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4/04 22:53:49
Name meson
Subject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광선세계의 그리미는 누구인가
※ 고이(考異): 다른 것[異]을 고찰함[考]. 차이점을 살펴 비교함. 상이한 것을 변증함. 옛 주석가들의 문투를 빌리기 위하여 편의상 평어체로 작성된 글입니다.

『눈마새』 4책본 권 4에서, 326면부터 350면까지를 보면, 케이건[胩乾]이 광선의 세계로 진입하여 스스로 그리미라고 주장하는 나가 소녀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이 신원 미상자의 정체에 대해 일찍이 많은 독자(讀者)가 말을 얹었다.

그 대강을 여기에 옮긴다.

히 모[1]가 말하였다. “륜의 부탁으로, 륜의 힘을 빌린 그리미가 미래에서 와 대화한 것이다.”
술 모[2]가 말하였다. “발자국 없는 여신의 도움을 받은 그리미이다. 일전에 아기 또한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의 도움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발했던 적이 있다.”

보 모[3]가 말하였다. “만약 그리미였다면, 대화의 마지막에 ‘당신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한 것은 또 무엇인가?”
네 모[4]가 말하였다. “여신의 힘을 빌려 사고능력을 획득한 그리미라면, 무엇 때문에 ‘저는 그리미 마케로우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였겠는가? 륜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말투는 그리미의 것이었으니, 이상한 일이다.”
라 모[5]가 말하였다. “마지막에 이르면, 그 말투 역시 륜의 것처럼 보인다.”
루 모[6]가 말하였다. “훗날 그리미는 꿈에서 륜을 만났다고 주장하였다. 광선세계의 그리미가 ‘그녀는 저의 존재를 깨닫고는 제게 자신의 모습을 하고서 당신을 찾아가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므로 륜이 확실하다.”

멸 모[7]가 말하였다. “륜이 그리미의 몸을 빌렸다는 말이 있으나, 륜은 한때 수련자였던 용인일 뿐이다. 륜의 힘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단지 그리미의 미래 모습일 것이다.”
무 모[8]가 말하였다. “륜이 무슨 능력으로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었겠는가. 또한 용인이라고 하여 신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디에도 없는 신의 선물을 가르쳐 줄 수 있었겠는가.”

금 모[9]가 말하였다. “륜은 세계를 읽었으므로, 어디에도 없는 신의 선물 또한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케이건이 ‘잃지 않은 것’이 있다고 말한 것도 륜이 아니었던가.”
김 모[10]가 말하였다. “륜은 시공을 초월하여 세계를 관망하였다. 그래서 나늬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그리미의 미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이에 보늬인 그리미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리미의 행동과 어투를 흉내 내며, 케이건에게 나늬의 정체를 알려준 것이다.”
제 모[11]가 말하였다. “륜은 세계와 소통하고 있었다. 몇 년 후의 그리미가 어떤 사람인지도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다 모[12]가 말하였다. “스스로 ‘미래에서 왔다’고 인정하였으니, 륜이 아니겠는가.”
레 모[13]가 말하였다. “륜은 미래를 볼 수 있으므로, 미래에서 왔다고도 말할 수 있다.”

프 모[14]가 말하였다. “만일 륜이라면, 무엇 때문에 ‘용의 수호는 했어?’라고 물었겠는가. 륜은 케이건이 서약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은 모[15]가 말하였다. “만일 륜이라면, 무엇 때문에 용의 수호가 ‘여벌 화살’이었다고 인정했겠는가? 그것은 발자국 없는 여신의 계획이었다.”

데 모[16]가 말하였다. “당시의 륜은 모든 사건의 경위를 이해했을 것이다. 여신의 생각에 대해서도 용인의 감각으로 알지 않았겠는가.”
서 모[17]가 말하였다. “륜일 것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케이건에게 경어체를 사용하였다. 또한, 발자국 없는 여신은 ‘사람’이 아니다.”
고 모[18]가 말하였다. “륜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고 있었겠는가. 또 어떻게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스스로 ‘케이건이 잘 아는 사람’을 자처하였다.”
뇌 모[19]가 말하였다. “스스로 ‘아는 사람’이라 운운하였으니, 륜이 아니겠는가.”
체 모[20]가 말하였다. “케이건이 잘 알고, 시공을 뛰어넘을 수 있으며, 그리미와 접촉한 자이다. 륜이 아닐 수 없다.”

하 모[21]가 말하였다. “사모는 재회한 케이건에게 륜과 ‘친구가 되어 달라’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륜이 다시 케이건과 만나는 것이 아름답지 않겠는가.”

[1] 히스이(ashu****)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689
[2] 술마새(kalb****)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1074
[3] bogsu1234(bogs****)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12209
[4] neueziel3(neue****)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689
[5] 라일라(lail****)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3399
[6] 루이즈(mise****)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7506
[7] 멸치(stra****)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1074
[8] 무적엘지(esqk****)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37684
[9] 금아기(o_ra****)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37684
[10] 김토끼(bitr****) https://cafe.naver.com/bloodbird/42420
[11] xegazz(xega****)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689
[12] dasers(dase****)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689
[13] 레프러칸(lepr****)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3399
[14] pr1991(pr19****)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12209
[15] 은빛쭈냐(blue****)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4955
[16] 데라시(heow****)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4955
[17] 서룬뫼(cppi****)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37684
[18] ghost862(ghos****)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1728
[19] 뇌룡공과(soul****)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689
[20] 체로이(cher****) https://cafe.naver.com/swallowedbird/23399
[21] 하운드(mani****) https://cafe.naver.com/bloodbird/44194

생각건대, 무 모가 논하였듯이, 륜은 광선의 세계를 만들어낼 능력은 없다. 또한 케이건은 카린돌의 눈에서 빛이 번뜩였을 때 광선의 세계로 진입하였다. 케이건을 그곳으로 이끌고 또 나가 소녀를 준비한 것은 발자국 없는 여신의 힘이다.

케이건이 평범한 나가 여인의 얼굴일 뿐이라고 생각했을 때 여인이 갑자기 눈을 떴다.
 
그 눈 속에서 빛이 번득였다고 생각한 순간 케이건은 모든 것이 바뀌었음을 알게 되었다. 케이건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신 질환자를 미치게 할 수 있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4권 326쪽)
그러나 나가 소녀 자체가 발자국 없는 여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서 모가 논하였듯이, 발자국 없는 여신은 케이건이 잘 아는 ‘사람’일 수 없다. 또한, 나가 소녀 스스로도 자신이 발자국 없는 여신이 아니라고 하였다.

“너는 발자국 없는 여신이냐?”
“아니.”
(4권 339쪽)
그러므로 이 설은 취하지 않는다.

또 생각건대, 금 모가 논하였듯이, 케이건에게 나늬의 정체를 전달하려 한 자는 륜이다. 제 모가 논하였듯이, 그리미의 미래 모습을 본 자도 륜이다. 김 모가 논하였듯이, 그리미가 보늬였기에 그녀의 모습을 빌린 것이다. 루 모가 논하였듯이, 훗날의 그리미가 꿈에서 만난 륜은 세계와 니르던 그 륜이다. 미래에서 그리미를 만난 다음 광선세계로 왔으므로, 케이건이 미래에서 온 것이냐고 묻자, 그러한 동시에 ‘당신이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대답한 것이다.

“그렇다면 너도 미래에서 왔다는 거냐?”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저는 당신이 잘 아는 사람입니다.”
(4권 350쪽)
그렇다면, 프 모가 논하였듯이, 나가 소녀가 “용의 수호는 했어?”라고 질문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네 모가 논하였듯이, 마지막에 가서야 륜의 말투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루 모가 논하였듯이, 륜이 그리미의 모습을 취한 이유는 그리미에게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탁’의 내용은 그것이 전부였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나가 소녀는 그리미의 언동을 보여준 후에 ‘그녀는 대단한 천재지요’라고 언급하였다.

하지만 조금 전 보셨던 것은 그녀의 모습과 언동이 맞습니다. 그녀는 대단한 천재지요. 저는 그녀를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4권 350쪽)

논하여 말한다.

광선의 세계를 만든 것은 발자국 없는 여신이다. 나가의 여신이 미래를 읽던 륜의 영을 그 안으로 데려다 놓았고, 그리미의 모습으로 화하게 하였다.

처음 케이건과 대화한 것은 그리미의 언동이다. 륜은 미래에서 만난 그리미와 대화하였고, 케이건을 찾아가라는 부탁을 받았다. 더불어 케이건에게 나늬의 정체를 일깨우기 위해 어떠한 방법을 취하라는 조언 역시 함께 들었다. 그래서 용의 수호를 언급했고, 사어를 보낸 자를 해명했고, 샘물과 샘의 선문답을 주고받았다. 그것은 륜의 방식이 아니라 그리미의 방식이다.

그렇기에 케이건을 일깨운 뒤에, 륜은 자신의 말투로 돌아오며, 그제야 케이건에게 자신의 정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앞에서는 스스로가 ‘그리미 마케로우’라고 했다가 뒤에서 다시 ‘그리미 마케로우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만일 여기까지의 장면이 하나의 극(劇)이라면, 그 무대를 마련한 것은 발자국 없는 여신이며, 그 각본을 정초한 것은 미래의 그리미 마케로우이고, 대사의 세부를 채워 배우로써 분한 것은 륜 페이이며, 관객이자 상대역이었던 자가 케이건 드라카였다고 할 것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흰긴수염돌고래
24/04/05 11:09
수정 아이콘
원작보다 더 어렵다니
24/04/05 12:57
수정 아이콘
어쩐지 불안불안하더라니... 이 포멧은 실패인가 보군요.
로그홀릭
24/04/05 13:43
수정 아이콘
찬찬히 보면 무슨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지는 알겠는데, 원작의 어체(?)를 따라 표현하고자 하셨던건지
직관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네요. 평어체로 써주셨다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또 맛이 안살고
호루라기장인
24/04/05 14:08
수정 아이콘
이거 그거 패러디 하신거죠? 지천제가 환상벽을 통해 그때그때 사고하여 하인샤대사원등의 민원? 처리하던 크크 부냐 아버님의 자살소동을 아이솔형제가 춤으로 막던 크크
피를마시는새
24/04/06 11:30
수정 아이콘
쉬운 버전이 필요해용.
24/04/06 11:47
수정 아이콘
'논하여 말한다' 아래가 결론이니 사실 그것만 보시면 됩니다.
24/04/06 15:39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345 [일반] 나이 40살.. 무시무시한 공포의 당뇨병에 걸렸습니다 [50] 허스키9460 24/04/25 9460 10
101344 [일반] 고인 뜻과 관계없이 형제자매에게 상속 유류분 할당은 위헌 [40] 라이언 덕후6957 24/04/25 6957 1
101343 [일반] 다윈의 악마, 다윈의 천사 (부제 : 평범한 한국인을 위한 진화론) [47] 오지의5338 24/04/24 5338 12
101342 [정치] [서평]을 빙자한 지방 소멸 잡썰, '한국 도시의 미래' [22] 사람되고싶다3055 24/04/24 3055 0
101341 [정치] 나중이 아니라 지금, 국민연금에 세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62] 사부작4523 24/04/24 4523 0
101340 [일반] 미국 대선의 예상치 못한 그 이름, '케네디' [59] Davi4ever9890 24/04/24 9890 4
101339 [일반] [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5398 24/04/24 5398 13
101338 [일반] 범죄도시4 보고왔습니다.(스포X) [48] 네오짱7419 24/04/24 7419 5
101337 [일반] 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결심했고, 이젠 아닙니다 [27] Kaestro6997 24/04/24 6997 17
101336 [일반] 틱톡강제매각법 美 상원의회 통과…1년내 안 팔면 美서 서비스 금지 [35] EnergyFlow4774 24/04/24 4774 2
101334 [정치] 이와중에 소리 없이 국익을 말아먹는 김건희 여사 [17] 미카노아4167 24/04/24 4167 0
101333 [일반] [개발]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2) [14] Kaestro3151 24/04/23 3151 3
101332 [정치] 국민연금 더무서운이야기 [127] 오사십오10358 24/04/23 10358 0
101331 [일반] 기독교 난제) 구원을 위해서 꼭 모든 진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88] 푸른잔향4543 24/04/23 4543 8
101330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선거와 임직 [26] SAS Tony Parker 3292 24/04/23 3292 2
101329 [일반] 예정론이냐 자유의지냐 [60] 회개한가인4129 24/04/23 4129 1
101328 [정치] 인기 없는 정책 - 의료 개혁의 대안 [134] 여왕의심복6736 24/04/23 6736 0
101327 [일반] 20개월 아기와 걸어서(?!!) 교토 여행기 [30] 카즈하3119 24/04/23 3119 8
101326 [일반] (메탈/락) 노래 커버해봤습니다! [4] Neuromancer1037 24/04/23 1037 2
101325 [일반] 롯데백화점 마산점, 현대백화점 부산점 영업 종료 [39] Leeka6354 24/04/23 6354 0
101324 [일반] 미 영주권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푸념 [50] 잠봉뷔르9064 24/04/23 9064 101
101323 [일반] [개발]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14] Kaestro3899 24/04/22 3899 8
101321 [일반] [서브컬쳐] 원시 봇치 vs 근대 걸밴크 vs 현대 케이온을 비교해보자 [8] 환상회랑3040 24/04/22 3040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