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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5 01:11
그리고 트럼프는 러시아, 혹은 푸틴의 구세주이기도 하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든 수단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 것이며 트럼프가 이기던 지던 간에 눈 내리는 나이지리아엔 반사이익이 있을겁니다.
바로 이 점에서 코미들을 극혐하는 복음주의자들과, 이제는 PC주의자들에게 제1주적의 자리를 빼앗긴 악의 총본산 크렘린이 같은 대선후보를 열렬히 지지한다는 희비극이 상연되는데 정말 욕하면서 보게되는 막장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면서도 살아 생전엔 구독취소가 안된다는 복장 터지는 감정까지 느끼게 해주는 현 세태가 원조문화패권국의 위엄 그 자체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24/11/05 01:51
복음주의와 공화당의 연합은 이미 레이건 시절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요? 그들이 주류일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2016년에 죄 많은 (그리고 회개했을 것으로 믿어지지 않는) 트럼프를 지지함으로 그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역시도 최근 집회를 통해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죠. 한국 목사들의 주요 유학 목적지가 미국의 보수교단 신학교이고, 기독교 신학과 문화에 있어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니 당연한 수순입니다. 기독교인인 제 개인적으로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알맹이가 부족한 교회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것으로 보고, 이를 (마땅히) 공격하는 리버럴/좌파/PC주의를 적으로만 간주하며 자성의 노력을 하지 않고 그들의 성안(경상도나 낙후된 주)에서 농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24/11/05 02:30
저자나 책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소개해주신 부분만 보면 전형적인 민주당 엘리트의 시각이네요. 저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트럼프를 이해를 못하는 겁니다. 트럼프가 다시 된다면 그건 종교나 이런 것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pc주의로 사회를 이끌어온 민주당 진영의 한계라고 봐야 됩니다. 처음 다양성과 포용성을 내세웠을때 그 대의에 동의하던 사람들도 몇년이 자나 그 정책의 영향이 자기 삶에 직접적으로 미치기 시작하자 이건 뭔가 아니라는 걸 느끼는 거죠. 현재 트럼프의 정책이 다 여기에 포커스되어 있고 특히 이민자 거의 생존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1번에 예를 들어주신 선배의 예시가 2번에 길게 요약하신 책보다 훨씬더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저의 예를 들자면, 저는 민주당 동네인 뉴욕에서 아이를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 생일이라 반 아이들 구디백을 준비하려고 선생님에게 남자아이랑 여자아이들이 각각 몇명씩 있냐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건 무시하고 총 인원만 얘기하더라구요. 남자애들 여자애들 좋아하는게 다르니까 좀 다르게 준비하려고 다시 한번 물어봤는데 또 같은 답변이 오길래 제가 잘못 물어봤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선생님이 잘못한게 아니라 제가 곤란한 질문을 한거죠. 이건 약한 예인데 이렇게 사람들의 삶에서 약하게 혹은 강하게 그 영향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민자 문제는 어떨까요? 왜 이민자들을 수용하는 호텔이나 숙소는 아시안 동네에 만들게 되는걸까요? 아시안들 특히 중국인과 한국인의 특징이 자녀 교육문제가 아니면 정치적으로 잘 나서지 않고 고분고분하거든요. 그런걸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민자 문제가 중요하면 자기들 동네에 받아들이면 될텐데 다른 마이너리티 동네에 짬처리 시키는 데에서 위선이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한인들도 민주당에 등을 많이 돌리고 있어요. 한인뿐만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자들의 지지율도 예전보다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마약 문제는 어떤 가요? 바로 어제 맨해튼에 가족들이랑 가는데 흑인 노숙자 한명이 저한테 욕을 하고 위협을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노숙자는 많았지만 요즘처럼 정신나간 사람이 무서운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맨해튼에 나가면 한블럭 걸러서 대마초 파는 가게가 있고 길거리 어디서든 대마초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길빵이 아니라 길대마초빵도 당당히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몇블럭마다 흑인들이 자판을 펴놓고 포장도 안 뜯은 애플 제품을 팔고 있는데 이건 어디서 난 걸까요? 이건 어느 한명의 특정한 경험이 아니라 주변에 보면 흔하게 경험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을 겪어 보면 절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직감이 들게 마련이죠. 정책이나 이념적인 드라이브가 그 순간에는 영향을 모르다가 이렇게 오랜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우리 같은 서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건 그들만의 삶에 갖혀있는 엘리트들은 절대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죠. 결국 표를 결정하는 건 삶에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현상의 문제인데 그걸 종교적인 이념으로 해석하는 것에 저자의 오만이 약간 느껴집니다. 해리스가 될지 트럼프가 될지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된다고 해서 미국사람들이 바보인건 아닙니다. 오히려 더 현명한 결과일수도 있죠. 물론 그 결과가 또다른 스노우볼을 굴리게 되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황의 연장선은 안된다는 의지가 반영된 거에요.
+ 24/11/05 06:13
책의 내용이 궁금했는데 좋은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읽어봐야지 좀 더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소개해 주신 내용만으로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설 특유의 비관적 세계관이 복음주의자들의 세계관을 왜곡시켰다는 지난번 제 글의 주장을 결국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책에서는 복음주의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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