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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9/08 17:46:49
Name 니드호그
Subject [일반] 부탁을 받아들이면 의무가 발생하지만, 부탁을 거절하면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대기업은 아니고 중소기업입니다.
한 10년 전 즈음에 문을 연 회사이고, 시작하고 1년 정도 되었을 때 제가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렇다 보니 당시엔 아직 시스템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거래처와의 상담도 의뢰가 들어오면 일단 받고 진행하는 경우가 참 많았었죠.
인원이 없다 보니까 거래처와의 연락을 당시 아직 신입이었던 제가 했던 적도 있었지요.

팀장: 이번에 급한 일이 들어왔는데, 이번 주 내로 진행 좀 해주라.
저: 이미 진행 중인 다른 일도 있는데, 이거 도저히 안되겠는데요?
팀장: ……. 아니, 해보지도 않고 이야기를 듣자마자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어떡하라고?
저: 아니, 아니, 그건 아니죠. 냉큼 받아들였다가 뭔가 문제가 생기면 기껏 일하고 나서 욕먹는 건데, 그럴 바엔 처음부터 안된다고 거절하는 게 낫지요!

뭐어, 그렇게 이야기해도 결국엔 사장님까지 이야기가 올라가면 사장님이 절 부르고 (인원이 5명을 안 넘었던 중소기업이라 가능한 일이겠지요.) 제가 할 수 없이 받아들여서 진행을 하기는 했지요. 뭐, 결국 문제가 발생해서 일하고 욕 먹는 경우도 많았지요.

어쨌든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안되면 안된다고 처음부터 확실하게 말하는 태도를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결과적으로 좋은 경우도 있었고요.

그런데 그건 직장에서의 업무에 대해서이고, 가정이나 개인적인 친분 관계에서는 또 그게 아니더군요. 여기서도 부탁을 받아들이면 의무라고 할 지 그 부탁을 실행해야 할 책임 비슷한 게 발생하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부탁을 거절하면 괜찮은 게 아니라 빚이 생겨버리더군요….
전에 했던 부탁 거절했으면, 이번엔 들어줘야 하는거 아냐?! 라고 하면 또 거절하기가 힘들군요….

아니면 직장에서도 부탁을 거절하게 되면 나만 실감을 못할 뿐 뭔가 빚이 쌓이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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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치즈케이크
24/09/08 18:11
수정 아이콘
명분, 좋게말하기가 참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에이치블루
24/09/08 18:37
수정 아이콘
사람 사이에 일관된 답이 있기가 어렵죠. 그때그때 사정 봐가면서 해야겠지요.
로메인시저
24/09/08 19:26
수정 아이콘
거절이 베이스라는 인식이 퍼지는게 좋죠
shadowtaki
24/09/08 19:28
수정 아이콘
결국 그런 일이 쌓이다 보면 빨리 할 수 있는 일도 늘려서 일하고 일에 여유를 두게 되지요.
그리고 나서 저런 식으로 일이 들어오면 만들어 둔 여유에 일을 끼워 넣고 생색내고 반복되게 되더라구요.
액티비아
24/09/08 19:45
수정 아이콘
직장인은 삶에서 아주 큰 부분이 회사 일이라 소극적 방어적으로 하는 사람들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는데 비슷한거 몇번 당해보니까 이해는 되더라고요.
외부랑 하는 일은 이미 너무 당연하고, 회사 내에서도 비슷한 이벤트 몇번 겪으니까 확실히 조용히 있게 됩니다.
방구차야
24/09/08 20:34
수정 아이콘
상대방에게 부채감을 안기는 관계는 좋지않죠. 적당히 좋은게 좋은거라는 생각으로 받아주다보면 짬통역할로 굳어질뿐. 내가 끊어내도 빠그러지지 않는 관계가 오히려 걸러낼거 일찍 걸러내고 상호관계가 되는 부류만 남더군요. 내가 안되는거 못받는거 좌우고면 하지말고 잘라버리고, 대신 내가 수용한거 책임져야하는건 수단방법 안가리고 끝까지 해내야죠.
소금물
24/09/08 21:41
수정 아이콘
뭐 그렇죠. 사회생활에선 적당히 쳐내는 것도 능력..
24/09/08 21:44
수정 아이콘
그래서 명분과 책임소재가 명확한것 중요합니다.
내가 받아주지만 내가 시간이 남아서 받는게 아니라는 점.
일이 어그러지면 무리한 일을 받아온 사람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

호구가 안되면서 능력껏 일하는게 참 어렵습니다.
+ 24/09/08 23:14
수정 아이콘
글이랑은 좀 벗어나지만 요새 CPR 이슈가 좀 있던데 비슷한 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나서는 순간 책임이 생기는..
+ 24/09/08 23:31
수정 아이콘
직속 상사들에게까자 방어적으로 나오면 대체 일을 어떻게 같이 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일정이 부족하고 충돌이 난다면 다시 이야기해서 조율을 해야지, 듣지도 않고 못한다고 하면 참 답답해요. 처음부터 쓸데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이면 어쩌나요?
+ 24/09/08 23:34
수정 아이콘
우리 팀 팀원이 실장님이 가끔 던지는 일에다가 저런 소리 하는걸 봤는데, 제가 다 식은땀이 나더랍니다. 자기는 자기 할 일 하는데 왜 다른 일 시키냐고 하는데, 그럼 뭐 상사가 일 해달라고 사정하며 부탁이라도 해야 하나... 동료나 상사와 협업하고 업무를 주고받는거도 자기 할 일이잖아요?
+ 24/09/08 23:38
수정 아이콘
저같으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일을 안 받는 동료와는 별로 같이 일을 하고 싶지 않네요. 반대로 억지로 일 떠맡겨놓고 책임지라 하는거도 말도 안 되는거죠.
+ 24/09/08 23:41
수정 아이콘
이런 경우엔 보통 무슨 책임을 지나요?
파르셀
+ 24/09/08 23:36
수정 아이콘
윗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 시대에서 아랫사람이 굳이 안해도 될 일을 맡아서 처리하다가 잘못되면 범인으로 몰리니 그런거 같습니다

동급에서의 부탁도 내가 맡는순간 마찬가지죠

윗분들 말씀대로 명분을 만들어서 쳐내는 능력이 중요 사회 능력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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