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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22 23:43:27
Name 아보카도피자
Subject [기타] 오픈월드에 대한 잡설 (수정됨)
오픈 월드에 대해 계속 생각하던 주제가 있어서 주절거려보려고 합니다.

2010년대 aaa, 대작 타이틀을 지배해온 키워드는 오픈월드라고 생각합니다.

오픈월드라는 말 자체는 필드-스테이지를 구성하는 방법론입니다. 가장 기초적으로는 스테이지가 연속되고, 끊기지 않고, 로딩이 없는 공간을 오픈월드라고 부를 수 있겠죠. 반면 장르로서의 오픈월드는 그 개념이 모호하고, "나는 오픈월드를 좋아해"라고 말하는 유저 들에게 "오픈월드가 뭔데?"라고 물어도 정작 대답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여러 가지 조건이나 특징이 있겠죠? 작게는 로딩바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거나,
스테이지로 나뉘어 입구에 자물쇠가 걸려 있지 않다거나,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해도 "여기는 아직 지나가기 일러! 나중에 다시 오자!"하는 문구가 뜨면서 강제 게임오버 되지 않거나,
퀘스트 마커를 무시하고 지도를 발발거리면서 탐험할 수 있다거나,
메인 시나리오를 뒷전으로 세계를 삼킬 용들의 황제 대신 암살 길드의 수장으로서 인간 황제를 죽이거나,
뭐 여러 가지가 있겠죠. 오픈월드가 지켜야 하는 10가지 수칙 같은 게 애당초 없습니다.

그런데도 모호함을 추리고 추려서 한마디로 뱉어보면, "자유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디까지 제 생각일 뿐이지만, 그 자유도가 정말로 강력한 장점이 될 수 있었던 건 자유도에서 비롯된 "몰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한계에 의해 겪어왔던 전통적인 월드 디자인(선형적 구조, 포탈, 로딩바, 2-3 따위의 표시)는 계속해서 플레이어에게 이것이 현실이 아닌 게임임을 상기시켜왔고, 몰입의 장해물로 남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술적인 한계, 기존의 불편함에서 해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오픈월드는 점차 이 몰입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봐요.

요약하자면, 처음에는 기술적 한계를 부수기 위한 오픈월드의 사전적 의미(열린 세상)가, 점점 그 효과(몰입감)에 집중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발전하게 됐다....제가 말하고도 어렵네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픈월드 유행의 시작은 아마도 [스카이림(2011)]이겠죠. 조금 극단적으로 부풀려보면, 오픈월드는 스카이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쭈그린 채 들키지 않고 NPC 뒤에 가면 소매치기(소매넣기도)가 가능하다는 것, NPC들 대부분을 죽일 수 있다는 것, NPC를 죽이면 경비병이 튀어나와 너를 죽이려 한다는 것까지 하나하나가 몰입감이었습니다.

[GTA5(2013)]는 스카이림과 더불어 오픈월드의 양대산맥이라고 봅니다. NPC에게 총을 들이밀면 도망가고, 타이어를 쏘면 터지고, 차를 뺏어 타면 끄집어내고, 단순히 넓고 자유롭다고 끝이 아닌 거죠. 현실적인 세계에는 현실적인 물건과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런 현실적인 요소들이 "상호작용"이라는 이름을 받아 오픈월드 평가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그저 서 있을 뿐 때려도 반응이 없는-피격 판정조차 없는 NPC들이 마네킹으로 보이기 시작하죠.

[폴아웃4(2015)]는 방대한 스크립트, 대사량으로 접근합니다. 그 양을 감당 못 하고 선택지가 밍밍해지는 부작용도 나오지만요. 1번을 누르면 으흠 하고 화낸 다음 다음 대사, 2번을 누르면 하하하 하고 웃은 다음 같은 대사......대사량이 많다는 건 이벤트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방대한 이벤트는 방대한 캐릭터가 됩니다. 필드를 촘촘하게 채운 오브젝트, 그 오브젝트를 빈틈없이 색칠한 이야기는 베데스다 최고의 무기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비교하자면, 폴아웃4는 수십 수백의 조연을 쓴 장편 사극의 느낌이 납니다. 오버워치와 더불어 유이하게 재밌게 한 FPS입니다.

[위쳐3(2015)]에서 다양하고, 의미 있고, 충분히 무거워서 고민하게 만드는 선택지의 위력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위쳐3는 오픈월드라고 보기 힘들지만, 몰입감은 되려 강렬합니다. 조금 부자유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뭐 어떻습니까. 놀만한 곳은 충분히 넓고, 충분 그 이상으로 채워져 있는데. 위쳐3의 색채는 서사입니다. 탄탄한 세계관 위에 훌륭한 서사가 월드 곳곳을 색칠하고 있어요. 선택지에 따라오는 결과는 고민을 동반하고,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결과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느껴집니다.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2017)]은 서사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생각할 게 많은 시리즈입니다만, 언급은 피하고 싶군요. 어크와 파크를 비롯해 유비식 오픈월드는 생각할 게 많은 부분 같은데 제가 해본 게 없어서.....

재밌게도, 같은 해에 나온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2017)]은 서사적인 재미를 아예 포기해버리고 월드 자체에 집중합니다. 그 전에 오픈월드가 실험하고 도전하며 얻어낸 결실(넓은 맵과 자유도가 의미 있기 위해선 방대하고 현실적인 이벤트가 뒷받침되어야 한다)을 키우기로 결심한 닌텐도는 선택과 집중에 나섭니다. 본인들이 잘하는 퍼즐로 오픈월드를 도배해버리기로 마음먹은 젤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채용해서 사람과 도시를 극히 일부만 남긴 채 밀어버립니다. 이제 서사가 자신 없다고 고개 숙일 일은 없죠.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서사도 없지 않겠어요!! 그리고 닌텐도는 퍼즐 샌드박스에는 도가 튼 회사입니다. 야생이라는 이름, 꽤 노골적이지 않나요.

뒤늦게 추가하자면 [마블스 스파이더맨(2018)]은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 게임을 굉장히 고평가하는 이유는 이동자체, 웹스윙의 놀랄 정도의 완성도에 있습니다. 퀘스트가 다소 지루하고 복붙이긴 하지만, 웹스윙 비중이 훨씬 높아서, 퀘스트는 웹스윙을 맛있게 먹는 도중 간간히 씹히는 후추 알갱이 정도에 그칩니다. 유비식이건 뭐건 월드를 돌아다니며 세계관에 몰입하는 오픈월드 게임에 있어, 돌아다니는 행위의 비중이 결코 낮지 않음을 알려줍니다. 이동수단에 대한 생각거리와 함께, 이동 자체가 컨텐츠인 레이싱 게임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됩니다만 포르자는 제가 경험이 없네요.

[갓 오브 워(2018)]는 세미 오픈월드라고 불리지만, 개인적으로 오픈 월드가 아니라고 봅니다. 위쳐3가 세미 오픈월드면 갓오브워는 세미 세미 세미 오픈월드 쯤 될 겁니다. 구역이 조각나 있고, 스토리는 선형적이고, 탐험은 미드가르드뿐인데 그마저도 막혀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메타스코어 94점이 완성도를 증명합니다. 갓 오브 워는 시리즈의 정체성인 액션을 다듬고, 크레토스와 그 아들의 서사를 최대한 다듬는 데 집중합니다. 현실적인, 설득력 있는 인물로, 몰입감 있게.

갓 오브 워를 얘기하면서 빠지면 섭한 [레드 오브 리뎀션 2(2018)]는, 안타깝게도, 해본적이 없네요. 다만, 오픈월드 향 첨가인 갓 오브 워가 레데리2를 이긴 건 꽤 흥미롭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뭐 이건 세키로가 주요 시상식의 고티를 하나밖에 받지 못한 것과 같은 맥락일지도 몰라요. 무엇이 됐건, 묵직한 물건은 매니악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3줄 요약
오픈 월드는 기술적인 한계에서 파생되어 닫힌 스테이지가 아닌 개방된 맵, 선형적 진행이 아닌 자유도가 높은 월드를 의미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개념의 자유도가 가진 효과=몰입감의 위력이 강력했고, 그에 집중해서 2010~2020 여러 접근법의 게임들이 나왔다
실험 들의 결과 방대한 맵을 뒷받침하는 방대한 이벤트가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방대할 뿐이면 유비식이라는 라벨이 붙는다

+여담으로, 닐씨 덕분에 최다 고티 대신 주요 시상식으로 바뀌게 된 분위기가 꽤 재밌네요. 19년 데스 스트랜딩이 5개 거대 시상식 중에는 하나도 받지 못한 점도 포함해서, 16년에는 오버워치가 5개 중 3개를 받았고, 15년에는 위쳐3 3개에 이어 폴아웃4도 2개를 받았거든요.

+까먹고 있던 스파이더맨에 대한 언급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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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a harten
21/01/22 23:54
수정 아이콘
스팀, 플스 통계를 보면서 알아낸게 있는데 저 수많은 쟁쟁한 오픈월드게임들조차 10분의 1정도는 가장 첫 미션도 안깬다는거고. 3분의 2정도는 스토리 엔딩도 안본다는 겁니다. (스위치는 통계 없어서 야숨은 제외) 그나마 올해 나온 오픈월드 게임중에 고스트 오브 쓰시마가 48%정도로 반정도는 엔딩봤더라구요.
이선화
21/01/22 23:57
수정 아이콘
베데스다식 오픈월드가 특히 엔딩보기 힘들죠. 오히려 유비식 오픈월드는 퀘스트로 느낌표 딱 찍어주고 스캔해서 싹 지우면 마음 놓고 엔딩가능인데, 베데스다식은 진짜 세계에 툭 떨어트린 느낌이라.

서브 퀘스트 안 깨면 안 되는 약한 강박증 같은 게 있는 제게 있어서 마커를 제대로 안 찍어주는 스카이림은 여러모로 고역... 반대로 위쳐 3는 서브퀘스트가 너무너무 많아서 고역..
아보카도피자
21/01/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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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오픈월드는 쿨타임이 좀 긴 장르라고 생각해요. 스카이림이건 GTA5건, 깊게 몰입해서 수백시간 플레이 한 다음 "나는 오픈월드 장르를 사랑해!!"하고 다른 오픈월드 장르를 찾지만, 몰입을 강하게 할 수록 다음 작품에 몰입하기 어렵거든요.

반대로 클리어한 사람은 그 후로도 서성거리는 시간이 긴 장르고요.
아이폰텐
21/01/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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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특정 유명 게임을 갓겜 갓겜 거리는 이유랑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일단 자기가 깬 게임이 몇 개 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자기가 경험한 부분이 최고이길 바라는 마음이 포함된거죠
21/01/23 00:00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신기하게 생각했던 점 중 하나는 스카이림의 초반 진행방식은 서양 판타지 배경의 전형적인 국산 MMORPG에 비해 별반 다를게 없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몰입도가 전혀 달랐어요. 국산 MMORPG는 그냥 별 생각 없이 넘어가는 부분인데 스카이림은 헬겐 지하통로를 지나 밖으로 나오는 순간 온갖 생각이 다 들었거든요. 여기는 어딘가 제국은 뭐고 스톰클록은 뭐냐 저놈의 용은 또 뭐고 난 어떻게 해야하는가....
또 하나 개인적으로 애석하게 생각하는 부분중 하나는 그렇게 십수년간 열심히 월드만 깎았던 분들이 결국 오픈월드의 전성기때는 뭐 하나 제대로 내놓지도 못했다는 점이고요.
아보카도피자
21/01/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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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비언, 뉴베가스, 스카이림, 폴아웃4, 그 때 베데스다는 오픈월드의 선봉장이고 권위가였는데....세븐티...뭐요? 윽...머리가...!!
아보카도피자
21/01/23 00:14
수정 아이콘
추가로 전 오픈월드의 가장 재밌는 시점은 튜토리얼을 끝내고 지도에 딱 하나 찍힌 마커까지 가는 도중에 몰입이 끝난 그 시점, 어디로 갈까 하는 설렘과 저기로 가면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올라오는 딱 그 시점부터 +n시간이라고 봅니다. 망망대해에 홀로 던져지고 나서 이 세상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백미죠.

스카이림으로 치면 헬겐~화이트런, 야숨으로 치면 쌍둥이산~카카리코를 거치며 "퀘스트에서 시키는대로 가는 것보다, 일단 저기 가면 뭐가 있을까"하는 그 때가 백미죠.
21/01/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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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나중에라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이 게임을 빼놓고 오픈월드를 논하면 안되는 수준으로... 생각합니다.
Dena harten
21/01/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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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생각하는건데, 레데리2같은 게임은 락스타 말고 못만들어요. 아니 안만듭니다. CDPR이 세세한 방향성은 다르더라도 비슷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어림도 없음.
아보카도피자
21/01/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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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놓고서 시기만 재고 있는데....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또 문제네요 크크크
21/01/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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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림 2011 보면서 놀랬네요. 아니 스카이림이 10년전 게임이라고?
쇼쿠라
21/01/23 00:2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도 위처3는 의외로 오픈월드를 활용한 요소가 꽤 적지만
퀘스트와 스토리 캐릭터 매력등으로 잘풀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야숨해보니 사람들이 왜 그렇게 야숨 빠는지 알겠더군요
이게임이 나온거중엔 월드내 공간에서 논다는 개념에 가장 충실한거 같습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3 09:38
수정 아이콘
위쳐3는 기술적 개념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게임적 개념에는 꽤 잘 맞아든거 같습니다. 한번에 오픈된 맵이 꽤나 커서 탐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로이 쏘다니면 그곳에 컨텐츠가 기다리고 있고, 그 몰입이 구태여 자유도가 아니어도 탄탄한 서사 덕에 극대화되죠.

야숨은 닌텐도니까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나 싶어요. 놀잇감으로 도배해서,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재밌는, 그 자체로 재밌는 월드.
플리트비체
21/01/23 00:24
수정 아이콘
GTA5 , 젤다... 적으신 이유때문에 정말 갓겜이라고 봅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3 09:47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는 스카이림과 GTA5가 오픈월드의 알파고, 젤다와 레데리2가 오메가라고 봐야겠죠.
자작나무
21/01/23 00:40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베데스다를 가장 최고로 칩니다.

폴아웃과 스카이림은 저에게 있어서 최고의 오픈월드 게임들입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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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뭐가 됐건 첫 타자가 제일 큰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고, 오블리비언부터 스카이림까지 이어지는 오픈월드가 일궈낸 성과가 뒤이은 오픈월드 트렌드가 된거죠. 당시 어려서 스카이림을 못했던 플레이어들이 저평가하는 것도 이해는 되는데, 더 평가를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라라 안티포바
21/01/23 00:45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처음 해본 오픈월드게임은 폴아웃2...처음 했을때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뭔가 제가 가진 게임에 대한 개념과 한계가 무너져내린 기분이었습니다.
스카이림은 제가 3D멀미가 있다는게 그냥 핑계였다는걸 알려준 게임이었네요. 재밌게 했습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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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해방감? 이야 말로 개발자들이 오픈월드를 개발하기 시작한 이유가 아니었을까.....하는게 세줄요약의 첫번째였습니다 크크
-안군-
21/01/2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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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따지고보면 MMORPG 에서 먼저 시도했고, 그 시초는 울티마 온라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당시엔 기술, 노하우, 하드웨어, 네트워크가 다 못받쳐줘서 한계가 많긴 했지만요. 그래도 드넓은 울티마 월드를 걷고, 배를 타고, 하면서 로딩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건 꽤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요소는 이후 리니지와 와우가 계승했죠. 당시에는 오픈월드라는 이름보다는 심리스(seamless) 월드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렸지만요.
AAA 게임에서의 오픈월드는 조금 궤가 달라진게, 사용자들끼리의 상호작용보다 월드 자체와의 상호작용을 더 강화했다는 점이겠죠. NPC들과도 그렇고, 맵 자체에서도 기어오르고, 뛰어넘고... 하면서 기존의 게임이라면 당연히 도달하지 못할 장소에도 도달할수 있고, 거기에 가면 또 뭔가가 있고... 제대로 모험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게 다른 점 같습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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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개념의 오픈월드는 심리스라는 말이 있었죠! 확실히 MMORPG는 상호작용에 목을 맬 필요가 없었겠죠. 초고성능 인공지능이 월드를 빼곡히 채우고 있지 않습니까 크크크. 그런 기술적인 측면에 그치고 있던 오픈월드에서 스카이림+GTA5가 상호작용을 심장으로 대두시킨게 아닌가 싶습니다.
21/01/23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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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워가 레데리2보다 고평가 받은 건, 언차티드4가 오버워치보다 우월했고, 라오어2가 2020 최고의 게임에 꼽힌 것과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갓오브워의 팬이지만, 그 때는 잔혹한 한해였습니다. 오픈월드를 평하기 전에 레데리2를 플레이 해보세요.
아보카도피자
21/01/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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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리2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높네요. 개인적으로 갓옵워4를 크게 고평가하진 않아서 기대를 꽤 많이 죽여놓고 있었는데.....

장르를 떠나서 갓옵워4가 고평가 받는 이유는 특유의 가족서사 가산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색한 부자관계는 꽤 보편적인 코드기도 하고요.
타시터스킬고어
21/01/23 11:56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한 표, 독점작에 추가점이 너무 많아요. 저도 언챠4대신 오버워치가, 갓옵워 대신 레데리2가 받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언챠4랑 갓오브워도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하지만요.
21/01/23 22:25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평이 다르긴 하겠지만 저는 두게임 다 콘솔 출시 당일에 구입해서 플레이 했는데 갓오브워는 출시하고 집중해서 1주일 만에 엔딩을 봤고 레데리는 좀하다 포기하고 나중에서야 엔딩을 봤습니다. 레데리2는 정말 잘만들고 완성도 높긴 했는데 게임이 너무 답답해서 초반에 단점 지적하던 분들이 꽤 많았어요. 그리고 오픈월드 측면에서도 레데리1과 비교해 크게 나아진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았구요. 그해 두 게임중 어떤 게임이 최다 고티가 돼도 이상하지 않았는데 언차4 오버워치 사례때문에 오히려 갓오브워가 저평가 당하는거 같네요
Heptapod
21/01/23 01: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재 오픈 월드 투탑은 레데리2와 야숨 아닐까요? 지향점이 완전 다른 방향으로 거의 궁극에 다다른 게임들이라 보이고요.
갓오워는 오픈월드는 아닌 것 같은데... 사실 전 갓오워가 뭔 재미인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할 만은 한데 엔딩 볼 때까지 재미있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해봤네요.
아보카도피자
21/01/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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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서사만으로 고평가 받는 게임이 있죠. 예를 들어 라오어....마침 둘 다 서양에서 먹어주는 가족서사 게임이네요 크크.

갓오브워는 액션에서 재미를 못느끼면 재미 보기 힘든 구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소울라이크와 완전 반대되는 스타일의 액션이라고 생각하는데, 숙달될 수록 선택지가 넓어지고 속도감이 붙는 액션이 꽤 좋았어요. 그래도 마냥 고평가 하기 힘든건 보스전의 완성도 때문이 아닐지......라스트보스와 히든보스 모두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드래곤본
21/01/23 01:28
수정 아이콘
처음 오블리비언을 접했을 때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까지도 스카이림, 폴아웃4와 함께합니다.. Fus Ro Dah!!
아보카도피자
21/01/23 09:59
수정 아이콘
2010년대 초반의 베데스다는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로망 같은게 있습니다. 계속해서 발전하면서 황금을 캐내는...
21/01/23 01:45
수정 아이콘
갓오브워, 언차4, 라오어2
아보카도피자
21/01/23 10:05
수정 아이콘
확실히 서양 시상식 문법이 있죠.

가족서사
완성도 있지만 너무 깊진 않은 전투
영화같은 연출
루엘령
21/01/23 06:06
수정 아이콘
오픈월드가 자유도라면 최고는 스카이림이 아닐까요?
스카이림의 진정한 자유도는 게임 전체를 바꿀수 있는 극한의 모딩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드에 따라 어지간한 19금 게임보다도 더 야해질 수도 있고
결혼, 입양 등 생활모드와 주거지, 성, 부동산 등 건설모드로 심즈 같은 분위기도 낼수 있으며
던전, 퍼즐, 모험모드 등으로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데 VR까지 가능하니...
아보카도피자
21/01/23 10:0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지금 모드를 모조리 적용한채 2011년에 나왔으면 비디오 게임 역대 최고의 게임 같은 곳에서 테트리스나 시간의 오카리나도 넘어설 수 있지 않았을까요크크
ridewitme
21/01/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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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유비식 오픈월드에 대해서는 누가 또 한 챕터를 써줬으면 좋겠네요. 좋든 싫든 유비식 오픈월드를 빼놓고는 장르를 말할 수가 없어서요.
저는 오픈월드보다 선형적인 게임들을 훨씬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오픈월드 게임의 관건은 선형적인 시나리오 위에서 유저가 자유롭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찌됐건 그 야숨도 메인 퀘스트는 있고, 메인퀘스트 없는 오픈월드 게임은 오픈월드 게임이 아닌 시뮬레이터가 되니까. 그런 점에서 레데리2가 좋았던 것은 사이드 퀘스트들을 아무렇게나 플레이하고 가고싶은데로 가다보면 해가 지고 날이 저무는 것처럼 메인 퀘스트들이 하나씩 지나가게 되어있다는 점이었구요.
아보카도피자
21/01/23 10:03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파크3를 하다가 중간정도에 포기한게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도 언급하기 싫었던건...파크3 쯤 되면 유비 오픈월드 중 고평가 받는 시리즈인데도 제가 FPS를 못이기고 접었던거라....어크 시리즈는 특히 언급해주는 분이 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Hudson.15
21/01/23 11:25
수정 아이콘
베데스다의 오픈월드 겜이 저는 현재평가보다 더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단적으로 스카이림이 나온지 10년 된 게임인데 아직도 현역입니다. 싱글 패키지 rpg 치고는 유래없을 정도로 수명이 길죠
Dena harten
21/01/23 11:3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스카이림이 명작이고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긴 한데 모드없었으면 10년동안 이렇게 사랑받진 못했을꺼라 생각합니다.
물론 모딩 환경을 만든것도 베데스다긴 한데 이놈들이 모드 유료화로 삽질한적도 있으니.
타시터스킬고어
21/01/23 12:03
수정 아이콘
저 중에 레데리2를 가장 높게 칩니다. 게임하는 내내 감탄했었죠. pc버전으로도 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있는데 분량이 너무 커서 마음 먹기가 만만치 않네요. 이미 플스로 2회차 끝냈기도 했고요.
아보카도피자
21/01/25 18:26
수정 아이콘
갓겜 갓겜하는걸 넘어 인생겜을 마주치면 감동과 함께 이걸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느낌마저 들죠. 레데리가 점점 기대되네요
21/01/23 15:23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몰입해서 했던 오픈월드 게임은 킹덤 컴 딜리버런스입니다. 중세 시대 시뮬레이터라고 불리울 만큼 고증이 뛰어나고 플레이 요소에 현실성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데 취향이 맞으면 갓겜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했습니다.
GTA 5는 생각날 때마다 레이싱 게임하듯이 스포츠카를 몰다가 갱단한테 쳐들어 가서 싸우고 경찰한테서 도망치는 재미로 가끔씩 합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매력은 어디든 올라갈 수 있어서 탑 꼭대기에 올라서서 탁트인 시야로 도시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랑 실존하는 지역의 과거 역사를 체험하고 관광할 수 있다는 점 같네요.
제일 처음 했던 오픈월드 게임은 울티마6 (1990년)인데 문을 부술 수 있고 컵을 던지면 깨지고 말도 타고 소젖도 짜고 포탑도 쏠 수 있는 등 물건에 대한 상호작용과, 물건 훔치다 걸리면 경비원들이 몰려와 감옥 가고 NPC들이 하루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등 많은 요소들이 이미 갖춰져 있었죠.
하락군협전은 전투가 턴제 방식인 오픈월드인데 무협 게임이라는 점으로도 희소 가치가 있고 김용 소설을 좋아해서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잡음이 많은 게임이지만 도시 설정과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을 잘 갖춰놓아서 앞으로 펼칠게 많은 게임입니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거슬리는 버그들을 잡은 다음 위쳐3처럼 훌륭한 DLC들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했습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5 18:27
수정 아이콘
울티마6를 예시로 들어주셨는데 그거야 말로 초창기 오픈월드겠죠. 다만 기술적인 한계를 곁들인....그런 실험들에 공을 들인 회사들(엘더스크롤, GTA)이 시간이 지나 더 강한 퍼포먼스와 더 많은 용량을 통해 만든걸 즐기고 있는거고요
올라이크
21/01/27 14:11
수정 아이콘
킹덤컴 인정입니다. 왜 속편 안만드나요, 칼 찾으러 가야 하는데...
PureStone
21/01/23 17:27
수정 아이콘
저도 오픈월드 게임을 글쓴이분과 같은 의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위의 게임들을 대부분 해봤지만 자유도에 큰 충격을 준 게임을 꼽아본다면 역시 스카이림과 야숨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현재에 와서 단순 비교라면 레데리가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할수 있지만, 레데리를 하면서 '공들여 잘 만들었네' 같은 장인 정신을 느꼈다면...
야숨과 스카이림은 '게임에서 이런게 가능하구나' 느낌을 준 게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본 게임이네요.
아보카도피자
21/01/25 18:28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좋아하는건 야숨이에요. 하지만 절대적인 평가가 아니라 그 시대의 상대적 평가를 내리면 전 스카이림을 꼽을거 같아요. 그만큼 충격이었고 영향력도 컸죠.
21/01/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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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멀미특: 위 게임들 다 못해봄.
라이징패스트볼
21/01/25 01:33
수정 아이콘
[서사적인 재미를 버리고 월드 자체에 집중한다] 이 설명이 상당히 인상적이네요. 여기에 다크소울 시리즈도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아보카도피자
21/01/25 18:25
수정 아이콘
다크소울도 포스트 아포칼립스인 점, 사람이 적은 점이 비슷하네요. 하지만 다크소울은 설정에 공을 많이 들였고 또 굉장히 잘 살린편이라고 봐서 야숨까지는 아니라고 봐요. 다만 가성비 있는 서사는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도시 같은건 손이 많이 가잖아요. 또 현실적인 세상을 여행하는 오픈월드의 감성을 살리려면 그럴듯하게 꾸며주기 까지 해야하죠. 배경 설정 인물 설정 관계 설정 생활소품 사건 대사 더빙...

야숨이 버린 서사적인 재미는 "오픈월드의 서사적 재미"를 생각하고 쓴 말이라 다소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오픈월드가 주는 서사적인 재미는 말이 뭔가 어려운데, 스카이림의 마을 밖 증류소나 관문을 떠도는 카짓 상인들과의 조우 같은걸 생각하고 썼어요. 인물이 만들어낸 서사에서 오는 재미를 포기한 대신 강이나 절벽 같은 자연물과 거기 숨어 있는 퍼즐에 집중했다는 의미였습니다.

왜 그렇게 느꼈냐하면, 젤다는 고전적인 클리셰를 자주 쓰기 때문에 현실적인 인물에 약하다고 봤습니다. 반면 자연을 탐험하는 감성과 자연물을 활용한 퍼즐을 채워넣은 샌드박스는 그보다 잘하는 회사가 드물고요. 그래서 아포칼립스라는 배경설정이 인상적으로 느껴졌고요.
21/01/25 09:43
수정 아이콘
레데리2는 지상최강 오픈월드겜이라는 고평가도 많지만 그만큼 저평가도 혹독한 호불호 극단적인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야숨을 현재 최고의 오픈월드게임으로 놓습니다.
아보카도피자
21/01/25 18:29
수정 아이콘
야숨도 사실 호불호가 있긴 하죠 크크. 현 시대로 놓고보면 저도 아직 야숨을 제일 위에 두고 싶습니다.
승률대폭상승!
21/01/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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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바람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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