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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31 21:21:35
Name 푸른잔향
Subject [일반]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나.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더 큰 집에서 살고 싶었다.
나를 좋아해주는 귀엽고 예쁜 여자와 결혼하고 싶었다.
날 닮은 귀여운 아이를 낳고 싶었다.

언젠가는 돈 많은 자선사업가가 되고 싶기도 했다.
매일매일 벌리는 이자소득으로, 하루 종일 자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되고
내가 돈 좀 써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 마음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 기부도 좀 할 수 있는
그런 돈 많고 시간 많고 안 아프고 건강한

남부럽지 않은 사람

돈은 벌어도 벌어도 끝이 없댔다.
명예는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댔다.
정말 그런지 나는 그 끝을 가보지 않아서 모른다.
아마 이번 인생에는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아이를 갖는 것이 두렵다.
돈이 없어서, 내 후손이 힘들게 살 것이 뻔해보인다.
그래서 불안하다.

나는 아직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나의 자녀를 사랑한다.

불안해.

다시 월요일이 오면 일터로 가야 한다.
가고 싶지 않아.
하나도 즐겁지 않아.

미래는 뻔하고 하루하루를 속일 뿐이다.
게임으로, 스포츠로, 뉴스로, 커뮤니티로,
끝없이 취해있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 없으니까.

죽는 것은 하나도 두렵지 않다.
두려운 것은 비참하게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내 마음의 분노는 어디에서 왔을까
내 마음의 불안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울은 침잠하여 나를 또 망쳐나간다

멎지 않는 색욕 속에서 또 다시 나를 비교하고 지옥에 빠진다
누구나 자신의 지옥에서 살아간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삶이라는 이름의 지옥에서.

내가 죽으면 내 세상도 죽지

내가 돈이 없어서 내 아이가 불행하면
나는 그것을 한 순간이라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내 행복을 위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나는 내 이기적인 행복을 위해 아이에게 삶을 살라고 강요하는 죄를 짓는 것만 같아

태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면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나.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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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르도
24/08/31 21:54
수정 아이콘
진정시킬 수 없는 불안과
타겟을 짚을 수 없는 분노는
참 무섭습니다... 날 갉아먹을 걸 아는데도
어쩌기 쉬운 게 아니니 참... 그래요.
그렇군요
24/08/31 22: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 세상을 떠날 때만큼은 아무 고통없이 떠나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요.
삶이 워낙 처참했어서요. 안락사는 요원하고 나이들면 질병과 생활고로 고통받고... 제 개인적으론 가정불화까지...아

솔직히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 화목한 가정? 부자? 부동산? 전부 포기하고 시큰둥하네요.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번아웃을 겪고 있네요.
푸른잔향
24/08/31 22:11
수정 아이콘
중학생이신가요?
그렇군요
24/08/31 22:12
수정 아이콘
30대 중반입니다. 약은 올해 초부터 복용하고 있지요. 좋은 읽을 거리 추천드렸습니다.
푸른잔향
24/08/31 22:12
수정 아이콘
앗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이군요...;
김삼관
24/08/31 22:15
수정 아이콘
그럼에도 희망이라는 이름의 미래가 있기에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생명은 다 그런게 아닐까싶기도 해요
물론 이미 행복하신 분들도 많지만.. 이런 다른 점들도 인생의 맛이겠죠 
Davi4ever
24/08/31 22:21
수정 아이콘
죽을 가능성이 생기면 삶에 대해 더 애착을 갖게 되더라고요. 결국은 살아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샤크어택
24/08/31 22:33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초록불꽃소년단 노래가,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가사가 울림이 있고 좋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SeDtktmwFo
푸른잔향
24/08/31 22:51
수정 아이콘
저는

중식이 - 나는 반딧불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치킨런

이 감성이 제일 맞더라구요.
아케르나르
24/08/31 23:11
수정 아이콘
저랑 생각이 비슷하시네요. 아니, 본문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요즘 많아진 걸까요?
24/08/31 23:23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생각에 굴레를 끊으려면 취하는 것들 몇개를 끊어내면 될것 같은데
미련이 많은 사람이라 끊지 못하고 있네요.

조금 내려놓고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인간실격
24/08/31 23:51
수정 아이콘
말로 표현은 어렵고 저도 곡이나 하나 추천하고 가봅니다.

https://youtu.be/-x4TAZ7UrZk?si=tIOHXGkpMG6VQkc2
Asterios
24/08/31 23:54
수정 아이콘
삶이란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통 속에서 약간의 즐거움이라도 찾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네요. 언젠가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날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24/09/01 00:1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생각이 점점 자주 드네요 나이 들수록 위축되고 직장에서는 발버둥치는 느낌 가족이 제 위안입니다
로메인시저
24/09/01 00:20
수정 아이콘
어디에도 답은 없습니다. 유아론은 정말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의미는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24/09/01 00:30
수정 아이콘
솔직히 좀 신기할 정도입니다. 왜냐면 전 별 생각없이 살아서 힘들거나 안좋은일이 생겨도 혼자서 '아 x같네 xx..' 하곤 말거든요
애플프리터
24/09/01 01:39
수정 아이콘
채울수 없는 욕망을 끝없이 만들어내는 과정이 정말 궁금해요. 본인이 알고 싶은 해답과 멀어지면서 갈구하는 느낌이요.
정말 작은 곳에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렇게 다른 생각으로 꽉찬 인생을 지내고 있으면 인생은 고통이 맞죠.
큰 데미지나 돈이 안드는 봉사활동을 해보실걸 추천드려요. 다른 뷰를 가지게 해줄수도 있습니다.
카케티르
24/09/01 06:46
수정 아이콘
죽으면 모두다 한줌 흙이 될뿐 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있지도 모를 사후세계를 생각하면서 살기 보다는 지금 현재를 더 충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죽기전에 후회없이 살아왔다라는 생각하면서 죽는게 목표거든요
마제스티
+ 24/09/01 07:43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생각의 글이네요 생즉고 입니다
20060828
+ 24/09/01 08:29
수정 아이콘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지 못 했는데 내 마음이 고통 받을 필요는 없죠. 원래 내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생은 신발 같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아무리 좋은거 있어도 누구나 신발은 한 번에 한 켤레만 신을 수 있고, 얼마나 좋고 안좋고를 떠나서 그냥 신발만 있으면 됩니다. 당장 신발이 있음에 감사하며 살면 또 나름 사는 맛이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요. 지구도 언젠가 가루로 흩어질건데, 우리 인생에서 순간 순간 즐거움만 나에겐 최고입니다. 결국 일체유심조죠.
+ 24/09/01 08:50
수정 아이콘
태클이 아니고

게임으로, 스포츠로, 뉴스로, 커뮤니티로 취할 수 있으면, 그러면 됐습니다.

충분히 잘 지내고 계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같이 힘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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