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10/25 20:18:39
Name PENTAX
Subject [일반] 휴가 내고 보고 온 구룡성채 이게 홍콩무협이지! (스포 다)
구룡성채 너무 보고 싶었는데 롯데시네마만 하고 주말에는 하는 곳이 없어서 휴가 냈습니다.

보고 나서는 정말 극장에서 안 봤으면 너무 후회할뻔했다 입니다. 연차 사용에 한점 후회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 정 바오루이. 이 감독 오랜만에 홍콩에서 제대로 감독이 나왔다고 생각해서 주목 중이었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 영화를 만들었지만 저에게는 2009년 엑시던트(설계자의 원작영화)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그 뒤로는 몽키킹이 시리즈 만들어서 멀어졌지만 다시 21년 림보로 저에게 아 이 감독 살아 있구나 느낌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구룡성채: 무법지대로 두기봉에 이어 현존 최고의 홍콩 감독으로 저는 인정합니다.

우선 배우진이 너무 좋았습니다. 중국의 국민배우 고천락이 구룡성채의 따꺼 "사이클론"으로 영원한 따꺼 리얼 삼합회로 의심되는 홍금보가 부두 삼합회 두목 "미스터 빅"을 맡아서 나이를 잊게하는 액션을 보여줍니다. 엑시던트에서 좋은 모습 보여준 임현제가 구룡성채의 주인이면서 원한을 잊지못하는  "적추" 그리고 홍콩 영화 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4대천왕의 곽부성 대협이 ㅜ.ㅜ "살인왕 찬짐"으로 출연합니다. 주인공이 오히려는 좀 잘 모르는 임봉이 "찬록쿤"을 맡았지만 인상적인 연기와 액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악역이자 최종보스 "킹"에 오윤룡 배우가 열연 했는데 너무 멋진 항상 상상하던 경기공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조연들 모두 개성이 살아있고 액션이 말이 안 나옵니다.

스토리는 흔한 무협 그 자체입니다. 홍콩을 지배하는 삼합회도 못 들어가는 구룡성채라는 마굴에 한 밀입국자가 들어옵니다. 무협에서 흔히 사용하는 설정이죠. 무림맹도 마교도 꺼리는 악인곡 정도 됩니다. 하지만 거기도 사람사는 곳이고 정과 사랑 그리고 그곳만의 정의가 존재합니다. 그걸 구룡성채 안에서 유지하는 따꺼가 "사이클론"이고 밖에서 유지하는 사람이 "적추" 따꺼 입니다. 주인공은 삼합회의 마약을 훔쳐서 구룡성채에서 팔려고 하지만 당연히 외부인인 그는 환영 받지 못합니다. 갈곳이 없는 주인공이 구룡성채에 적응하고 친구를 만들고 사이클론에 감복하여 그의 식솔이 됩니다. 하지만 그에겐 출생의 비밀이 있었는데 그는 30여년전 구룡성채를 피바다로 만든 대마두 "살인왕 찬짐"의 친자입니다. 구룡성채 제압 과정에서 찬짐은 적추의 처자를 죽입니다. 그래서 적추는 불구대천의 원수로 찬짐의 아들을 찾습니다. 하지만 사이클론과 찬짐은 진정한 문경지교의 친구였으나 따르는 따꺼가 달라서 결국 둘의 대결 끝에 사이클론이 찬짐을 죽이지만 차마 친구의 가족을 헤칠수 없어 외국으로 보낸 것인데 운면은 잔인하게 찬짐의 아들을 다시 구룡성채로 불러온 것입니다. 그 뒤는 누구나 예상하듯이 적추는 찬짐의 아들 주인공을 죽이려하고 사이클론은 차마 자기 품에 다시 온 친우의 아들을 죽일 수 없습니다. 복수에 눈이 돌아간 적추는 구룡성채를 노리는 미스터 빅과 함께 습격을 하고 그 과정에서 사이클론은 희생을 합니다. 무협이었으면 주인공이 도망치던 중 생사의 경계에서 기연을 만나지면 현대 홍콩에서는 쿨하게 회복하고 다시 도전합니다.

저는 이 영화는 현대 홍콩의 영화인들이 과거 홍콩 무협 영화에 대한 애정과 헌사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무협 테이스트가 느껴지고 특유의 비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인 무공도 잘 보여줍니다. 특히 최종보스 킹의 경기공은 너무 좋았습니다. 항상 상상만 했던 무림의 무공이 현실에서 보여진다면 저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기공을 파괴하려면 더 강력한 힘으로 외부에서 파괴하던가 아니면 조문을 찾던가 아니면 결국 안에서 파괴해야 한다는 무림의 원칙을 잘 영화에 조율한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결국 무협입니다. 말 그대로 무공과 협이죠. 싸이클론이 보여준 협은 말 그대로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협이 무엇인지 입니다. 주군을 위해서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목숨을 걸고 싸우고 그 친우의 가족을 돕습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 친우의 아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도 목숨을 걸고 원수를 갚고 그의 친우들도 친구를 돕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각각의 주조연들에게 어울리는 무공을 배치함으로서 더욱 액션의 맛이 살아납니다. 주인공은 말 그대로 잡초처럼 살아온 느낌의 무규칙 격투기를 사용하고 아버지인 살인왕 역시 특정 무공 보다는 특유의 살기와 무초식 낫을 주무기로 사용하고 각성 후에 아버지와 비슷한 방식의 싸움을 합니다.
사이클론은 장권의 고수로 권이 사람을 통과하고 벽을 울립니다. 미스터 빅은 가장 전통적인 무공의 소유자로 보여집니다. 권,각, 무기 모두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그 나이에도 놀라운 액션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장 멋진 제가 반해버린 악역 킹은 경기공 베이스로 지건을 사용합니다. 방공일체 그 자체로 경기공으로 막고 경기공으로 강화된 손가락으로 칼도 부셔버립니다. 홍콩 무협 특유의 과장이 있지만 구룡성채라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같은 장소라 그래 저긴 무림이니까로 이해됩니다. 거기에 구룡성채라는 마굴에서 펼쳐지는 파쿠르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어떻게 다 찍었지 대단합니다.

그리고 가장 멋진 건 항상 사진과 영상으로 보던 구룡성채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홍콩을 방문 했을때에는 이미 철거된 뒤여서 공원이 된 터만 보고 왔지만 이번 영화에서 구룡성채라는 현실에 존재했을 법한 강호무림을 잘 묘사한 것에 대만족 합니다.

올해 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가장 만족한 영화는 이 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무협에 빠져서 고교 시절 선생님들에게도 추천 무협을 안내했던 무협 키드인 저에게 오랫만에 무협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준 작품입니다. 현재에서 무림이 존재한다면 이럴 것이다라고 상상만 하던 강호재현들에게 감상을 권하면서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10/25 21:04
수정 아이콘
프리뷰 영상으론 클리셰 범벅일 것 같아(나쁘단 의민 아닙니다) 꺼려졌는데, 후기 남기신 거 보니 한번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흐흐
24/10/25 23:45
수정 아이콘
네 전형적인 무협 플롯이지만 그 액션과 연기가 좋습니다!
가위바위보
24/10/25 22:26
수정 아이콘
제 감상과 정반대의 리뷰지만... 추천 눌렀습니다!
24/10/25 23:4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4/10/27 14: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클리셰 범벅이고 스토리는 난잡 그 자체의 전형적인 홍콩영화이지만...
구룡성채 배경의 미술?과 화면이 좋았습니다...흐흐...
딱 기대한대로!!!

사실 이런 영화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덕분에 오늘 오전에 배우자님과 잘 봤습니다!

근데 왜 때문에 제작비가 500억이나...?
그리고 19금 달고 좀 더 처절하게 만들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고...
인물들 옷하고 피부가 너무 깨끗한 게 좀 옷의 티...?

(니 어데 찬씨고?)
24/10/27 16:22
수정 아이콘
말 그대로 구룡성채라는 현대적 강호를 배경으로 한 무협지죠 홍콩에서는 흥행과 비평을 모두 휩쓴 영화인걸 보면 강호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먼가가 있는가 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547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50] Poe8725 24/10/29 8725 177
102546 [일반]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9] 깃털달린뱀6789 24/10/29 6789 12
102545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5. 높이날 료(翏)에서 파생된 한자들 [6] 계층방정3273 24/10/29 3273 2
102544 [일반] Plan B [45] 슈니6746 24/10/29 6746 38
102543 [일반] [서평]《편향의 종말》- 무의식에서 나오는 편향을 끝내는 길 [13] 계층방정4720 24/10/28 4720 6
102542 [일반] 노비의 삶을 알아보자: 무얼하고 살았을까? [38] 식별8072 24/10/28 8072 42
102541 [일반] 인텔 Z890, 윈11 24H2 업그레이드시 충돌,재부팅 발생, BIOS 업데이트 필요 [18] SAS Tony Parker 9277 24/10/27 9277 3
102540 [정치] 양질의 일자리란 무엇인가 [46] 고무닦이11641 24/10/27 11641 0
102539 [일반] 노비의 삶을 알아보자: 노비의 사생활 [8] 식별7982 24/10/27 7982 39
102538 [일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5화> 의문들 (스포일러 주의) [23] BTS6141 24/10/27 6141 0
102537 [일반] [팝송] 칼리드 새 앨범 "Sincere" 김치찌개3491 24/10/27 3491 1
102536 [일반] (데이터주의, 스압) 양재천의 사계 [5] nearby2944 24/10/26 2944 7
102535 [일반] 가을의 덕수궁을 바라볼 수 있는 정동전망대 [17] 及時雨4898 24/10/26 4898 11
102534 [일반] 짜장면의 유래로 알려진 통설은 잘못되었다 ? [37] 아스라이6530 24/10/26 6530 5
102533 [일반] 박해받는 시대를 겪은 기독교의 아물지 못한 흉터, 세대주의적 전천년설 [14] 계층방정4687 24/10/26 4687 8
102532 [일반] 노비의 삶을 알아보자: 노비는 어떻게 됐을까? [9] 식별5104 24/10/26 5104 32
102531 [일반] 여려분들은 이니셜D 라는 애니를 알고 계십니까? [16] dhkzkfkskdl3981 24/10/26 3981 2
102530 [일반]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대한 보복 공습에 들어갔습니다 [63] EnergyFlow8065 24/10/26 8065 0
102529 [일반] 개신교 소식과 비판 (10월 27일 동성애 반대를 위한 집회) [163] 엔지니어6582 24/10/26 6582 11
102528 [일반] Chatgpt 신박하게 가지고 놀기 1 - 건담 샤아 아즈나블 청문회 [10] 플레스트린3950 24/10/25 3950 4
102527 [일반] 휴가 내고 보고 온 구룡성채 이게 홍콩무협이지! (스포 다) [6] PENTAX5341 24/10/25 5341 6
102526 [일반] 물고기 팔아서 세계정복한 나라 [37] 식별11341 24/10/25 11341 32
102525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44. 나그네 려(旅)에서 파생된 한자들 [4] 계층방정3199 24/10/25 3199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