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내용이 pgr에 올라오지 않아서 정말 망설이고 망설이다 무거운 pgr의 글쓰기 버튼을 누르게 되네요.
불판 댓글이후로 게시판 댓글도 잘 안다는 편이라 벌점이나 이런부분까지 두렵네요.
어제 대법원에서 동성부부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했습니다.
이성애자 부부들의 사실혼관계에서도 인정되는 부분이라 동성부부도 "단순히 동거하는 관계를 뛰어넘어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를 바탕으로 부부 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을 것" 이라면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을 했네요.
이게 아직 동성혼을 인정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한걸음 나아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개인적인 내용을 첨언하자면 저는 8년된 연인을 두고 있는 동성애자라서 동성 혼인은 통과되지 않더라도 동거인 법이라도 통과되기를 진심으로 기원중입니다.(10년 전 20대 초반 때는 10년내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분위기였는데 쉽지 않네요.)
많은 분들이 혼인은 혜택도 많고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동거인 법이라도 원하는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1. 연인의 보호자 지위획득 - 현재는 2,30년을 함께 살더라도 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큰 일이 생겼을 때 아무런 대처를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커밍아웃을 한 사람들 중엔 가족과 절연을 한 경우도 많은데 수술을 할 때 절연한 가족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2. 경제적인 문제 - 단순 부부의 혜택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저 같은 경우도 지금 친구와 같이 살 경우에 재산을 섞는 과정이 너무 어렵습니다... 집을 산다거나 전세를 얻는다거나, 저같은 경우는 이 친구와 함께 살면 생활비와 주택 담보 대출을 반반 하고 그 내용을 변호사 공증을 해서 은행 거래로 남기려고 하는데, 또 이러면 증여세 문제부터 아직은 닥치지 않은 수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죠. 그리고 이런 문제들이 많은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생각하지 않고, 또 그에 따라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 원인이 됩니다.
또 수많은 어려움과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가 느끼기에 아직 30대 초중반 동성애자로서 느끼는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한동안 사회가 관용적인 사회로 가다가 정반대로 가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하고, 대만이나 네팔같은 나라들이 부러웠었는데 그래도 우리나라도 한발 나아가서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pgr에서는 혐오발언들이 덜 해 그나마 용기를 내서 글을 처음 써보았는데 혹시 잘못된 내용이 있거나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면 최대한 반영해서 답변해 보겠습니다.
다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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