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5/24 17:34:59
Name GogoGo
Subject [일반]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 후기 (수정됨)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준비(?)한 내용을 정리하기 위한 글입니다.
뭐든 깊이 탐색하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냥 적당히 이해할 정도로만 알아보고 공사를 했는데,
혹시 저처럼 잘 모르고 깊게 알고 싶지도 않지만 공사는 해야겠는 분들을 위해 참고 삼아 정리해봅니다.

1. 동기

장인 장모님이 지은 지 30년 넘은 구축 32평 아파트에 사시는데,
겨울이면 웃풍도 심하고 너무 추워서 공사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 견적 뽑기

저희는 장인 장모님이 앞으로도 계속 사실 집이니 춥지 않게 샤시 교체하고,
이왕 하는거 전체 공사를 하되 고급 필요없고 기본으로 깔끔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근데 제가 서두에도 썼듯 공사에 대해 문외한이다 보니 뭐부터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더라구요.

셀프로 업체 하나하나 찾으면 싸다는데,
그것도 무슨 공사를 해야하고 어떻게 업체를 찾는 건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거고 그렇게까지 할 자신도 없고 해서
그냥 소위 말하는 Turn-key 방식으로 업체 하나를 구해서 다 맡기는 것으로 했습니다.

6월 말 공사 계획이었는데,  
일단 1월 초에 동네에 있는 아무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가서
'무슨무슨 단지 몇 평짜리 리모델링 하려고 한다. 대충 견적 좀 뽑아주세요' 해서 물었습니다.
동네 업체다 보니 해당 아파트에 대한 정보가 있으셔서 메모지에 쓱쓱 이거 얼마 저거 얼마 해서 적어주시더라구요.
일단 1차로 그 내용을 보고 '공사 항목은 이런게 있고, 각 항목별 시세가 대충 이 정도구나' 하고 기본 지식을 배웠습니다.

본격적으로 견적을 받아보기 시작한건 3월이었는데,
맨 처음에는 네이버에 있는 '박목수의 열린견적서' 라는 카페를 통해서 받아봤습니다.
그 카페는 리모델링 공사를 주선해주는 카페인데 카페 이름처럼 공사 견적을 모두 오픈하는 곳입니다.
항목별 공사비가 세부적으로 얼마인지가 다 올라와 있어서 공사 항목들과 대략의 시세를 파악하기에 좋더라구요.
제가 워낙 무지하니 공사 가격의 대략적인 시세도 알 수가 없는지라
이 카페에 의뢰해서 견적을 받아 보고 그걸 시세 파악의 기준점으로 삼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여기에 올라오는 견적서는 모든 공정에 인건비, 수수료를 붙여서 동네 업체들보다는 훨씬 비싸더라구요.
어쨌든 이 카페를 통해 1번 견적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견적을 받은 곳은 네이버에서 동네 업체들 검색해서 하나하나 방문해보다가
문 닫은 곳은 안 가고 전화 연락이 되는 곳 중 그나마 적극적으로 와서 견적을 내주겠다고 한 업체였습니다.
이 업체에서 2번 견적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는 1월에 방문했던 업체였는데,
3월에 재방문을 해보니 이번에는 사장님이 아니라 사모님이 매장에 계시더라구요.
1월에 왔단 말은 하지 않고 똑같이 견적을 의뢰하자 역시 공사 항목별로 견적을 적어주셨습니다.
1월에 해당 업체 사장님이 적어줬던 견적과 비교해보니 항목별로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총액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봐서 대충 이 시세가 이 업체 시세가 맞긴 한가 보구나 싶더라구요.
어쨌든 이 업체에서 세 번째 실측 견적을 받았고 이게 3번 견적이었습니다.

3주에 걸쳐 세 업체에서 방문을 해서 견적을 받았고,
세 견적서를 비교해보니 대충 공사에서 어떤 것들을 하고 각각의 공사비는 어떤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카페를 통한 1번 견적은 애초에 참고용이었으니 배제하고, 2번과 3번은 거의 비슷한 금액이었습니다.
1번 견적서도 공정에 붙은 인건비, 수수료 제하면 약간 비싼 정도로 많이 차이는 안 나긴 했습니다.

어쨌든 비슷한 금액대의 견적서를 받아보고,
2번 사장님이 좀 더 시간 약속이나 전화 연락에서 적극적인 면이 있으신 것 같아서 2번 업체에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엇보다 샤시, 싱크대, 붙박이장 등은 본인도 주문을 해야하는거라 돈을 미리 받아야 하지만
전체 공사비의 절반 정도는 공사 마치고 달라고 사장님이 먼저 말하셔서 신뢰가 가더라구요.
원래는 공사를 6월 말에 하려고 했는데,
그 때 되면 더워서 힘들다고 하셔서 5월 초에 공사를 시작했고 어제 공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공사하면서 가전, 가구들도 거의 다 버렸는데
가전은 사장님이 중고 가전업체 통해서 처리해주고
가구들도 집 철거할 때 한꺼번에 같이 싣고 가서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3. 공사 금액.

사실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냥 동네 업체에서 한 공사이고,
애초에 어른들이 사실 집이라 최신식, 혹은 고급스러움 같은건 배제하고 깔끔, 기본으로만 한 것이니까
그 내용을 참고하고 공사비가 이 정도 되는구나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총 공사비는 320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모든 비용은 인건비 포함입니다.

샤시 750 (외부, 실내창 모두 포함, 영림 샤시)
욕실 2개 570 (타일 철거 시공)
아일랜드 싱크대 420
방문 교체 280 (40 * 7개)
붙박이장 (12자 반) 150
도배 (광폭합지) 160
몰딩, 걸레받이, 탄성 150
장판 (2.2T) 130
베란다 공사 120
냉온수 배관 교체 80
중문 70
전기 공사 60
신발장 60
현관 방화문 교체 40
기타 등등 나머지

4. 후기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 추가금 이야기가 워낙에 많던데,
처음 나온 견적서 대비 추가금은 200만원 정도 밖에 없었고
그 마저도 제가 추가 시공을 의뢰하면서 발생한 비용이라 사실상 첫 견적 그대로 시공이 진행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메이저 브랜드 제품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사장님이 거래하는 업체들을 통해서 샤시, 화장실, 싱크대, 붙박이 등을 맡겼는데
물론 살아봐야 알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이름없는 업체의 제품이지만 깔끔한 것 같더군요.

비용은 상당 부분 제가 부담했는데,
여러 공사 관련 비용 선정 과정에서 장모님이 부가적인 시공을 요구하시면,
'어머님이 원하는거 하려면 돈이 든다,
제가 생각한 공사 예산이 있는데, 그거를 공사비로 써도 되고 그거 아끼면 냉장고 세탁기도 바꿔드릴 수 있다.
공사에 돈을 더 쓰실래요, 기본으로 하고 냉장고를 사드릴까요?' 했더니
대부분 '그래 기본만 하고 냉장고를 사다오' 하셔서 쉽게 해결을 했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리모델링 공사 계획 있으신 분들 중 아는 것은 없는데 정보 탐색하기도 막막하고 하고 싶지도 않으신 분들께
대략적인 공사 정보와 시세 파악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4/05/24 17:41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네요. 저도 2017년에 신혼집 사고 리모델링 했던 기억이 있는데 너무 잘하신거 같아요.
욕망의진화
24/05/24 17:45
수정 아이콘
1등 사위 시네여.생각보다 착한 가격이 나온건 최소 3군데 견적을 뽑아보신게 주효한거 같네여.이게
무얼살때 파고들면 나도모르게 빠삭해지면서 촉이
올때가 있거든여.

특히나 장모님발 부가시공을 막는기술이 좋았던거
같습니다.냉장고는 못참죠
24/05/24 17:45
수정 아이콘
양심적인 업체 만나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내년에 리모델링 예정인데 참고하겠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24/05/24 17:53
수정 아이콘
올수리 수준인데 평당 100만원이면 요즘 시기에 싸게 잘 하신 듯 합니다. 요즘 평당 100만원에 하기 쉽지 않거든요.(워낙 자재비,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마술사
24/05/24 18:01
수정 아이콘
잘 배워갑니다...특히 냉장고
김꼬마곰돌고양
24/05/24 18:13
수정 아이콘
저도 요새 리모하고 있는데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네요 크크

나이 있으신 어르신들이 하시는 동네인테리어 업체가 견적을 제일 좋게 줘서 싸게 하는 만큼 스트레스와 관심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하고 시작했는데도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사람되고싶다
24/05/24 18:48
수정 아이콘
거래도 거래신데 작업 감독은 어떻게 하셨나요? 계약서를 아무리 잘 써도 실제 시공은 개판 쳐놓는 게 이 바닥 아니겠습니까.
24/05/24 18: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어차피 제가 살 집이 아니라서 개판을 치거나 말거나.. 크크

한 시간 이상 운전해서 가야하는지라 그냥 일주일에 한 번 가서 잠깐 인사하고 잘 부탁드린다고 얘기하는 것 외에는 안 했습니다. 장모님은 매일 가 보신 것 같긴 한데 특별히 무언가를 요구한 것은 없으신 것 같더라구요.

다만 해당 업체 사장님도 동네 토박이고 장모님도 토박이에 동네 마당발이셔서 서로 눈치껏 잘 하는 묘한 기류 같은건 있어 보였습니다.

사실 시공을 잘 했는지 개판쳤는지 구별해낼 깜냥도 없어서 가봤어도 크게 달라질게 있었나 싶긴 합니다.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한거라....
알라딘
24/05/24 18:54
수정 아이콘
와 3년전에 23평한 저보다 훨씬 싸게하셨네요. 브랜드차이도 있을수있지만 이정도인가 싶은
지그제프
24/05/25 05:03
수정 아이콘
턴키로 비교적 편하게? 하신것 같아 부럽네요. 저도 턴키로 하고싶었는데 그것도 어느정도 인구빨되는 도시가 되어야지 되는것 같드라구요. 촌동네는 그런것도 잘 없는데다가, 따로따로해도 가격대가 서울 비교해서 정말 터무니없이 비싸드라구요. 그렇다고 뭐 일을 잘하는것도 아닌것 같구요.
군림천하
24/05/25 07:47
수정 아이콘
선생님 인테리어 할때 내부 집기는 어디에 보관하고 숙소는 어디에 잡으셨나여
24/05/25 10:03
수정 아이콘
큰 물건들(가구 가전)은 거의 다 버렸고, 작은 집기들은 박스에 담아서 집 한 구석에 뒀습니다. 공사하시는 분들이 치워가면서 하시더라구요. 치우면서 작업하면 품이 더 든다고 해서 인건비에 일부 추가되었습니다.

숙소는 저희 처가 이모님들이 근처에 사셔서 이모님 댁에서 지내셨어요.
나른한오후
24/05/25 10:58
수정 아이콘
가격보니 덤터기 없이 적당히 잘 하신듯하네요
다행입니다.
선금 달라고 하고 도망가는곳도 많아서
공사 끝난뒤 돈 달라는곳은 보통 진짜 입니다.
24/05/26 15:22
수정 아이콘
현재 전세집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할까 고민중인데
딱 비슷한평수네요

잘 읽었습니다.

실제 공사 기간은 며칠이셨는지요?
꿈트리
24/05/27 12:58
수정 아이콘
완전 리모델링이면 4주 잡아야 합니다.
좀 당겨달라면 해주긴하는데, 날림공사되기 쉬우니 원하는 공기는 해줘야죠.
24/05/27 13:0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고민중이라...집을 얼마나 비워야할지 알아보려 했습니다 :)
꿈트리
24/05/27 13:15
수정 아이콘
요청사항은 잘 적어두시고 피드백 잘하시길 바랍니다.
이 친구들이 몇 집을 동시에 뛰기 때문에 실수로 자주 잊어버립니다.

작업순서는 거칠게 아래와 같이 받았는데,

일반철거 1일
마루철거 1일
욕실올철거 1일
샤시수리 1일 (전 외부 샤시교체가 아니라 내려앉은 부분이 있어 수리했어요..)
목공 3일
필름 1일 (샤시 필름 등)
도색 2일
타일 2일
도배 1일
전기 1일
마루 1일
가구 1일
입주청소 1일

매우 빡빡한 일정으로 준 것이고 실제는 4주 걸렸네요.
인테리어업체가 목공/전기/가구/타일/도배 등등 소규모 업자들 불러서 조합하는 일이라 이빨빠진 날도 나올 수도 있고 전날 일정을 못 끝내고 달다음 날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24/05/27 13:51
수정 아이콘
오오...댓글 추천 눌렀습니다.
상세한 내용 공유 감사드려요 :)

반 사기도 많고 정말 어려운 과정이라하여 쫄아있습니다 흐흐
고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791 [일반] 사기꾼 형벌이 낮은 이유 [74] 멜로13398 24/06/29 13398 25
101790 [정치] MBC를 과연 지킬 수 있을까요? [50] 홍철12010 24/06/29 12010 0
101789 [일반] 한 달 전 글 A/S. 중국에서 입국 후 신분을 세탁한게 확인된 앨리스 궈 필리핀 시장 [11] 매번같은10028 24/06/29 10028 6
101788 [일반] 삼국지 장각 시점에서 본 황건적의 난 [1] 식별7330 24/06/28 7330 11
101787 [일반]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엔화 [66] 及時雨13444 24/06/28 13444 0
101786 [일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주식 사기범 이희진 근황 [58] GOAT13154 24/06/28 13154 6
101785 [일반] 已(이미 이)에서 파생된 한자들 - 써 이, 별 태/나 이 등 [8] 계층방정5874 24/06/28 5874 5
101784 [정치] 김진표 전 국회의장 "尹, '이태원참사 조작가능성' 언급" [107] 빼사스18695 24/06/27 18695 0
101783 [일반] <핸섬가이즈> - 오묘하고 맛깔나는 (호불호는 갈릴) B급의 맛.(노스포) [24] aDayInTheLife7687 24/06/27 7687 4
101782 [일반] 물고기 입속에서 발견된 쥐며느리? [19] 식별11660 24/06/27 11660 11
101781 [정치] 美 6개 경합주 유권자 "민주주의 위협 대처, 트럼프 > 바이든" [29] 베라히9905 24/06/27 9905 0
101780 [정치] 최근 핫한 동탄경찰서의 유죄추정 수사 [437] wonang20380 24/06/26 20380 0
101779 [일반] 육아 1년, 힘든 점과 좋은 점 [59] 소이밀크러버8115 24/06/27 8115 38
101778 [일반]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스포유, 전편 보신분은 스포무) [9] 헝그르르7037 24/06/27 7037 0
101777 [정치] [서평]《대통령과 한미동맹》 - 자율성은 동맹과 상충하지 않는다 [21] 계층방정6675 24/06/27 6675 0
101776 [일반] [추천사] 핸섬가이즈, 썩시딩 유 '시실리2km' [37] v.Serum8352 24/06/27 8352 7
101774 [정치] 저한테 미친여자라 그랬죠? [51] 어강됴리14821 24/06/26 14821 0
101773 [일반] 인터넷 가입 피싱 사기 전화 이야기 [24] 류지나7810 24/06/26 7810 1
101771 [일반] 병원 에피소드(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16] 두부두부8748 24/06/26 8748 19
101770 [일반] 우리는 왜 '오너'의 경영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100] 사람되고싶다12916 24/06/26 12916 50
101769 [일반] 삼국지 장각은 거대한 음모의 희생자였을까? [4] 식별6828 24/06/26 6828 10
101768 [일반] <테이크 쉘터> - 증폭하다 끝끝내 삼켜버릴 불안.(스포) [4] aDayInTheLife6338 24/06/25 6338 1
101767 [일반] 문화와 경제의 동반론 [13] 번개맞은씨앗8196 24/06/25 8196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