죠.

그렇다면 정말로 마음먹고 누군가를 음해하기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실제와 구분이 쉽지않은 사진/영상을 증거로 제시하는것도 가능해질것이라는 겁니다.


#3. 이준석 의원의 행동이 그래서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내가 감시된 공인기록'을 제출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GPS기록 정도는 너무나 가벼운 개인정보긴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진실과 거짓이 섞여서 분간이 어려워지는 시대가 오게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서 서로를 감시하고 증명해주는 사회를 살게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어느곳에 가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GPS기록을 항상 켜놓고 어딘가 공증된 기관에 그 정보가 기록되어야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어떤 말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내가 하는 많은 대화와 정보가 어딘가 개인적인 공간에 기록되어야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인터넷에서 특정한 글을 쓰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내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모든 내역이 어딘가 기록되어야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해야 할것입니다. 내가 했던 행동과 내가 하지 않은 행동을 증명해야하고, 그걸 위해서 더더욱 민감한 개인정보들을 어딘가에 공개해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증명을 위해서 스스로를 감시하는 수단을 계속해서 만들어갈수도 있겠죠.
지금이야 GPS나 통화녹음, 성관계동의어플 같은 간단한 영역이겠지만.. 나중에는 우리의 모든 대화를 어딘가를 통해 녹음하고, 어딘가를 통해 녹화할지도 모릅니다.


#4. 세상이 정말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특히 요즘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지금 아이들이 자라는 시대는 과거의 어떤 인류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시대죠.
개인적으로는 펨코만 가도 가끔은 적응이 안되는데, 어떤 라이브 영상이 뜨면 그 라이브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클립을 만들고 배속을 걸어서 라이브중에도 꾸준히 게시글을 올리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텍스트가 편하고 영상을 보는게 힘이 드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은 텍스트를 보느니 영상을 보겠다는 시대가 되었다는걸 실감합니다.

그리고 이런 세상의 변화속에서, 과거에는 소설속 디스토피아로만 보였던 세상의 모습들 - 임플란트를 통한 네트워크 세상과의 연결 / 녹음,녹화가 일상적인 세상 / 모든 사람을 감시하는 세상 - 이 앞으로 갈수록 자연스러워지는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옛날영화인 '데몰리션 맨'의 인상적이었던 미래세계도 생각이 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감시되고 있고, 입으로 욕설을 내뱉기만해도 그게 감지되어서 바로 벌점딱지가 날아오고, 폭력을 비롯한 어떤 행위도 전부 범법행위로 걸리는 그런 설정이요.

과거와 현재의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감시하는 사회를 디스토피아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갈수록 스스로를 감시하고 증명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죠.
그래서 미래의 인류는 그런 사회를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라고 받아들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저희는 그런 감시사회를 나쁘게 바라보고 이루어지면 안된다고 말하지만
세상의 변화는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자연스럽게 감시사회를 추구하는 방향이 되지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특정분야의 개인정보가 관련기관의 공공재가 되고 있는건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까요.

세상은 이미 변해가고 있고, 거기에 적응하느냐 적응하지 않느냐만 남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인류의 미래는 슈퍼-어스 입니다!
통제된 민주주의 만세! 스윗 리버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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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2 14:30
수정 아이콘
옛날 사람이 봤으면 지금 사회는 죄악으로 가득한 타락한 사회일거라 생각합니다. 그때 가면 또 적응하려나 싶네요. 멋진 신세계로 가보자구요
24/11/22 16:51
수정 아이콘
그냥 사회가 바뀌는건 자연스러운걸수도 있어요.
과거의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을 보면서 웃었듯이, 지금의 사람들이 상상한 디스토피아를 미래의 사람들이 보고 웃을수도 있겠죠.
24/11/22 16:25
수정 아이콘
CCTV 도입 초기인 90년대말에 프라이버시 침해 관련 논란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범죄 예방 및 수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렸죠. 감시사회가 유토피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을거 같습니다.
24/11/22 16:48
수정 아이콘
저도 그게 그냥 자연스러워질것 같아서 한번 글을 써봤습니다.
오히려 안전을 위해서, 스스로 하지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감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지구 최후의 밤
24/11/22 16:27
수정 아이콘
감시사회가 지배계층에겐 유토피아일 겁니다.
예전에 지배층을 향해 부릅뜬 눈이 이제 서로를 향해있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꺼리만 계속 던져주면 자기네끼리 물어뜯는 지옥도가 계속될 겁니다.
24/11/22 16:50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감시라는게 지배층이라고 예외가 되는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 스스로를 감시할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거죠.
내가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나의 평안을 위해서요.
요키와 파피용
24/11/22 17: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더기버에서 그리는 세상이 이념에 따라서는 유토피아가 되겠지요
전에 TV에서 다룬적이 있는데 스탠스에 따라서 갈렸습니다.
완벽한 통제를 하는 시스템(사회)에서 사회가 정해준 방식에 따라서 살아야 한다.
이것을 좋다고 하는 지식인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KKftSxTkUU
24/11/22 18:07
수정 아이콘
사실 감시와 통제라는게 완전히 같은개념은 아니긴 합니다.
제가 본문글 쓰면서 상상했던건, 스스로가 스스로를 계속해서 감시의 시선에 노출시키는것을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서 자연스럽고 기쁘게' 실행하게 되는 사회였습니다.
보통 디스토피아가 감시-통제가 같이가면서 완벽하게 균열없는 사회를 그리기 쉬운데, 제가 생각할때 그 중에서 통제의 면모는 외부에서라기보다는 좀더 자기검열적으로 가게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사회가 제공하는 안정-평안을 누리기 위해서 나의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개념은 지금도 사실 이상한게 아니니까요.
사회가 정해준 방식을 따르는걸 좋다고 보는게 이상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보통 우리는 이성적으로 생각할때는 저런걸 디스토피아라고 보고 부정하는데, 실상 현재 우리 세계가 좀더 발달되고 좀더 감시방법이 다양해지고 좀더 법이 늘어나기 시작한다면 그건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사회의 발전이라고 부르지 않을까요?
24/11/22 18:06
수정 아이콘
자기신원증명이란 부분에서 공공기관에 자기 정보를 맡기는게 불안하다면 블록체인이 유용하긴 하죠

지금 당장은 그리 쓸모없어보이지만 세상이 디지털과 동화될 수록 중요해질거라 생각하는 분야입니다
24/11/22 18:32
수정 아이콘
블록체인의 개념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가면 갈수록 중요해지겠네요.
개인이 공공기관이든 사회든 어디든간에 정보를 맡길수밖에 없는 세상이 올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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