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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04 21:14:08
Name Thenn
Subject [일반] 가난을 벗어나는 건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오는 것과 같다. (수정됨)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가 재화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무한한 수요와 한정된 공급.’

따라서 돈을 버는 일은 경쟁이 심한 일이며, 또한 어려운 일이다. 이는 꼭 복잡한 경제학 교과서를 보지 않아서 쉽게 알수 있는 사실이다.

돈을 버는 데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돈을 버는데도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도 물건을 떼어오는 값과 자릿세, 비용, 인건비 등이 들어가고, 그를 충당하기 위해 빌려오는 돈에도 이자가 붙는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가난하였다.
할아버지는 잠깐이나마 부를 이루었다고 하나
부족한 자식대에서는 모두 잃어버렸으며,
나는 한 번도 가난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가난을 버텨내게 해준 것은 확실한 목표 설정과 미래계획이 아니라 막연한 낙관주의였다.
‘나는 언젠가 잘 될거야.’
내가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 할 때도 가진 것이라고는 가득찬 마이너스 통장 뿐이었지만 5년 뒤에는 벤츠를 태워주고, 10년 뒤에는 좋은 집에서 살거라 약속했다.
(다행히도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내가 얼마간 돈을 벌기 시작하자 친척들간 모임에서는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았다.
일가 친척들 중 괜찮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나와 동생 뿐이었다.
사촌네 가족과 함께 바닷가에 놀러가도 숙소, 식음료, 교통비등 거의 대부분을 나와 동생이 냈고, 성묘를 가도 사과 하나 챙겨오는 친척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충고는 열심히도 해댄다.

내가 부모님께 생애 처음으로 오래된 아파트를 사드렸을 때도 친척 중 누군가는 좀더 괜찮은 동네로 사지 그랬냐고 했고, 본인 아들이 도박에 빠져 직장을 잃게 생겼으니 좋은 자리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했다.

작은 아버지는 대출 문제로 얼마간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거절하고 싶었으나 아버지와의 우애와 아주 오래전 아버지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들먹였다. 그렇게 내가 빌려준 돈은 보이스피싱으로 사라져버렸고, 당연히 그 돈은 못 받는 돈이 되었다. 내가 경찰인 친구에게 상담하자 원래 경제범죄는 당하는 놈 따로, 돈 잃는 놈 따로라고 했다.

거기에 가난한 자들은 잘 아프다. 나이가 드셔버린 부모님은 자주 아프시다. 나름 이제라도 돈을 벌겠다고 하시는데 오히려 빚만 늘어온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120%의 힘으로 열심히 나아가려는데 자꾸만 뒤에서 나를 잡아 당긴다.
돈을 버는 일은 힘든 일지만 나는 넘어지면 안된다.
넘어진 나를 기다리는 건 깊은 늪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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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셀
24/08/04 21:24
수정 아이콘
상위권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왜 가난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든지 모르죠

그들은 사고 안치는 가족과 친척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도움을 줌)
가족들이 미리 건강검진을 하면서 큰 병이 되기전에 치료를 해서 병원비가 적게 나오죠

개인적으로 중산층 이하는 고만고만한 돈 자랑할꺼 없고 가족, 친척 중에 오랫동안 입원하는 중병만 없어도 상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함은 그 자체로 그 무엇보다 값진 거치이지요
24/08/04 21:50
수정 아이콘
금수저인 친구에게 가장 부러운 점은 그가 물려받을 재산도, 어릴적 쌓아둔 교양도 아닌 ‘여유’ 입니다. 그 친구는 무엇을 해도 여유가 있어요. 흙수저 출신들은 잘 벌고 잘 나가도 그 여유를 가지지 못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여유’를 좋아하고 늪에서 빠져나온 ‘독기’는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아르네트
24/08/04 22:43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연으로 맺은 자수성가.. 흔히 말하는 흙수저에서 자산가로 올라오신 분들은

그런 인연을 정말 칼같이 끊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도 늘 그러라고 조언합니다.

서로 이해를 못하는 부분입니다.
스카이
24/08/04 21:35
수정 아이콘
세이노 선생님의 "돈을 모을 때는 날파리들을 조심해라" 추천합니다.
24/08/04 21:36
수정 아이콘
EPL 흑인 선수 한명한테 달라붙어있는 가족들 생각나네요
라라 안티포바
24/08/04 22:0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요즘은 자식한테 자수성가하라고 소리칠바엔 그냥 안태어나게해서 서로 편해지자 메타죠
앙금빵
24/08/04 22:08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가족만 보고 이겨내야죠
모리건 앤슬랜드
24/08/04 22:25
수정 아이콘
부모까지만 챙기세요. 그 외 짐덩어리들은 신경쓰지
마시구요
24/08/04 22:29
수정 아이콘
요즘엔 그 깊은 늪은 내 선에서 끝내려는 셀프도태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죠.
24/08/04 22:41
수정 아이콘
심지어 독을 다 채웠다 싶으면 전혀 모르던 채울 곳이 새로 생겨납니다
24/08/04 22:55
수정 아이콘
크크크 공감합니다
사부작
24/08/04 23:03
수정 아이콘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 저주인지 부유한 사람들은 모르죠..
돈테크만
24/08/04 23:16
수정 아이콘
극공감합니다.
나 한명이 잘 나간다고 해서 집안을 일으켜 세울수는 없죠.

대기업이나 전문직 되도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집 사정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보태줘야하고 부모님 건강 안 좋아지실까 조마조마하죠.

거기다 가난한집 출신은 자산에 대한 교육이나 개념을 못 쌓으니
돈 모으는것도 힘들어합니다. 부유한 집은 이미 부모들이 하는 걸 보고 배우거나 조언을 받을 수 있죠.

같은 대기업 다녀도 이미 시작이 다르니 차이가 벌어지는게 참..
제 자식한테는 적어도 경제 개념은 확실히 가르쳐주고 노후걱정은 안 시키게 하는게 제 목표입니다.

이상 15년전 대학 졸업 당시 대출 4천 끼고 사회 진출한 가붕이였습니다.
파르셀
24/08/05 12:23
수정 아이콘
흙수저 자녀 대기업 스타트
- 그동안 취업한다고 진 빚 (최소 수천만원) 갚기 시작
-> 뭔가 좀 모이려고 하면 집에서 헬프 들어옴 (부모님 대출 등)
-> 뭔가 좀 모이려고 하면 누가 사고치거나 병원비로 나감
-> 이제 좀 살만해지면 친척 헬프 들어옴
-> 그 와중에 동료들과 얘기하려면 해외여행도 좀 가야하고 차도 좀 사야하고 (집은 비싸서 전세) 하다보면 대기업 꽤 다녔는데 남는게 생각보다 없음

좀 사는 중산층 자녀 대기업 스타트
- 부모님과 친척이 고생했다고 용돈을 줌 (부자 친척 있으면 차도 줌)
-> 부모님 용돈으로 생활비를 쓰고 내가 버는 모든 돈은 주식, 부동산 투자하는데 사용해서 복리효과 극대화 및 상속세 절감
-> 선순환이 계속되면서 동료와 자산격차가 더 벌어짐
Mini Maggit
24/08/04 23:22
수정 아이콘
제가 한 최고의 전문적 재무 조언이 뭔 주식 사라 공제 받아라 이런 게 아니라 작가 친구 이름 팔아서 사채 쓰는 어머니하고 인연 끊으라고 한거네요
혼자 노력해봐야 옆에서 물귀신 작전 들어가면 진짜 답없죠
김재규열사
24/08/05 01:52
수정 아이콘
제가 글쓴이님 상황이었다면 절대 돈을 다 내지 않았을 겁니다. 예를 들어 절반을 내더라도 나머지 절반은 그들에게 부담시켰을 겁니다. 돈의 소중함을 모르는 분들께 호의를 베풀어도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글쓴이님 만큼 절절하게는 아니지만 저도 살면서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24/08/05 01:56
수정 아이콘
어차피 나중에 안보고 살게 될거 같은데 그냥 친척없다 생각하고 지금부터 관계를 끝는게 맞는거같습니다. 나중에 자식들을 생각해서라도...

부모 형제 외에 가족은 아닙니다
애플프리터
24/08/05 02:20
수정 아이콘
장윤정, 김혜수, 이효리등 많은 연예인들도 부자가 되도 계속 밑빠진독에 물붓고 있어요.
짐바르도
24/08/05 07:46
수정 아이콘
다른 어려움도 비슷하지만 가난만큼 삶의 다른 영역까지 기어코 무너뜨리는 어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이스후니
24/08/05 08:24
수정 아이콘
가난에서 못 빠져나가게 하는 사람들은 거의 가족입니다. 부모님한테 10년정도를 뜯기고 나면 회의감이 들 정도에요.
가끔 장윤정같은 경우가 뉴스에 나오면, 욕하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집이나 저집이나 머가 다르지? 아버지 본인은 어쩔수 없었다는 명분이라고 생각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평온한 냐옹이
24/08/05 08: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욕설(벌점 4점)
24/08/05 09:17
수정 아이콘
가난을 벗어나는 데는 3대가 걸린다고 하던데, 그게 가족, 친척들 이야기 하는 거 같습니다.
본인 3촌지간까지는 경제력이 일정수준으로 올라가야 가난이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3촌까지 돈 문제가 터졌을 때 모른 척 하기 참 힘들겠더라고요.
김삼관
24/08/05 09:20
수정 아이콘
공감되는 글이네요...
비가행
24/08/05 10:13
수정 아이콘
살면서 이런 글에 공감을 못하는 게 정말 소수를 제외하고는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놀러를 왜 가?
가난을 코스프레 하지 마십시오. 상대적 빈곤과 가난은 구별해주세요.
24/08/05 10:26
수정 아이콘
그런데... 보통 상대적으로 빈곤한 사람을 가난하다 하지 않나요?
24/08/05 10:49
수정 아이콘
가난 코스프레라니 크크
얼마나 가난하면 가난하다 말할수 있는 건가요?
제가 기초생활수급자 출신인데 기초생활수급자면 나라에서 공식 인증한 가난한 사람아닌가요?
글 제대로 읽어 보시면 제가 '돈 벌고 나서' 친척들과 놀러갔다고 써놨는데요.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놀러가면 안되나요?
내가 어릴적 가난했던 이유는 우리 부모님이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것 말고는 없었던 거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이유가 있다는데는 공감합니다만 왜 그런 댓글을 다시는지 모르겠네요.
비가행
24/08/05 11: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 기준에서 놀러간다는 거 자체가 여유가 있다고 여겨져서 입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아보니 밥 먹고 사는 거 외는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고요.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었는데 그랬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숨은 쉬지만 버는 족족 나가니 여유가 없더라고요.

칫 님은 늪에서 그나마 나오셨네요. 축하드립니다.
24/08/05 11:57
수정 아이콘
가난에도 급을 나누고 싸운다는....
비가행
24/08/05 11:59
수정 아이콘
싸울 이유가 없지요. 저는 부유하진 않지만 가난하지도 않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4/08/05 21:37
수정 아이콘
친척분들이 돈 안내면서 놀러간다는 부분이 저고 많이 쎄합니다...
파르셀
24/08/05 12:14
수정 아이콘
가난함 마저 급을 나누는게 애잔하네요
24/08/05 10:24
수정 아이콘
저는 최소 7대 이상 가난이 이어온 집의 아들이고, 저의 매형은 백억대 이상 재산이 있는 부유한 집의 아들입니다.
10년 전부터 항상 매형은 부동산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이러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저는 주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쥐꼬리 만한 자산과 대부분의 빚으로 얻은 부동산이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요.
매형은 답답하다 했습니다. 본인도 집이 부자지 자신이 가진것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느냐. 니가 겁이 많은것이다.
많은 부잣집 아들들이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집이 부자지 내가 부자인게 아니다. 그러므로 너와 나는 출발선이 같다.'
그렇게 산 부동산이 잘못되면 온 가족이 거리로 나앉는 사람과
전 재산을 날려도 손을 벌릴 부모님이 있는 사람과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도무지 이해를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나이스후니
24/08/05 10:41
수정 아이콘
이해 못합니다. 거리로 나앉을수 있다라는 결과는 아예 없는거에요. 이게 정말 심한게 그 분은 아무 악의가 없습니다. 그냥 본인이 보기엔 이 좋은 기회를 왜 안하지? 안타까움과 아까움에 얘기하는 거에요.
예전에 취업공부를 학원다니며 하다가 집에 돈을 대줘야해서, 학원취소하고 집으로 오는데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지금 안하면 후회한다고 지금 몇십만원은 암것도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난 지금 몇십만원때문에 집에 누군가 죽음까지 갈수도 있는데, 아무리 말해도 이해못해요.
24/08/05 10:57
수정 아이콘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먹고 살만 하더라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선뜻 인생을 올인하지 못합니다.
파르셀
24/08/05 12:24
수정 아이콘
부자는 망해도 코인이 여러번 있죠

그런데 흙수저는 한번 망하면 기껏 탈출한 수렁으로 다시 가버리고 다시는 못올라 올 수 있습니다

부자는 그 마음을 몰라요
안군시대
24/08/05 10:42
수정 아이콘
가난하면, 미래에 대한 어떤 설계도 하기 힘들다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대학생때 까지만 해도 이런저런 꿈이 많았는데, 집안 경제사정에 대해서 깨닫게 된 이후로 모든걸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됐거든요. 지금도 간혹 그때 미친척하고 그냥 계속 공부해볼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이미 지나버린 걸 되돌이킬 수는 없는 법이지요.
24/08/05 10:58
수정 아이콘
제 동생이 그랬어요. 미국에 대한 열망이 커서 미국으로 대학원 간 다음에 큰 사업 하고 싶다고 한 아이였는데 졸업하고 지금은 얌전히 공기업 다닙니다.
졸업하고 제가 서포트 해줄테니 미국가라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고요.
안군시대
24/08/05 11:07
수정 아이콘
집안에 빚이 잔뜩 있고, 부모님이 돈을 막아야 한다며 한숨을 푹푹 쉬고 있는데 그 상태에서 유학을 가겠다고 선뜻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죠. 그리고 한번이라도 집안이 망해서 모든걸 버리고 단칸방으로 이사를 갔던 경험 등이 있다면, 내가 지금 돈을 벌지 않고서라도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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