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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9/09 00:35:0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577174714
Subject [일반] <룩 백> - 백아절현, 혹은,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는 것.(스포)
<룩 백>은 동명의 단편 만화가 원작이고, 영화 자체도 1시간 정도로 상당히 짧습니다. 같은 가격으로 한 시간 짜리 영화를 보는 게 조금은 불합리(?)하다는 걸 제외하면.... 글쎄요. 저는 이 영화를 굉장히, 굉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대략적인 이야기를 알고 가긴 했어요. 그리고 이 글에서도 스포일러를 할 거지만(그래서 스포도 달았고), 만약, 아직 여기까지만 읽으셨다면, 그리고 흥미가 생기셨다면 바로 보러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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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애니메이션 모두,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에 대해선 알아도, 혹은 몰라도 괜찮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배경 지식이 없더라도 그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는 충분히 전달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영화의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요약하자면, '선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어요. 하나의 그림으로써, 만화로써의 '선' 인 동시에, 점과 점이 연결되는, 너와 나를 연결하고, 나와 바깥을 연결하는 선으로써의 이야기들이요. 그리고, 동시에, '문'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안에서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문인 동시에,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기 위한 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음을, 그래서 계속해서 나아가야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픽션이었다면, 아마도 저는 '너무 작위적이다'라는 얘기를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실제의 사건이, 그리고, 이와 유사한 일들을 우리는 겪어왔고, 또 봐왔기에 이걸 그렇게 단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영화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작품은 아마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일 겁니다. 그게 악동이 쓴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라면, <룩 백>은 원작에 짧게 언급되는 하나의 가사처럼, 혹은 영화의 이야기가 담는 것 처럼, '돌이켜보되, 분노와 회한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진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어떤 측면에서는 판타지로 이야기하던 타란티노의 그리움과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영화의 그리움이 비교되기도 하구요.

'백아절현'은 나를 잘 알던 벗의 죽음 이후,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은 고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룩 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에, 나아가야 함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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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입니다
24/09/09 00:47
수정 아이콘
1화의 악마가 그린 만화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도 엄청 기대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잘 나온 모양이네요.
작가의 장편작은 안녕 에리에서 천명했던 대로 상당히 막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만(개인적으로는 그것도 꽤나 재밌게 보고는 있습니다 크크)..
aDayInTheLife
24/09/09 00:58
수정 아이콘
정말 매력적이더라구요. 저는 이 작가 만화는 처음 봤는데 크크크
24/09/09 07:27
수정 아이콘
룩 백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모티브중 하나인건 확실한게 원작 만화 마지막 장에 원스 어폰어 타임 인 할리우드 블루레이를 그려놓기도 했죠. 진짜 이 만화는 1화의 악마라 불리는 사람이 1화만 각잡고 그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 24/09/09 08:28
수정 아이콘
1화의 악마.. 크크 재밌네요. 확실히 유사한 느낌이긴 했어요. 다만 훨씬, 뭐랄까 수긍하는 느낌이긴 했네요.
及時雨
+ 24/09/09 08:49
수정 아이콘
Don't look back in anger...
aDayInTheLife
+ 24/09/09 08:57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는 제가 놓친 건지 그 장면은 안나오더라구요 흐흐
+ 24/09/09 09:19
수정 아이콘
저게 장면이 아니라 만화책 첫 컷에 Don't, 마지막 컷에 In Anger가 적혀있고 거기에 제목인 Look Back을 가운데에 넣으면 Don't Look Back In Anger가 나오는 이스터 애그입니다.
aDayInTheLife
+ 24/09/09 10:03
수정 아이콘
앗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키비쳐
+ 24/09/09 09:11
수정 아이콘
프리미어 상영회 때, 보고 나서 든 생각이,

‘이 사람은 그냥 단편 위주로 활동하고, 단편들은 극장판으로 애니화하고, 가끔씩 단편 묶어서 세트로 출간하면 될 것 같다.’

였습니다. 1화 or 1부 만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재능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다 보고난 다음에 원작이 언제 나왔는지를 확인하고 나서, 그 일의 영향을 받았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aDayInTheLife
+ 24/09/09 10: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확실히 짧지만 아주 짧지만은 않죠. 흐흐
네 아무래도, 출간 시기가 딱 그 시점이고, 또 이름도 그렇기도 하죠. ‘쿄’
+ 24/09/09 10:12
수정 아이콘
체인소맨 1부 - 룩 백 - 안녕, 에리까지는 차기 만신 확정인줄 알았습니다..
aDayInTheLife
+ 24/09/09 10:14
수정 아이콘
아 그정도 였군요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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