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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9 22:38:21
Name 풍경
Subject [LOL] 마침내 우승을 목격하다 (수정됨)
1. 저는 피지알을 스타리그 시청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2008~9년즘?
그때 본좌론도 한참 참전하면서, 투닥투닥 글도 남겨보고 했었죠.
그후 스1이 서서히 저물면서
자연스럽게 스2 도 이어서 시청했습니다.

근데 당시 한창 케스파 포함 뭔가 사건사고가 많아지면서, 스1과 스2 팬들이 갈라지는 현상이 많이 일어났어요.
둘다보는 저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스1과는 달리 스2는 재미없어 하시는 분도 있었고,
그러다 저하고 서로 의견이 좀 안맞았던 분이 피지알에서 롤이란 게임을 많이 소개하셨어요.
저는 그때만해도 저거 워3 카오스랑 도타 따라한 겜이자나? 그래픽도 구린데(당시 기준) 별로 아닌가?
이러면서 관심을 안가졌습니다. 당시는 스2 한창 시청할때라 더욱더요.

어라 근데 이 겜이 글 올라오는 속도나 여러가지가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2~3년 흐르니까 스2는 인기가 정말 식었고(결승전 직관하며 응원했던 어떤 저그 선수의 큰 사고가 저한테는 관심끊는 계기가 되었어요)
어느새 아 롤이란 게임이 대세가 된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근데 뭐랄까, 초반에 피지알에서 접하게 된 계기 때문인지 그냥 끌리지가 않아서 보지 않았습니다.
롤이 한창 부흥할땐 (아마 페이커 첫전성기 시기) 저는 이스포츠에 전체적으로 몇년간 관심을 끊었습니다.
물론 이때는 롤이 완전 자리잡아서 롤 전혀 모르는 저도 페이커는 당연히 알았죠.
임요환을 뛰어넘는 이스포츠 스타가 등장했다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2.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나서 어쩌다가 2019년에 롤을 유튜브 통해서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섬머 때 티원이 아래에서 도장깨기 죄다하며 lck 우승했을 때입니다.
롤이란 게임 한번도 안해본 상태로요. 그래도 아 이게 페이커구나? 대단한데? 이러고 시청했고 재미를 느끼게 되엇네요.
카오스는 꽤나 오래도록 즐겼기 때문에, 아주 기본적인 aos 게임 구도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티원이 롤드컵 진출한거 보게되었는데,
4강에서 g2에게 좀 일방적으로 휘둘리며 패배하는걸 보게 됩니다.
페이커잖아? 어... 근데 생각보다... 이러고 봤죠.
보는 과정에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알게되었네요. 페이커는 2016년까지 우승하고
2017년 준우승, 그리고 그뒤는 예전보다는 기량이 내려왔다고 평가된다는걸요.

저는 스1 때도 그런데 대체로 슈퍼스타 응원하길 좋아합니다.
왜그런가 했더니, 그 선수에게 감정이입을 했는데 패배하면 그 패배가 쓰라려서 싫은거 같아요.
물론 그 슈퍼스타의 경이적인 플레이에 감탄하면서 자연스럽게 응원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쵸비도 좋아하게 되었죠.
여튼, 그래서 자연스럽게 페이커 응원하면 나도 그 세계 최강팀 가린다는 롤드컵 우승보겠지 했는데...

어... 저는 한발 늦었어요.
전 그 페이커의 슈퍼플레이 나올때 딴거하다가 아무것도 지켜보지 못하고
이제서야 입문하게 된겁니다.



3. 그뒤로 그뒤로 한참동안... 맘고생 시작하게 되었네요.
이기는 선수를 선호하긴 하지만, 첨에 응원하게 된 선수를 성적에 따라 또 바로 갈아타는 스타일은 아니다 보니까,
롤드컵 우승 보려고 페이커 응원하게 되었는데
그이후 늘 정상에서 페이커가 패배하는 걸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lck 우승은 간간히 봤지요.
다만 제가 들었던 페이커는 롤의 전설이요 GOAT 라는데,
제가 지켜보기 시작하고부터의 페이커는 늘 자신과 싸우고, 적과도 싸우고, 안티의 비판도 이겨야 되고,
조롱도 묵묵히 감내해가며 싸우는 상처투성이 전설이었습니다.
저보다 어린 나이지만, 이미 그는 존경할만한 점이 너무나 많은 노장이었어요.

페이커의 명성을 감안했을 때, 저는 다시금 세계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페이커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20담원, 21담원, 22젠지, 22DRX, 그리고 MSI에서 만난 강한 중국팀들에게
페이커가 더 높이 진출하지 못하고 패배하는 모습을 계속 보고 너무 쓰라렸습니다.

LPL의 황부리그 기간, 20담원이 마침내 롤드컵 되찾아서 기쁘긴 했지만,
그래도 저는 페이커의 우승을 너무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있던 수많은 우여곡절들,
감독 코치들이 바뀔 때마다 변화가 심한 선수단,
그리고 그 와중에 항상 오르내리는 페이커의 경기력에 대한 담론들과 조롱들과 응원들과
여러가지를 보면서, 특히 21년에는 정말 힘이 많이 빠지던 시기였습니다.
어느 순간 다른 팬들처럼 저도 "그래 선수생활만이라도 계속 해주면 좋겠다" 하고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페이커를 주전 로테이션에서 아예 제외시켜버릴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때 솔직히 롤 안봤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미친듯이 받아서 짜증났어요.
그리고 나보다 작년 우승감독인 양대인이 더 전문가일텐데,
페이커 대신 클로저 쓰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 당시에는 선발출장했을 때 오락가락하는거로 보이던 페이커의 경기력
뭐 이런것들이 합쳐저서 다름아닌 페이커가 경기도 못나간다는 걸 받아들일수가 없었습니다.

당시에도, 이미 현역선수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페이커였기 때문에 1년 1년이 너무 소중한데
그 시기를 무려 내부경쟁 때문에 허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해 미칠거 같았죠.
만약에 그렇게 내부 경쟁하다가 어쩌다가 선수생활 끝낸다면 그만큼 허망한게 어딨겠어요.


그러다가 마침내 양감독 나가고
로스터가 드디어 칸오페구케(맞나요?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서)라는 확정로스터로 고정이 되고
경기력이 갑자기 확 올라오면서 기적같이 21 롤드컵 4강까지 나가는 걸 보면서,

저는. 여전히 페이커 선수의 롤드컵 우승이
아주 먼곳에 있는게 아니라 가능한 곳에 있다고, 기대하며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연 22년부터 미치도록 올라온 티원의 경기력과 덩달아 부활한 페이커의 경기력을 보면서

이제서야 팀이 오랜 방황을 끝내고
페이커의 우승 도전에 걸맞는 팀이 갖춰진거라고
기대하며 아주 강렬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지요.
잘 아시다시피, 22년 스프링 전승우승일 땐 그 기대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어라.. 근데 이 팀원으로 MSI에서 스프링때와는 다른 경기력으로 패배하면서(물론 저도 고정핑에 패배했다는 생각도 좀 있는데, 어쨌든 졌잖아요) 조금 불안했는데... 어라 그전에는 늘 이겨주던 다전제 쵸비와의 싸움에서 드디어 패배하기 시작했죠.
그때만해도 이렇게 호구잡힐 줄 몰랐죠.

전 작년 롤드컵 결승 때 바빠서 시청을 못했습니다. 스코어만 간간히 확인했죠.
그리고 3:2 패배 알고나서... 엄청난 명경기란 소리를 피지알 통해서 많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영상 조차도 본적이 없어요. 보기 싫더라구요.
걍... 케리아 우는 장면이라던가 뭐 그런거만 봤습니다.

진짜 22년만큼 모든 기운이 페이커 우승할만한 시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롤드컵 전체적으로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결승전도 잘했다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페이커는 또 준우승인가?
참... 팬 입장에서도 이렇게 힘든데 페이커는 얼마나 이런 패배의 쓰라림을 극복해왔던걸까...
존경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고, 기왕 어쩌다보니 저도 몇년간 계속 응원해왔기에
응원을 멈출수가 없었어요.



4. 올해도 다시한번 해보자!
이런 맘으로 지켜봤는데, 작년에 절대포스와는 달리
올해 티원은 여전히 강팀이지만, 그 위에 항상 젠지가 있게 되면서
올해도 롤드컵 쉽지 않겠구나 이런 생각을 늘 했습니다.

심지어 페이커 손목부상 소리를 들었을 땐 너무 철렁했지요.
선수생명 어쩌면? 이런 생각도 하기도 했구요. 종목이 다르긴 하지만
야구나 축구에서 부상 당하고 토미리존스 수술 같은거 하면 재활에 1년이 걸리기도 하잖아요.
이스포츠 보더라도 스1 선수들 대부분 손목 안좋아져서 선수생활 더하기 힘들어졌단 소리도 많이 있었구요.
이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가 손목이다 보니 진짜 철렁했어요.

[하.... 결국 페이커 선수가 롤드컵 우승하는건 기약없는 꿈이 되나? ]

게다가 이상하게도 중위권은 버텨주지 않을까 싶던 그 잘하던 선수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다시 복귀한다고 해도 팀 경기력 회복하는거 쉽지 않겠다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올해초의 기대를 옆으로 접어놓고

제발 페이커 선수 복귀만 해줘!
롤드컵 진출만 해줘!
그사이 드디어 5연준이란 금자탑을 쌓았죠.
다른 선수 같으면 충분히 나는 더이상 안되는가? 라고 할만한 좌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페이커는 다른 선수와 달리 이미 정점인 선수이기 때문에, 이 좌절이 맨탈 자체를 꺾어버리지는 않을거라 기대해봤습니다.
준우승이 아무리 쌓여도 콩이 되는게 아니고, 또다른 커리어 적립이라구요.



5. 유일한 lck 8강 생존자, 그리고 기적의 시작

전 작년이 우승 최대 기회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응원은 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론 젠지도 꺾인 마당에 과연 가능할까? 이런 의심도 많이 했습니다.
작년에 너무 기대했다가 너무 실망한 기억에 계속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과 대진들이 무슨 우주의 기운이 모이는거마냥 티원의 도장깨기 환경을 만들어주었고,
티원은 심지어 보란듯이
미친듯한 경기력으로 하나하나 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올해.
마침내. 2013년에, 2015,2016년에 페이커 선수를 지켜보던 팬들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징동전 3경기 아지르 슈퍼토스.


2017년 5연갈 5연갈 말로 듣고 경기도 다시봤지만,
이미 쓰여진 역사라서 정말 잘하네 그 이상의 희열은 느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실시간 경기를 지켜보면서

아. 이게 바로 그당시 페이커를 지켜본 심정이구나.
이게 바로 그당시 페이커를 응원하던 맛이구나.
이게 바로 그당시 페이커의 승리를 목격하는 기쁨이구나.



6. 그리고 오늘.
마지막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도 저는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한번도 페이커 선수가 롤드컵 우승한걸 본적 없는 팬이거든요.
저는 페이커가 항상 국제무대 4강, 결승에서 패배하고 씁쓸하게 웃으며 팀원들을 다독이는 큰형 역할만 봤던 팬이거든요.


1경기와 2경기 압도적으로 이기는 모습을 봤어도 초조했습니다.
아까 3경기 인게임 보이스, 오너선수 목소리가 기억납니다.

"우리 우승한거지? 우승한거 맞지?"

우승한거 맞네요. 진짜 페이커 선수 우승 맞네요.

제가 무슨 국가고시 합격한 것도 아닌데,
정말 한 10년 통틀어 이정도 희열을 느낀건 없던 거 같네요.

뒤늦게 롤을 보기 시작해서, 페이커 선수를 응원한지 거진 5년만에
마침내 우승을 목격했습니다.

그 많은 조롱과 비판와 폄하를 뒤로 하고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과,
또한 수많은 패배까지도 이겨내고
다시한번 세계 최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페이커 선수.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페이커 선수와 함께 이 힘든 여정을 2년간 걸어왔던 제우스, 오너, 구마유시, 케리아 선수도 너무 축하드립니다.
톰버지를 비롯한 티원의 모든 코칭 스테프 팀원들도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왜 팬에 불과한 내가 같이 해낸거 같은 기쁨이 오는지 좀 웃기긴 하지만,
그만큼 감정이입이 되어 페이커 선수가 우승하길 너무나 바랬는데,
불가능한거 아닌가 싶던 그 힘든 여정 속에서 해낸게 너무 대단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전설을 써내려 갈지 모르겠지만,
은퇴할때까지 계속 응원하고 지켜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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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타 세인트 드래곤
23/11/19 22:45
수정 아이콘
아 다른거 모르겠고
그저 빛황갓대상혁님을 찬양할뿐입니다
사다하루
23/11/19 22: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못보신 그 시기에 타 팀 팬이었지만,
오래보다보니 어느새 스며들어서(?) 오늘 페이커의 우승도 정말 기쁘네요.
축하합니다 :)
짜릿하죠? 즐기세욥!! 크크
프라하
23/11/19 22:49
수정 아이콘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글이네요 잘봤습니다
23/11/19 23:00
수정 아이콘
진짜 저랑 거의 비슷한 심정이시네요..
감사할뿐입니다.
No.99 AaronJudge
23/11/19 23:10
수정 아이콘
21티원 입문입니다
저랑 너무 비슷한 심정이시네요…

아…정말 감사합니다
페이커와 제오구케의 월즈우승을 목격할 수 있게 해줘서
살려는드림
23/11/19 23:14
수정 아이콘
2016년 이후 7년간 매년 소원이 티원의 네번째 우승이였는데 올해 이뤄져서 정말이지 올해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내년에 그저 한가지 바란다면 지금 이 멤버 그대로 1년만이라도 더 함께하길..
아빠는외계인
23/11/19 23:29
수정 아이콘
5번 마지막 문단에 격하게 공감되네요. 저는 5연갈때부터 보기 시작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때 우승은 못했었고, 13 15 16년의 강력함을 못본게 아쉬웠었죠... 그런데 차라리 올해의 활약이 더 극적이고 감동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테갓겜59분전
23/11/19 23:32
수정 아이콘
저도 입문 초보입니다.. 제오페구케 고맙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만달라
23/11/19 23:40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셔서 반갑네요.
저도 롤은 2017년 즈음부터 보기시작해서 페이커, 그리고 SKT왕조시절을 목격하지 못한채로 티원을 응원하기 시작했기에 오늘 이 순간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희열을 느 끼고 있습니다.

이제 저의 바램은 제오페구케 일년 더 보는것이구요, 다들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nekorean
23/11/19 23:49
수정 아이콘
2019년도에 유튜브 보다가 우연히 롤드컵을 생방송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SKT 경기였는데, '아, 이게 Faker 선수가 한다는 팀인가?' 하고 보는데 너무 멋있는거에요
특히 RNG와의 경기에서 백도어 트페를 보고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이젠 언급하기도 힘들어진 선수지만 클리드 선수가 올프로 가서 케인으로 벽타고 유유히 도망가는 모습 보며 2020년에 젠지로 가는게 정말 배신감과 아쉬움을 느꼈고, 칸선수와 꼬마 감독도 나간다고 해서 정말 슬펐습니다
2020년도에 처음으로 lck 보는데 스프링에 우승하는 티원을 보고 롤드컵도 당연히 나가서 우승할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섬머때 클로저 선수랑 페이커 선수가 주전 경쟁을 하더니 순위가 내려가면서 선발전도 아프리카에게 지는 걸 보고 놀랬습니다 무조건 롤드컵 갈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2021년도에는 티원에서 부랴부랴 양대인과 제파 데려와서 "올핸가?! 드디어 롤드컵 우승인가?!" 했는데, 2020년은 우수울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김정수 감독은 별 것도 아니게 만들 정도로 양대인 감독은 저도 티원도 힘들게 하더라구요
근데 갑자기 양대인 자르고 오너가 멋진 다이애나 이니시를 열어주며 2021년 섬머 결승까지 갔습니다
그때도 이길 줄 알았는데...정말 한끗 차이로 졌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며 4강까지 잘 갔는데 하필 담원....이때도 티원이 담원이 아니라 다른 팀을 4강에서 만났다면 결승에 갔을거라 확신합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지만 결승에 티원과 EDG가 올라왔다면 티원이 이겼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2022년....스프링 결승전 티켓팅 실패해서 집에서 봤는데, 이걸 직관할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티원에게는 모든 경기에서 우승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후로 준우승 다섯번
하지만 그 다섯번을 하는 동안 저는 정말 다 이길거라고 생각했어요 작년 섬머는 질거라 생각했었지만...흐흐
2022년 롤드컵때도 드디어 페이커에게 4번째 우승이?! 진짜 올해인가?! 하면서 속으로 설레발 엄청 쳤는데.... 5세트때 진짜 바루스가 스틸 엄청 잘해줘서 신도 우리편인가?! 했는데.... 케리아 오열하고 제우스 울고 페이커 울음 참는 것을 보며 저도 울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은 당연히 티원이 이길 줄 알았습니다
Msi도 티원이 이길거라 생각했는데....다 아쉽게 지는 걸 보고 저도 살짝 마음이 꺾였습니다
2022년까지는 유니폼 열심히 샀었는데, 올해는 우승하면 사야겠다 하고 안사다가, 8강전 때 티원이 이기는 모습을 보며 선수들도 꺾이지 않았는데 나도 꺾이지 말자하고 재입고 된 유니폼 샀습니다
4강 때도 결승전도 마음 졸이며 봤습니다
끝까지 의심했습니다
그래도 반드시 이길거라 믿었습니다
오늘 정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앞으로 페이커 선수 두 번만 더 월즈 우승해주세요:)
23/11/20 00:03
수정 아이콘
롤으로 e스포츠를 처음 보기시작한(13 윈터) 사람인것만 제외하면 저랑 상당히 비슷하시네요 크크 13월즈 우승은 봤지만 15는 공부한다고 못보고 16은 군대가서 못봤습니다..
저 역시 선수들이 패배하는것에 감정이입이 심해서 자연스럽게 강팀, 슈퍼스타, 지지않는 선수를 응원하는 성향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페이커였고 페이커의 기량이 최정상에서 내려왔다고 평가받던 시기에도 풍경님과 동일하게 이미 팬이 되면 갈아타지못하는 성격이라 정말 힘든시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작년 월즈의 악몽부터 시작된 5연준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오늘 결승 굉장히 압도적인 경기라 생각보다 3세트 중간부턴 "페이커의 4회 우승인데 좀더 팽팽하게 극적인 우승을 했음좋겠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막상 우승을 하고 나니 그런거없이 그냥 우승한거 자체만으로 좋더군요

이제는 정말 큰 욕심이 사라졌습니다. 앞으로도 페이커를 응원할거지만 뭔가 월드컵을 들어올린 메시팬의 기분이랄까요 초초함없이 응원할수있을것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버류버
23/11/20 00:22
수정 아이콘
상처투성이 전설이라니, 정말 적확한 표현이네요. 그런데 오늘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이커는 또 한 번 상처가 났어도 웃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하더군요. 제 일에 있어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어요.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 페이커는.
스파게티
23/11/20 00:2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늘만큼은 다 같이 흠뻑 여운에 젖어도 될 것 같습니다
트리거
23/11/20 01:06
수정 아이콘
진짜 비뎅겅부터 시작해서 페이커가 받은 조롱들을 목격한 팬이라면 오늘이 더없이 감동스럽고 감격스러운 날인거 같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3/11/20 09:36
수정 아이콘
16년까지 3번 우승때는 이정도 아니었을겁니다.
고군분투후 쓰리핏에 도전하는 17년 결승 제대로 리벤지당하고 의자에 좌절해있던 모습
금방 다시 올 줄 알았지만 무려 5년이나 걸려 되돌아온 작년 결승 우주가 도왔는데도 우승에 실패하고 케리아의 오열을 지켜보는 모습
그리고 올해 커리어 첫 부상에 무너지는 오래도록 함께한 팀원들
결국 다 지나왔기에 이정도 인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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