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20/11/10 21:35:08
Name 라덱
Subject [기타] 배그를 위한 끼워맞추기
* 그냥 헛소리인데 감히 게임게시판에 씁니다. 반박이건 지적이건 비판이건 뭐든 괜찮습니다.

배틀그라운드를 처음 접했을 때를 기억하면 지금도 그 두근거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원래부터 오픈월드형의 게임을 원체 좋아했던터라, 정해진 루틴이 아닌, 나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 매 게임 할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설레임, 거기다 스트리밍 시대에는
내가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라 스트리머들의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만족감,
e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 게임생활을 영위하던 내게, 정말 오랜만에 직접 플레이를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처음 나왔을 당시 그 때를 지금 떠올려보면 아직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한국 개발사가 만들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작금의 상황에서 그러한
국뽕 요소는 그다지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는 포인트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하구요.

물론 지금도 많은 플레이어 수가 있고, 여전히 게임은 재밌을 것이고,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겠지요. 그런데 한명의 배그를 사랑하는 유저로써, 처음과 같은 설레임을
느끼기에는 단지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걸까요, 처음과 같은 설레임과 플레이 욕구는 느껴지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새로운 게임과 즐길 거리는 끊임없이 나오고, 예전보다도 트렌드의 변화의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며, 쓸데없는 잡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다가 문득,
이러한 배틀그라운드의 흐름이 스트리트 파이터2와 너무도 닮아있지 않나 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가 처음 나왔을 때는 정말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게임에 그 어린 시절 가슴이 뜨거워졌었어요.
1:1 형식의 대전 격투라니, 종스크롤, 횡스크롤 형식의 슈팅 게임만이 오락실을 가득 채우던 그 시절,
대전 격투라는 장르에, 당시 타 게임들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게임의 퀄리티, 무엇 하나
대단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었던 그 때 그 시절이었네요. 하지만 대전 격투가 스트리트 파이터2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대전 격투 게임은 이미 존재를 했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2 만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 했지 않나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그 전에도 대전 격투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 격투 게임의 원조는 스트리트 파이터2라고 잠재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듯 합니다.

배틀그라운드도 처음 플레이했을 때 세상에나 이렇게 새롭고 재미있는 게임이!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역시 배틀로얄 장르가 사실 처음은 아니었지만, 글로벌 적으로 히트하며 장르를 정착시킨 주인공으로써 사실상 배틀로얄의 원조랄까,
대표작으로 인식되어 지고는 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잘 하는 형아들의 플레이를 뒤에서 구경만 해도 좋았던 스트리트 파이터2와,
스트리머들의 플레이들을 보며 낄낄 대면서 좋아하던 배틀그라운드도 그 모습이 많이 닮았었네요.

그렇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오락실들은 기기들을 스트리트 파이터2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구요,
배틀그라운드도 피씨방들의 컴퓨터 스펙을 신장시키며 새 컴으로 단장시키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모두가, 정말 모두가 스트리트 파이터2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정말 모두가 배그를 하던 시절도 있었구요.

그 이후도 비슷하네요. 각종 핵버전이 난무하던 스트리트 파이터2, 그리고 각종 핵이 난무하는 배틀그라운드, 크크.
그리고 두 게임 모두 같은 방식의 아류작들이 무수하게 출시되었지요.

이제 그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리트 파이터2는 오랫동안 왕좌의 자리를 유지하며,
같은 장르의 대전 격투 게임들과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졌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후속작을 업데이트 했지만
최초의 그것과 비교해서 큰 임팩트를 얻지 못 했던 기억도 있으며 실패한 후속작들도 있었지요.
물론 그 안에서도 충성도 높은 매니아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어느 정도의 인기를 유지해왔으며,
지금에 와서는 시리즈 5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멋진 IP입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어떨까요. 비슷한 형태의 게임들과 경쟁해야 하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 할 겁니다.
관련된 후속작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할 것이고, 전작과 비교해서 더 높은 게임 경험을 제공해야 할 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배틀그라운드는 최초의 임팩트와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도 많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어
그 부분에 있어서는 스트리트 파이터2와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기는 하네요. 단기간에 너무 많은 유저들이 떠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이렇게 해야 다시 잘 될거다! 라는 것은 한 명의 유저로서 제시할 답안은 없습니다.
다시 한번 에란겔 밀베에서 여포짓을 하건, 짤파밍만 하며 넓은 맵 가장자리로만 도망을 다니건,
그렇게 다시 한번 모두가 낄낄 거리면서 놀고 싶을 뿐이네요. 어떻게 해야 하면 좋을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캡콤도 스트리트 파이터2를 처음 만들 때 많은 모험이었을 것이고, 분명히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겠죠.
아마도 배틀그라운드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만들었을 거구요.
그렇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는 분명히 다음 스텝의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믿고 싶네요.

가끔씩 여기저기 게시판에 이런 비슷한 얘기들이 아주 가끔 보일 때가 있기는 합니다.
그냥 핵을 못 잡아서 안 된다, 고인물 땜에 안 된다 등의 이유 등을 댓글 등에서 본 적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비상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아직 보지를 못 했네요.

시대가 다르고, 게임 장르가 다르고, 분명히 다른 점이 여러가지 존재하지만,
그냥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해서 앞으로의 좋은 미래가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에 되도 않는 끼워맞추기를 해보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늘어놓은 거 압니다. 술이 조금 취했거든요.
그냥 배틀그라운드가 다시 한번 저를 포함한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같이 배그해요 배그.
다들 카98로 헤드샷 날릴때 기분 좋았잖아요.

사족 1. 이 글을 올리려다가 알게 된 것은 게임게시판 항목에 [배그]가 아예 없어졌네요. 이게 현실이구나.ㅠ
사족 2.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댓이 달릴 거 같아 미리 사죄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문앞의늑대
20/11/10 21:47
수정 아이콘
스타 처음할때 친구 진형에 드랍하기 전에 심장이 그렇게 떨릴수가 없었죠. 와우 처음 할때는 탈것도 없이 뛰어다니면서 경치만 구경해도 그렇게 설렜엇구요.
배그도 처음할때 게임결과에 상관없이 그렇게나 재밌었죠. 첫치킨 먹었을때 핸드폰으로 사진찍어서 자랑도 하구요.
게임은 지금도 계속 할 수 있고 더 잘할수도 있는데 저런 감정들은 처음뿐이죠. ㅜㅜ
먹설턴트
20/11/10 22:02
수정 아이콘
와우 와이번 이동 태워놓고 5분 넘게 경치 구경만 해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크크크
이선화
20/11/10 21:47
수정 아이콘
배틀그라운드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저도 최근에는 친구들하고 스쿼드 잠깐 몇 판 돌리는 것 말고는 아예 배그를 하지도 않네요. 스팀 배그는 들어가본지가 거의 일년이 다 되가고.

배그의 단점은 성취감을 얻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전반적으로 고여있는 데다가 핵 이슈도 있어서, 초보 스쿼드가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롤 자유랭이나 격전도 승률이 30% 이하로 떨어지진 않을 텐데, 제 실력으로는 존버하는 게 아니면 탑 5 이상 비율이 전체 게임의 20%도 안 되는 듯...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게임은 15분 파밍 20초 전투 사망 반복이니... 경쟁전이 좀 빨리, 그리고 티어 구분이 명확해서 매칭이라도 제대로 해줬어야 했는데... 처음 배그 나왔을 때에는 그래도 이길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은 치킨이 아니더라도 전투에서 이길 자신이 전혀 없어서 좀처럼 하고싶은 맘이 안 드네요. 가끔 이길 때는 진짜 재밌는데.
20/11/10 22:07
수정 아이콘
치킨 정리해보니 370마리 뜯었더라고요. 솔로는 안셌는데 포함하면 대충 400마리 차지 않았을지...
진짜 그만큼 열심히 재밌게 했어서 한편으로 접을 때 뒤도 안보고 접었네요.
아직도 대회는 챙겨봅니다만 볼수록 기존 이스포츠 포맷을 포기하고 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듭니다.
최근에 AKL 보는데 처음 본 사람들이 꽤 재밌다는 반응을 다른 커뮤에서 올리길래 개인화면이 훨씬 재밌는 게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0/11/10 22:10
수정 아이콘
갓겜 APEX LEGENDS 해보세요.
제 주변에서 배그하던 친구들 APEX LEGENDS로 꼬시니
이 갓겜을 왜 지금 추천하냐고 뭐라 하네요.
20/11/10 22:46
수정 아이콘
에이펙스 나왔을 때 정말 재밌게 했었는데.. 중간에 핵광고도 많고해서 접었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나요?
20/11/10 22:56
수정 아이콘
핵은 있습니다.
게임하는데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고, 잊을만하면 만나는 수준이에요.
스팀과 시즌7나와서 제2의 전성기입니다.
Mephisto
20/11/10 23:4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배틀로얄 장르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워존이 태생이 콜옵이 아니어서 개발사가 몰빵을 했다면 워존이 배틀로얄의 정점이 될거라 생각하지만요.....
아따따뚜르겐
20/11/10 22:22
수정 아이콘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비교하면 너무 루즈하죠. 결국 초기 디자인이 기존 슈팅 게임 시장과 비교하면 너무 동떨어져서 그게 발목 잡은거라 봅니다.
20/11/10 22:55
수정 아이콘
베타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잇고 조금 시들~ 해질차 1인칭의 세계로 넘어와 꿀잼 중입니다. 혹시 안해보셨으면 1인칭 경쟁전 스쿼드 추천드려용 아 근데 결국 친한 사람들과 해야(혹은 고정맴버)랑해야 제일 재밋더라구요
Mephisto
20/11/10 23:45
수정 아이콘
요즘 좀 할만해졌나요.
예전엔 스쿼드 돌려서 들어가면 죄다 고인물들 뿐이라 1인칭 스쿼드는 포기했었는데....
20/11/11 00:04
수정 아이콘
나름 FPS 경력이 있고 아무리 못해도 평균 수준은 된다고 생각하는데, 배그 반동은 도저히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적을 쏴서 잡긴 했는데 내가 잘해서 맞춘게 아니라 얼떨결에 맞춘 느낌이랄까... 그래도 롤 다음으로 친구들이랑 같이 하기 좋은 겜이라 생각해서 스쿼드로 종종 돌리면 재밌네요
카와이캡틴
20/11/11 11:19
수정 아이콘
모바일로는 그래도 잘되고 있지 않나요?
모바일 배그로 신규 접근하는 어린 친구들이나 여성분들도 많던데...
저는 폰으로는 진짜 못하겠던데, 요즘 친구들은 거부감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0022 [LOL] 루키 vs 폰 vs 도인비 [115] Pokemon13393 20/11/11 13393 0
70021 [LOL] 숟가락은 끝까지 올라가야겠죠... 마타 vs 울프 vs 코장 [98] 스띠네11496 20/11/11 11496 0
70020 [LOL] 저도 숟가락 올려보는 룰러 vs 데프트 vs 프레이 [148] 강탈16239 20/11/11 16239 1
70019 [LOL] 2021 프리시즌 시작! 아이템 대격변! [87] 스위치 메이커17068 20/11/11 17068 0
70018 [기타] 사이버 펑크 2021로 연기 루머 & rtx3080 ti 출시루머.. [53] 키토11086 20/11/11 11086 0
70017 [LOL] PGR에서 뽑았던 당대 라인별 선수들(12~15년) [27] Aqours11070 20/11/11 11070 4
70016 [기타] [철권] 시즌4 스타트, 쿠니미츠가 나왔습니다. [29] 어강됴리10764 20/11/11 10764 0
70015 [모바일] 나는 원신을 왜 플레이 하는가 (스포 주의) [12] 라쇼11476 20/11/11 11476 9
70014 [LOL] 스맵 vs 큐베 vs 칸 [143] 니시노 나나세17230 20/11/11 17230 0
70012 [모바일] 10월 모바일 게임 매출이 나왔습니다. feat 원신 [36] 월광의밤10057 20/11/11 10057 0
70011 [LOL] [유튜브 펌] 원딜러전용 한타 포지션 개론 - 프로들의 습관 [5] TAEYEON11260 20/11/11 11260 1
70010 [LOL] 학부형의 롤티어 인증글 [37] 우주빛12157 20/11/11 12157 26
70009 [LOL] 실시간 구마유시 트위치 방송 컨텐츠 [24] 먹설턴트12762 20/11/10 12762 2
70008 [LOL] 전통적으로 경쟁팀 팬덤에서 타구단 감독을 옹호한다는것 [24] 작은형10711 20/11/10 10711 1
70007 [LOL] 스코어 vs 엠비션 [135] 좋은14827 20/11/10 14827 0
70006 [기타] 배그를 위한 끼워맞추기 [13] 라덱7872 20/11/10 7872 6
70005 [LOL] 어제 새벽 데프트 방송.txt [50] 먹설턴트14550 20/11/10 14550 42
70004 [LOL] Deft Top 10 Career Plays [15] StayAway10978 20/11/10 10978 0
70003 [LOL] 티원의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91] 삭제됨11603 20/11/10 11603 1
70002 [LOL] 티원 프론트가 꼬리를 자르려는 움직임을 취했군요 [63] 바인랜드14695 20/11/10 14695 4
70001 [LOL] LOL 수익) 기다리면 무료와 스크림 판매 [24] 토루11847 20/11/10 11847 12
70000 [LOL] LCK 내의 자체 연말 시상식 부활은 어떨까요? [25] 신불해11306 20/11/10 11306 3
69999 [LOL] 온플릭 징계 내용이 떴습니다 [109] 기사왕14846 20/11/10 1484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