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6/21 08:52:34
Name Fig.1
Subject [일반] [전통주가 처음이시라고요?] ①막걸리 취향 찾기
저번에 <전통주 회사 전직자의 주관적인 전통주 추천> 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전통주에 관한 글을 더 써보려고 합니다.
저번 글의 댓글을 보니 역시 전통주에 대한 내공이 상당하신 분들이 많아 제가 이런 글을 써도 되나 싶긴하지만,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니까요. 
그 분들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전통주 입문은 누가 뭐래도 막걸리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맥주, 소주, 와인 등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질감과 맛이 있고요.
그리고 생각보다 막걸리 마다 큰 맛의 차이를 비교해가며 즐기는 재미가 있거든요.
하나 둘 그 차이를 맛보기 위해 사 마시다보면, 어느 순간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1. 막걸리 취향 찾기
그렇다면 내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질감, 맛, 재료별 특징을 파악하고 내 취향을 찾아가야 합니다.

01. 질감 (산뜻, 묵직, 보글보글)
질감별로 막걸리를 나누는 것은 와인과 비슷합니다.
입안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레드와인 같은 막걸리가 있는 가하면, 산뜻한 화이트 와인 같은 막걸리가 있고, 샴페인처럼 탄산이 보글보글 올 라오는 막걸리가 있죠.

  - 가벼운 질감의 막걸리 : 분홍탁주 6% / 하얀 까마귀 / 희양산막걸리 9%
  - 묵직한 질감의 막걸리 : 삼양춘 탁주 / 지란지교 무화과 탁주 / 천비양 탁주
  - 스파클링 막걸리 : 복순도가 손 막걸리 / 얼떨결에 퍼플 / 오희


02.맛별(달콤,새콤 혹은 둘 다)
막걸리에는 다양한 맛이 있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달콤함과 새콤함입니다. 물론 둘다 가지고 있는 막걸리도 있죠.

  - 단맛이 돋보이는 막걸리 : DOK / 느린마을 막걸리 / 담은
  - 신맛이 돋보이는 막걸리 : 배금도가 포도막걸리 / 별산 / 봇뜰
  - 새콤달콤한 막걸리 : 냥이탁주 / 문희오미자 가향주 / 온지몬
        
        
03. 재료별
막걸리는 크게 쌀막걸리와 밀막걸리로 나누곤 하는데, 대체로 쌀 막걸리는 맛이 깔끔하고, 밀막걸리는 텁텁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통주 클래스 같은 곳을 가면 가장 많이 테이스팅 하는 분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요즘은 밀과 쌀 뿐만 아니라 여러 부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막걸리도 많아졌습니다.

  - 쌀 막걸리 : 나루 생 막걸리 / 시그니처 나인 / 해창 막걸리
  - 밀 막걸리 : 서울 생 밀 막걸리 / 향수(이원양조장)
  - 부재료가 들어간 막걸리 : DOK 애플 막걸리 / 호호 / 우주멜론미



2. 막걸리 제대로 음미하는 법
와인을 처음 배울 때면 술을 즐기는 법도 배우게 되는데요. 
막걸리도 더 맛있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통주 회사에서 소믈리에 분께 배운 시음법을 공유해봅니다.

01. 막걸리에 어울리는 잔을 골라본다.
- 가벼운 질감의 막걸리는 벌컥 들이키며 즐기기 좋은 잔
- 묵직한 질감의 막걸리는 풍부한 맛과 향을 지닌 경우가 많아 향을 가둬둘 수 있는 몸통이 볼록한 잔
- 스파클링 막걸리는 탄산을 오래도록 즐기기 좋은 좁고 긴 잔


02. 잔을 흔들어 향을 맡는다.
잔을 흔들어 산소와 접촉을 촉진시키는 행위를 스왈링Swirling 이라고 합니다. 
막걸리도 스왈링을 하면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막걸리 향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막걸리마다 아주 다양한데요. 
보통은 바나나 향, 배향, 흙 향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03. 입에 한 모금 머금고 맛을 느껴본다.
향을 맡았으면 본격적으로 마셔봅니다. 
막걸리는 질감이 잘 느껴지는 술이라서 입 안에 머금고 느껴보면서 막걸리 마다의 질감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입니다. 
종류에 따라 까끌 까끌함, 미끌미끌한 질감을 느낄 수 있죠.
도수가 높은 막걸리라면 증류주에서처럼 알코올감도 느낄 수 있죠.


04. 술을 넘길 때 느낌과 여운을 즐겨본다.
마지막으로 목을 넘길 때의 느낌과 넘기고 난 뒤의 잔향과 맛의 여운을 느껴봅니다.
바디감에 따라 목에 걸리는 정도가 다른데요. 막걸리를 목으로 넘기고 나서는 감칠맛이 남고, 종류에 따라 시원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
전통주 추천이 필요하신 분은 <전통주 회사 전직자의 주관적인 전통주 추천>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댓글에 많은 분들이 좋은 전통주를 추천해두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혹시 막걸리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은 <[역사] 막걸리가 '숙취 심한 술'이 된 이유 / 막걸리의 역사> 도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교자만두
24/06/21 09:19
수정 아이콘
양산형 지평막걸리는 저위에 어느쪽에 속하는건가요?
24/06/21 09:21
수정 아이콘
지평은 병뚜껑색깔에 따라 종류가 다르고 옛날막걸리로 쓰여있는게 밀이고 대부분은 쌀입니다.
대부분 단맛이 돋보인다고 쓰여있으나 찌르는듯한 단맛은 아니고 은은한 단맛입니다. (위에 분류의 막걸리들도 대부분 그렇습니다)
질감은 쌀이라 오밀조밀하나 물을 타서 좀 연합니다.

질감 - 가볍고 연하다, 오밀조밀
맛 - 은은한 단맛위주, 산도는 약간있음
재료 - 쌀 (혹은 약간 밀)
24/06/21 09:1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막걸리는 질감을 즐기는 술이라는 말에 적극 동감합니다.
올해 우리술품평회 국민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되었는데, 이번부터 분류를 추가해서 저도수 탁주 / 고도수 탁주 로 나누더라구요. 참고로 도수기준은 8도입니다. 요새 프리미엄 막걸리라고 많이 홍보되면서 CS로 많이 나오던데, 저도수-고도수에 대해서도 기준을 정하시고 드시는 것도 즐기는 한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막걸리는 공정의 특성과 법의 보호 아래 정말 크래프트로 소규모로 나오는 곳들이 정말 많습니다. 자기 취향을 좀 알아가신 이후에는 소규모 양조장들에도 관심을 많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러브어clock
24/06/21 09:19
수정 아이콘
그래서 Fig.1님의 원픽은 무엇입니까!
김캇트
24/06/21 09:28
수정 아이콘
배금도가 막걸리는 쌀막걸리에서 포도의 새콤한 맛이 나더군요.
와인처럼 입 안에서 굴려가면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filefilefil
24/06/21 09:49
수정 아이콘
꿀꺽 꿀꺽 들이키면서 마시고 싶은데, 단맛은 별로라고 하시는 분 계시면 선호 막걸리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새콤달콤 적절한 밸런스면서 또 들이키면서 마시면 좋은 것 중에 단잠 막걸리도요!
마블러스썬데이
24/06/21 09:53
수정 아이콘
아 일해야 하는데 술마시고 싶어...
살만합니다
24/06/21 10:02
수정 아이콘
해창 진짜 먹어보고싶더군요.. 저는 지금까진 담은이 젤 맛있었습니다.
상한우유
24/06/21 10:46
수정 아이콘
인터넷 해창주조장에서 6병씩 팝니다. 이마트 가도 팔긴 하는데 가격도 좀 더 받고 제조년월이 좀...
살만합니다
24/06/21 10:59
수정 아이콘
아 도수를 안적어놨네요.. 18도 짜리요 크크
제주용암수
24/06/21 10:12
수정 아이콘
냥이탁주 이름부터 궁굼하네요.
참개구리
24/06/21 10:21
수정 아이콘
저는 느린마을, 해창 좋아합니다. 아 침 나오네요
일월마가
24/06/21 10:32
수정 아이콘
저에겐 느린마을이 제일 Best 인데 비슷한 느낌의 다른 막걸리도 있을까요?
상한우유
24/06/21 10:45
수정 아이콘
한때 꼿혀서 한 30여종은 넘게 먹어본거 같은데요.

해창 12도 / 금정산성 8도 가 제일 기억에 남고요. 정고집 생동동주도 괜찮았던거 같고...
다른의미로 송명섭막걸리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냥저냥 무난하게 진열대에서 집어드는건 지평하고 장수생막..
느린마을은 몇번 먹어봤는데 뭔가 지평이나 장수생막하고 차이는 잘 모르겟...
유리한
24/06/21 10:59
수정 아이콘
이화주 먹고싶다 츄릅
24/06/21 11:57
수정 아이콘
저는 지평 아주 좋아합니다. 크크
24/06/21 14:42
수정 아이콘
전 세종대왕 어주의 탁주가 가장 맛이 좋았던
북극곰탱이
24/06/21 16:49
수정 아이콘
쌀(찹쌀), 누룩, 물 이외에 부재료 쓰는거는 밑술 산도 조절용으로 일부 밀가루 사용하는 것만 빼면 별로 안좋아하는데 문삼이공 잣막걸리는 정말 잣을 잘 썼더라고요. 약간 헤비하게 느껴지면 플레인 탄산수랑 섞으면 되니까 애초부터 12도 이상의 탁주들만 찾게됩니다.
크낙새
24/06/21 19: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년에 두어번 모임에 가서야 한잔 마실까 말까한 비주류인데요 송명섭막걸리하고 느린마을 막걸리는 마셔봤습니다. 송명섭막걸리는 뭔가 투박하면서도 거친 질감에 단맛이 거의 없고 묵직한 그야말로 옛날막걸리가 이런거구나 하는 느낌이었고 느린마을막걸리는 적당한 탄산감과 입에 살짝 감기는 감미에 목넘김까지 좋더군요. 같이 자리했던 여자분들이 전부다 느린마을 막걸리가 좋다고 했습니다. 잘 팔려야 돈을 버는 단순논리만 봐서는 느린마을막걸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마트 주류코너에서 팔고 있더라구요. 술에대해서 조예가 별로 없는 제가 내린 판단이라서 다른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24/06/24 21:37
수정 아이콘
배혜정도가 대중적인막걸리 만들고있고 말씀하시는게 맞습니다. 같은 양조장에서 만드는게 느린마을막걸리, 호랑이막걸리, 우곡생주 순인데 유통도 마트에서 종종 보이고 아주 대중적이예요. 우곡생주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 정말 맛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759 [일반] 도로공사/교통안전공단은 혼유사고 방지를 위해 고속도로 주유소에 들어오는 차량 정보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57] Regentag11516 24/06/23 11516 0
101757 [정치] “과학계 난리났다” 6년→2년 연구평가 단축…출연연 줄세우기 현실화 [101] 사브리자나17902 24/06/23 17902 0
101756 [일반] [팝송] 시아 새 앨범 "Reasonable Woman" [6] 김치찌개7240 24/06/23 7240 6
101755 [일반] [서평]《행복의 기원》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15] 계층방정9484 24/06/22 9484 12
101754 [정치]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 쩔쩔매는 임성근 사단장 [72] 빼사스21764 24/06/22 21764 0
101753 [정치] 대통령들의 과거모습을 법조인대관을 통해서 보자! [15] 기다리다12349 24/06/21 12349 0
101752 [정치] 유럽의 극우화 - 반이슬람, 반이민&반난민, 자국우선주의때문인가? [34] 라이언 덕후12369 24/06/21 12369 0
101751 [정치] 민주당,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추가, 전자투표 의무화, 의무공개매수 100% 개정안 발의 [35] 사람되고싶다12794 24/06/21 12794 0
101750 [일반] 오늘은 감자의 날 입니다 [23] Regentag9086 24/06/21 9086 3
101748 [정치] ‘얼차려 훈련병 사망’ 사건 중대장•부중대장 구속 [75] 무화14752 24/06/21 14752 0
101744 [일반] 삼국지 황건적의 난이 로마 제국 탓인 이유 [11] 식별9422 24/06/21 9422 17
101743 [일반] 어느새 연고점을 돌파한 [69] 안군시대12457 24/06/21 12457 0
101742 [정치] 2055년 건강보험료로 얼마를 내야할까? [88] 여왕의심복43551 24/06/21 43551 0
101741 [정치] 초유의 국회 청문회 증인선서 거부 [97] 네야14232 24/06/21 14232 0
101740 [일반] [전통주가 처음이시라고요?] ①막걸리 취향 찾기 [20] Fig.16262 24/06/21 6262 4
101739 [일반] 巳(뱀/여섯째지지 사)에서 유래한 한자들 - 늪, 제사, 빛남 등 [4] 계층방정5034 24/06/21 5034 4
101738 [일반] 제106회 고시엔이 시작합니다. [21] 간옹손건미축7646 24/06/20 7646 6
101737 [일반] 애호박이 맛있어진다 [14] 데갠8042 24/06/20 8042 2
101736 [일반] 아래 "노아 이야기"의 속편을 AI에게 써보라고 시켰습니다만... [15] 스폰지뚱8059 24/06/20 8059 0
101735 [일반] 건방진 소리 [2] 번개맞은씨앗7880 24/06/20 7880 4
101733 [일반] [소설] 노아 이야기 [5] 짬뽕순두부8657 24/06/20 8657 6
101732 [일반] 네안데르탈인에 대해 알아봅시다 [24] 식별10568 24/06/19 10568 48
101731 [정치] 전 의대교수 유투버 추천 합니다. 의대증원 사태 이해 하기 쉽습니다. [241] Crystal23010 24/06/19 2301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